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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최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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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작품등록일 :
2019.01.02 23:52
최근연재일 :
2020.03.13 18:00
연재수 :
29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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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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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글자수 :
1,796,506

작성
19.12.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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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255화 한강에서 이건 무슨 인연? (上)

DUMMY

“캬아! 좋다. 자기야, 역시 술은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먹어야 제 맛이지?”

“응! 안주로 시킨 치킨도 너무너무 맛있어!”


20대 초반의 커플이 한강 경치가 잘 보이는 곳에 돗자리를 펴고 신나는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폭탄주, 안주는 느끼한 프라이드치킨에 매콤한 붉닭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따라 한강에 사람도 없고, 우리 자기와 단둘이 조용히 있게 되어 너무나 낭만적이야.”

“맞아. 오늘따라 저기 별들도 반짝이는 것이 나와 오빠를 축복해주고 있는 것 같아. 너무너무 행복해!”

“자기야!”

“오빠!”


주변에 인기척도 없고 술기운도 어느 정도 오르고, 커플은 눈치 같은 거 전혀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서로의 애틋한 마음과 따뜻한 체온을 확인한 뒤 남녀의 손이 서로의 몸을 더듬기 시작한다.


“어우, 하지 마, 오빠. 여기 밖인데······.”

“괜찮아, 괜찮아. 아무도 없는데 뭐 어때? 오빠만 믿고 가만히······.”

“꼴값을 떨고 앉았네. 딱 봐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꺄아악!”


흥분하여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려던 커플은 느닷없이 들려오는 퉁명스러운 남성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벌렁 자빠지고 말았다. 서로 반쯤 노출된 새하얀 피부를 감추기 위해 허둥지둥 상의를 내리는 모습이 어찌나 우습게 보이는지.


“누, 누구야?! 변태처럼 숨어 있지 말고 튀어 나와!”


그래도 여자친구 앞에서 가오를 잡고 싶었던지, 남자친구가 새파랗게 질려 있던 표정을 서둘러 감추고 버럭 고함을 질렀다.


“······.”


그러나 더 이상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고, 가볍게 부는 바람에 잔디만 휘날릴 뿐이다.


“자기야, 됐어. 그 변태 녀석, 흠씬 두들겨 맞을까봐 일찌감치 줄행랑 친 모양이야.”

“저, 정말 괜찮을까, 오빠?”

“그럼! 우리 자기한테 이 든든한 오빠가 있잖아? 일단 재수 옴 붙은 이곳에서 벗어나도록 하자.”


여자친구의 어깨를 감싸며 서둘러 자리를 벗어나는 남자친구. 제법 남자다운 모습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오줌지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을 텐데, 다른 곳보다 화장실에나 먼저 가면 딱 좋을 것을.”


잔디밭을 헤치고 스스슥 모습을 드러낸 능구렁이 한 마리. 여자친구를 챙겨 자리를 벗어나고 있는··· 아니, 서둘러 도망치고 있는 모습이 한심해 보여 혀가 절로 차진다.


“야, 이 연놈들아! 니들이 먹은 건 치우고 가야 할 것 아냐!”

“히이익!”


능구렁이의 조그만 입에서 터져 나오는 쩌렁쩌렁한 호통소리에 억지로나마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던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를 내팽개친 채 혼자 줄행랑치기 시작했다.


“오빠! 나 버리고 어디 가! 이 겁쟁아!”


여자친구는 당장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능구렁이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쿵쿵 발을 내딛으며 남자친구를 쫓아갔는데, 능구렁이는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든 알바 아니라며 시선을 싹 떼었다.


“쯧쯧쯧! 가장 기본적인 공중도덕도 안 지키는 연놈들!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다, 암울해!”


커플이 한바탕 어질러놓은 자리를 한참동안 쏘아보던 리스는 내용물이 반쯤 들어 있는 소주병을 머리로 밀어 넘어뜨렸다. 마치 깊은 산속의 약숫물이 나오듯 소주가 콸콸 쏟아져 나온다.


벌컥벌컥


리스는 내용물이 바닥나기 전에 재빨리 입을 벌려 모두 받아마시기 시작했다. 독한 알코올의 기운이 금세 리스의 흰자위를 새빨갛게 물들였다.


“크으으, 쓰다 써! 아르피아 대륙에서도 맛을 봤지만 생각할수록 이건 독약이나 마찬가지라니까?”


머리가 천근만근 무거워지고 눈은 핑핑 돌고, 무게중심을 눈 깜짝할 사이에 무너뜨려 픽 쓰러지게 하는 소주는 아르피아 대륙의 그 어떤 술보다도 강력했다.


“하아······.”


소주에 대해 투덜거리는 아주 잠시 뿐, 리스는 저 멀리 한강 경치를 바라보다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푹 쉬었다.


