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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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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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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6쪽

354화 – 고로 하북이 시끄러워졌다(2)

DUMMY

“참이옵니다. 이곳에 기반을 잡은 토호들이야 그다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사오나 그 가문이 빈한하거나 청명에 뜻을 두었다는 사인들이 하나둘 자리를 털다 못해 아예 가산까지 정리하고 유주로 북상하고 있사옵니다.”


일찍이 중앙권력을 손에 황보숭 세력의 지원과 가후의 안배 속에 기주목에 올라 지금껏 이를 놓아본 적 없는 한복은 딴에 무능한 것 같으면서도 나름 기주의 토호들을 고루 등용하며 안정적인 통치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실상 겁이 많고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이가 눈치 하나만큼은 좋아서 제 자리 위협받을 상황 하나는 기어코 만들어내지 않으니, 그렇게 서로 간의 터치가 없이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공존체계가 안정화에 들어서면서 백만에 달하는 흑산적의 비호와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공손찬의 위협에도 굳건한 자리를 지키는 와중이었다.


그러나 그런 기주에게도 위기는 찾아왔으니, 이는 부정할 것 없이 터진 군자행으로 인한 위명의 실추와 그에 따른 민심의 이반이었다.


“이런 저자의 개만도 못한 새끼들을 보았나! 아주 씻팔, 이 세상에 나라 걱정하는 것은 아주 저들 뿐이지, 아주! 어? 아주 저들만 좋은 사람이야! 어떻게 전국이 도래한 마당에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도 몰라!”


와장창-


“기, 기주목!”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어떤지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아주 저 홀로 잘난 선비요, 곧고 바른 충신이라 좋은 사람, 큰 인물이 되어 제삿밥 받아먹겠다고 그걸 충심으로 포장해 이따위 개지랄을 떨어! 이 찢어죽여도 시원치 않을 새끼들을 그냥!”


아닌 말로 관동의 이들만큼은 아닐지라도, 이 하북에 자리한 이들 또한 황건에 난 이후 여러 위기과 고난 속에 시달려온 이들이니만큼 한조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을 리는 만무했다.


애초에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릇된 통치와 썩어 문드러진 행보를 보이면서 국경이 뚫리고 백성이 도적이 되며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각 지방의 분권을 차지한 제후들의 야망에 불을 지핀 격이었으니, 제아무리 뭣 모르는 백성들이라도 이 모든 것이 나랏님을 비롯한 이 나라의 부덕임을 모를 리는 만무했다.


거기다 뭔 놈의 난은 이리도 많이 일어나는지 허창의 난, 황건적의 난, 변장, 한수의 난, 구성의 난, 장순, 장거의 난 동탁, 포홍의 난, 홍건적의 난 등 원 역사에 있는 것들과 비틀린 역사까지 뒤엉키며 개막장을 달린 한나라의 마지막은 가히 난난 나나나나 난난난, 마치 흥얼거리는 노랫말의 추임새요, 운율마냥 각지의 반란을 꼬리표로 달고 다녔다.


이러니 백성이 괜히 머리에 유행마냥 두건 두르는 것이 아니며 괜히 낫과 괭이를 들고 도적이 되고 역적이 되며 봉기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었다.


한나라니 유학이니 사대부니 임금이니 왕이니 황제니 해봤자 백성들의 입에서 검증된 인품이나 인지도 좋은 유명인 아니고서는 모조리 그 입에 담지도 못할 오만 욕설 뒤섞인 개새끼, 소새끼, 말새끼, 호로새끼가 되는 것이다.


그 와중에 개봉에서 거진 황건의 난과 홍건적의 난에도 성공시키지 못한 농민봉기이자 민중봉기의 성공을 직접적으로 이룩해내면서, 백성들의 가슴팍에도 소위 유자들의 그것과 같은 민중뽕이 새겨졌다.


그간 뭣 모르고 나랏님이라고 받들어 모셔야 하는 하늘을 직접 제 손으로 처단하고 나니, 그 어깨가 떡 벌어지다 못해 가슴이 부풀려지고 절로 턱에 힘이 들어갔던 것이다.


