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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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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6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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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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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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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25쪽

371화 - 변혁과 방임의 세 번째 걸음은 사람에 대한 실망과 상실을 부른다

DUMMY

보름달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도 천중이라 불리는 저 하늘의 중심에 걸려 있었고, 딴에 제가 날 수 있다 하여 오만 날갯짓을 하던 반딧불이는 결국 제가 붙어 지내던 이 땅을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저 하늘의 월광은 언제고 이 땅 아래에 모든 것을 비추는데 정작 반딧불이인 자신은 그 찰나의 자신 하나 존재함을 비추는데도 힘겹다.


그 와중에 불청객이 찾아왔으니, 이러한 방문은 때마침 밤 산책을 나와 궁궐의 정원을 거닐던 포홍의 허락과 함께 이루어졌다.


쪼르르륵-


“그래서, 분한 마음에 찾아왔더냐?”


“........”


“나 참, 내 살다 살다 이러한 경우는 또 처음이군.”


새삼 오래 살고 볼 일이라 했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르다고 하듯, 그때의 그 마음을 간직하는 것조차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변명과 이유를 대며 이를 설명하기 마련이라 했다.


그래서였을까?


“그러는 사형께서도 스승께서 이러한 마음일 줄은 모르셨을 것 아닙니까?”


제 창피함을 무릎 쓰고, 제 스승에게까지 반하면서, 이리 제게 찾아와 그와의 대담을 비롯한 우려와 세간의 변화에 따른 추론 등 변혁의 전반에 관련된 여러 내용들을 알려주겠다며 찾아온 부간의 방문이 고마웠다.


뭐, 달리 말하면 아직 덜자란 어린놈이 제 마음에 드는 형의 편을 들겠답시고 나섰다가 제 아비와 다를 바 없는 다 자란 성인에게 호되게 깨진 뒤에 이를 고자질하겠다고 찾아온 셈인데, 그리 뾰로퉁한 얼굴로 찾아온 그 모습이 실로 귀엽기 그지없어 도저히 안으로 들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기다 아주 당돌하게 폐하라는 호칭도, 상이라는 이칭도 아닌 이쪽을 사형이라 아주 사적으로 불러주는 것이 좋았다.


“다 자란 듯 보이면서도 꼭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치기를 부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에 속상한 마음에 찾아와 이리 그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그러하니, 우리 사제는 아직 아해로구나.”


“사형!”


“그리 화내지 말거라, 그 모습이 반갑고 또 고마우며 귀여워서 그런 것이니.”


“이 사제도 조금 있으면 관례(20살)를 치르는 나이가 됩니다. 이 사제는 귀엽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 못나고 다 자란 얼굴은 귀엽지 않지, 허나 하는 짓이 귀엽지 않더냐?”


“사형!”


“용서하거라, 이런 만남도 오랜만이라서 말이야. 내 딴에 세상 물 조금 먹었다고, 우리 사제 앞에 어른인 체를 하자면 이런 순수한 관계로서의 만남이 많이 없어졌기에 그러했다. 임금이 되고 나니, 누구 하나 그 시절 그 모습으로 나와의 관계를 유지하려 하지 않아. 다들 뒷수를 생각하고 그 앞에서 수그리며 본심을 드러내기는커녕 그 예의만 지키는데 급급하지. 사람이 썩고 본의 아니게 마찰이 생기며 그에 좋지 않은 마음을 품게 되는 게 보인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그에 연연하는 것이 보이고 느껴지는 게야, 마냥 생각 없이 살던 그 시절, 그때의 모습으로 내 앞에 서는 이들도 없지. 그 와중에 너는 그 옛날 그 모습 그대로 나를 대하며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으니, 어찌 내 너를 귀엽게 여기지 않을 수 있겠더냐?”


“뭐, 그러한 연유라면 사제도 할 말은 없습니다.”


괜스레 왕과 황제가 되면 외롭다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닐 것이다.