“샤키라 나쁜 자식, 친구 걱정하는 내 속도 모르고······.”


휘수의 집에서 벌어진 소동을 뒤로 한 채 답답한 마음을 달래러 무작정 밖으로 나온 리스. 아무 생각 없이··· 정확히는 사람들 눈에 띄면 안 된다는 이성만 겨우 차린 채 몸뚱이를 이끌다 보니 어느 새 그의 시야에 넓은 한강이 들어오게 되었다.


“중간에 생떼를 써서 겨우 같이 다니게 된 주제에, 지가 알카디우스를 알면 대체 얼마나 안 다고. 생각해보니 휘수 형님한테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데?”


어떻게든 암울한 분위기를 좀 전환해보기 위해 말솜씨가 썩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는데, 결과는 샤키라한테 고함이나 받고. 그때 휘수가 형, 오빠로서 좀 나서주면 어디가 덧나나?


“됐다, 됐어. 불평을 하면 끝이 없으니까. 생각해봤자 해결책도 안 떠오르고 머리만 아프고, 될 대로 되라고 해.”


한강에서 시선을 뗀 리스 앞에 다시 커플이 어질러놓은 자리가 나타났다. 소주는 아까 몽땅 마셔서 없고, 대신 아직 뜯지 않은 새 캔맥주와 치킨, 불닭이 남아 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기분이나 풀고 가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운 불닭을 덥석 입에 물어 꿀꺽 삼키는데, 가까이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눈을 크게 뜨며 긴장해야 했다.


‘누, 누구? 아까 그 대책 없는 커플인가? 혹시 쓰레기 치우러 돌아온 거야?’


혹시나 기대를 품었지만 금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만다.


‘지 혼자 살겠다고 여자친구까지 내팽개치고 도망간 녀석이 쓰레기 따위 안중에나 있겠어?’


그럴 리 없다며 고개를 젓고 고개를 조심스럽게 스윽 내밀어 보니, 과연 생각대로 처음 보는 낯선 인간이 보인다.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는 모르겠고, 교복에 책가방을 멘 소녀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쟤는 누구지? 지금 시간이 학교는 훨씬 오래전에 끝났을 텐데? 혹시 학원 땡땡이치고 한강으로 놀러 나온 건가? 표정이 썩 밝아보이지는 않은데?’

“하아······.”


소녀는 책가방을 천천히 내려놓더니 한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조심스럽게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자 쿵쾅쿵쾅! 불규칙하게 두근거리는 심장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젠, 더 이상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돼.”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대체 무슨 생각이지?’


평범한 능구렁이라면 모를까? 겉만 능구렁이일 뿐 속은 전설의 히드라 리스는 아무리 모기울음소리처럼 작은 소리라도 선명하게 귓속에 담을 수 있었다.

아무도 없는 야심한 시각에 소녀 혼자 나타난 것도 이상한데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혼잣말까지, 고개를 갸웃거리던 리스는 예상치 못한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었다.


“흐흑······.”

‘가, 갑자기 왜 저래? 무슨 일이길래 저렇게 서럽게 우는 거냐고?’


털썩 주저앉아 서럽게 눈물을 쏟아내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어어? 야!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다짜고짜 한강을 향해 미친 듯이 전력질주를 하는 소녀. 이 순간만큼은 리스도 당혹감이 너무나 커 외마디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풍덩!


리스의 외마디 소리가 굉장히 컸지만 소녀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 깊은 한강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서, 설마, 자살?! 이제 중고등학생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파릇파릇한 소녀가 무슨 짓이야?!”


알코올 영향에 몸이 무거워진 것도 잊은 채 허둥지둥 기어온 리스. 가라앉은 소녀가 다시 떠오를 기미 따윈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어, 어떻게 하지?! 구조, 구조를 요청해야 하나?! 하지만 능구렁이가 하는 말을 선뜻 믿어주는 인간이 있을까?!”


혹시라도 이 근처를 지나가는 인간이 있다면! 급히 고개를 두리번거리지만 인간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나중에는 짜증까지 절로 치민다.


“빌어먹을! 능구렁이의 말을 믿고 안 믿고가 아니잖아! 말하는 능구렁이보고 괴물이라며 게거품 물지 않으면 다행이지! 방송국에서 특종이라며 우르르 몰려오기라도 하면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도 잠시 뿐.


“젠장! 지금 그런 쓸데없는 생각 할 때가 아니잖아! 눈앞에서 익사체가 떠오르기 일보직전인데!”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다면, 리스에게 선택권은 단 한 가지!


“에잇! 빌어먹을! 나도 몰라 이제!”


무작정 물속으로 뛰어들며 나지막이 주문을 외운 리스. 잠시 후 물속에 가라앉던 능구렁이가 거대한 전설의 히드라로 변신했다.


‘우웁! 숨 막혀! 나 수영 못하는데, 이러다 내가 먼저 익사할라······.’