자신들이 뭉쳐 하나 된 힘을 내면 그 나라도 뒤엎을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된 이들은 그간 어째서 저리 많은 백성들이,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백성들이 도적이 되고 역적이라 불리는 이들의 무리에 들며 혹세무민을 한다는 종교에 스스로 귀의해 그 손에 칼을 쥐게 되는지 알게 되었고, 그 와중에 자신들의 눈치를 보며 그간 감히 올려다볼 수조차 없었던 가문의 이들이 직접 제 아버지뻘, 삼촌뻘, 심지어는 할아버지뻘, 원로뻘 되는 인물을 처단하거나 옥사에 집어넣는 광경을 목도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저들이 자신들의 눈치를 본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황이 이러하니 소제의 죽음과 관련된 거대한 사건의 파장이 황하를 건너 하북의 중심이요 주도라 할 수 있는 기주를 덮쳤고, 그 와중에 그간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나 그간 억눌려 지낸 세월에 당연함 대신 의문을 품은 백성들이 늘어나면서 기주의 토호들 또한 이러한 백성들의 준동을 우려, 조심스레 그들의 편의를 봐주는 등 보이지 않는 선에서의 눈치싸움과 물밑작업을 밀어붙이는 와중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와 그에 따른 변화의 양상을 읽어내는 눈치 하나만큼 타고난 한복 또한 작금에 언제 그 불만이 터져 나올지 모르는 백성들의 봉기에 우려를 표하며 최대한 조심스레 지속된 외침에 내응하고, 어떻게든 내부 문제를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 쉬쉬하고 있는데 하필 이시기에 그 민심과 이반된 저들만의 사심(士心)을 지니고 있던, 유자들이 사대부들이 군자행이다 뭐다 씨부리고 나오면서 그리 언제 끓어오를지 모르던 민심에 불을 지핀 격이 되었다.


“아니 저 바깥에는 도적으로 돌변한 백성들이 백만이요, 지금 그 반대편에는 오랑캐보다 더 오랑캐마냥 돌변한 정신 나간 전쟁광들이 미쳐 날뛰는 판국인데! 지금 이 나라의 황제가 제 백성들에 의해 끌어내려져 그 목이 잘리고 지배층들마저 아랫것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판국인데! 이게! 이게 지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애초에 백성들이 거부한 나라 아닌가! 민심을 잃고 천심을 잃다 못해 천벌을 받아 사라진 나라에 뭔 놈의 향수와 향취를 느끼고 이제와 충성을 다한다며 저리를 개지랄들을 떨어 왜!”


그렇게 돈도 기반도 없으며 빽도 없고 가진 것도 없이 오직 책에서 본 몇 글자 제 입바른 소리 옳은 말만 해댈 줄 아는 이들이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설치는 바람에 졸지에 토호들을 비롯해 그 입지를 대변하는 한복의 입장은 가히 죽을 노릇이었다.


근데 어쩌랴, 그 우려가 진정 현실이 되었다.


와아아아아-


“족혈을 품고 제 잇속과 배만 불리는 놈들! 사족이고 호족이고 모조리 똑같다! 다 죽이자! 관에 노비로 끌려가고 사노비로 전락한 백성들을 구하고 저들의 것을 빼앗자!”


“밀어! 밀어!”


풍덩- 풍덩-


“포구를 장악하고 창고를 털어라! 놈들의 군선에 불을 질러!”


화르르륵-


“부, 불이다! 당장 불부터 꺼!”


“이 정신 나간 놈들이 지금 뭣 하느냐! 막아라!”


“정신 나간 사족 놈들이 한조의 멸망을 거부한다고 한다! 이 무슨 미친 소리더냐! 저들은 백성이 안중에도 없는가! 개봉의 백성들이 보여준 기개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미친 나라엔 답이 없다! 저것들은 모조리 악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흑산적들이 기거하는 태행산맥과 가까운 곳에 자리한 위군의 백성들이, 그것도 하필이면 황하와 맞닿아 가장 먼저 개봉에서 벌어진 소식을 접한 위군 남부 여양현의 백성들이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처우를 외치며 폭동을 일으키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관사가 이름난 이들의 저택, 초소 등이 습격을 당했고 포구가 불타며 군선들마저 이에 휩쓸린 장작이 되었다.


- 반란이다! 위군 일대에서 백성들이 난을 일으켰다!


- 저 관동의 이들을 보라! 그들은 그들 스스로 위명을 쟁취하였으니 우리도 그러한 이들이 되자!


