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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최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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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작품등록일 :
2019.01.02 23:52
최근연재일 :
2020.03.13 18:00
연재수 :
297 회
조회수 :
50,480
추천수 :
1,118
글자수 :
1,796,506

작성
19.12.16 18:00
조회
51
추천
2
글자
12쪽

제246화 기적이 일어났다

DUMMY

‘아얏! 통증이 아주 명확한 것을 보니 꿈이 아닌 절대 현실이야!’


곤히 자고 있는 사람의 귓가를 느닷없이 때리는 왁자지껄 소음에 벌떡 몸을 일으키고 허벅지까지 꼬집은 휘수. 철저히 혼자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발생하는 것처럼 만만치 않은 일도 없어 당장 이 상황이 현실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리스! 샤키라!”


현실 파악이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선명한 두 시야 안으로 낯익은 괴수 두 마리가 들어왔다.

평범한 능구렁이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몸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이 선명한 히드라 리스, 애초부터 변신할 생각 없이 건장한 은색 웨어울프 모습 그대로인 샤키라를 힘껏 부르는 행동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상황.


“휘수 오빠!”


두 괴수 친구를 꽉 껴안으며 반가운 재회를 나누려던 휘수는, 몹시 화가 났는지 가시가 무수한 앙칼진 목소리에 멈칫하며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펴야 했다.


“세, 세나?!”


방 안으로 성큼 들어온 사람은 놀랍게도 키메라 세나! 화려한 금발머리에 푸른 사파이어 눈동자, 그리고 흰 깃털이 풍성한 천사날개까지! 아르피아 대륙에서 친동생처럼 귀염둥이 막냇동생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 세나가 틀림없다!


“세상에! 혼자 살면서 청소 한 번을 안 했던 거예요?! 먹다 남은 음식에 개미 떼가 잔뜩 꼬이고 집안 곳곳에 먼지가 덩어리로 아주 득실득실하던데, 이런 집에 살면서 병에 걸리지 않은 게 용할 정도라고요!”

“미, 미안해, 세나야. 화 많이 났니?”


반가운 마음에 꽉 껴안아주고 싶은 친구가 한 명 더 늘었는데, 휘수는 분노의 콧바람을 씩씩 뿜어대고 있는 세나에게 감히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쩔쩔 매야 했다.


‘하아!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먹다 남은 건 깨끗이 치우고 자는 건데.’


날카로운 독수리눈으로 자신과 마주하고 있는 세나의 모습을 보니 그녀가 느끼는 분노가 충분히 공감되고도 남는다.

집안을 청소하다 몸 곳곳에 시커먼 먼지가 달라붙은 건 그만두고 저 날개, 풍성한 흰색 깃털에 울긋불긋하게 묻어 있는 양념통닭 특유의 붉은 소스! 쓰레기를 치우다 커다란 날개가 그만 양념에 노출되어 아몬드 파편까지 깃털에 엉겨 붙어 세나의 심기가 잔뜩 뒤틀린 것 같다.


‘저거, 그냥 비누로 빡빡 문질러도 안 지워질 텐데. 합성세제 중에서 아주 강한 걸로 하나 사와야 하나? 아니면 안 지워지는 부분만 가위로 잘라······.’

“얘들아, 그렇게 우르르 몰려가면 휘수가 많이 놀랄 거야.”

‘이, 이 목소리는?!’


세나에게, 정확히는 붉은 양념이 잔뜩 엉겨 붙은 세나의 날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휘수는 너무나 낯익고 따스한 목소리에 당장 시간이 멈춘 것처럼 모든 움직임을 멈추었다.

오직 두 귀만 쫑긋 세우며 혹시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지만.


“아, 알카디우스.”


성큼 방 안으로 뛰어 들어온 친구들과 달리, 알카디우스는 혹시나 휘수가 놀랄 것을 염려해 조심스럽게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화려한 은발에 붉은 루비눈동자, 그리고 은은하게 느껴지는 실버 드래곤 특유의 냉기까지. 휘수 자신이 그리워하던 여자친구 알카디우스가 틀림없었다.


“미안해, 휘수, 오늘은 오후 강의만 있어 오전에는 푹 쉬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만 방해를 하고 말았어.”


알카디우스의 사과 따윈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지 휘수에게서 어떠한 반응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저기, 어제 휘수가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아서, 아침에 속이 좀 달래졌으면 하는 마음에 콩나물국을 끓였어. 하하, 요리라는 건 제대로 해본 적이 없고 그냥 집에 있는 재료에 레시피만 참고하면서 만들었는데 맛이 괜찮을지 모르겠어. 혹시 피곤하면 좀 더 푹 자고 점심 때······.”


알카디우스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아무 말 없이 자신을 쳐다보고만 있던 휘수가 온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두 눈가에 눈물이 가득 고이는 것이 아닌가!


“휘수?”

“형님?”

“오빠?”