같은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뭐 세월과 함께 작은 성공이 더해진 이후 혹은 작은 실패가 더해진 이후 과거의 연이 닿았을 때 그것이 마냥 반갑지 않은 것은, 어쩌면 이러한 서로 간의 위치와 자리의 변화가 이전과 같은 순수함과 안정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일 터.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 더 안타까웠던 것은 마냥 제 편일 것이라 여겼던, 제게 감동을 주었던 그 스승조차 정작 자기희생의 끝에 자신의 생각과 주관에 사로잡혀 그에 아쉬움을 토로한 채, 이쪽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인간관계의 끝에, 설령 그것이 가족이라도 막연한 서운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알지도 못하면서 막말을 하는 것과 마냥 저를 밀어주고 믿어주는 것 같다가도 그 와중에 제 속내와 바램을 드러내며 은연중에 그리 되기를 강요하거나 그리 되지 않은 결과와 선택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낼 때이자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았다 하여 그에 대한 실패와 우려를 점지할 때이다.


“결국 우리 위대한 스승께서도 나를 통해 바라시는 게 있었다는 게지. 그 무엇도 바라지 않은 희생의 끝은 실상 그에 따른 바램, 그 작은 욕심 하나를 놓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게고. 그 와중에 이쪽이 내린 판단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반대로 그 말은 그만큼 내가 스승께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니, 일말의 서운함은 확실히 느껴진다고 해야겠군.”


“이 사제는 그것이 뭇내 서운했습니다. 적어도 사형의 노력에 대한 믿음과 지지는커녕, 그 결과가 본인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애석해하시는 것이, 그 아쉬움이 눈에 보였으니까요. 허나 그보다 더 명백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스승의 그림자요, 맹자의 족적을 걷어내지 못하였음이니, 이 사제는 실로 반딧불이를 벗어나지 못한 처지에 못나디못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뭐, 작금의 부간 또한 그에 대한 석연치 않음과 아쉬움, 그리고 이를 떨쳐내지 못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느끼는 듯했다.


뭐, 정확히는 결국 제가 반딧불이였음을 깨달은 그 충격적인 결과에 의한 무너진 자존심과 자괴감 그리고 그 와중에 남아있는 어리광과 서운함을 비롯한 불편하고 어린 감정들을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한편으론 편을 들어주니 고마운데, 또 한편으론 일평생 존경과 존중의 자세를 지켜온 완전무결할 것만 같던, 그 일평생을 우러러보던 인간에 대한 흠결과 서운함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니 그것이 또 짠하고 그 와중에 없는 자리에서 스승을 욕보이는 그림이 마냥 옳은 것은 아니라 이를 잡아줘야 한다는 생각까지 드니, 실로 그 심경이 복잡했다.


터업-


“이 머리에 얹은 손은 뭡니까?”


“그냥, 이해하라는 게다. 우리의 스승인 갑 장사도 사람이다. 그것도 노친네지. 우리와 사는 시대가 다르며 그 사고가 달라.”


“그래도.......”


“사람이 어찌 완전무결 하겠느냐? 어제의 내게 감동을 선사한 이조차 오늘에 내게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알아라. 신이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내게 아무런 주관 없이 아무런 사고 없이 아무런 감정 없이 마냥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심지어 그 신조차 자신을 향해 제를 지내고 그에 따른 제물을 바쳐야 이 땅에 자리한 인간의 편을 들지 않더냐? 하물며 그보다 못한 것이 사람인데, 설사 제 자신을 희생하는 그 순간조차 이기적인 연유에 기인하지 않을까?”


“하오나 공의가, 민의가, 대의가 있습니다. 천축을 비롯한 세외의 종교를 논함에 순교라 하여 이 땅에 그 뿌리를 내리고자 피를 흘린 이들의 존재를 들었을 적에 받았던 충격은 지금도 가시질 않으며 저 먼 서역의 끝에서 간혹 들려오는 미지의 제국인 대진국의 이야기를 들음에, 그에 자부심을 느끼고 확신에 가득 찬 교역상들과 그에 노예로 팔려 온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허면 그 서역의 이야기나 주구장창 할 것이지, 딴에 제 스승의 그림자 한 번 밟아보겠다고 맹자를 들고 덤벼서는, 꼴이 이게 뭐냐?”


“.........”


