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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커피일요일 님의 서재입니다.

잿빛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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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일요일
작품등록일 :
2022.05.05 22:07
최근연재일 :
2022.11.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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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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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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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5. 태양신 라모스

DUMMY

그와 세르쥬는 한참전에 당나귀와 말을 나무에 묶고 신전으로 왔었다. 왜냐하면 말이 자꾸만 땅에 엎드려 움직이려 하지 않았기때문에 더이상 말을 타고 이동하기는 무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일단 그 나무로 가 말과 당나귀를 나무에 묶은 끈을 풀었다.


그는 말을 탄 채로 당나귀의 고삐를 쥔채로신전으로 갔다. 다행히 이번에는 주저 앉진 않았지만 눈이 부셨는지 고개를 자꾸만 좌측하단으로 진동하듯 털어댔다.


신전으로 도착한 그는 세르쥬를 어깨에 들쳐 메와서 당나귀 등 위에 얹혀져 있는 안장 위에 포대를 싣듯이 포개놓았다.


다행히도 호세프 의 저택은 신전을 등진 채로 가야 했고, 역시나 그 덕분에 말도 더이상 땅에 눕거나 하지 않았다.


***


저택에 도착하자 그는 세르쥬의 등을 흔들며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세르쥬는 마치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단말마 같은 외침을 시종에게 전했고, 시종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그 둘을 저택을 가로지르는 강으로 인도했다.


세르쥬는 강이 깊은지 어떤지 가늠도 하지 않은채 몸을 던져 열기를 식혔다. 그러면서 강가에 흐르는 깨끗한 물을 마셔 갈증을 해소했다.


이 강은 평소 여인들이 빨래를 하거나 병자들이 목욕을 하러 몸을 담구는 그런 강이었지만 다행히도 이곳은 상류였고 그런 오염행위는 하류에서 이루어 졌기 때문에 지장은 없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진정이 되자 세르쥬는 강밖으로 나와 근처에 심어져 있는 나무의 그늘 밑에 엎어졌다.


태양은 아주 천천히 그 둘만 을 바라보는지 지겹게도 더웠고 짜증스러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부터 열은 족히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발맞추어 걸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근원지 에는 가마를 타고 그와 세르쥬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호세프가 있었다.


가마는 보라색 비단으로 덮여 져 있었고 앞에 두명 그리고 뒤에 두명이 들어 총 네명이 가마를 거동 하고 있었다. 꼴이 마치..장례식 같았지만 그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가마 바로 옆 땅에서 졸졸 따라오며 보라색 깃털로 만들어진 햇빛가리개를 드는 시종도 있었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올줄 알고 있었습니다.”


호세프는 오묘하게 거만한 표정을 띄웠다.


“하지만 예상밖이군요.”


“예, 보다시피 너덜너덜해져서 왔습니다.”


호세프는 어울리지도 않게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 이상은 그로썬 이해할 수 없는 말로 호세프가 그에게 무어라 말했다. 다행히도 세르쥬는 호세프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저양반은 지금이게 재밌나봐요. 맞추기 놀이를 하고 있는데요? 아무데서나 뒹굴어서 잤다거나, 아니면 제가 당신한테 몸을대주지 않아서 추격전을 버렸다던가.”


“신전을 직면한체로 그대로 다가갔다고 말좀 전해줘.”


호세프는 심드렁하게 호세프에게 무어라 말했다.


보라빛 귀족은 참기 힘들다는 듯이 그리고 동시에 안타깝다는 듯이 손으로는 입을 틀어막으려고 했고, 눈은 사려 깊을려고 노력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대체 뭐가 궁금했으면 청소부말곤 아무도 없을 낮시간대에 신전에 갔냐고 하네요?”


“미리 알고 있었다면 가지 않았을겁니다. 그런데 신전 사정에 대해 잘 아시나요?”


“그럼요 안네아 폴리스 귀족은 모두 라모스 신을 위해 신전 운영 및 제사, 행사 비용을 감당 하기 때문에 어떻게 운영되는지 도 직접적으로 알고있죠 라네요.”


세르쥬는 호세프의 말을 전해줄때 호세프의 목소리와 분위기와는 다리 조롱조의 말투를 듬뿍 뭍혀가며 말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갔다면, 어제 저택을 나가기 전에 호세프에게 한마디라도 신전에 대해 물어봤더라면 이 둘이 고통받을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그곳을 이 대낮에 잘 알아보지도 않고 간건 참으로 멍청하네요. 라고 말하는 군요.”


“그건 호세프가 말한 것 같지않은데?”


“그럴리가요.”


그는 세르쥬를 째려보았다.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미안한 마음이 일어난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마음을 대신했다.


“그건 그렇고.. 라모스신전은 대낮에는 너무 밝아 사제들도 가는걸 꺼려한가 봅니다?”


“예 그렇죠. 지금쯤이면 아마 시전에 사제들이 있을 겁니다. 근데 이 꼬마 아이의 상태로 봐선 무리인 것 같네요. 라네요.”


“제가 보기에도 그래요.”


“오늘은 무리 하지 마시고 제 집에서 푹 쉬십시오. 이 아이..”


잠시 세르쥬가 호세프의 말을 전하는 것을 중단하고 호세프가 하는 말에 답하는 말을 했다. 그는 호세프와 세르쥬 사에 오가는 말들을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마지막은 “세르쥬” 라고 세르쥬 본인이 말하는 것을 알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다시 호세프는 그를 향해 무어라 말했다.