그리고 당연히 이러한 소식은 그런 기주의 중심이자 하북 제일의 대도시라 불릴 수 있는 업에 전해졌다.


“기주목! 폭동이옵니다! 위군 여양현 자리한 백성들 중 일부가 근방의 포구와 백마진, 어촌까지 장악하고 불을 질렀사옵니다! 군선 수십 척이 불타고 해방된 관노들이 치안을 어지럽히는 등 지금 위군 남부가 쑥대밭이 되게 생겼사옵니다!”


“으아아아!”


그러나 그 업 또한 실상 위군에 속한 지역이었으니, 이는 바로 한복의 코앞에서 민란의 불씨가 일어난 것과 같았다.


모닥불도 바깥에서 피워야 좋은 것인지 제 집 안방에서 그리 불장난을 치면 초가삼간 다 태울 것이 빤하니 제 발바닥이 타들어가는 열기를 느낀 한복의 뚜껑이 열리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수군의 피해는? 얼마나 많은 배들이 잿더미가 된 게야!”


“당장에 군선 스무 척과 대소 상선 쉰 척, 거기에 어로를 위한 뗏목과 소선들 아흔 척이 전소......”


“이 새끼들아! 관동하고는 전쟁 날 일이 없으니까 그 정신이 빠졌어! 그리들 많은 배가 타들어 가는데 대체 뭘 한 게야!”


“소, 송구합니다!”


그러나 당장에 발치에서 불이 올랐다고 해도 그 불씨가 하북 제일의 부강함을 자랑하는 기주 젼역을 태울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전력이 몇이나 되나?”


“의양성과 돈구, 내황 인근의 보기 1만, 과거 하양의 맹진에 주둔했던 노병 1만이 남아있습니다.”


“그때 출격했던 정환하고 조부더러 가서 남은 수군까지 동원해서 모조리 정리하라고 해.”


과거 수백 척의 군선과 수만의 병력을 운용했던 전례가 남아있는 것이 기주였고, 지금껏 십수 만이 넘는 도적들이 산을 타고 내려와도 모조리 격퇴한 전력이 있는 기주였다.


허나 하필이면 그 위치가 위치였던지라 초전 진압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서쪽으로는 흑산적들의 근거지인 태행 산맥과 접하고 남으로는 농민봉기가 일어난 황하와 접해있으니 그 둘이 하나로 묶여 봉기한 농민들이 흑산적들에게 동조하기라도 한다면 이는 비로소 외침과 내란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동시에 겪게 되는 최악의 경우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


특히나 개봉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잠재력을 품고 있는 업의 경우, 이미 원 역사 속에서도 흑산적들의 침입에 한시적이나마 점령당한 사례가 있었으니, 비단 그 일이 작금에 비틀린 역사 속에서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아, 참. 그리고 지금 당장 태행산맥 인근에 배치한 병력의 수를 늘린다. 토호의 이들에게 가병을 내라 하되, 내년 교역에서 벌어들인 세수는 반으로 감한다 전하라.”


“하오나, 기주목! 사연택의 교역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절대로 작은 금액이 아니옵니다. 그만큼의 세수가 저들의 주머니로 들어서게 되니, 이는 너무 토호들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아니옵니까?”


“그러는 유자혜! 그대도 따지고 보면 같은 토호 아닌가!”


“하오나 정남(正南)이 이를 우려하였습니다. 그가 말하길 작금의 기형적으로 쏠린 상업과 교역은 결국 부족함을 충당시켜줄 전쟁을 부를 뿐이며 그 속에서 결핍된 자들의 야욕을 가속화시켜 기반이 없는 이들을 모조리 흔들어 세력의 재편을 꾀하게 될 것이라고......”


콰앙- 콰앙- 콰앙-


“심배! 심배! 심배! 그놈의 그 이름은 아주 끊일 날이 없지! 애초에 군사도 책사도 아닌 일선 지휘관에 불과한 자가 뭐 그리 정책과 정무에 관심이 많아! 아닌 말로, 그러면 어디서 병사를 낼 게야? 제 고향 지키라고, 지가 이 땅의 토박이니까, 자기네들 기반 다 이 기주 땅에, 위군에, 업에 있으니까 지키기 위해서 사병 내놓으라고 하면 적어도 그 주둥아리에 뭐라도 물려 줘야 불평불만 군소리를 안 하며 개새끼마냥 짖어대지 않을 것 아닌가!”