딴에 분위기를 풀어본답시고 농을 던졌는데 어째 그에 더한 충격을 받았는지 부간이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러다가 아예 그 정신을 놓아버릴까, 그 정신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나 싶어 다급히 칭찬을 건네며 화두를 바꾼 그제야 다시금 생기가 돌아왔는데,


“그래도 한동안 량주에 있었다고 하더니, 그에 서역까지 오가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긴 한 모양이로구나.”


“이제는 그 코가 크고 피부가 검고 허여며 그 머리칼이 검지 않은 서역인을 보는 것이 막연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전까지는 그 중간상에 해당하는 이들이 위주였으나, 적어도 근래에 접어든 몇 년은, 저 천축 너머의 출신을 지닌 이들이 직접 그 먼 길을 넘나들어 돈황을 비롯한 인근까지 오가는 일이 늘어만 가고 있으니까요. 적어도 과신하건데 이 장안에서 간혹 볼 수 있는 서역인들의 몇 배수를 볼 수 있을 것이옵니다.”


“이 땅에 불도가 퍼질 때, 하북의 이들 중 다수가 그와 관련된 서책들을 연구했다고 했지. 이를 믿지 않아도 그 존재를 알고 있다고도 했다. 그 와중의 착융을 비롯한 어긋난 불도의 이들도 그러하니, 아닌 듯 보여도 이놈의 세상은 그리 서로 다른 세상과 엮이는데 진심인 모양이다.”


어째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 충격적이게도, 이 빌어먹을 놈의 세상이 그간 알게 모를 세계화를 진행시킨 모양이다.


뭐, 원 역사에서도 이 이후로도 바닷길을 통해 베트남과 교주에 로마 상인이 등장하는 일도 있고 마냥 이러한 동서의 만남과 그에 따른 교류와 정보전달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역사가 비틀려 기존의 비단길이 화려하게 부활한 지금엔 그 경우가 조금 과하다 할 정도로 심각해진 상황이었다.


“뭐, 어쩌면 이 또한 핑계겠지. 돈이 오가고 사람이 오가니 정보가 돌고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을, 되려 내가 너무 이를 간과한 듯 싶다.”


하긴 생각해보면 애초에 천하대전 당시, 앵속에 대해, 그 앵속의 가장 이름난 산지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동 중영이 꽤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장수들 사이에서 돌았던 것도 같다.


하서주랑의 존재가 비단길이 된 것도 실상 그러함이요, 현 중국의 이칭인 차이나의 근원인 지나 또한 결국은 진나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던가?


“그 진나라가 실상은 그토록 화하족이 낮춰보고 멸시하던 서융의 오랑캐라는 게 웃기지, 어째 이 땅에 자리한 것들이 이룩한 위업은, 그 첫 단추부터가 오랑캐에 의해 꿰어졌으니 그 이후로도 지속된 팽창과 영광을 가져와 중원이라는 강역을 넓힌 것도 결국 오랑캐였다.”


그렇게 한창 역사적 사실과 그 의미를 곱씹고 있는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국가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러고 보니, 들은 적이 있습니다. 천축 너머에는 실상 대진국에게 멸시받는 소위 동이에 해당하는 국가가 있사온데, 이들은 파사국의 후예를 자칭하며 넓은 강역을 지니고 있는 유목민들로 구성된 국가라 합니다. 한데 어째 이를 들으면 들을수록 아조가 떠올랐으니, 그것이 실로 신기했었지요.”


막연히 천축이라 알려진 인도 너머, 로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르티아의 존재까지 확인이 되면서 포홍의 세계관은 기어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다.


“파르티아! 그러고 보니, 아르사케스 왕조가 있었구나!”


이를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 크고 넓은 세상을 반으로 접을 수 있어 되려 사고의 확장이 쉬워진 셈인데, 그도 그럴 것이 마치 반으로 접은 세상을 펼쳐 나비를 만드는 것과 같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한조의 자리에 로마를, 파르티아의 자리에 진을 끼워 넣으면 실로 똑 닮은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제국을 자처하고 그 오만함이 닮아 있으며 양 극단에 중심의 국가로 선 한조와 로마도 그러하고 파르티아와 진의 경우 동서무역로(비단길)을 중심으로 한 중계무역으로 번성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유목 민족에 관대함을 내보이는 특성에, 아케메네스 왕조의 페르시아를 지표로 삼아 이를 표방하려는 것까지 비슷했다.


