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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재 작가는 마왕메이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스리자야
그림/삽화
스리자야
작품등록일 :
2021.05.12 14:25
최근연재일 :
2021.05.13 18:20
연재수 :
4 회
조회수 :
146
추천수 :
15
글자수 :
24,966

작성
21.05.13 18:20
조회
25
추천
6
글자
14쪽

4. 노예 경매장 (1)

DUMMY

* * *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아카데미 교수의 거취가 결정되는 회의장.

사실 회의는 말뿐이고 이사장에 의해 결과는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사장은 마지막까지 지명되지 않았던 교수의 이름을 불렀다.


“이번 학기 F반엔 미리엘 교수가 담임을 맡게 되었네. 이걸로 회의를 마치지.”

“...”


미리엘 데 알폰. 순혈 뱀파이어이자 수많은 마왕을 배출해낸 그가 회의장을 말없이 나가자, 조용했던 회의장이 금방 수군덕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 저런. 만년 A반 담당 미리엘이 F반으로 좌천이라니...

- 아무리 교수가 잘나봤자 일개 마족에 불과하지. 감히 데미안 전하의 아들을 욕보이다니.

- 쉿. 조용히 말하게나. 그나저나 학생 무서워서 이거 가르치겠나?


마족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달려온 미리엘이 마왕의 자녀라 해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수많은 마왕과 마족들을 육성해낸 그의 인맥.

마족 아카데미의 A반 전담 교수란 명예.

마계에서 그가 이루어 놓은 권력.

아직 마왕이 채 되지 못한 애송이 후계자들 따위 몇 번이고 짓밟을 수 있었다.


‘설마 싶었지만, F반이라니. 역겹군.’


하지만 예외가 있었으니, 마계 서열 1위의 마왕 데미안 레오프론의 아들만큼은 건드려선 안 됐던 것.

그가 렌 레오프론을 혼낸 이유는 못났기 때문이 아니었다.

가장 강력한 마왕의 아들답게 렌은 그 누구보다 마기를 많이 모았다. 상당히 지저분한 방식이긴 했지만.


마기를 모으는 방법이야 물론 알 바 아녔다. 비열하고 잔혹한 방식이야말로 참된 마족이라는 증거였으니,

문제는 그가 F반의 학생 중 하나인 윌 다스아이스를 심하게 괴롭혔다는 것이었다.


‘마족끼리는 어떠한 경우에서도 반목하면 안 된다.’


평소 미리엘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다.


아카데미의 교수가 되기 전후로 얼마나 많은 마왕과 마족이 서로 대립하다 허무하게 인간이라는 족속들에게 무너진 것을 봐 왔던가..

인간들은 중요한 순간, 서로 뭉치는 것을 잘했다. 끝까지 서로 싸우는 자멸하는 마족들과는 다르게.


처음 자신의 반 학생이 F반 학생을 괴롭힌다는 얘기를 보고 받았을 땐,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그 대상이 카이저 다스아이스의 아들 윌 다스아이스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는 지속해서 렌에게 경고를 한 미리엘이다.


다스아이스 가문이 마계 서열 5위라 할지라도 그것은 상당히 저평가되어있다.

자신의 정보력에 의하면 레오프론과도 맞먹을 정도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었을 터였다.



그런데 윌을 향한 괴롭힘의 강도가 심해지자, 두 가문의 후계자 간의 불미스러운 일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바 미리엘은 그가 가진 권한으로 렌에게 벌을 줬다.

그 결과는 본인에게 좋지 못했지만.


‘이사장에게 미리 언질을 듣긴 했지만, F반으로의 인사이동이라. 별 수 없군.’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이 맡게 될 F반의 학생기록부를 훑어보는 미리엘.

그렇게 차례대로 마왕후계자들의 명단을 넘기다 윌 다스아이스가 나오자 그의 손놀림이 멎었다.


[퇴학 예정. 물러터진 성격으로 다년간 마기를 단 하나도 모으지 못한 최악의 인재.]