마음 같아서는 튼튼한 네 다리로 허둥지둥 지상으로 올라가고 싶었지만, 이대로 자신이 등을 돌리면 소녀는 죽고 말 것이다. 되든 안 되든 인간을 훨씬 뛰어넘는 히드라 시야로 소녀를 찾아 구조해야 한다.


‘저, 저거, 저거······.’


다행히 한강 물살이 세지 않아 소녀는 멀지 않은 곳에 가라앉아 있었다. 정말 목숨을 끊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지 몸에 뚫린 모든 구멍으로 물이 들어오는 어마어마한 고통에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알카디우스가 참 신기해! 아르피아 대륙에서 대한민국에서나, 민폐나 끼치는 인간들에게 그토록 봉사를 해대니!’


리스 자신도 숨 막혀 죽을 지경이었지만, 사연을 알 수 없는 소녀의 목숨을 구하겠노라 다짐한 만큼 이를 악물고 몸뚱이를 움직였다.

필사적으로 뻗은 두 앞발이 소녀를 꽉 끌어안고, 마지막 힘을 짜내어 물 밖으로 머리를 내미는데.


“놔!”


소녀가 앙칼지게 소리치며 마구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야야! 꼬맹아, 그렇게 막 움직이면 오빠 힘 빠져요!”

“이거 놔! 죽고 싶은데 왜 방해하는 거야! 그냥 내버려두라고!”

‘하아! 이 낯선 세계에서 이게 무슨 오지랖이냐? 기껏 구해줬더니 원망만 듣고 에잇!’


리스는 부들부들 떨리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녀를 힘껏 내던졌다. 어마어마한 고통을 안겨주던 물에서 완전히 해방된 소녀가, 이번에는 딱딱한 지상에 내팽개쳐져 뼈가 부서지는 듯한 고통을 이겨내야 했다.


“내가 무슨 이득 보겠다고 익사할 위험까지 감수하고. 가뜩이나 저녁도 안 먹었는데 물배만 가득 채웠네!”


몸을 털고 억지로 꿀꺽꿀꺽 마신 물을 토해내며 투덜거리는 리스. 그의 거대한 체격에 걸맞게 커다란 고함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 소녀는.


“꺄아악! 너, 누, 누, 누구야?! 정체가 뭐야?!”


동양의 용을 방불케 하는 전설의 히드라 리스와 눈이 마주치더니 비명과 함께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리스는 계속 물을 토해내더니 소녀가 느끼는 극심한 공포 따위에 아랑곳없이 커다란 얼굴을 스윽 들이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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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제297화 너의 마음은 어때? 20.03.13 73 1 12쪽
296 제296화 언니의 부탁 20.03.08 50 1 12쪽
295 제295화 블루 드래곤의 속셈 20.03.06 33 1 13쪽
294 제294화 아들아, 미안하다 (下) 20.03.04 53 1 13쪽
293 제293화 아들아, 미안하다 (中) 20.03.02 41 1 12쪽
292 제292화 아들아, 미안하다 (上) 20.02.29 33 1 14쪽
291 제291화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20.02.28 39 1 14쪽
290 제290화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해야지! 20.02.26 32 1 12쪽
289 제289화 현휘수, 어디에 있니? +1 20.02.24 43 1 14쪽
288 제288화 친구들아, 도와줘 20.02.19 40 1 12쪽
287 제287화 아버지의 진심 20.02.17 71 1 12쪽
286 제286화 아들의 호언장담 20.02.16 41 1 11쪽
285 제285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1 20.02.14 67 2 13쪽
284 제284화 소리 질러! 20.02.12 37 1 12쪽
283 제283화 우리 기분전환하러 가자! 20.02.10 33 1 12쪽
282 제282화 안전장치 20.02.09 71 1 12쪽
281 제281화 어제의 악몽이 다시? 20.02.08 43 1 12쪽
280 제280화 뜻 밖의 새벽 데이트 20.02.05 66 1 11쪽
279 제279화 가슴이 아파 20.02.03 75 2 14쪽
278 제278화 당신이 어떻게 아버지야! 20.02.02 37 2 11쪽
277 제277화 휘수에게 무슨 일이? 20.02.01 32 2 14쪽
276 제276화 새 친구들과 함께 20.01.31 42 2 14쪽
275 제275화 양아치 해산 20.01.29 49 2 12쪽
274 제274화 찌질한 것들 20.01.26 71 2 14쪽
273 제273화 하늘이 두렵지 않니? 20.01.25 44 2 14쪽
272 제272화 무자비한 폭력 20.01.24 60 2 13쪽
271 제271화 더러운 양아치 20.01.20 36 2 14쪽
270 제270화 대책 회의 20.01.19 40 2 13쪽
269 제269화 장난꾸러기에게 응징을! 20.01.18 7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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