그러나 여기서 원 역사와 같은 갈등이 또다시 일어나니 한복의 진노가 치중종사인 유자혜의 면전에 쏟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정의로운 성품에 의롭지 않은 것을 두고 참지 못해 일찍부터 주변과의 마찰이 짙었던 심배였고, 그 와중에 대장부와 같은 기백도 대단해서 어지간한 장수들조차 그의 앞에 크게 목소리를 높이지 못해 그의 악명은 기주의 조당 내에 자자하게 퍼져있었다.


그 와중에 외지인이었던 한복이 안착하면서 그와의 충돌은 곧장 신고식과 같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정작 정신머리가 빠져 뭐에 홀린 유자도 아니요, 때론 사대부들조차 비평하는 작자가 죽었다 깨어나도 토호들의 대척점에서 작은 부정이자 독단이라도 용서치 않겠다는 듯 물어뜯는 개새끼마냥 달려드니, 한복의 입장에서 이는 노골적인 정치적 위협이자 제게 굴욕을 선사하는 그 상성이 최악인 정적이었던 셈이다.


때론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그 눈이 뒤집혀 달려들 때가 있었고, 입바른 소리도 꼭 뭐 같이 할 때가 많으니 기회를 엿보다 토호들과 힘을 합친 그는 이내 그런 심배를 축출해내는데 성공했다.


허나 그 감격스러운 성공도 잠시, 그럼에도 딴에 그 능력과 안목을 찾는 이들이 많아 아직까지 은연중에 기주의 조당 내에 영향력을 행사하니, 실로 한복의 입장에서 이는 쳐내도 쳐낸 존재가 아니었다.


해서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도륙을 내고 싶으나, 그와 반대로 세간의 평은 또 좋아서 함부로 도륙할 수 없는 것이 한복의 이를 갈게 만들었는데, 토호의 이들 중에서도 무릇 그런 그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었고, 작금의 한복을 힘들게 한 군자행을 자처한 유자들 중 다수에게도 인정과 지지를 받는 것이 그였으니, 쉽사리 그 목을 베었다간 이 기주에서 겨우 뿌리를 내린 그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


거기에 그에 동조하지 않는 토호의 이들 또한 한복만큼이나 영악해서 실상 초창기에는 자신들을 적대하던 심배가 나중에 그 방향을 돌려 새로이 한복을 목표로 삼은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되려 그를 방치하고 부추기며 한복을 압박해 그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방해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고로 여러 세력들의 자리한 정치판 위에 중한 쓰임을 지닌 장기말처럼 되어버린 심배는 대놓고 한복의 눈 밖에 나고 권력에는 소외되었어도 절대적으로 그 목숨이 위협받을 일 없이 조당을 벗어난 곳에서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 변방의 정치인이자, 소위 정치 야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 야인이 이리 또다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니 어찌 한복이 상좌의 팔걸이를 부서져라 내리치며 그 입에 침을 튀겨라 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오나 정남이 말하길, 지금이라도 기주목께서 업을 방어하신다는 핑계로 별도의 수비군을 수립하시고 이를 통해 자립의 기반을 얻는다면 지금처럼 토호들에게 의존하는 정치 없이도 세수를 낮추고 선정을 펼칠 수 있다.......”


“그게 개소리라는 게야! 아닌 말로 토호는 뭐 병신이더냐! 이 드넓은 땅에 그 모든 것을 어찌 일개 주목의 정부가 관장해! 그리고 뭐 세수를 낮춰? 그리 낮추다 나중에 또 급한 일 터져 세수 올릴 일 생기면 또 무슨 욕을 처먹으라고 내가! 가뜩이나 지금 나랏님 뒤진 전국이 들썩이며 동요하는데 그따위를 방책이라고 내놔!”


그렇게 심배가 없는 자리에서 또다시 심배의 의견에 동조하는 치중종사 유자혜와 기주목 한복의 설전이 이어졌다.


“그 또한 정남이 말하길, 명인들을 불러들여 기존의 천거와는 별개로 새로운 월단평의 자리를 만들어 위명을 얻고 이를 통해 천하의 위인들과 재사들을 불러들여 새롭게 조당을 개편하여 그 자리를 넓히면 가능하다 하였습니다. 또한, 그리 낮춘 세수를 다른 곳에서 능히 거둬들일 수 있사오니 .......”