전 F반 담당 교수의 한 줄 코멘트가 휘갈겨 쓰여 있었다.


‘흠. 이번이 마지막 학기가 될 수도 있겠군.’


별 감흥 없이 다음 장을 넘어가는 미리엘.

그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인간계에서 암흑가의 대부라 불리며 거래상으로 활약한 슈럼벨.


‘그녀는 분명 B반이었을 터인데...’


자세히 학생부를 살펴보니, F반으로의 강등 사유를 알 수 있었다.


마족 거래 혐의 인정.

마기 전량 회수, 및 F반으로의 강등 처분.


미리엘의 표정이 한순간 일그러졌다.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그는 학생부를 덮었다.



* * *


드디어 내가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날.


나는 라크 카라얀에서 라크 다스아이스로 성을 바꾼 채, 카이저의 서자로 윌과 함께 등교하게 되었다.


“윌. 그래서 언제까지 라크 씨라고 부를 거야? 너랑 나랑은 이제 형제라고.”

“그렇네요... 라크 씨는 원래 몇 살이셨죠?”

“나? 25살.”


나도 모르게 빙의 전 현실나이를 말하니, 윌이 깜짝 놀란다.


“네? 얼음계곡에서 봤을 땐, 20살도 안 돼 보였는데요?”

“아. 내가 좀 동안이라. 넌 몇 살인데?”

“전 인간의 나이로 12살이요.”

“그럼 형이라 불러. 말도 편하게 하고.”

“응. 라크 형.”


의외로 윌은 붙임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대화해보니, 머리도 어느 정도 똑똑한 것 같고.

다만 인간에게 절망을 준다. 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하려는 것 같았다.


‘이유가 있으려나? 뭐. 그런 것 따위 없을지도...’


잊고 있었지만, 여긴 누나가 쓴 소설 속 안이라는 사실을 떠올랐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아카데미에 도착하니 그 웅장한 모습에 새삼 놀란다.


‘다스아이스 마왕성이랑 비교해봐도 전혀 꿀리지 않는 수준이네.’


윌의 안내를 받아 마왕 반-F반에 도착해, 자리에 함께 앉으니.


모두가 수군거리는 와중에, 서큐버스로 보이는 여자애 한 명이 다가왔다.


“안녕. 윌? 난 슈럼벨이라고 해. 옆에는 누구?”

“슈럼벨씨 반가워요. 옆은 제 형이에요.”

“아? 너한테 형은 두 명밖에 없는 거 아니었어?”


슈럼벨이라. 딱 봐도 범상치 않게 생긴 서큐버스...

윌에 대해 자세히 알고 온 모양이다.


‘아직은 어떤 역할의 캐릭터인지 모르겠다.’


“안녕 슈럼벨. 난 라크 다스아이스야.”

“라크 다스아이스? 카이저 님에게 또 다른 자식이 있었다는 건 몰랐네. 아무튼 잘 지내보자고.”

“그래. 잘 부탁해.”


슈럼벨이 가고 나서 윌에게 그녀가 뭐 하는 녀석인지 물어봤다.


“아... 슈럼벨씨는 원래 B반인데. A반 승격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 아카데미에서 유명했어요.”

“근데 왜 쟤가 F반에 있는데?”

“아마, 인간계에서 같은 마족을 인간에게 팔아넘긴 혐의가 인정 돼서 그런 거 같아요.”

“무서운 녀석이었네...”


대충 슈럼벨의 캐릭터가 예상이 갔다.

그녀랑 잘 지내려 하기보단, 철저히 거래의 대상으로만 접근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며 어떤 녀석들이 F반에 있나 살펴보던 중,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교수로 보이는 뱀파이어가 들어왔다.


“미리엘이다. 수업을 시작하지.”


-헐. 저 교수가 왜 이 반에?

-몰라. 윌 때문인가?

-렌에게 체벌을 가했잖아. 좌천당한 거 같은데?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윌의 얘기가 나왔다.


‘흠. 윌을 심하게 괴롭혔다는 놈이 분명 렌이였지.’