여기서 더 재미있는 것은 그 흥망성쇠까지도 반으로 접은 나비마냥 한쪽이 흥하면 한쪽이 쇠하는 기가 막힌 모습을 보여주는데, 현 정국에서 5현제를 지난 로마는 한참 전성기를 보내고 있으며 그에 반대되는 한조는 아예 그 나라가 멸망했고, 그 와중에 비대해진 로마와 성장하는 쿠샨왕조 사이에 끼여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파르티아와는 달리 서역36국과 한조를 밀어낸 진은 승승장구하며 그 시작부터 노골적인 황금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거, 아니 되겠구나. 아무래도 그 이야기가 길어질 듯하니, 내 두 사람을 따로 불러들여 너와 함께 그에 따른 대담을 지속해야겠다.”


“그들이 적어도 현 정국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됩니까?”


“네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적어도 이 나라의 장래를 논하는 자리이자 더 큰 세상에 대해 논하는 자리가 되겠지. 물론, 그 이전에 사람에 대한 상실과 실망이 더해지겠지만, 그럼에도 나아가야지.”


포홍은 이내 내관을 불러들여 다급히 궁성 밖으로 사람을 보냈다.


그렇게 입궁할 것을 명하는 왕명이 하달되는 동안 여전히 곁에는 부간을 둔 채, 가벼이 술과 반주를 들이킬 수 있는 술상을 준비했고, 그 와중에 새롭게 등장할 이들의 면면을 기다리는 부간의 기대 또한 커져만 가는 듯 보였다.


“폐하, 신 장로 폐하의 부름을 받들어 이곳에 자리하였나이다.”


“자, 장로!”


그리고 이내 휘장을 젖히며 술상이 마련된 자리 안으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가 들어섰다.


“소신과 폐하의 관계를 모르는 아해라, 후견인도 아닌 듯한데 재미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군요.”


이뿐이랴?


“폐하, 신 굴리엘모스(Γουλιέλμος), 부름을 받잡고 왔사옵니다.”


“구릿빛 피부에 적발을 지닌 이국적 사내라, 이거 놀라운 일이로군요. 간혹 장안성 내에 서역의 이들은 보았으나 그럼에도 이리 눈에 띄는 외관을 지닌 이는 처음입니다.”


그 장로마저도 놀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붉은 머리칼을 지닌 서역인의 존재는 실로 작금의 자리를 기이하고도 신비롭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 우리 말을 왜 이렇게 잘.......”


“젊은 날의 실수가 작은 인연을 낳았는데, 이제와 그 실수를 주워 담으려 하니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지요.”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라더니, 이거 계한에서는 구경도 못할 풍경을 다 보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 서로를 모르는 이들 간에 가벼이 소개를 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갑훈의 제자이자 포홍의 사제이며 현 상황에 포홍에게 힘이 되고 싶은 부간.


계한의 신하이자 한중의 주인이며 그 와중에 유우에 대한 사적인 복수심을 불태워 암중에서 포홍과 손을 맞잡은 장로.


로마 출신의 상인으로 동서를 오가다 찰나의 불장난이 만든 아들을 찾겠다 동쪽으로의 상행을 지속하던 중 마초와 연이 닿았고 그 연이 포홍에게까지 닿은 굴리엘모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이리 모여든 이들이 각 나라를 대표하며 그에 따른 변혁에 대한 우려를 논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점이다.


부간 – 사인, 진나라


장로 – 농인, 계한


굴리엘모스 – 상공인, 로마


이는 실로 부간이 처음 맞이하는 국가 간의 관계를 뛰어넘는 야합과 밀약의 자리이자 포홍이 주관하는 내부 문제에 대한 우려의 종식을 위해 국제학적 식견을 통한 교차검증 요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보이지 않는 사실이 더 드러났으니,


“근래 들어서 맹가의 이들과 자주 만난다지?”


