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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최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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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작품등록일 :
2019.01.02 23:52
최근연재일 :
2020.03.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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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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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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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252화 절망의 그림자 (上)

DUMMY

주말 고아원 봉사활동을 끝마치고 꿀맛 같은 휴일을 즐긴 휘수와 친구들에게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 아침이 찾아왔다.


“흐음, 꽤 오래 잔 것 같은데 시간이 이제 겨우 7시였네?”


안방의 편안한 침대는 알카디우스와 세나 두 아가씨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들었는데, 소파가 아무래도 불편하다 보니 깊은 잠을 자는 경우가 드문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크게 뒤척거리는 경우도 없이 편안하게 잠자고 일어난 상태다.


“주말 봉사활동이 다들 피곤했나? 그래도 출근하려면 슬슬 기상해야 할 텐데.”


소파에서 자신과 늘 함께 자던 리스와 샤키라는 굴러떨어진 건지 단순히 바닥에서 자고 싶었던 건지 소파 아래에서 서로 체온을 나누며 잘 자고 있었다. 늑대와 능구렁이, 포유류와 파충류의 조합이 썩 어울려 보이진 않지만.


“안방에 별다른 기척이 없는 게, 어쩐지 알카디우스도 늦잠을 자는 분위기야. 누구보다 가장 먼저 일어나던 녀석인데.”


안방 문을 조심스럽게 열려던 휘수가 생각을 바꾸었다.


“10분 정도는 여유 있으니까, 조금만 더 자게 놔두지 뭐.”


휘수가 안방에서 등을 돌리고 거실 바닥에 놓여 있던 재킷을 걸친 채 조용히 신발을 신었다.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자 지포라이터와 두툼한 담뱃갑이 잡히고, 곧 그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머금어진다.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주는 건 좋지만, 주말에 기회 날 때마다 반드시 봉사활동에 참가하니 체력이 남아나겠어?”


아직도 곤히 잠들어 있을 알카디우스가 부디 이 말을 듣고 조금이라도 반성했으면 하는 걸까? 휘수는 잠시 굳게 닫혀 있는 안방 문을 빤히 쳐다보다 밖으로 나갔다.

그가 향한 곳은 아파트 근처의 놀이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라곤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새로 시작되는 한주. 기운 빠지는 월요일에 파이팅하는 의미로 니코틴 한 번 충전해주고······.”


집에서는 예전처럼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다 함께 지내고 있어 곤란하고, 밖에서는 아파트 단지에 흡연 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니코틴 충전이 간절할 때는 지금처럼 놀이터에 아무도 없는 순간을 노려야 한다.


“딱, 딱 한 개비고 쓰레기 처리도 말끔하게 할 거니까······.”


찰칵!


지포라이터가 토해낸 불꽃이 담배와 막 접촉하려는 순간.


“휘수.”

“히익! 누, 누구?!”


분명 놀이터에 자신 외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했는데! 뒤에서 나지막이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지포라이터는 물론 입에 물려 있던 담배까지 땅바닥에 툭 떨어지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이, 일어났구나, 알카디우스? 잘 잤어? 나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응. 거실에서 휘수가 보이지 않아 정신을 집중했더니 이곳에서 기운이 느껴져서 나와봤어.”

“그, 그랬구나. 난 잠깐 상쾌한 아침 공기 좀 마시고 싶어서··· 아하하.”


억지웃음이라는 것이 확 티가 나는지, 알카디우스는 휘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곧바로 발아래 떨어져 있는 담배와 지포라이터를 집어 들었다.


“알카디우스, 그건 말이지······.”

“내가 그만, 휘수의 소중한 시간을 방해하고 말았네?”

“그게 그러니까, 소중한 시간까진 아니고······.”


손에 들린 담배와 지포라이터를 내려다보고 있는 알카디우스의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그녀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휘수의 머릿속에서 마땅한 것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미, 미안해. 너뿐만 아니라 친구들과도 굳게 약속했는데, 조, 조금 힘들어서 말이야.”


변명을 해보지만 알카디우스의 시무룩한 표정은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아, 아르피아 대륙에는 담배가 없으니 흡연자도 없고. 금연이라는 게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고 여러 가지 고충이 따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겨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대한민국에서 알카디우스와 함께 살면서 주말 봉사활동과 함께 굳게 약속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금연. 아르피아 대륙에서 가끔씩 휘수의 흡연을 바라보던 알카디우스는 눈이 감기는 건 물론 기침까지 절로 나오게 만드는 흡연이 해롭다는 사실을 금방 파악하고 결국 금연이라는 약속을 받아내기에 이른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그래! 여기서 다시 약속할게.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반드시 금연에 성공하겠다고. 너와 리스, 샤키라, 세나를 위해서··· 아니, 나를 위해서 말이야. 니코틴에 찌든 병든 육체가 아닌 건강한 육체를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할게. 그러니까 이만······.”


