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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앵민 서재

소환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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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쑤앵민
작품등록일 :
2018.09.02 04:27
최근연재일 :
2020.12.31 06:0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202,898
추천수 :
3,753
글자수 :
1,068,567

작성
20.12.29 06:00
조회
265
추천
5
글자
11쪽

흑화 3

DUMMY

기합을 넣는다. 디드는 진심이었다.


“흐아아아압!”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신성력을 몸에 두른다. 다니엘의 몸이 빛나며 달려드는 화살을 하나씩 쳐낸다.


“크크킄...! 쩔어...! 쩐다고...! 저 엘프 뭐야! 용사고 뭐고 발라버리잖아!”


류자는 다니엘을 압도하는 디드의 모습에 좋아한다.


‘큭... 바람이 점점 거세져...! 엘프의 마을에 피해가 갈 것인데... 형님은 왜 저런 큰 기술을...’


다니엘의 걱정과 다르게 디드를 중심으로 몰아치는 폭풍은 점점 거세진다. 디드 옆에 소환되어 있는 실피드 역시 걱정스러운 듯 주변을 살피고 있다.


‘막아야 하나...? 엘프를 아끼시는 형님이... 마을에까지 피해가 갈 것을 알면서 저 기술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야.’


의중을 파악한다. 엘프를 끔찍하게 아껴, 고된 수련으로 모두를 구한 디드다. 그런 디드가 엘프의 마을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오라버니 지금이에요! 에어리어 릴렉스!”


“풍옥!”


“무...!!!”


레위시아의 외침과 함께 바닥에 마법진이 그려진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마법진 안에 포함되어 있었고, 흐리멍텅한 표정은 조금씩 편안해져간다.


또한 디드의 활에 모여들던 폭풍은 류자에게 날아가 바람의 형태가 보일 정도의 감옥을 형성한다. 류자는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지만 강한 바람에 아무런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


“다행이네요. 생각대로에요.”


“흠... 역시 말로 명령을 내리는 건가?”


“형님...! 누님...! 믿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계획이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감동하는 다니엘의 모습에 디드가 살짝 혀를 차긴 했다. 등에 오한이 오도독 오른 다니엘은 애써 웃었다.


“다들 상태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치료, 정화, 해독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연기를 했죠.”


“흑화라는 상태이상입니다. 누님 아시나요?”


“흑화... 음... 저는 잘 모르겠네요.”


디드는 모른다고 했다. 치료사로 우수한 레위시아가 모른다면 이곳에서 흑화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음... 아니면 용사 전용 스킬인가?’


“풍옥은 유지하려면 끝도 없이 유지하겠지만... 흑화를 풀 방법이 없으니... 풍옥을 풀면 엘프들에게 또 자결하라는 명령을 할 것 같으니까... 풀어 줄 수는 없고... 막막하군.”


“해볼 수 있는 것을 해보죠.”


각자 생각나는 방법을 해보기로 하며 흩어진다. 다니엘은 루인의 곁으로 향한다. 루인은 석상처럼 굳어 있다. 하스의 근력이 더 높으니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루인... 좋아야 할 날에... 이게 무슨 일일까...”


루인은 꼼짝없이 서서 다니엘을 노려보고 있다.


“음... 하스야 루인을 풀어줘.”


“주인님에게 위해를...”


“괜찮아. 나는 이스와 함께 있잖아. 또 하스도 나를 도울 거잖아. 그렇지?”


하스는 고민 하는 것 같더니 루인의 몸에서 떨어진다.


“...무슨 속셈이죠?”


“음... 나에게 존대하는 루인은 정말 오랜만이네.”


“제가 이상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인간을...”


루인은 싫은 표정으로 다니엘을 본다. 다니엘은 가슴이 답답해져 간다.


“맞아... 루인은 인간이 싫다고 했었지... 엘프를 노예로... 많이 나쁜 짓을 했었다고...”


“맞아요. 인간은 믿을 수 없어요.”


차가운 말투, 차가운 표정. 루인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낀다. 문득 울음이 날 것 같다.


“...그래도 루인은 나를 좋다고 했었어.”


“그건... 착각이나 뭔가...”


“나는... 사랑을 하지 않을 줄 알았거든...? 그런데 루인이 나를 바꿔줬어.”


뭔가 말을 하려는 루인을 손을 들어 막고 이야기 한다. 루인의 표정이 찡그려진다.


“그리고... 이렇게 루인이 나를 싫다고 하면... 솔직히 꺾일 것 같아.”


“흥, 그럼 꺾이시죠.”


루인이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다니엘을 본다.