“그렇지 않아도 그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많습니다.”


“잘 되었군, 내 그대들을 불러들인 것도 실상 그와 관련해서인데, 대충 소개도 마쳤으니 이야기를 시작해봄이 좋겠어.”


“..........!”


포홍과 꽤 친분이 있어 보이는 굴리엘모스가 거진 포홍에게 자신이 만난 이들의 행적을 비롯한 일거수일투족을 전하는 첩자요, 심복마냥 행동을 했다는 점이다.


“사부회와 더불어 변화된 사회상을 맞이하고 있는 아조에 대한 우려를 그대들은 어찌 보고 있나?”


쪼르륵-


그러나 이러한 놀람과 별개로 자신의 앞에 놓인 잔을 채우며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포홍이었다.


공적으로 왕이요, 사적으로 협력하며 그에 수족마냥 자리한 이들로선 그 분위기를 따를 수밖에 없으니 그나마 이러한 자리에 경험이 많은 장로가 가장 먼저 운을 떼고 나섰다.


“다른 걸 다 떠나서 계한과 비슷하게 될 것이옵니다.”


“계한?”


“동주사들을 비롯한 기존의 토호들과 유민들을 한데 엮는데 있어 과거와는 그 기조가 달라졌습니다. 뭐, 이는 한조의 몰락이라는 감당치 못할 시대적 사건에 의한 영향을 최우선으로 받았으나 그렇다고 한조가 없어졌기에 어쩔 수 없이 유언에게 협조하는 토호들에게도 협조하는 대가와 더불어 하나 되어 나아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야 하지요. 결국 그 마지막 시대의 희망이자 주인공과 같은 한조의 부흥이라는 사명이 이들을 하나로 묶는 명예요, 그들을 하나로 묶는 본질은 바로 작금의 진나라와 같은 귀한 이들의 번영입니다.”


“그 귀한 이들의 번영이 뜻하는 것이 오직 귀한 이들만을 위한 번영입니까?”


그 와중에 그 찰나의 틈을 참지 못하고 부간이 끼어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재곡(財穀)의 힘이 강해지는 이상, 자본주의의 대두를 통한 사회의 양극화가 우려로 끝나는지 아닌지를 어떻게든 확인해야만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귀한 이들만을 위한 번영은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귀한 이들은 부유함을 가져가고, 그보다 못한 이들은 굶어 죽지 않게 되는 것이니, 적어도 그 인구가 줄어들고 사회가 힘겹지는 않을 테니까. 허나 반대로 그 부의 독점을 이야기하면 당연히 귀한 이들에게 이 나라의 생산을 비롯한 교역과 판매의 모든 기반이 넘어가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 말인즉, 애초에 장원제를 바탕으로 한 나라의 기반산업을 비롯한 모든 것을 그에 속한 이들이 소유한다는 것 아닙니까? 동주사들을 비롯한 토호들이 뽕나무밭이든, 돌이 나는 산이든, 불이 나오는 정염의 터든, 그 기반이 되는 토지와 더불어 거기서 나오는 것들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수공장과 점포가 거진 모조리 그들의 것이 아니냔 말입니다.”


뭐, 이러한 간섭이 장로에겐 마땅히 달가운 것이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그는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 포홍의 눈치를 살피며 성심성의껏 이에 대답해주었다.


