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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리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선택

“하!조선의 봄! 참으로 아름답구나!”


배런왕자는 혼자 산책을 하며 조선의 봄날에  감탄하였다.


“기사들 따돌리고 나 혼자 돌아 다니니까 너무 편하다.내가 왕자인지는 아무도 모르겠지. 히히히.

와! 자유다! 자유! 하하하!”


주위에 한양 백성들은 속으로 생각했다.


‘미국 배런왕자네.’


‘배런 왕자다.’


‘미국 막내왕자네.’


 왕자는 즐겁게 아침 산책을 계속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달콤한 꽃향기가 났다.


“하...이게 무슨 향기지? 사탕,초콜릿,꿀이 합쳐진 향기같네!무슨 꽃향기일까?”


그는 살구꽃 향기에 이끌려 경복궁까지 이르렀다.


경복궁 담에는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와!이 꽃이구나!참 아름답다! 이 꽃 이름은 무엇일까?”


그는 살구꽃을 웃으며 마구 꺾었다.


갑자기 어떤 소녀가 담을 넘어와 왕자앞에 나타났다.


“거기서  뭐해!꼬마! 너 왜 우리집 꽃들을 꺾어?”


왕자는 정색하며 말했다.


“나는 미국의 막내아들 배런왕자다. 당장 예우를 갖추어라!”


두 사람사이에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잠시 후, 소녀가 두 손을 모으며 왕자에게 다가갔다.


왕자는 단호하게  소녀에게 명령했다.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라! 그 천한 손으로 싹싹 빌어도

내 결코 용서치 않으리라!”


소녀는 모으던 두 손을 펴고 왕자의 두 볼을 까치발을 한 채  잡아당겼다.


“니가 왕자면 난 조선의 여왕님이시다!

여왕님께 예우를 갖추고 사과해! 내  살구꽃 살려내! 당장!”


왕자는 아픈 줄도 모르고 기뻐했다.


“이 꽃이름이 살구꽃이냐?”


“노란  대가리,꼬마! 조선말만 잘하면 다냐! 아가리만 살아서! 내 살구꽃 다시 살려내!”


소녀는 두 볼을 더욱 세게 잡아당겼다.


왕자는 크게 소리질렀다.


“으아아악악아아악!”


왕자도 역시 소녀의 두 볼을 세게  잡아당겼다.


공주 또한  소리질렀다.


“으아아악악아아악!”


궁 안에 있던 내금위장이 그들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그는 놀래서 뛰어나왔다.


즉시,그는 그들을 떼어놓았다.


“공주님!괜찮으십니까!”


“난 괜찮아.”


왕자는 소녀의 정체를 알고 깜짝 놀랬다.


“누나가!공주!”


내금위장은 왕자를 노려보며 칼을 왕자의 목에 겨누었다.


“웬 놈이냐!”


내금위장은  흠칫 놀랬다.


‘난 분명 이성애자인데…’


왕자는 13살 쯤 되어보였지만 키가 대략 180cm 되어보였고 긴 기럭지, 금발,얼굴은 작고 하얬다.


무엇보다 파란 눈은 보석과 같았다.


“내금위장, 뭐해?저 꼬마 빨리 잡아가”


“......”


“내!금!위!장!”


“네!공주님, 송구하옵니다. 저 분은 잡아갈 수 없사옵니다.”


“공주의 명령이다!”


“송구하옵니다.저 분은 바로 미국의 배런왕자님이십니다.”


공주는 잠시 당황했지만 다시 내금위장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나는 이 나라 조선의 공주,이 몸은  불가촉지존이다. 상대가 왕자가 아닌 왕이라 하더라도 그 죄가 무겁다. 하여…”



“오! 카리스마!예쁜 공주누나,이건 살구꽃값.”


왕자가 공주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나중에  어른되면  우리 꼭 결혼하는 거다!”


 살구꽃잎들이 봄바람에  날렸다.


꽃잎들이 연분홍 꽃비가 되어 그들에게 내렸다.


왕자는  손키스를 하며 달아났다.


“ 저 시키가!” 


공주가 왕자의 뒤를 쫓아가려 했다.


내금위장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진 채  공주의 앞을 가로막았다.


“공주님,진정 하십시오.안 됩니다.”


“뭐야! 뭐가 안 되는데 내가 13살애한테  당했는데!내금위장 니가 더 나쁜 새끼야.”


공주는 토라져서 궁궐 안으로 들어갔다.


내금위장은  왕자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하...아름답다.”


공주는 방에 들어 와서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두고  보자.배런왕자.다음엔 기필코…”


궁녀가 공주에게 유모가 왔음을 알렸다.


“유모가 공주님께 문안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어서 들어오라고 하여라.”


유모는 공주에게 큰 절을 하였다.


“공주님,문안인사 드리옵니다.”


유모는  공주의 흙투성이가 된 옷을 보고 놀랬다.


“ 공주님,또 담을 넘어 셨습니까?어디 다치신데는 없사옵니까?”


“유모 오늘은 어쩔 수 없었어. 어떤 나쁜 놈이 궁궐에 있는 살구꽃을 꺾고 또…”


“또 무슨 일이 있으신 겁니까?”


“아...아니야...절대 아무 것도 아니야.아무 일도 없었어.진짜야.”


