한예림 VS 최유진. Fight it Out. 끝까지 싸우다.
세림이가 ‘죽은 눈’ 상태로 둘을 바라보며 차라리 세상이 멸망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그냥 모든 걸 다 포기해버렸고 그냥 이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결말이나 지금 실현되면 좋겠다는 것. 모든 인간들이 한날한시에 같이 죽는 방법. 그것은 바로 ‘지구파괴’ 라고 조세림은 생각하고 있다. 지구가 파괴되면 모든 인간들이 가장 평등하고도 공정한 결말이 오게 될 테니까. 그러나 조세림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나, 최유진에 대한 도저히 거스를 수가 없는 넘사벽 수준의 차이와 그걸로 인한 본인의 박탈감으로 욱한 거다. 그러니까 만일 세림이가 그 약을 먹었다고 해도......
결국은 최유진과 같이 사탄으로 변할 가능성이 적거나 없다고 봐야 하겠지.
유진이가 그 약을 먹고 사탄으로 변한 거에서 한공주도 느꼈겠지. 본인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이 세상이 송두리째 바뀌길 바랬다고 하면, 최유진은 그거보다도 더 한 수준이라는 것을.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서 세상이 바뀌는 정도보다도 더 한 수준은 과연 무엇일까? 근데 그걸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나?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냥 이 지구상에 인간이 단 1명도 남지 않는 것. 그러니까 완전한 ‘인류멸망’ 으로 결론이 나란 의미겠지. 모든 거에 무감정하여 인형, 로봇, 시체나 다르지 않았던 최유진에게 이런 복잡한 속내가 있었다는 것이다.
유진과 예림이 처절하게 붙는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 둘이 싸우기만 하고 있을 뿐인데도 심히 엄청난 수준의 후폭풍이 불어 닥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주변의 모든 건물들이 같이 파괴되는 모습도 보인다. 유란과 유리는 그냥 이대로 계속 지켜보는 것만이 허락될 뿐이고, 당연하지만 세림이는 아예 자포자기 상태, 그리고 한공주도 그냥 관심이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지켜볼 뿐. 최유진과 한예림의 싸움이 과연 언제 끝나게 될지 알 수는 없으나 만일 끝나게 되어도 결과는 혹시 참혹하지 않을까?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금 발생하는 상황만 해도 이미 엄청난 거 아닐까?
역시나 리리스와 카이저. 두 사람은 멀리서 지켜보며 희열을 느끼고 있다.
“아아... 역시 최유진이야.”
“리리스 님. 그래도 녀석이 사탄에게서 벗어나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좋잖아?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수익이 되었고 말이야?”
“......듣고 보니 그렇군요.”
“최유진. 역시 네 녀석은 한공주보다 훨씬 더 세상에 대한 저주와 분노가 깊어.”
“아무리 보더라도 그냥 아무 감정도 없는 인형처럼 보이는 저 녀석이요?”
“당연하지. 저런 부류의 인간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가장 무서운 법이거든.”
하긴 그게 당연하다. 과거 ‘경기장 테러사건’ 당시에, 경찰들도 하지 못했던 테러범 소탕을 당시의 최유진이 혼자서 해냈으니까. 물론 상부이자 국가수사국 측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는 하나 당시 그녀가 초등학생? 아니면 중학생? 이었던 것을 감안해야만 한다. 당시 유진의 나이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었을 거란 추정이 가장 우세인 가운데에 방송실에 있던 녀석들을 모두 처단하고 무력화시킨 걸로 모자라 경기장 곳곳에 폭탄을 설치하고서는 스위치를 눌러 경기장 전체를 폭파시켜버렸던 것을 생각해보자. 이미 그 때부터 최유진은 인간이 아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일 그 당시의 최유진이 ‘초등학생’ 이었다고 하면 어떨까요.”
“초등학생이건, 중학생이건 그건 절대로 중요하지 않아.”
“경기장 테러사건을... 경기장 폭파시키기로 끝내버린 건 사실이기 때문이죠?”
“당연하지.”
“최유진이 정말 어릴 적부터 훈련을 받아왔기에 성격이 그런 걸까요? 아무리 최유진이라도 인간이라면 그렇게 되기 힘들 텐데요?”