“흐음, 왜 당연한 소리를 묻는지 모르겠군요. 알량한 이상에 사로잡힌 것도 아니고 우리 어린 공자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와 아예 다른 세상에 살고 있습니까? 아닌 말로, 작금은 난세요. 그 누구든 생존이 우선시 되는 시대입니다. 그 생존이 보장이 되어야 잘 먹고 잘 사는 문제가 논해지는 거고, 그리 잘 먹고 잘 살사는 문제를 논하게 될 적부터 빈부의 차이를 따질 수 있는 것이지요. 고로 그 생존이 보장된 이 나라의 지배층들에게 가산, 재산을 비롯한 부유함과 귀함이 허락되는 게고, 그 밑에 자리한 것들에게는 말 그대로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만 남겨지는 게지요. 그래서 쌀을 내려주지 않습니까? 적어도 타국에 비해서만큼은 그 쌀이 넘치니까, 이를 통해 죽지 않고 가족을 만들며 더 많은 아이를 낳고 그리 노동력을 제공하는 게지요. 그 노동력은 소작이든, 어디 상공인의 밑에서 일을 하는 것이든, 품팔이든, 아니면 제 농토를 지닌 채 농사를 짓든 그리 그들의 인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존과 고용이 유지되는 사회를 만듭니다. 귀한 이들은 부유한 것들에 손을 대고 이를 위해 그러한 이들을 고용하며 부를 창출하고 이를 독점하며 활용합니다. 그것이 나라를 위해 쓰이니 각 신분에 걸맞은 이들이 자신이 놓인 환경과 따라 가질 수 있는 선택지와 활동 범위가 철저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굳이 사회가 별도의 제약을 걸지 않아도 알아서 그리 돌아갑니다. 그 효율과 집중이 작금의 계한을 살찌웠습니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이미 치세지요.”


“어찌 과한 욕심을 부정하며 인간의 도리를 설파하는 오두미의 교종이 그리도 잔혹한 말을 하십니까!”


허나 그것이 또다시 스승인 갑훈과 그 너머 맹자의 그림자를 떨치지 못한 부간에겐 자신이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한 스트레스요, 화병이자, 발작 버튼이며 트라우마였다.


그리고 이는 민본, 국본의 가치 등을 손상시키는 결과물을 이상이자 최선이라 하며 그 끝을 향해 달려가려는 이들을 옹호하는 것에 불과한 자신에 대한 실망이자 딴에 인본과 도를 중히 여기며 나름 정의롭고 신실하며 민중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오두미교의 교주인 장로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졌다.


민본과 국본을 비롯해 사람다움의 가치를 논하고 지키며 그에 따른 설득을 하려 했던 이로써, 그 와중에 무너지고 물러난 자리에서 벌어지는 정책에 대한 논의가 종국에는 사람다움의 가치가 상실되는 순간으로 귀결될 것을 확인하게 된 이로써, 사람에 대한 실망이 더해지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오두미교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작금의 계한에 대한 설명을 드리는 일이니, 그럴 수밖에요.”


“그런........”


“아닌 말로, 작금의 계한 또한 진나라와 마찬가지로 유상고용, 유상분배입니다. 저 미쳐버린 관동의 이들마냥 멀쩡한 사람 잡아다가 노예로 만들어 무상의 노동력을 제공하게 만들고 그도 모자라 아예 그 노예들에게 들어가는 매끼의 식량도 아깝다며 앵속을 처발라 중독을 시켜놓고 그들에게 들어갈 곡식과 재화를 아끼는 미친 짓을 벌이진 않아요. 그것만 해도 어딥니까? 그 미친 세상이 바로 관서의 옆에 붙어있는데, 그 와중에 굶어 죽지 않게, 최소한도 사람처럼만 살게 보장하기만 해도 이는 부정할 것 없는 치세지요.”


그러나 그 실망은 비단 부간 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하오나, 이는!”


“그 와중에 오두미교가 쓰이는 것은 바로 그 식량 분의 낭비를 막는 게지요. 최소한도 그 아랫것들에게 생존의 가치를 보장합니다. 진나라가 철저한 배급제를 통해 관리를 하듯, 아조 또한 사회 규범이자 종교적 활동을 통해 사치와 과소비를 이중적으로 감시하고 제약하는 것으로 이를 통한 군량과 이주민들을 위한 식량 또 교역이 가능한 분량을 남겨두는 것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실상 부강하고 부족함이 없는 듯 보여도 당장에 계한 또한 걸레질을 하기 전에 두어 번 물을 짜내 작금의 사회상을 이룩한 것인데, 아닌 말로 이 사람은 진나라에 이러한 고심과 고민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할까요? 이 정도만 해도 기적입니다. 그 너머를 논하는 것은 허상이지요.”