“그것 봐! 결국, 놈도 그리 제가 욕하는 토호 놈들과 똑같아! 그리 이 땅의 기득권인 토호들의 것을 새롭게 추천이나 천거를 통해 들어온 사족들이 정당하게, 합법적으로 빼앗기 위해 사족들을 위한 정치적 기반을 만들어내는 것이지! 다들 욕심부리는 것은 똑같으면서! 딴에 한조에 더 충성하고 경전 한자 더 읽었다고! 제 청명 지킨다고 상업이니 농업이니 오만 잡것들 천하게 여겨놓고서 이제와 저들 기반 없고 비리비리하게 사니까? 뭐? 고작해야 한다는 소리가, 뭐? 토호의 것을 빼앗아서 사족들에게 나눠주자? 그게 지금 어디 할 소리야! 그대는 지금 위군에 눈깔이 뒤집힌 백성들이 안 보여? 저것들이 진짜 눈이 뒤집혀서 저 태행산맥의 이들과 힘을 합치고 일을 벌이면 그땐 이 기주는 끝장이야! 끝장! 나도 뒤지고 토호들도 뒈지고 그대들 사족들조차 저 유학이고, 한조라면 질색을 하는 저 아랫것들에게 모조리 뒤지는 거라고! 왜, 그걸 몰라!”


“그러니까 이를 막기 위한 힘이 있어야.......!”


“그러니까 번거롭게 그 짓거리를 왜 하냐 이 말이야! 내 말은! 아닌 말로, 내가 작금에 토호들과 사이가 안 좋은가? 아니, 되려 좋아. 허면 작금의 위기를 이겨내는데 필요한 건 군사력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내가 언급한 대로 나와 사이가 좋은 토호 놈들 세금을 깎아 달래 주는 대신 그들의 군사력을 빼앗아 그들의 기반인 이 기주와 업을 지킨다는 핑계로 소모시키면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은가?”


“그건 그렇습니다만........”


허나 눈치 하나로 이 난세를 살아온 한복 또한 세상 돌아가는 바를 모르지 않을 정도로 멍청하고 어리숙한 자는 아니었다.


“그래, 자네도 그렇다고 여기지 않은가? 아닌 말로, 나는 뭐 병신이라서 이를 안 하는 줄 알아? 그게 다 네놈들 좋으라고 하는 번거로운 짓이니까 안 하는 게야! 그리 네놈들이 득세하면 그게 토호에게도 안 좋고 그 토호를 지지기반으로 삼은 내게도 안 좋으며 내 입지가 줄어드니까! 그리 입바른 소리 공정 운운하는 네놈들이 득세해봤자 저 썩어 문드러진 사례의 유자 놈들처럼, 똑같이 뒤로는 다 헤쳐 먹으면서 앞으로는 더 유난 떨고 위세 떨겠지. 그 와중에 또 나는 기주의 얼굴이라고 네놈들이 뒷돈 받아먹지 마라, 부정부패하지 마라, 독단적으로 일처리 하지 마라, 무조건 우리 말 들어라, 그리 잘 포장된 개소리, 멀쩡한 사람 병신 만드는 개똥 같은 소리하면서 내 머리에 더한 똥을 처박아서 내 스스로도 사고하지 못하는 똥만 싸는 꼭두각시, 망석중이 인형을 만들어놓을 거고, 그 인형 앞에 내세워서 너희 것들끼리 모든 것을 논하고 정하겠지! 내 너희들의 후안무치한 속내를 모를 줄 알아! 저 빌어먹을 난세의 빈틈을 비집고 오가며 도성에서 외지에서 이 한 문절(文節)이 어떻게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는데!”


“그건......, 그건 너무 과한 우려시옵니다! 또한 시대가 전국으로 접어든 지금, 이 기주 또한 어찌 변모할지 모르는데 누군가가 그 중심을 잡고 안정된 전국을 이끌어야 함에 오직 제 기반만을 생각하는 저 무도한 토호의 이들보다는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생각하는 사족들이......”


물론, 신하된 이들이 바라보기에 그의 존재가 이 격동하는 난세에 중심이자 버팀목이 되어줄 구심점인 주목에 어울리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건 이를 바라는 특정한 이들의 입장일 뿐, 어떻게든 제가 차지한 권좌의 자리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는 한복에겐 그만의 관점이 존재했다.