“이 소년의 이름이 세르쥬 군요. 그래요 세르쥬만 괜찮다면 밤새 대화를 해 봅시다. 피로에 지쳐 세르쥬가 곯아 떨어질때 그 대화는 끝나겠네요. 어떤가요?”


세르쥬는 짧게 호세프에게 대답했다.


“좋아 보입니다. 저번에 못다한 이야기를 하고싶은데 잘됐네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세르쥬도 괜찮다고 하는 군요. 객실용 방을 준비하도록 하죠. 준비가 다 끝나면 그곳에서 마저 이야기 합시다. 이따가 어린 시종 하나가 그대들의 길을 이끌러 올겁니다. 잘 따라와 주세요. 라네요.”


“환대에 감사합니다 호세프.”


“오히려 내가 감사할 따름이죠. 라네요.”


호세프는 그와 세르쥬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곤 저택안쪽으로 들어갔다.


그와 세르쥬 사이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둘 모두 눈동자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고통을 평안히 받아 들이느라 어떠한 말도 귀찮았던 것이다.


가끔씩 작게 신음하며 나무 그늘 밑에서 패잔병 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그들은 한 시종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곤 아무런 말 없이 그대로 일어나 시종을 따라갔다.


시종은 그들을 이끌어 강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포도 과수원을 지나 시종들이 거처 할 것 같은 단조로운 집 12채가 모아져 있는 구간을 지나고 인공적으로 조성 해 놓은 가로 30미터 세로 50미터 정도 에 어림잡아 수심이 1미터 20센티 정도 되어 보이는 연못을 지나 다시 아까 지나쳐온 과수원과 똑 닮은 과수원을 두번 지나, 낮지 않은 천장을 지닌 주택이 모아져 있는 곳에 다다랐다.


그는 아까 시종에게 미리 허락을 받은 후 딴 포도송이 하나를 왼손에 받쳐 든 채로 한알 한알 따 먹고 있었다.


시종의 발걸음이 멈추었기에 다 도착했으리라 생각한 그는 주변에 풀이 우거진 곳 아무데나 포도송이를 버렸다. 그런데 도착한 곳 은 아직 도착 했다고 하기엔 그들을 위해 준비된 방이 어딘지 짐작하기 힘들었다. 바로 앞에 주택이 들어 서 있긴 하지만, 동일해 보이는 건물만 그의 시야에 24채가 보였다. 그의 시야밖에도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하는데?”


그는 시종에게 말했지만 반응이 없자 이번엔 세르쥬가 그러썬 이해 할 수 없는 언어로 시종에게 말했다.


이전엔 보이지 않았던 시종의 불안 한 표정이 밀려 들어왔고 이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종은 세르쥬 보다 많아 봤자 세살 더 많은 남자아이 였다. 목소리는 세르쥬 보다 살짝 애매하게 굵은 것 이 변성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듯 했고 키는 세르쥬 보다 한뼘이 더 컸다.


“이곳에서 부터 잘 기억이 안나요 어떡하죠? 이런 건물이 40체가 넘는데.. 라고 이시종이 그렇게 말하네요.”


“근처 사람이라도 있으면 물어봐야지. 호세프가 대화하길 원했으니까 우리가 가야할 곳에 그가 있을거야. 그럼 호세프가 어디로 갔는지 본 사람만 찾으면 되겠네.”


주택 위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가 말했듯 주변시종 아무나붙잡고 물어보기를 세번정도 반복했더니 정확히 보라빛으로 가득한 호세프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늦게 올거라는 건 어느정도 염두 해 두고 있었는데 그래도 예상보다 더욱 늦게 왔네요 다들. 라고 하네요.


호세프는 포도주가 담긴 잔에 시선을 두며 말했다. 그걸 세르쥬가 받아서 그에게 전해 주었다.


“이곳으로 오는 도중 시종이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의문이 들더군요. 어째서 저런 시종을 두고 계신가요? 물론 당장에 당사자를 앞에두고 하는 말이라 기분이 썩 좋진 않지만 그래도 궁금한 건 어쩔 수 없군요.”


세르쥬는 그의 말을 호세프에게 전했다. 그러자 호세프는 길을 잃어버린 시종에게 손짓했고, 그시종은 호세프에게 공손히 인사를 올리곤 방 밖으로 나갔다.


작가의말

비판, 비평, 피드백, 감상 모두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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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 몽상가들 22.10.12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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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재회 22.10.07 21 0 11쪽
42 42. 창조자 데미우르고스 22.10.05 29 0 11쪽
41 41. 안개속 표류 22.10.03 19 0 11쪽
40 40. 안개속 표류 22.09.30 25 0 12쪽
39 39. 안개속 표류 22.09.28 26 0 11쪽
38 38. 별세 22.09.26 22 0 10쪽
37 37. 흑색신전 22.09.23 26 0 11쪽
36 36. 귀향 22.09.21 25 0 11쪽
35 35. 카산드리아 22.09.19 22 0 11쪽
34 34. 안개속의 마녀 +1 22.09.16 26 0 11쪽
33 33. 불멸 +1 22.09.14 23 0 11쪽
32 32. 잿빛 까마귀 22.09.12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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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정의의 유보 22.09.07 23 0 11쪽
29 29. 푸른빛의 몽상가 22.09.05 25 0 11쪽
28 28. 만월과 메데스비홀스작센 +1 22.09.02 35 0 10쪽
27 27. 푸른밤의 수난 +1 22.08.31 2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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