입학하기 며칠 전.

갤록은 은밀히 나에게 윌의 학교 생활에 대해 알려줬었다.

마계 순위 1위 대마왕 데미안의 아들 렌.

그 개새끼가 윌을 가장 심하게 괴롭혔다고.


‘유일하게 도움을 줬던 이가 저 교수인 건가...’


아마 아카데미에선 후환이 두려워, 미리엘을 F반으로 좌천시킨 것 같다.


“나는 F반에서 너희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

“너네 같은 쓰레기들이 이 아카데미에 발을 붙이고 마왕이 되기 위해선 오로지 실전만이 답이다.”

F반이라 한들 나름 마왕의 자식들인데... 거침없이 쓰레기라 표현하는 걸 보니


‘좌천당할 만 했네.’


“지금 당장 너넨 인간계로 떠나, 마기를 수집한다. 2주 후에 과정을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하면 평가하지. 이상 수업 끝.”


그렇게 들어온 지, 5분도 안 돼서 나가버린 미리엘에 반 아이들은 빈 칠판만을 멍하니 쳐다봤다.

-아니. F반이 괜히 F반인가. 뭔가 알려줘야 마기를 모으든 할 거 아니야.

-F반인데 가르친다고 우리가 뭐 어떻게 변하겠냐.

-인간계나 가서 놀다 오자고.


대부분이 이미 체념한 듯하다. 과연 패배자들이 모인 F반인가.


“윌.”

“응. 라크 형.”

“우리의 계획이 뭐였지?”


가만히 앉아서 멍청하게 눈을 깜박거리는 윌.

“...그런 게 있었어?”


그렇다.

무계획이 우리의 계획이었다.

처음엔 윌이 예지몽을 꾸면 그것에 맞춰서 대응을 하려 했지만,

학교에 입학하기 전, 윌이 꾼 꿈이라곤 우리가 노예상에 팔려 경매에 부쳐진다는 것뿐이었다.

당시 나눴던 대화는


“아니... 그게 끝?”

“...”

“뭐 인간계에 역대급 흉년이 들어 몇 달 후 밀의 가격이 미친 듯이 오른다던가.

전염병이 돌아 흔했던 약초가 말도 안 되게 비싸진다던가. 그런 거 없어?“

“네...”


예지몽대로 노예가 될 수는 없을 노릇이니. 그저 개꿈이라 치부하고 넘어갔지만...


‘이대로 인간계에 가봤자, 돈도 힘도 없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을 게 뻔하다.’


그렇다면 강제로 팔리기 전에 먼저 자발적으로 팔린다.


눈만 껌벅거리며 나를 쳐다보는 윌을 제쳐두고 아직 반에 남아있는 슈럼벨에게 갔다.


“저기. 슈럼벨이라고 했지?”

“응. 어쩐 일이야?”

“우리 둘을 노예로 팔아주지 않을래?”

“뭐?”


* * *


A반 승격을 앞둔 채, 마족 거래 혐의로 마기를 전량 회수당하고 F반으로 왔지만, 슈럼벨은 전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다년간 인간계에서 거래해서 얻은 돈과 인맥은 다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것이니깐.

마족들의 미색에 환장하는 고위 계층과 거부들은 물론, 심지어 일국의 왕마저도 슈럼벨과 안면을 터 마족을 공급받고 싶어했다.


‘비록 당분간은 사려야겠지만, 마족 거래따윈 얼마든지 몰래 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거래를 하지 않고 브로커를 이용해서 경매장에 넘긴다든지.

이 영악한 서큐버스에게 그런 일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F반에 그 유명한 윌 다스아이스가 있어, 인사를 하다 그의 의붓형의 존재를 알게 된 것도 나쁘지 않은 수확이었다.


‘라크 다스아이스. 마기라곤 일절 느껴지지 않았지만, 꼬맹이 주제에 강자들에게서만 나는 특유의 냄새가 인상적이었지.’


그렇게 생각하며 인간계로 가려던 참이었다.

그랬는데,


“우리 둘 좀 노예로 팔아주지 않을래?”


