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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보치킨 님의 서재입니다.

남의 딸로 인생 대역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까르보치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12 20:06
최근연재일 :
2021.04.15 07:1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6,582
추천수 :
346
글자수 :
193,549

작성
21.04.0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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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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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콘서트 티켓팅

DUMMY

병철이 참가한 경기의 영상은 점점 너튜브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영상으로 등극했다.


-와, 저거 공 휘는 거 봐;;프로 경기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슛인데?

-쭉 축구했던 아마추어들이 아니라 갑자기 나타난 가수 한 명이 압살함.

-이 영상 분명 내일이면 재생 수 열배로 늘어난다.

-성지순례 왔습니다.

-축알못인데도 엄청 잘하는 건 알겠네요.

-저런 재능으로 대체 왜 가수하는 거냐? 한국 축구계는 인재를 잃었다ㅠㅠ


댓글들은 입을 모아 저건 아마추어의 솜씨가 아니라고 감탄했다.

몇몇 사람들이 장문으로 여전히 폼이 어설프다며 프로급까지는 아니라고 반박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마추어치고는 상당히 프로의 수준에 근접했음을 부정하진 않았다.


‘두 번째로 한 경기는 올라가지 않아서 그런지 다들 좀 오해를 하고 있네.’


영상의 댓글들을 보며 병철은 머쓱하게 뒷 머리를 긁었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난 이후의 두 번째 경기부터는 영상이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에 다들 병철을 마치 이미 프로축구선수인 것처럼 선망하며 보고 있었다.


‘설마 회장님까지 이 영상을 보셨을 줄은···’


다시 곱씹어도 믿겨지지 않는 사실이었다.

물론 이 축구 영상이 전부 다한 건 아니었지만, 축구 애호가로 소문나있던 회장 기석의 호감을 크게 사는데 기여한 것은 틀림없어보였다.


“가수만 아니었으면 진짜 프로선수 하라고 권유라도 해봤을 텐데. 하하!”


기석이 회의 내내 기분이 업된 상태로 병철의 축구 영상을 입에 올렸다는 이야기를 매니저를 통해 전해 들었다.

그저 콘서트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볍게 뛰었을 뿐인 병철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그 덕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일이 잘 풀렸어. 다행이야.’


병철은 매니저가 전한 또다른 말을 떠올려냈다.


“아, 그리고 병철 씨. 이건 회장님이 개인적으로 물어보셨던 건데요. 답변을 꼭 해줄 필요는 없다고 하셨지만···”

“네? 뭔가요?”

“병철 씨가 축구 경기할 당시에 신고 있던 운동화에 대해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좋아 보이신다고···”


일순 긴장했던 병철은 그 질문을 듣고 조금 당황했었다.


‘설마 그런 걸 궁금해 하시다니. 정말 축구를 좋아하시나보다.’


그러다 문득 병철은 회장뿐만이 아니라 병철의 축구 영상에 관심을 가졌던 남자들도 병철이 신은 운동화에 주목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구독자와 팬이 훨씬 많았던 병철은 이번에 올라온 축구영상이 남자 구독자와 팬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이 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쩌면 또 다른 기회일지도? 축구 경기 영상이 유명해졌으니까 이 틈에···’


그때 병철의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여보세요?”


그리고 그 전화는 병철의 예상대로 정식으로 그 운동화의 광고를 맡아달라는 회사의 전화였다.


‘역시 왔군. 기업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지.’


병철은 자신의 예상이 맞아떨어져 미소를 지으며 통화를 이어갔다.

따로 광고를 찍기보다 병철의 개인 너튜브 채널에서 가볍게 운동화를 소개하는 식으로 하면 좋겠다는 논의까지 이어간 후, 병철은 광고를 맡기로 결정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병철의 채널에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다.

여전히 전문가 못지않은 산뜻하고 깔끔한 퀄리티의 영상이었다.


“안녕하세요, 노래하는 아빠 병철 킴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영상을 찍어볼 건데요.”


이번에도 영어 자막을 달아 해외로까지 수요를 확산될 가능성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동안 제가 최근에 구매하거나 제공받은 제품들 중에서 제가 좋았다고 생각한 탑텐을 뽑아볼까 합니다. 이 영상에는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있으니 참고하세요.”


여러 제품을 같이 소개하던 병철은 드디어 화제의 운동화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대망의 1위는···바로 F브랜드의 운동화입니다! 그 축구 영상을 보시고 제 채널을 구독하게 되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때 신었던 운동화입니다. 그래서 새 상태는 아니고 조금 더럽네요. 하하.”