알카디우스는 물론 앞서 일찌감치 재회를 이룬 리스와 샤키라, 세나까지 휘수의 반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크윽, 흐흑, 흑······.”


급기야 휘수는 비 오듯 눈물을 쏟으며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았다. 엉엉 소리만 내지 않을 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목 놓아 실컷 울었다.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으리라 여겼던 소중한 친구들을 이렇게 현실에서 다시 재회하여 쏟아지는 기쁨의 눈물이다.


******


기쁨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던 상황이 수습되고, 휘수의 집 거실에 푸짐한 아침상이 차려졌다.

북어포와 파, 그리고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 콩나물국, 계란 옷을 예쁘게 입은 두부부침, 계란말이, 그리고 갖가지 나물 반찬까지. 늘 혼자 살며 혼자 밥을 차려먹던 휘수에게 이만한 진수성찬도 없었다.


후룩후룩


어젯밤 맥주 과음으로 속이 불편한 휘수로부터 가장 먼저 선택을 받은 메뉴는 역시 콩나물국.


“휘수, 괜찮은 거야?”


조심스럽게 휘수에게 질문을 던지는 알카디우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콩나물국의 맛 따위가 아니었다.


“괜찮아, 알카디우스. 실컷 울었더니 마음이 아주 편해졌어. 기분이 아주 날아갈 것 같은데?”


휘수 또한 남자친구답게 알카디우스의 의도를 잘 알고 있어 일부러 빙긋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퉁퉁 부은 눈가에 흰자위도 충혈 되어 있어 그다지 밝게 보이지는 않지만.


“알카디우스가 정성껏 차려준 아침도 정말 맛있어. 최고야.”

“정말?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얘기해줘서 정말 고마워, 휘수.”


물론 그녀가 정성껏 만들어준 음식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알카디우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두 번 다시 못 만날 줄 알았던 친구들과 이렇게 기적처럼 재회하게 되다니, 혹시 이제 대한민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소환문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거야?”


국물 몇 숟가락만으로도 속이 한결 편해지자, 단숨에 여유를 찾은 휘수는 친구들과 재회하자마자 모락모락 피어오른 궁금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형님, 그 얘기를 다 하자면 아마 날밤을 새도 모자랄 걸요?”

“그래? 내가 떠난 아르피아 대륙에 엄청나게 장황한 스토리가 숨어 있었던 거야?”


휘수는 리스의 말에 더욱 궁금증이 증폭하여 당장 부담스러운 눈빛을 모든 친구들에게 보냈다. 대체 무슨 스토리인지 어서 들려주지 않으면 아침식사는 국물 몇 숟가락으로 끝날 듯싶다.


“오빠 말대로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는데, 이걸 어디서부터 설명해줘야 좋을까?”


샤키라도 리스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휘수를 위한 시원한 설명으로 이어가진 못했다.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리스와 샤키라는 물론 세나도 금세 고민에 빠졌다.


“후훗, 내가 자세히 들려줄게.”


역시 친구들 중 가장 지혜롭고 차분한 실버 드래곤 알카디우스. 금세 휘수는 물론 세 친구의 시선까지 모두 끌어 모았다.


“대륙의 여신 이애나님이 만들어주신 소환문을 통해 휘수가 대한민국으로 돌아가고, 우리 또한 각자 갈 길을 정하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어. 나는 그레이데스에 남아 블레시아 언니와 함께 지내고 리스와 샤키라는 고향으로, 세나는 과거 이린지스 주민이었던 아이렌 촌장님이 계신 렌자스섬으로 떠났지.”


엷은 미소를 머금으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알카디우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다들 각자 갈 길을 떠나 하루하루를 살아갔다는 평범한 내용이다.


“나는 언니와 함께 지내다 가끔 케이렉스와 함께 그레이데스를 떠나 대륙을 돌아다니기도 했어. 언니가 앓고 있는 병에 대한 치료법이나 약을 구할 수 없을까 이곳저곳 수소문을 다녔지. 그러던 어느 날, 그레이데스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어.”


알카디우스가 말을 마치기 무섭게 침묵을 지키고 있던 리스와 샤키라, 세나가 약속이라도 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너희들 표정이 심상치 않아.”


다시 이어지는 알카디우스의 이야기는 휘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이애나님이 휘수의 소원을 위해 만들어주신 소환문이, 분명 휘수가 떠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그 소환문이 다시 열려 있었던 거야.”

“뭐, 뭐라고?! 그게 가능한 일이야?!”


SUV 자동차 투산과 함께 자신을 꿀꺽 집어삼킨 거대한 소환문이 다시 열렸다니! 이애나님이 나타나 일부러 열지 않고서야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설마 이애나님이 나타나서 다시 소환문을? 그럴 일은 없겠지?”

“이애나님은 휘수 오빠가 소환문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시고 곧 사라지셨어요. 잠시 여신님들의 모습을 되찾은 신물도 다시 흩어졌을 텐데, 이애나님이 그레이데스에 다시 오셔서 소환문을 여실만한 동기 같은 것도 없고요.”