이만 기분이 풀렸으면 정말 좋겠는데. 더 이상은 떠오르는 말도 없어 이대로라면 기약을 알 수 없는 침묵이 이어지고 말 것이다.


“후훗.”


휘수의 진심이 전달된 걸까? 시무룩하던 알카디우스의 표정에서 미소가 되살아났다.


“들어가자, 휘수. 출근하기 전에 아침밥 맛있게 차려줄게.”


알카디우스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와 지포라이터를 휘수에게 돌려주고 앞장서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그래, 알카디우스.”


땅에 떨어져 다시 사용하기 찝찝한 담배를 만지작거리던 휘수는 일단 담뱃갑에 다시 집어넣은 후 천천히 뒤를 따랐다.


“건강한 육체, 꼭 기대할게.”

“으응. 기대해도 좋아. 반드시 해내고 말 테니까.”


그 단어에 들어있는 의미가 한두 개도 아니고, 감당하는 게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휘수로서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되든 안 되든 나를 위해 친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수밖에.


“건강한 육체라, 건강한 육체······.”


얼떨결에 생각해내어 황급히 내뱉긴 했지만 몇 번 중얼거려보니 쑥스럽기도 하고, 그냥 그러려니 하자고 마음먹으며 집으로 돌아온 휘수는 머릿속에서 뭔가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건강··· 이라고?’


아침 준비를 위해 부엌으로 들어간 알카디우스를 빤히 쳐다보던 휘수는,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간 것이 아르피아 대륙에서 겪었던 기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카디우스의 어머니 골드 드래곤 세리나, 그리고 언니 레드 드래곤 블레시아까지. 선천적인 불치병을 안고 태어나 버림받았다고 했는데······.’


그 불치병에 알카디우스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휘수. 더구나 휘수는 절대 변치 않는 그 사실을 오직 진실만을 보여주는 추억의 거울을 통해 두 눈과 두 귀로 정확히 확인한 상태다.


‘아르피아 대륙에서 알카디우스를 처음 만나고, 지금까지 쭉 지켜봤지만 아프다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어. 그 흔한 감기조차 걸린 적이 없었지. 이렇게만 생각하면 누구보다 건강하다는 뜻인데.’


휘수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동족들이 갓 태어난 그녀를 버릴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휘수, 어서 아침 먹어. 이러다 지각하겠어.”


어느새 알카디우스가 아침 식사 준비를 끝내고 휘수에게 손짓을 보내왔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편치가 않아. 부디 이대로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건강이란 단어 하나에 아르피아 대륙에서의 기억이 떠오르고, 나아가 근심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휘수였다.


******


“메일 잘 봤어, 알카디우스 씨. 오타나 기타 문제는 없어 보이니 이대로 바이어에게 발송 부탁해.”

“네, 팀장님.”


늦지 않게 회사에 출근하여 분주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알카디우스. 바이어에게 보낼 메일을 작성하고 그 내용을 부서장 오과장에게 무사히 검토받았다.


“알카디우스 씨, 이번 주 금요일까지 건강검진 받아야 하는 거 알지? 결과표 나오는데 이틀에서 사흘 정도 걸리니까 내일 오전에 검사받고 출근하도록 해.”


회사에서 직원 복지 차원으로 지원해주는 무료 건강검진. 알카디우스에게도 회사 소속인 만큼 그것을 받고 결과표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다.


“네, 팀장님. 일찌감치 검사받고 늦지 않게 출근하겠습니다.”


일단 오과장의 명령을 공손히 받들었지만 사실 알카디우스에게 건강검진이란 번거로운 일이었다.


‘딱히 몸에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회사의 일원이라면 의무를 다 하는 게 맞는 거겠지?’


강인한 드래곤의 육체는 그 흔한 감기조차 허용하지 않아 할 수만 있다면 건강에 자신 있다고 만천하에 떠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직 마음속으로만 품고 지금은 내일 오전 검사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금식을 수행하는 일만 생각할 수밖에.