뜬금없는 제안을 하는 라크에게 슈럼벨은 황당함을 넘어선 무언가를 느꼈다.


“......뭐?”

“아. 그게 너에 대해 소문을 들었는데, 네가 우릴 판 다음 얻는 돈의 일부분을 줬으 면 좋겠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얘기하는 라크를 보며, 슈럼벨은 혼란스러웠다.

‘이 빌어먹을 꼬맹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너희 둘을 팔아달라고? 도대체 왜?”

“말했잖아. 돈이 필요해서 그래. 이대로 인간계에 가봤자, 할 수 있는 게 없거든.”

“그래서 직접 노예로 팔리겠다? 푸하하하, 꼬맹아. 너 미쳤니?”

“전혀.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정말 진지한 어조로 말하는 라크와윌을 보니, 확실히 마족 중에서도 압도적인 외모를 지니고 있다.

한 명은 싸가지가 살짝 없어 보이긴 하지만.


‘상품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남색에, 특히 어린 남자아이에게 성욕을 느끼는 쓰레기들에게 이 둘을 경매에 부친다면 얻는 돈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스아이스 가문의 자제 두 명을 팔아도 되는 걸까? 이걸 카이저가 알게 된다면 자신의 목숨은 없는 거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엄마이자 서큐버스들의 마왕 리레스라 할지어도 카이저 앞에서는 한낱 암캐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 고민을 꿰뚫어 본 것 마냥 라크가 말했다.

“대신 우리가 탈출할 수 있게 안전장치를 걸어줘. 너라면 가능할 거 아냐.”


마족을 노예로 팔 때에는 마력구속구와 노예 각인을 통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

서큐버스인 본인이 직접 행한다. 이 과정에서 장난질을 치는 것 또한 쉽게 가능하다.


“생각할 시간을 줘.”

“물론이지. 그럼 우린 집으로 돌아가서 준비를 할 테니 전서구를 보내.”



먼저 문을 열고 나가는 둘을 보면서 계산을 해본다.

라크의 말대로라면 막대한 돈을 벌면서, 동시에 목숨의 위협을 느낄 일도 없다.


또 자신을 노예로 판다는 발상 자체가 범상치 않다.


‘흥미로워.’


미리엘은 라크가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 * *


“미쳤습니까. 휴먼? 너를 노예를 파는 거야 얼마든지 상관없지만, 도련님을 끌어들이다니. 네가 정녕 죽고 싶은 것이냐?”


예상대로 슈럼벨은 전서구를 통해 계획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 과정에서 망할 그렘린이 이 사실을 알게 되어 골이 살짝 아팠다.


“나 라크 다스아이스. 갤록, 너의 그 건방진 언행에 상당히 불쾌하군.”

“?”


순간 갤록이 진심으로 날 죽이려 했지만, 다행히도 윌이 막아주어 겨우 살 수 있었다.


“작전은 완벽하다. 우린 그저 때를 보아 탈출만 하면 돼.”

"그래 갤록. 너무 걱정하지 마. 이번 기회로 꽤 큰 자본을 모을 수 있을 거야.“


“도련님... 저 대책 없어 보이는 인간의 말을 믿으십니까.”

“응!”


* * *


이른 저녁,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니 슈럼벨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왔니? 이번 만큼만 얻는 수익을 5:5로 분배해줄게. 나도 너희가 탈출하면서 신용을 크게 잃을 수 있어 그 이상은 힘들어.”

“흥. 어차피 그럴듯한 핑계로 빠져나올 거면서 생색은.”

“설사 너희가 탈출을 못 한다 하더라도 나는 도울 생각 없으니까 그런 줄 알아.”


슈럼벨이 단호하게 선을 긋자, 윌이 불안해하는 것 같았지만 저건 샤킹이다.

일이 잘 못 풀려도, 카이저와 우리 둘에게 빚을 지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저 녀석이 놓칠 리가.


‘근데 어째 좀 불안하다.’


아무튼 인간계로 떠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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