“아주, 오냐오냐 하니까 저 홀로 끝까지 좋은 사람이지? 이, 위선자 새끼들이 진짜 뒤질려고...... 그 개 같은 아가리 안 닥쳐!”


퍼어억-


“커흑!”


“기, 기주목!”


대소신료들이 보는 앞에 격 떨어지는 모습까지 보이며 유자혜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것도, 그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것이 튀어나왔기 때문일지니, 이에 놀란 신료들이 술렁이는 것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 한복이 이내 바닥에 고꾸라진 유자혜의 가슴을 발로 밟았다.


“크흡!”


“그리 나라와 백성을 생각한다는 새끼들이, 그 잘난 유자니 선비니 하는 사족들이 왜 지금 이 땅을 박살내고 있냐? 아닌 말로, 니들은 날 제대로 된 기주목이라고 인정을 하기는 하니? 어?”


“기, 기주목......”


“야, 이 씨방새야. 혓바닥이 있으면 말을 좀 해봐. 내가 아까부터 계속 말했지? 지금 돌아가는 상황 진짜 위험하다고, 저 제 욕심 그득그득 차리는 토호 새끼들도 지금 제 기반 흔들릴까 봐 저리 몸 사리고 백성들 눈치 살피고 쉬쉬하는데, 그리 백성을 생각한다는 새끼들이 어찌 그 백성들로 하여금 이 기주의 모든 것을 불태우는 도적이자 역적이 되는 길을 부추기게 만들어! 지금 저 산맥 너머에 우글우글 개미 떼마냥 몰려있는 도적 나부랭이가 백만이 넘는데, 어? 그 버러지 같은 새끼들 우르르 몰려 내려와서 이 땅에 자리한 인간들 씨를 말려버리면 어찌하려고 그래? 그거 막을 자신은 있냐? 아닌 말로, 이 땅에서 긁어모을 군사는 너희가 내?”


“........”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표정이 변화되기 시작한 것은 그가 꽤 논리적인 변설을 통해 토호의 손을 들어주면서부터였다.


“아니, 너넨 없지. 딴에 청렴하고 가진 게 없어서 뭣 하나 네 손으로 일군 게 없어서 내놓을 군사도 없고, 막을 자신도 없지. 애초에 그걸 막을 생각이 있었으면, 저리 백성을 자극하지도 않았을 거고, 그 와중에 이 기주의 주인인 이 기주목 한복을 개무시하지도 않았어!”


으지직-


“커흑!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그게 어찌 주목을 무시하는 처사가 되는......”


“왜 무시가 안 돼! 애초에 기주목인 내가 유주를 지원하겠다 명을 내리지도 않았어. 헌데 그런 내 명도 없이 멋대로 제 가산까지 정리하면서 우르르 이 기주를 버리고 유주로 올라갔지. 이뿐인 줄 알아? 너희는 이 기주가 아니라 딴에 나라와 백성을 운운하고 사는 새끼들이니까, 어떻게 외지인인 나보다도 더 이 기주를 별 것 아닌 것 취급해. 하긴 이 기주에 딱히 뭐가 얽힌 것도 없으니까. 재산도 없고 기반도 없고, 당장에 토호 놈들 조금 설친다고 그 벼슬자리도 쉽게 못 들어가니까. 마음에 안 든다 찡찡대면서 결국은 제 출셋길 찾는답시고 가는 거지. 그렇게 잃을 게 없는 너희가 어찌 이 기주를 지켜? 누가 점령하면 잘 되었다 이걸로 토호들 쳐내자 신이나 새로운 정복자 앞에 대가리나 숙일 새끼들이겠지. 그 또한 결국 나라를 위한 일이요, 백성을 위한 일이라 누군가는 그 일처리를 대신 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토호들 쳐낸 자리 자연스레 앗아갈 거 아니야?”


물론, 여전히 고압적이다 못해 신하된 이를 함부로 대하니 그 모습이 실로 무례하고 그릇된 것은 맞았으나, 문제는 그 와중에도 토호인 이들과 사족의 이들의 차이를 설명하며 그 혓바닥을 칼처럼 사용하는 날카로운 언변에 의해 거진 눈이 뜨인 기주의 관료들이었다.