******


10시간 이상의 금식을 수행하고 무사히 건강검진을 받고 이틀 뒤, 평소와 다름없이 부지런히 업무를 수행하던 알카디우스는 병원에서 결과표를 찾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팀장님, 병원에서 결과가 나왔다는 연락이 와서 지금 막 외출증 기안을 올렸습니다.”

“그래, 알았어. 얼른 결제해줄 테니까 외출 나가는 김에 점심도 해결하고 충분히 휴식도 취하고 복귀해.”


팀장의 외출 허락을 받은 알카디우스는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병원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알카디우스는 건강이라면 자신감이 충만했기에 남은 외출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서만 한참 고민했었다.


“알카디우스 씨, 결과표는 여기 있고요, 원장님과 면담이 예정되어 있으니 잠시만 뵙고 가시기 바랍니다.”

“네? 원장님과 면담이 있다고요? 저는 결과표만 찾아 얼른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병원 접수처에서 간호사에게 해준 말은 알카디우스에게 놀라움을 선사해주기 충분했다.


“건강검진 결과에 대해 설명이 필요해서 그러니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시간을 허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정 그렇다면······.”


비록 자신이 실버 드래곤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인간의 모습으로 폴리모프 한 상태라면 딱히 수상한 점 같은 건 없을 텐데. 일단 원장님이 일부러 시간을 내주셨으니 따를 수밖에.


“아, 어서 오세요, 알카디우스 씨.”

“안녕하세요, 원장님?”


알카디우스가 풀리지 않는 의문을 품고 원장실로 들어가자 30대 초반의 젊은 원장이 빙긋 미소와 함께 반가운 인사를 건네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알카디우스 손에 들려 있는 결과표를 보자 표정에서 점점 근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건강검진 결과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이렇게 뵙자고 청했습니다. 일단······.”


어디부터 설명을 시작할까 고민하던 원장은 먼저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했다.


“시력, 청력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뛰어나고, 콜레스테롤 수치 정상에 혈액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주 건강하셔서 앞으로 회사 생활에 지장은 전혀 없을 겁니다.”

“그렇군요. 정말 잘됐어요.”

“그런데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


갑자기 뜸을 들이는 원장의 태도가 심상치 않아 방금 전까지 여유가 있던 알카디우스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카디우스의 얼굴과 바닥을 번갈아 쳐다보며 고민하던 원장은 결국 마음을 굳게 먹고 너무나도 어려운 말을 꺼내게 되었다.


“알카디우스 씨는,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작가의말

문피아 작가님들, 독자님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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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제295화 블루 드래곤의 속셈 20.03.06 33 1 13쪽
294 제294화 아들아, 미안하다 (下) 20.03.04 51 1 13쪽
293 제293화 아들아, 미안하다 (中) 20.03.02 41 1 12쪽
292 제292화 아들아, 미안하다 (上) 20.02.29 33 1 14쪽
291 제291화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20.02.28 39 1 14쪽
290 제290화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해야지! 20.02.26 32 1 12쪽
289 제289화 현휘수, 어디에 있니? +1 20.02.24 43 1 14쪽
288 제288화 친구들아, 도와줘 20.02.19 40 1 12쪽
287 제287화 아버지의 진심 20.02.17 71 1 12쪽
286 제286화 아들의 호언장담 20.02.16 41 1 11쪽
285 제285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1 20.02.14 67 2 13쪽
284 제284화 소리 질러! 20.02.12 37 1 12쪽
283 제283화 우리 기분전환하러 가자! 20.02.10 33 1 12쪽
282 제282화 안전장치 20.02.09 71 1 12쪽
281 제281화 어제의 악몽이 다시? 20.02.08 43 1 12쪽
280 제280화 뜻 밖의 새벽 데이트 20.02.05 66 1 11쪽
279 제279화 가슴이 아파 20.02.03 75 2 14쪽
278 제278화 당신이 어떻게 아버지야! 20.02.02 37 2 11쪽
277 제277화 휘수에게 무슨 일이? 20.02.01 32 2 14쪽
276 제276화 새 친구들과 함께 20.01.31 42 2 14쪽
275 제275화 양아치 해산 20.01.29 49 2 12쪽
274 제274화 찌질한 것들 20.01.26 71 2 14쪽
273 제273화 하늘이 두렵지 않니? 20.01.25 44 2 14쪽
272 제272화 무자비한 폭력 20.01.24 60 2 13쪽
271 제271화 더러운 양아치 20.01.20 36 2 14쪽
270 제270화 대책 회의 20.01.19 40 2 13쪽
269 제269화 장난꾸러기에게 응징을! 20.01.18 70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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