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우리는, 곧 너다.]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내게 속삭이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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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어린ㅇ...]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ㅁ...]
[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나ㅁ...]
[사랑은 변하지 않아. 단지 사람의...]
직후.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나오는 화면들이 내 몸을 관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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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내 팔이 찢어지는...]
[친구 문제에 옳고 그른 게 어ㄷ...]
[네 잘못이 아니...]
[인생은 모두가 함께하는...]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고 있었다. 멍을 때리는 사람도, 밤하늘을 감상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마치, 세상의 희노애락이 내게로 쏟아지고 있는 것 같았다. 봄의 햇빛처럼 따스하기도 했고, 우뢰와 같은 벼락처럼 나를 욱씬거리게 만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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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기다리는 최후의...]
[혹시 박제가 되어버린...]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코스모스는 과거에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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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다시 세상이 어두워졌다.
여기가 어딘가 하고 생각하고 있으니 다시금 목소리가 속삭였다.
[나는 곧 우주요. 우주는 곧 나다.]
[해, 달, 지구, 모든 것은 나요. 나는 곧 모든 것이다.]
[나는 세상을 이끌어 나갈테니, 너는 따라오면 된다.]
목소리는 자꾸 이상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
[너가 세상을 이끌어간다면, 나는 너를 따라가리.]
[명심하...
꽤나 신비하고 신기한 경험이었기에 평소의 나라면 신기하네라고 여길만한 경험이다만, 문제는 내가 어제 야근을 했단 거다.
지금은 내 앞에 예수가 나타나도 귀싸대기를 때릴만큼 예민할 정도이니, 웅웅 거리는 목소리를 상대론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아. 시끄럽네. 좀 조용히 좀 해주세요."
[......]
다행히 목소리는 내 뜻을 잘 알아들었는지 더 이상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화아아악.
눈을 떠보니 침대였다.
“뭔 이상한 꿈을...”
평상시의 꿈과는 달리 상당히 특이한 꿈이었으나, 잠을 별로 자지 못한 채 출근을 해야하는 내 입장에선 절도사건만도 못한 것이었기에 금세 잊곤 화장실로 향하기 위해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때였다.
!!!
슈-욱!
웬 이상한 검정색의 직사각형이 공중에 나타났다.
깜짝 놀라 침대로 자빠질 뻔 하였으나,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버텨냈다.
“이건 또 뭔...”
검은 패널은 공중에 뜬 채로 고정돼 있었다. 나는 검은 패널 주위를 돌며 관찰하고, 손으로 건드려 보려 하였다. 놀랍게도 내 손이 통과되었긴 하지만 말이다.
잠시 곰곰이 생각을 하고 있으니.
슈-욱!
“내가 잠을 못 잤긴 했나보네.”
검은 패널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
탁탁탁탁탁탁!
옆집 아저씨는 이기어검(以氣馭劍)으로 채소들을 손질하는 기행을 펼치곤 한다.
“천 이백 팔십 칠. 천 이백 팔십 팔.”
아랫집 누나는 밤마다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검을 휘두르고.
“으아아아아!! 성진아!!!”
심지어 직장 동료 경석이는 5년 전에 이상한 포탈 속으로 끌려갔다.
다행히도 2년 전에 거대한 망치를 손에 들고 돌아오긴 했다.
이처럼, ‘주인공화’로 인해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진보하였다. 부작용이 없었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에 비해 얻은 것이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덕분에 경찰인 나는 고생 중이다.
-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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