영상을 찍기 위해 새 운동화를 보내달라고 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병철은 일부러 그때 신고나가서 더러워진 운동화를 보여주는 것을 택했다.

그 편이 오히려 구매욕구를 자극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광고를 찍기 위해 그 운동화를 신고 나갔던 건 아니고 우연히 하게 된 경기임을 말씀드립니다. 경기에서 같이 뛰었던 다른 분들은 이 회사와 전혀 관계가 없는 분들이니 오해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안 그래도 이미 병철이 신고있던 운동화의 브랜드를 알고 홍보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쇼를 벌인 게 아니냐는 오해가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었다.

더 퍼져나가기 전에 병철은 사전에 확실히 짚고 촬영을 진행했다.


“제가 그 경기를 뛰고 너무 좋아서 나중에 광고를 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게 쿠션감이 좋습니다. 지면으로부터 받는 충격을 충분히 흡수해줘서 발이 쉽게 아프거나 피곤해지지 않아요.”


병철은 그날 느꼈던 것을 솔직하게, 되도록 생생하게 전했다.


“이 운동화를 신고 하니까 제가 다음날 근육통으로 고생은 했지만 발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그 정도로 충격 흡수를 잘 하고요. 그리고 굉장히 가볍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느낀 점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사전에 알려준 정보를 곁들여 병철이 하고 있는 말의 신빙성을 더욱 높였다.


“제가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기로는 시중의 다른 운동화에 비해 무게가 절반 수준으로 가볍다고 하더라고요. 어쩐지 발이 너무 가벼워서 잘 움직이더라고요.”


병철은 영상을 마무리하며 다시 운동화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런 이유로, 저는 이 F 브랜드의 운동화를 1위로 추천합니다. 오늘도 영상 봐주셔서 감사하고 좋아요와 구독도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빠아~”

“은혜가 부르네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빠 출동~”


훈훈하게 은혜의 웃음소리를 마지막으로 병철은 촬영을 종료했다.


-


영상을 올리자마자 조회수는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병철의 문 앞에도 수북하게 신발이 들은 상자들이 쌓였다.


“아니, 이게 다 뭐람···”

“선물이다!”


집에 도착한 상자만 보면 은혜는 마냥 신나 깡충깡충 뛰어다녔다.

기진맥진해질 때까지 상자를 정리한 후에, 병철은 매니저에게 상황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병철 씨 덕분에 해당 남자 운동화 매출이 무려 5배나 더 뛰었다고 하더라고요. 해외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대요!”


병철은 잘 됐다며 웃었다.

물론 그 이후로 엄청난 광고 섭외에 시달릴 미래가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본업은 가수니까 너무 주객전도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지.’


첫 단독 콘서트에다 은혜의 생일이 겹치자 병철은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정말 소처럼 일하고 있었다.

벌써 광고를 두 번이나 찍었고, 이번에는 운동화 광고 영상까지 찍었다.


“응? 편지?”


병철에게 보내진 상자에는 무려 사장이 직접 쓴 편지까지 들어있었다.

편지는 정갈한 글씨체로, 이만큼 판매량을 올려준 병철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보내준 신발에는 운동화뿐만 아니라 남성용 구두도 있고, 은혜가 신을 어린이용 신발들도 들어있다고 적혀있었다.


‘당분간 은혜 신발 사러 나갈 일은 없겠는데? 물론 나도.’


은혜는 자신의 것으로 보이는 작은 상자들을 신나게 뜯고 있었다.


“우와! 은혜거야? 공룡 그려져 있어!”

“그렇네. 은혜 거네. 은혜 좋겠다.”


그리고 어딜 봐도 커다란 상자는 병철 쪽으로 밀었다.


“이거는 아빠 거!”

“와, 진짜 많이도 보내주셨네. 신발 평생 안사도 되겠다.”

“아빠아, 은혜 신발 신겨줘.”


병철은 은혜에게 신발을 신겨주기 위해 몸을 숙였다.

그러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음? 은혜야 신발을 짝짝이로 신었잖아.”

“공룡도 신고 싶고 튤립도 신고 싶단 말야!”


은혜는 동시에 두 가지 신발을 모두 다 신고 싶어서 한 짝씩 다른 신발을 신었다.

그런 아이다운 모습이 귀여워 병철은 미소를 지었다.