장로 또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가치와 앞날을 비롯한 당장의 변화를 논해야 할 자리야 요상한 소리나 내뱉고 있는 이 영글지 못한 어린 것에 실망을 비롯한 상실을 금치 못했다.


“허상이라니! 허면 그 모든 것이 선진의 말씀과 그대들 선대의 교리 모두 의미가 없다는 말이 아닙니까! 거기다 작금의 진나라가 내세운 정책조차 무의미하다 뭐 그런 이야깁니까!”


“예, 실로 배부른 소립니다. 진나라는 좋군요. 남들이 현실을 이야기할 때, 멋대로 꿈과 이상을 부르짖으며 이 사회가 잘못되었다는 소리까지 할 수 있으니까. 다른 나라 같았으면 애초에 이 따위 복잡한 규제와 제약을 비롯한 다수의 보증을 위한 헛짓거리까지 법제로 개편하지 않았을 겁니다. 사농공상 모두에게 권한을 일임한다? 그 와중에 부의 편중이 부귀한 이들로의 세상을 촉발시킨다? 웃기는 소립니다, 언제는 안 그런 나라가 있었습니까? 언제는 또 안 그런 시대가 있었는지요? 애초에 빈한한 이들에게 허락되지 않는 세상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놓인 환경에 맞는 걱정을 하며 주어진 현실을 살아야지, 대저 그것들이 뭐라고 거기에 꿈과 이상을 비롯한 상승을 허락합니까? 대저 그들이 뭐라고 그들을 보살피고 그들이 보여준 적도 없는 장래를 보장합니까?”


애초에 전국이라, 사람다움이 상실되어가는 것이 실로 당연한 이 시기에 아직도 허황된 가치를 붙들고 늘어지며 자신의 복수를 비롯한 앞날의 발목을 붙들고 늘어질 것만 같은 이 어린 것을 데려온 포홍에게도 적지 않은 실망감이 들었으며, 그 와중에 모두가 굶주린 가운데 저 홀로 배불러서 그러한 것인지 되려 그 복판에서 역주행을 시작하는 정책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다.


지금의 계한은 소위 황제나 다름이 없는 유언의 제왕적 통치 아래 이주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30만 정병을 키워내며 조만간 닥칠 전쟁에 대비하고 있는데, 정작 내부를 규합하고 그러한 외환에 하나 되어 대비하는 계한과 달리 대저 진나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우를 통해 분란과 혼란을 일으키며 되려 심력의 소모를 비롯한 갈등을 자처하고 있으니, 실로 이러한 모습들이 더할 나위 없는 실망과 상실을 남기는 것 또한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이런 말씀을 꺼내지 않으려 하였으나 진왕께 실망을 금치 못할 지경입니다. 복수 또한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그에 따른 기대마저 상실될 지경이지요. 대저 이 어린 것 왜 부른 겁니까? 그리고 이러한 자리는 왜 마련한 것이며, 그 와중에 그 요상한 정책을 비롯한 개혁은 왜 벌인 겁니까?”


그리고 이러한 갈등에서 튀어나온 불똥은 자연스레 그 곁에 자리한 포홍에게 옮겨붙는 불씨가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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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6 잿더미현실
    작성일
    22.05.02 22:03
    No. 1

    아 역시....포홍이 이루고자한 공의정치는 유가는 계층격차와 부의 집중화를 당연시하는 현시대의 기조에 그다지 안 맞죠. 안 맞는 정도가 아니라 힘없었으면 걍 미친놈 헛소리나 다름업습니다. 공의정치가 가능하려먼 그에 우선시되는 시대적 기조와 시민의식의 확장 등이 받쳐줘야하는데 포홍의 사부회에서 말하는 사공농상중 실질 주가되는건 사와 상뿐이죠. 농과 공이 어디 낄 틈이 있습니까. 차라리 붕당을 하지 사부회는 포홍이 개혁뽕에 차서 좀 나간거같은 느낌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2.05.07 22:13
    No. 2