“어릴 때부터 훈련을 해온 것도 맞겠지. 그리고...... 어쩌면?”
“어쩌면?”
“최유진 그 녀석의 가족들. 지금은 모두 소식을 알 수가 없는 걸로 보이는데, 그 최유진의 친부모들과도 관계가 있을지도?”
누구나 다 예상할 수가 있는 수준이기는 하나 더 깊이 알아볼 필요는 있는 대목이다.
Fight it Out. 이른바 ‘끝까지 싸우다.’ 라는 뜻이라고 알려졌는데 지금의 최유진과 한예림 두 사람에게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둘 중의 하나가 완전히 끝장나기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만도 같은데 리리스와 카이저는 두 사람을 보며 왜 한공주가 자신보다도 더 강한 존재가 따로 있다고 말했는지 느낄 수가 있다고 한다. 다크니스 나이츠 가장 최고의 적합자들. 그것이 바로 저기 두 사람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 아무리 변신을 하고, 아무리 업그레이드가 된다고 해도 저렇게까지 변하는 것은 정말로 손에 꼽을 만큼으로 뛰어나다는 건데 두 사람은 도대체 진짜 정체가 뭘까?
다크니스 나이츠 변신. 적합자를 찾는 것도 정말로 어려운 일이고, 설령 적합자를 찾아도 이렇게까지 힘을 끌어올리는 것도 극히 어려운 일. 어떻게 보면 ‘넘사벽’ 이라 부르는 이런 수준까지 힘을 증폭시키는 것은 모든 적합자들을 통틀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봐야 하겠지. 그렇다고 하면 최유진과 한예림. 두 사람은 분명히 뭔가가 더 있다. 싸우면서도 노래를 계속 부를 수 있는 능력도 놀랍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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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과 한예림. 싸우면서 노래를 계속 부르기도 역시 병행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두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계속하면 계속할수록 파워가 더욱 상승하는데, 지금 두 사람에게서 아까보다 더욱 강력한 후폭풍이 불고, 두 눈동자에서 피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른다. 피눈물이 쉬지 않고서 계속 흐른다는 것은 이젠 다크니스 나이츠 변신장비가 감당할 수가 있는 수준을 초과하는 그런 경지라는 걸까? 당연히 그것이 사실인지는 파악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나 피눈물이 흐르는 수준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최유진은 점점 죽은 눈의 형태로 눈동자가 변하고 있다.
“한예림. 더 싸우고 싶지만, 아무래도 그럴 상황은 아닌 거 같군.”
“그래.”
“이번에 우리 둘, 결판을 낼 수가 있으면 좋겠군.”
“......”
“안 그런가, 한예림.”
“맞아. 최유진.”
“긴 말보다 차라리 확실하게 결판을 내는 것이 차라리 더 중요한 법이지.”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최유진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번에 확실하게 결판을 내고 싶다고 말한다.
당연히 예림이도 그 말에 동의하며 모든 힘을 다해서, 모든 전력을 다해서 유진과 싸우는 그녀. 최유진과 대화할 수가 있는 것은, 역시 한예림. 그녀뿐일지도 모른다. 둘 다 다크니스 나이츠 최고의 존재라 할 수가 있는데 지금 그녀들은 이제 결판을 내자고 하며 지금까지보다도 더욱 전력을 다해 승부한다. 서로 전력을 다해주는 덕에 뭐랄까? 후폭풍이 불어 닥치는 수준이 이전보다도 훨씬 더 강한 것으로 모자라 뭐라고 하면 될까? 폭발음도 마치 핵폭발이 일어나는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
“......”
“이거 쉽사리 결판이 나긴 어려울 것만 같군.”
“이 정도만 해보고 포기하는 건가, 최유진.”
“아니, 한예림. 전력을 다해 싸워도 주변만 초토화가 되지 정작 우리 둘은 멀쩡하잖아.”
“그런가.”
“결국 할 말은 그거 아닌가. 어느 한 쪽이 완전히 끝장나기까지.”
“유진이 네 말이 맞아. 결국은 그게 답인 것이지.”
어느 한 쪽이 완전히 끝장나기까지 싸운다. 그것이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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