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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사랑사람의 서재

하늘을 등지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방구석4평
그림/삽화
lovendpeace
작품등록일 :
2019.12.26 00:03
최근연재일 :
2022.08.09 01:45
연재수 :
277 회
조회수 :
27,338
추천수 :
1,600
글자수 :
1,201,430

작성
22.03.26 20:31
조회
52
추천
3
글자
7쪽

Episode255_최후의 전쟁(4)

DUMMY

"방어 대형!!"


수나의 재빠른 명령에 잇따라 무수히 많은 기적술사가 손을 뻗어 바위의 격류를 방어한다. 바람과 칼날, 돌과 먼지를 가르고 흘려보내며, 산사태는 인간의 영역에 침입하지 못하고 마치 벽에 가로막힌 듯 양쪽으로 갈라진다.


곧이어 버스터 키트도 합세해 이 재해를 막아냈다. 갑작스레 매장당할 위기에 처한 후방전열 위로 촉수를 뻗어, 떨어져내리는 거암과 파편들을 받아내었다.


버스터 키트의 공세가 일시적으로 멈추자마자, 마크는 커다란 바위 하나를 품에 가득 안아들었다. 몸을 회전시키며 있는 힘껏 가속시킨 후 그대로 손을 놓자, 돌은 거대한 포탄처럼 직선을 그리며 돌격한다.


바위는 그놈의 무한궤도라는 것을 향해 날아가서는 궤도를 잇는 바퀴 사이에 파고들어 그대로 박혀버렸다. 톱니바퀴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비명을 지르고, 부품 하나하나가 도미노처럼 어긋나며 불똥을 튀겼다.


그 커다란 구체가 크게 흔들릴 정도의 충격, 버스터 키트가 기우뚱거리며 중심을 잃고 꾸물대는 동안 다른 무수한 돌가죽들이 이 틈을 노려 돌진한다.


"수나를 노려라! 저 여자의 목을 베거나 뭉개는 자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 수단방법 가리지 마라!!"


평소의 마크답지 않은 과격한 명령이 그의 입에서 나온다. 전장의 열기와 매캐한 먼지가 모두의 눈을 벌겋게 달구고, 무더기로 달려드는 돌가죽들의 발굽소리에 심장이 북처럼 쾅쾅 울린다.


"달려라, 온 힘을 다해 뛰어라!! 지금뿐이다, 죽여라! 뛰어라!!"


마치 지진이라도 난듯 협곡 전체가 진동하고, 수만마리 돌가죽의 전열이 뒤엉켜 수나 하나를 노려보고 내달린다. 성난 고함과 기합이 그들보다 먼저 인간들에게 도달해 전율을 심어준다.


"싸워라ㅡ!! 자유와, 승리를···!!!"


눈 앞을 가득 메운 처절한 사투에 수나는 사뭇 진지한 태도로, 비꼬는 건지 감탄한 건지 모를 태도로 마크와 그들의 군대를 향해 외쳤다.


"영웅 마크! ...고생했다. 잘 알았다."


갑자기 돌변한 그녀의 말투에 마크는 심장이 터질 정도로 불안한 예감을 느꼈다. 하지만 발을 멈춰선 안된다. 돌격, 돌격!


조금만 더 있으면 손이 닿는다. 선두에 서서 가장 빠르게 달리는 마크의 주먹이, 조금만 더 버티면 적의 수뇌를 작살낼 수 있다. 그 피 하나로 그들 종족은 살 수 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기도하는 마크의 발걸음이 네 번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어지는 수나의 명령은 일말의 지체 없이 즉시 발동된다.


"브릭! 당장 3단계 기능을 가동한다!"


그 말을 듣자마자, 마크는 현실로 다가온 불안에 정말 심장이 터질뻔했다.


직후 그의 앞에 커다란 번개가 내리친다. 시야를 앗아가는 섬광을 뒤이은 폭발, 누렇고 매캐한 흙먼지.


그 커튼을 뚫고나온 모종의 충격에 휘말려, 마크의 몸이 뒤로 날아가 잠시 마비되었다.







이제 수나도 망설임같은 사치를 부릴 여유는 없었다. 오지 않는 사람을 더 기다릴 수도 없다.


수나의 명령에 따라 검은 구체에서 거대한 가시가 올록볼록 솟아오른다. 푸른빛 스파크가 튀어오르며 주변에 손을 뻗더니, 전장 사방에 그 번개를 내리꽂는다.


요란하게 내리치는 번개가 돌과 먼지를 튀긴다. 휘말린 운 나쁜 인간들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지만, 마찬가지로 번개에 맞은 돌가죽에게는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스파크의 위력은 그들의 두꺼운 가죽을 꿰뚫을 정도는 아니었다.


시끄럽게 울어대던 천둥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번개는 공격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던지 서서히 사그라들고, 가시는 그 끝이 자라나고 나뉘어지며 나뭇가지처럼 확산되었다.


돌가죽들의 혼을 쏙 빼놓은 현상이 일어난 직후, 혼란을 틈타 기적술사들의 공세가 기습한다. 협동하여 짜낸 기적들의 연쇄가 파도처럼 밀려와 돌가죽들을 위협한다.