“꺾일 수는 없어. 루인이 정말 나를 싫어한다면...”


그러나 그 표정과는 다르게 한쪽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린다.


“그렇게 울지는 않을 거잖아?”


“이...건...”


루인은 당황스럽다는 듯 자신의 뺨을 닦는다. 다니엘이 루인에게 다가간다. 이스는 분위기를 아는 것인지 잠시 다니엘에게서 떨어져 하스의 곁으로 향한다.


“나는 루인을 좋아해. 많이, 정말 많이 사랑해.”


“저...저는... 당신이... 싫... 흑... 흐윽...!”


다니엘이 루인을 안는다. 루인은 싫다고 말하려고 한다. 하지만 끝내 말을 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다니엘은 그런 루인의 등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준다.


“루인이 정말로 내가 싫다고 할 때까지 나는 루인을 사랑한다고 말해줄게.”


“흑... 싫어... 이런 건 내 마음이... 나는... 다니엘...!”


“응, 곁에 있어. 괜찮아. 어디도 가지 않아.”


다니엘은 계속 루인의 등을 토닥여준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루인의 울음이 멈춘다.


“진정됐어?”


안겨있던 루인의 고개가 들린다. 혼탁했던 눈빛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저기...”


“응, 말해.”


다니엘은 루인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런 다니엘의 모습에 루인의 눈이 방황한다. 한참 생각하더니 끝내 눈을 감고 말을 한다.


“미안해...”


“괜찮아.”


자신 없어 하는 루인의 소리에 다니엘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말한다.


“지독한 악몽을 꾼 것 같아... 그것도 제정신으로... 내 마음과 반대로 말하고... 말을 하면 할수록 어둠이 나를 삼키는 느낌이었어... 조금 더 지나면 나를 잊을 뻔 했어... 다니엘이 또 나를 구해줬어...!”


차분하게 말을 하는 루인의 머리에서 검은 기운이 빠져나간다.


“루인은 매번 나를 구해줬는걸?”


“내가...?”


“응, 쓰러질 것 같았던 나를 좋아해준다고 해줬어. 아무데도 갈 곳이 없는 나를, 이곳에서 살 수 있게 해줬어. 삶을 포기하고 있던 나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힘을 불어 넣어줬어. 루인은 내 전부야...!”


원래 세계에서는 하루하루 살기가 힘들었다. 나이는 먹어 가는데,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실패를 거듭해가며 점차 지쳐갔다. 악순환의 반복. 이제 포기해야지 하는 순간 이 세계로 소환되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주인공인 줄 알았지만, 자신은 조역이었다. 맞는 소리였기에 포기했다. 조역은 버려졌다. 허허벌판에 홀로 버려진 조역은 막 살았다. 나름의 재미도 있었지만 위험도 있었다. 하마터면 죽을 수도 있었다.


위험을 피하려고 숨으려고 했다. 괜찮은 척 하며 힘을 냈다. 그리고 루인을 만났다. 처음은 무서웠다.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듯, 루인에게는 힘이 있었다. 그럼에도 끌렸다.


‘조심해 하는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줬어... 발을 내딛길 무서워하던 나를 꺼내주었어.’


차마 부끄러웠기에 말로 꺼내진 않았다. 그저 고마움을 담아 루인을 볼 뿐이다. 루인은 감동한 것인지 울먹이고 있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만 목이 막히는 것인지 입만 벙긋거리고 있다.


“그러니까, 루인이 정말 나를 싫어하게 될 순간까지 쫓아다닐 거니까... 각오해? 나는 좀 끈질기니까?”


“응...! 응...! 고마워...! 다니엘...!”


다시금 우는 루인을 안아준다. 그 사이 레위시아와 디드가 다가온다.


“흠...? 루인은 돌아왔군.”


“어머, 사랑의 힘?”


상태를 파악한 것인지 디드와 레위시아가 말한다. 장난스럽게 말하는 레위시아에게 디드가 주의를 준다.


“그래서 어떻게 했지?”


“음... 저도 모르겠습니다.”


“루인은 기억나는 것 있어?”


“그러니까... 그게...”


다니엘의 물음에 머뭇거리는 루인. 끝내 레위시아를 데리고 장소를 이동하려고 한다. 위험이 있을 수도 있으니 다시금 하스를 장비시켰다. 다니엘 역시 이스를 장비했다.


“고마워. 이스.”


“주인님의 도움이 되었다면 저도 행복해요!”


이스에게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떻게 해도 갚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스 자신은 주인인 다니엘의 행복만을 원한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해준다.


‘정말... 이스와 하스에겐 고마울 뿐이야...’