그간 알게 모르게 얕잡아보던 한복의 날카로운 논지가 촌철살인의 비수가 되어 이들의 심장을 찌르자 사족 출신의 이들은 거진 그에 동요하며 당황을 감추지 못한 모양새였고, 그 와중에 토호 출신의 이들은 나름대로 거리를 두던 그가 자신들을 비호함에 알게 모를 미안함이 들며 그 거리감이 급속도로 좁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건......”


“그래, 토호가 더 부패하고 썩었을 순 있겠지. 진정 너희의 통치가 더 나을 수도 있겠지. 근데 이걸 다른 관점에서 보잖아? 지키려는 마음가짐이 달라. 그나마 외침이라도 나면 백성들이야 딴에 제 나라 지킨다고 들고 일어서지? 제 사는 지역에 기반을 둔 토호들은 거진 적대하거나 밉보이면 쓸려나가고? 근데 청사를 살펴 보면 딴에 배웠다 하는 이들은 그리 새롭게 등장한 강자, 정복자 곁에 서서 한 자리씩 차지하는 큰 인물이 되더라고? 기반이 없던 이들이 그리 배신해서 기반을 얻어내더라고? 중한 자리에 오르고 기존에 자리한 이들을 쳐내면서 새 나라의 개국공신이 되고 기존의 나라를 망하게 하는 역적들이 되더라고. 물론, 반대로 그 기반만 인정해주면 토호들도 새롭게 바뀌는 통치자를 인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금에 이 기주에 당면한 위협을 생각해봤을 때, 그게 토호에게 아쉬운 일일까? 그도 아니면 너희 사족들, 유자들에게 아쉬운 일일까?”


그 와중에 유자혜를 비롯한 사족 출신의 이들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어찌 보면 배신감이자 실망이라 느껴질 수 있으나 그 정적을 향한 노골적인 공격의 무례에 알게 모를 분노마저 솟구치는 와중이었다.


“결국 너희도 똑같애. 너희에게 더 유리한 길을 택한 게지. 한데 그걸 충심으로 포장하면 안 되지. 어디 너희만 좋은 사람이야? 너희들 청명은 죽었다 깨어나도 놓지 못하면서, 그리 수많은 사족들이 이탈해서 마치 기주에는 올바른 통치자가 없는 것마냥, 기주에는 이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인물과 지도자가 없는 것마냥, 그냥 부패하고 가진 것 많은 이들만 있는 악이 통치하는 땅인 양, 왜 좋지 않게 사고하고 매도하게 만드냐고? 마치 너희가 가는 그 숭고한 길에, 그 군자행에 참여하지 않으면 다 그릇되고 이기적인 놈들인 양 그리 눈칫밥을 멕이냐고? 해서 가기 싫은 사족들마저도 우르르 데리고 선동해서 그나마 나중에라도 크게 자라날 동량, 해서 이 땅의 관료로 뽑아 쓸 어린 동량들에 이름값 있는 이들까지 왜 다 선점하고 데리고 저 유주의 유언에게 가져다 바치려 하느냐고? 왜 씨발 너희는, 네 것도 아닌 남의 걸 가져다가 그리 생색을 내? 여기서 너네가 일군 게 뭐가 있는데? 남의 건 다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위한 일이다, 우리를 믿어라, 우리를 따르라, 우리의 말을 들어라, 우리가 하란 대로 해라 하면서 그리 쉽게 앗아가지? 근데 왜 정작 니들은 그 작은 거 하나 안 빼앗기려고 발버둥 치고 배신하고 등을 돌려? 이 기주가 우스워? 이미 한조에게 등을 돌린 이 땅의 백성이 우스워? 이 땅에서 제 기반을 일궈낸 토호가 우스워? 그도 아니면 이 모든 걸 지금 읊고 있으면서 너희들에게 권력과 자리를 허락지 않는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멍청해서 이러는 것 같아서 우스워?”


없는 정마저 떼게 만드는 그 비수가 사족 출신의 이들의 심간을 후벼파니, 그날의 기주의 조당에서 벌어진 일들이 알려지며 호족 출신의 이들 중 다수가 한복을 지지하고 나설 것을 천명했다.