그 위력이며 크기는 필시 오랜 시간을 들여 짜낸 혼신의 일격, 거대한 철벽을 들은 방패병이 앞으로 나서서 용암의 격류를 막아내려 했으나, 곧 그들을 지탱하던 지반이 붕괴하며 빠져드는 돌가죽들을 삼켜버린다.


"막아라!! 이 공세만 버티면 역습할 수 있다!!"


마크는 필사적으로 아군을 독려한다. 그들이 이번 공세에 어마어마한 힘을 소모한 만큼, 이를 막아내면 기적술사가 다시 재정비하는 틈을 노릴 수 있게된다.


적들이 병력을 뒤로 물린 것은 필시 날뛰는 버스터 키트가 아군을 즈려밟을까 두려워서다. 하지만 그 탓에, 돌가죽을 공격하려 전선에 나선 기적술사들을 전열 앞에 두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적의 핵심 전력이 당당하게도 그 심장을 드러냈다, 모든 돌가죽들이 그들을 바라보며 이를 갈고 있다.


마침내 그들의 공격이 바닥을 드러낸다. 너덜너덜해진 지반과 돌가죽들을 이끌고 마크가 외친다.


"돌격! 기적술사를···!"


그러나 그 말을 끝맺기도 전에, 어마어마한 기적의 연쇄가 또다시 밀려와 마크의 목숨을 노렸다.


동시에 마크에게 달려든 수십명의 돌가죽들이 그의 몸을 감싸 방패가 되어준다.


막대한 크기의 폭발, 그로 인한 흙더미의 파도와 열기. 자신의 곁에서 부스러지는 동료들의 파편이 느껴진다. 지금 들이닥치리라곤 전혀 예상 못한 공격에 생각마저 멈춰버렸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적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세 번, 네 번, 계속 이어지는 기적들. 별의 세례와 괴력난신의 행렬. 하늘도 땅도 그들의 편이 되어 공격을 퍼부었고 돌가죽들은 속수무책으로 그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기적술사들은 말도 안되는 수준의 힘을 숨쉬듯이 휘두르고 있다. 이럴 순 없다. 기적이란 인간 정신의 한계만큼만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이런 대규모의 기적을 연속으로 짜내면서도 그 위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정신력이 무한하지 않는 한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눈 앞의 이 참상은 분명 현실이다. 그 억지가 실제 벌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마크는 숨이 멎을 듯 했다. 지금 굳이 이런 식으로 전쟁을 감행한 나라님의 판단, 그 과도한 확신의 비밀이 지금 풀렸다.


이것이 수나가 가동시킨 버스터 키트의 3단계. 어찌보면 무한동력장치란 이름의 본질과도 같은 기능이다.


말 그대로 기적의 힘을 무한히 공급하는 것. 그게 버스터 키트의 진정한 기능이자, 가장 강한 능력이다.


따라서 버스터 키트라는 병기가 무적인 한, 나라님의 군세도··· 무적이었다.


작가의말

다음 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4 Jy2315
    작성일
    22.03.28 15:39
    No. 1

    사람만 갈아넣으면 쭉 밀어버리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방구석4평
    작성일
    22.03.29 22:41
    No. 2

    그 병사들마저도 멀쩡히 싸웠다면 훨씬 많이 죽어나가는 자원이었으니, 군주에게 있어 이만큼 가성비 좋은 물건은 더 없을겁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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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Episode275_최초의 악수 +1 22.07.25 23 2 8쪽
275 Episode274_눈물과 위안으로 22.07.21 31 2 8쪽
274 Episode273_비상 +1 22.07.12 25 2 9쪽
273 Episode272_추락 +2 22.07.04 27 3 8쪽
272 Episode271_지각과 각성(4) +2 22.06.27 31 2 7쪽
271 Episode270_지각과 각성(3) 22.06.13 35 2 7쪽
270 Episode269_지각과 각성(2) 22.06.04 27 2 7쪽
269 Episode268_지각과 각성(1) +1 22.05.31 26 2 10쪽
268 Episode267_혜성 충돌(6) +2 22.05.18 39 2 8쪽
267 Episode266_혜성 충돌(5) +2 22.05.17 41 2 10쪽
266 Episode265_혜성 충돌(4) 22.05.15 33 2 8쪽
265 Episode264_혜성 충돌(3) 22.05.10 74 2 8쪽
264 Episode263_혜성 충돌(2) 22.05.03 28 2 8쪽
263 Episode262_혜성 충돌(1) +4 22.04.22 43 3 8쪽
262 Episode261_고요한 역습 22.04.20 91 2 9쪽
261 Episode260_미래의 아이들(2) +2 22.04.18 61 2 8쪽
260 Episode259_미래로의 일발(3) +2 22.04.15 27 4 9쪽
259 Episode258_미래로의 일발(2) 22.04.08 43 5 7쪽
258 Episode257_미래로의 일발(1) +2 22.04.05 38 4 9쪽
257 Episode256_최후의 전쟁(5) 22.03.29 34 3 7쪽
» Episode255_최후의 전쟁(4) +2 22.03.26 53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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