여성 둘이 장소를 옮긴다. 남성 둘이 남은 자리엔 침묵이 내려앉는다.


“어... 저기, 형님? 아까는 연기 정말 엄청났습니다...!”


“쳇, 막내만 아니었으면...!”


‘저기 속마음이 입 밖으로 나왔어요!’


“아하... 아하하...”


다시금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끼는 다니엘이었다. 그저 어색한 웃음으로 버틴다.


“그래도, 역시나.... 막내를 구해주어 고맙다.”


“고맙다니요...!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


“당연하다라... 훗, 너는 정말이지 당해낼 수 없군.”


“네?”


“이쪽의 이야기다. 그럼 레위시아도 무언가 방법을 찾은 모양이군. 그쪽을 도우러 가겠다.”


디드는 묘한 웃음을 짓더니 다니엘의 등을 한 번 팡 하고 두드린 후 자리를 이동했다.


‘응? 뭐지...? 뭐냐고? 어...? 아... 그래도 저런 미스터리한 모습도 멋있으셔!’


상쾌한 미소와 함께 디드가 사라진다. 덩그러니 남은 다니엘은 영문을 알지 못한 채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 띄운다. 물론, 디드의 잘생긴 외모에 소녀 같은 마음이 불쑥 튀어나왔지만... 그것은 일단 접어두자.


“아, 역시 저도 돕겠습니다!”


뒤늦게 다니엘 역시 디드의 뒤를 쫓아 뛰어간다. 레위시아와 루인이 있는 곳에는 새빨개진 루인과 묘한 웃음을 하고 있는 레위시아가 있었다.


“뭔가 알아낸 것이 있나?”


“네, 오라버니. 이 흑화라는 상태는 걸린 이의 어두운 마음을 증폭시키는 것 같네요.”


“흠... 어두운 마음?”


“네. 예를 들자면 우리 귀여운 막내의 마음속에 아직 남아있던 인간이 싫다는 감정. 그것을 엄청나게 증폭시켜 다니엘을 매우매우 사랑하는 마음을 뛰어넘어 싫다고 말하게 한 것이죠.”


장난스럽게 매우매우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루인은 더 빨개질 수 없는 얼굴을 하다 결국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흠... 명령을 한 것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나보군... 그럼 자결하려고 했던 것은...?”


“누구든 힘든 일이 있잖아요...? 아주 작은 일이라도 그것을 증폭시키면 자결까지도 시킬 수 있겠죠... 다행인 점은 완벽하게 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것 정도겠죠.”


“그래서 치료법은 알아냈나?”


“음... 우리 막내의 경우에는...”


“언니!”


조금 알 것 같다. 어두운 마음을 증폭시키는 흑화.


‘행복 혹은 기쁨이 일정치를 넘는다면 풀리는 걸까?’


투닥거리는 레위시아와 루인을 보며 짐작을 해본다. 물론 정확한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렇게 흑화에 걸린 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세 명은 이동한다.


작가의말

거의 다 끝나갑니다.

30일 31일 한편씩

완결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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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소환상인(完) 20.12.31 500 9 13쪽
200 흑화 마무리 20.12.30 303 5 13쪽
» 흑화 3 20.12.29 266 5 11쪽
198 흑화 2 20.12.29 264 5 12쪽
197 흑화 20.12.29 282 5 12쪽
196 또 다른 용사 20.12.28 281 6 13쪽
195 평화협상 20.12.28 279 6 13쪽
194 마왕 또 다시 20.12.28 296 6 15쪽
193 교섭 마무리 20.12.26 290 6 11쪽
192 교섭 2 20.12.26 273 6 11쪽
191 교섭 20.12.26 269 6 13쪽
190 결혼 준비 3 20.12.26 317 6 11쪽
189 결혼 준비2 20.12.26 306 6 12쪽
188 결혼 준비 20.12.26 315 6 12쪽
187 근위기사단장 20.12.25 300 5 11쪽
186 기사도 20.12.25 287 5 12쪽
185 영지전 20.12.25 299 5 13쪽
184 평원의 전투 20.12.25 297 5 14쪽
183 재판 20.12.24 280 5 13쪽
182 문제 20.12.24 288 5 12쪽
181 레인저 부대 20.12.24 290 5 12쪽
180 강력한 물건 20.12.24 291 5 13쪽
179 위험한 물건 20.12.24 299 5 14쪽
178 제한 해제 20.12.24 299 5 13쪽
177 엘프의 숲 20.12.23 302 6 13쪽
176 엘프의 축제 20.12.23 297 7 14쪽
175 세계수 20.12.23 29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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