“풋, 알았어. 알았어.”


그리고 정성스럽게 운동화 끝을 매주었다.


“와아!”


은혜는 짝짝이가 된 신발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하는 눈빛으로 보며 바쁘게 뛰어다녔다.

병철은 해맑은 은혜를 보며 다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겠다고 굳게 결심을 다졌다.


-


드디어 대망의, 병철의 콘서트 티켓이 오픈되는 날이 다가왔다.

병철은 홍보와 회사에서 전달받은 새로운 사실을 알릴 겸 처음으로 라이브를 켰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병철이 인사를 건네자, 채팅창은 잠시 마비가 될 정도였다.

모두 그 정도로 뜨겁게 병철에게 반응을 보내고 있었다.


-아빠아~

-아빠다아~

-아빠 나 1살이야 스무 살은 버리고 왔어!

-티켓팅 진짜 빡셀 듯ㄷㄷ


“오늘 오후 9시부터 제 첫 단독 콘서트의 티켓이 판매됩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다 팬분들의 관심과 성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병철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채팅창은 병철보고 긴장을 풀라고 응원하는 코멘트가 가득 찼다.

병철은 머쓱하게 웃으며 긴장했음을 인정했다.


“아, 티 나나요? 역시 라이브 방송은 긴장되네요. 특히 오늘은 티켓 판매되는 날이니까요.” 


병철은 다시 심호흡을 하고 오늘 라이브에서 할 컨텐츠를 설명했다.


“그럼 오늘은 제가 뭐를 해보려고 하냐면요. 제가 한번 직접 제 콘서트 티켓팅에 참가해보려고 합니다. 그 후에도 알려드릴 게 있으니 라이브 끝까지 지켜봐주세요.”


병철이 직접 티켓팅에 참여한다고 하자 채팅창이 다시 웅성거렸다.


“다른 선배 가수 분들이 도전하시는 거 보고 저도 한 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하하, 선배님들은 순삭당하고 그러던데 저는 너무 널널하게 남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병철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채팅창이 물음표로 가득 찼다.


-???

-????

-피 말리거든요ㅠㅠ

-학교 친구들 다 보러간다고 했단 말이에요ㅠㅠ

-여러분 잊지 마세요 이 사람 첫 데뷔 앨범부터 1위 차지함.


병철은 물음표만 가득한 채팅을 보고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다가 뜻을 알고 풋 웃었다.


“그렇게 경쟁이 치열할 건 같진 않은데···어쨌든 응원하겠습니다. 꼭 티켓 얻으시길 바랄게요. 가격과 장소는 판매 사이트를 참고하시면 되고요. 여기 라이브 영상 밑에 링크를 달아놓을게요.”


그리고 병철은 콘서트 티켓팅이 다소 늦게 열렸던 이유에 대해서도 차분히 설명했다.


“장소가 좀 늦게 정해지는 바람에 늦게 공지 드려서 죄송합니다. 대신 콘서트 때 정말 최선을 다한 무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채팅창은 괜찮다는 말과 함께 곧 시작한다는 말이 빠르게 올라왔다.


“어? 벌써 10분 전이에요? 시계 이렇게 맞추면 되나요?”


병철이 허둥대며 대충 핸드폰으로 알람을 맞추자 채팅창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그거 말고 초시계 맞춰야 돼요!

-진짜 티켓팅 처음 해보나봄

-아빠 본인 콘서트인데 1초 만에 광탈 각이다


병철은 채팅이 너무 빠르게 넘어가는 바람에 초시계를 맞춰야 한다는 말을 뒤늦게야 봤다.


“초시계는 어떻게 맞추는 거지?”


뭐든 완벽하게 잘하는 만능 가수로 소문난 병철이었지만, 이날 라이브에서는 허당스러운 모습을 보여 그런 갭이 재밌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아, 그럼 시작이네요! 어? 어?”


병철은 허둥대며 새로 고침을 눌렀다.

그랬다가는 대기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사실은 알 턱이 없었다.

그리고 이내 병철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멍하게 빈 좌석이 하나도 없는 화면을 마주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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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3) 21.04.04 367 4 12쪽
23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2) 21.04.03 360 7 12쪽
22 콘서트는 무조건 마친다(1) 21.04.02 386 9 12쪽
» 콘서트 티켓팅 21.04.01 364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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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대로 알아봤어(2) 21.03.28 418 9 12쪽
16 제대로 알아봤어(1) 21.03.27 410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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