“공주님,늙은이 눈은 못 속이십니다.”


“진짜야!정말로!”


“후훗...네, 알겠습니다.공주님 말씀이 옳습니다. 공주님 오늘 밤에 중전마마 생신기념 연회가 있사오니…”


‘탕! 탕! 으악아아악!”


총소리와 함께  사람들 비명소리가 뒤섞여 들렸다.


유모는 황급히 궁녀들을 불렀다.


“너희 둘은 여기 남아 공주님을 보호하여라.공주님이 털끝이라도 다치신다면 절대 살아남지 못 하리라.”


궁녀들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공주는 나가려고 하였다.


“밖에 어마마마,아바마마가 계실 지도 모르는데 내가 나가 봐야 겠어.”


“안 됩니다.공주님. 제가 나가서 알아보겠사오니 부디 옥체를 보전하시옵소서.”


“안 돼! 내가 가야해”


공주가 밖으로 나가려 하자

궁녀  두 명이 공주의 몸을 양쪽에서  붙잡았다.


“이거 놔!놓지 못 할까!” 


유모가 나간 잠시 후,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흐흐흐흑흐흐흐흑흐흐흐흑흐”


유모가 울면서 방문을 급히 열었다.


“흐흐흐흑흐...공주님,전하와 중전마마께서 총을  맞으셨습니다.”

 

“뭐야? 엄마,아빠가?”


“네,공주님. 지금 어의가 진찰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야 돼. 너희들 이거 놔라!”


“안 됩니다.공주님.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았사옵니다.”


공주는 궁녀들에게 잡힌 팔을 풀고 밖으로 나갔다.


유모는 궁녀들에게 명령했다.


“너희들은 나와 함께 공주님을 따라가 호위해야 할 것이다.”


“네.”


공주가 밖으로 나가자 내금위장이 공주의 앞을 막았다. 


공주를 따라오던 유모와 궁녀들은 팔을 벌여 그녀의 앞을 막았다.


“비켜라!”


멀리서 내시가 뛰어왔다.


내시는 공주앞에서 통곡하기 시작했다.


“흐흐흑흐...전하와 중전마마께서 그만…”


“그만 뭐!”


내금위장은  고개를 숙인 채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공주는 내시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아니야! 그 입 다물어!”


내금위장은 공주의 앞 길을 비켜주었다.


“공주님,전하와 중전마마께서 는 근정전에 계시옵니다.어서 가시옵소서.”


공주는 유모와 궁녀들을 뿌리치고 근정전을 향해 달려갔다.


유모는 내금위장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를 질렀다.


“내 이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오!”


“일개 유모따위가 간과하지 않으면 어찌할 것인가?하하하.니 년 살 궁리부터 하여라.”


내금위장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내금위장, 저 새끼 뭔가 싸 하다. 우리 공주님,이제 막 20세이신데 이를 어찌할꼬…앞으로 우리 공주님의 운명은 어찌될 것인가?”


그 날밤,궁궐의 밤은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였다.


가끔 늑대의 울음소리가 그 적막을 깼다.


공주는 혼절하여 누워있었다.


공주의 동생,유리왕자는 그녀의 곁에 웅크리며  앉아있었다.


“흐흐흑흐...어마마마,아바마마께서 승하하셨는데 누나마저 아프면 난 어떻게 해.흐흐흑흐...”


유리왕자는 한참을  울다가 공주옆에 있는 물을 마셨다.


“으아아악!”


그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다음 날 아침,궁궐은 공주의 울음소리로 가득하였다.


다음 날,각 나라대표들이 경복궁에 조문하러 왔다.


공주는 담담히 그들을 맞이했다.


“니콜라이왕자님,먼 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주님, 삼가…”


멀리서 화살이 공주의 심장을 향했다.


“안 돼!”


니콜라이왕자가 공주를 안았다.


그는 등에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어의를 불러라!”


“네”


궁녀들이 어의을 찾아 달려나갔다.


내금위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공주가 왕자를 안고 울었다.


“흐흐흑흐...왕자님,왜 저때문에...왕자님과 저는 정혼한 사이일 뿐입니다.”


“공주님,공주님과 정혼하기 전부터 저는 공주님을 연모했습니다.”


“말씀  그만하세요. 숨을 쉬시기가 힘드시잖아요.흐흐흑흐…”


“사…”


왕자가 의식을 잃었다.


어의가 도착했다.


“왕자님을  빨리!”


어의는 화살을  빼고 치료했다.


“공주님,다행히 급소에 화살을 맞지 않으셨습니다. 왕자님이 다시 건강하실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말만 애매하게 하게 하지말고 반드시 왕자님을 살려내야 한다.”


“네,공주님.”


공주는 니콜라이왕자가 맞았던

화살을 바닥에서 주었다.


화살을 노려본 후,한 손으로 꽉 쥐었다.


공주의 손이 화살 촉에 찔렸다.


빨간 피가 흘러내려 하얀 치마를 빨갛게 물들였다.


“나 이체리공주,조선의 공주로 사느냐,아니면 힘있는 조선의 여왕으로 사느냐?”


살구꽃잎이 바람에  날려 공주의 어깨 위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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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일상 | 선택 2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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