    옳으신 말씀입니다. 다만 이 기형적인 시대상이 나름 어울리게, 그것도 기존에 소외된 계층이 소외되지 않을 나름의 보여드리고픈 그림? 이 있는데 이건 구체적으로 글이 진행되면서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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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428화 – 나아감에 그 끝엔 오직 영광뿐인 상처뿐이 없나니 22.11.05 157 3 15쪽
428 427화 – 각자가 바라보는 그 너머의 세상, 그 끝을 향해서 22.10.29 155 3 21쪽
427 426화 – 절반의 실패와 더불어 남겨진 유산이 이룩한 진보 +1 22.10.22 170 4 16쪽
426 425화 – 백성이, 기득권이, 사족이, 관료가 아닌 군대가 국가의 주인이 되어야 옳다 +2 22.10.05 195 3 21쪽
425 424화 – 실패한 시대의 이면, 이를 뛰어넘을 또다른 시대적 일면 22.10.04 159 5 21쪽
424 423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3) +2 22.10.03 159 3 24쪽
423 422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2) +1 22.09.28 161 3 20쪽
422 421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1) +1 22.09.22 206 4 21쪽
421 420화 – 이는 공화정의 몰락인가 그도 아니면 크레타의 몰락인가 22.09.21 148 2 23쪽
420 419화 – 전조의 낙양과 다를 바 없이 붕괴하는 장안 +1 22.09.20 148 4 20쪽
419 418화 – 부패할 수 없는 자의 시대가 저물면 철혈의 재상이 집권할 시기가 찾아든다 22.09.19 153 4 24쪽
418 417화 – 마총 전투의 승리와 그 이후의 옹주 +2 22.09.15 166 3 21쪽
417 416화 – 마총 전투 22.09.15 149 2 22쪽
416 415화 – 전국책을 품에서 놓지 않은 남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2) 22.09.13 158 3 19쪽
415 414화 – 전국책을 품에서 놓지 않은 남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1) 22.09.07 206 4 27쪽
414 413화 – 승천을 해야만 하는 용의 운명 22.09.06 153 4 19쪽
413 412화 – 진한대전의 시작과 용의 출현(2) +3 22.09.04 166 5 22쪽
412 411화 – 진한대전의 시작과 용의 출현(1) 22.09.04 172 4 23쪽
411 410화 – 진한대전의 의의 +2 22.08.31 201 3 21쪽
410 409화 – 읍참진밀(2) +2 22.08.26 213 5 16쪽
409 408화 – 읍참진밀(1) 22.08.25 163 3 20쪽
408 407화 – 익주 재일의 기재 22.08.18 183 4 21쪽
407 406화 – 전쟁과 복수를 천명한 양치기 소년의 결의 +2 22.08.17 173 5 28쪽
406 405화 –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천명 22.08.14 161 4 23쪽
405 404화 – 그 정치와 전쟁의 사이, 조위와 유범의 출사표 22.08.12 153 4 25쪽
404 403화 – 진밀과 이권은 품 안의 비수요 전장의 방패이자 정치이며 전쟁이다 22.08.10 167 4 20쪽
403 402화 – 그 와중에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은 그들이 자리하고 있는 익주만의 사정이었다 +2 22.08.09 159 4 26쪽
402 401화 – 같은 꿈을 꾸는 자들을 위한 희생양과 대공황 22.08.06 178 3 22쪽
401 400화 – 실로 위험한 이들이 동화 같은 꿈을 꾸었다. 그것도 같은 꿈을 꾸었다. +2 22.08.05 189 5 19쪽
400 399화 – 복수를 천명한 양치기 소년은 들개를 이리라 속이며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를 설 22.08.03 195 5 21쪽
399 398화 – 대나무를 입에 문 이리는 복수를 위해 누군가 던져주는 쌀밥을 씹는 들개가 되었다 22.08.02 193 2 23쪽
398 397화 – 선수 교체 22.07.25 232 3 24쪽
397 396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4) +2 22.07.25 217 3 16쪽
396 395화 – 붓과 낫과 망치, 벼 이삭과 월계수 잎을 두른 크고 원대한 꿈을 품은 공화국 +5 22.07.21 227 5 34쪽
395 394화 – 밀감과 감, 검독수리와 크고 원대한 꿈을 품은 제국 22.07.20 191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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