“그럼 소환문의 힘이 너무 강해 여신님이라도 마음대로 닫지 못하시는? 그런 일도 있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세나의 말대로 이애나에게 다른 동기가 있는 것도 아니라면 애초에 처음 연 소환문을 제대로 닫지 못했다고 밖에 해석이 안 된다. 하지만 그 사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괜찮을까?


‘무슨 처음에 소환문을 열 때는 마음대로 열어도 닫을 때는 마음대로 못 닫는다는 거야?’

“어쩌면 형님 말대로 일지도 몰라요.”

“응? 리스, 정말 여신님이 소환문을 마음대로 닫지 못하신 거라고?”

“오빠, 생각해보면 어렵게 생각할 것도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샤키라가 뭔가 생각이 떠오른 듯 두 손가락까지 딱! 튕겨보였다.


“우리가 이곳 대한민국에 처음 방문하고 느낀 것! 아르피아 대륙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것이었다고.”

“아르피아 대륙에서 상상도 할 수 없던 것? 그게 뭔데?”

“저기, 저 하늘!”


자세한 대답 대신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 한 번 크게 질러주고 손가락으로 베란다 밖을 가리키는 샤키라. 베란다 밖 하늘에 뭐가 있길래 저러는 건지 휘수가 벌떡 몸을 일으켜 가보니.


“욱! 아침부터 공기가 완전 개판이네?”


창문을 열자 당장 숨 막히는 퀘퀘한 공기가 느껴진다. 오늘따라 집수리하는 곳이 있는지 자재를 잔뜩 실은 트럭이 연신 매연을 내뿜고, 아래층에서는 담배를 피우는지 연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서울 하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모그 현상. 다른 말로 공해!’


창문을 단단히 닫고 다시 거실로 돌아온 휘수는 그제야 소환문이 왜 닫히지 않았는지 조금은 수긍이 갔다.


‘최악의 경우 목숨까지 앗아가는 서울 공해의 힘이 소환문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애나님의 힘이라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야. 그렇다면 저절로 힘이 증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소환문에 대한 궁금증은 거의 다 해결되었다고 결론지은 휘수에게 남은 건 한 가지뿐이었다.


“알카디우스, 내가 떠나고 친구들도 각자 갈 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진 사실도 잘 알았어. 사라진 줄 알았던 소환문이 다시 나타나 활짝 열린 사실도 잘 알았고, 이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야기만 남았어.”


알카디우스는 빙긋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후훗, 그래. 우리가 어떻게 다 함께 대한민국으로 넘어와 이렇게 휘수와 재회하게 되었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들려줄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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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제297화 너의 마음은 어때? 20.03.13 73 1 12쪽
296 제296화 언니의 부탁 20.03.08 50 1 12쪽
295 제295화 블루 드래곤의 속셈 20.03.06 33 1 13쪽
294 제294화 아들아, 미안하다 (下) 20.03.04 51 1 13쪽
293 제293화 아들아, 미안하다 (中) 20.03.02 41 1 12쪽
292 제292화 아들아, 미안하다 (上) 20.02.29 33 1 14쪽
291 제291화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20.02.28 38 1 14쪽
290 제290화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해야지! 20.02.26 32 1 12쪽
289 제289화 현휘수, 어디에 있니? +1 20.02.24 43 1 14쪽
288 제288화 친구들아, 도와줘 20.02.19 40 1 12쪽
287 제287화 아버지의 진심 20.02.17 71 1 12쪽
286 제286화 아들의 호언장담 20.02.16 41 1 11쪽
285 제285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1 20.02.14 67 2 13쪽
284 제284화 소리 질러! 20.02.12 37 1 12쪽
283 제283화 우리 기분전환하러 가자! 20.02.10 33 1 12쪽
282 제282화 안전장치 20.02.09 70 1 12쪽
281 제281화 어제의 악몽이 다시? 20.02.08 43 1 12쪽
280 제280화 뜻 밖의 새벽 데이트 20.02.05 66 1 11쪽
279 제279화 가슴이 아파 20.02.03 75 2 14쪽
278 제278화 당신이 어떻게 아버지야! 20.02.02 37 2 11쪽
277 제277화 휘수에게 무슨 일이? 20.02.01 32 2 14쪽
276 제276화 새 친구들과 함께 20.01.31 42 2 14쪽
275 제275화 양아치 해산 20.01.29 49 2 12쪽
274 제274화 찌질한 것들 20.01.26 71 2 14쪽
273 제273화 하늘이 두렵지 않니? 20.01.25 44 2 14쪽
272 제272화 무자비한 폭력 20.01.24 59 2 13쪽
271 제271화 더러운 양아치 20.01.20 35 2 14쪽
270 제270화 대책 회의 20.01.19 40 2 13쪽
269 제269화 장난꾸러기에게 응징을! 20.01.18 69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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