허나 그 노골적인 편애와 굴욕적인 패배는 이내 그간 중용을 자처해오던 기주에 양립하던 세력들 간에 길고도 깊은 갈등의 골을 남기고야 말았으니, 그에 소외된 이들이 그에 대한 반감을 가지며 한복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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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428화 – 나아감에 그 끝엔 오직 영광뿐인 상처뿐이 없나니 22.11.05 158 3 15쪽
428 427화 – 각자가 바라보는 그 너머의 세상, 그 끝을 향해서 22.10.29 157 3 21쪽
427 426화 – 절반의 실패와 더불어 남겨진 유산이 이룩한 진보 +1 22.10.22 172 4 16쪽
426 425화 – 백성이, 기득권이, 사족이, 관료가 아닌 군대가 국가의 주인이 되어야 옳다 +2 22.10.05 196 3 21쪽
425 424화 – 실패한 시대의 이면, 이를 뛰어넘을 또다른 시대적 일면 22.10.04 162 5 21쪽
424 423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3) +2 22.10.03 162 3 24쪽
423 422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2) +1 22.09.28 162 3 20쪽
422 421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1) +1 22.09.22 209 4 21쪽
421 420화 – 이는 공화정의 몰락인가 그도 아니면 크레타의 몰락인가 22.09.21 149 2 23쪽
420 419화 – 전조의 낙양과 다를 바 없이 붕괴하는 장안 +1 22.09.20 149 4 20쪽
419 418화 – 부패할 수 없는 자의 시대가 저물면 철혈의 재상이 집권할 시기가 찾아든다 22.09.19 157 4 24쪽
418 417화 – 마총 전투의 승리와 그 이후의 옹주 +2 22.09.15 167 3 21쪽
417 416화 – 마총 전투 22.09.15 150 2 22쪽
416 415화 – 전국책을 품에서 놓지 않은 남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2) 22.09.13 159 3 19쪽
415 414화 – 전국책을 품에서 놓지 않은 남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1) 22.09.07 208 4 27쪽
414 413화 – 승천을 해야만 하는 용의 운명 22.09.06 155 4 19쪽
413 412화 – 진한대전의 시작과 용의 출현(2) +3 22.09.04 167 5 22쪽
412 411화 – 진한대전의 시작과 용의 출현(1) 22.09.04 173 4 23쪽
411 410화 – 진한대전의 의의 +2 22.08.31 202 3 21쪽
410 409화 – 읍참진밀(2) +2 22.08.26 214 5 16쪽
409 408화 – 읍참진밀(1) 22.08.25 164 3 20쪽
408 407화 – 익주 재일의 기재 22.08.18 186 4 21쪽
407 406화 – 전쟁과 복수를 천명한 양치기 소년의 결의 +2 22.08.17 174 5 28쪽
406 405화 –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천명 22.08.14 162 4 23쪽
405 404화 – 그 정치와 전쟁의 사이, 조위와 유범의 출사표 22.08.12 155 4 25쪽
404 403화 – 진밀과 이권은 품 안의 비수요 전장의 방패이자 정치이며 전쟁이다 22.08.10 168 4 20쪽
403 402화 – 그 와중에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은 그들이 자리하고 있는 익주만의 사정이었다 +2 22.08.09 160 4 26쪽
402 401화 – 같은 꿈을 꾸는 자들을 위한 희생양과 대공황 22.08.06 179 3 22쪽
401 400화 – 실로 위험한 이들이 동화 같은 꿈을 꾸었다. 그것도 같은 꿈을 꾸었다. +2 22.08.05 190 5 19쪽
400 399화 – 복수를 천명한 양치기 소년은 들개를 이리라 속이며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를 설 22.08.03 196 5 21쪽
399 398화 – 대나무를 입에 문 이리는 복수를 위해 누군가 던져주는 쌀밥을 씹는 들개가 되었다 22.08.02 194 2 23쪽
398 397화 – 선수 교체 22.07.25 235 3 24쪽
397 396화 - 관서대공황의 전조와 대국. 아니, 패권국의 위기(4) +2 22.07.25 219 3 16쪽
396 395화 – 붓과 낫과 망치, 벼 이삭과 월계수 잎을 두른 크고 원대한 꿈을 품은 공화국 +5 22.07.21 228 5 34쪽
395 394화 – 밀감과 감, 검독수리와 크고 원대한 꿈을 품은 제국 22.07.20 194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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