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하얗고 하얗게
그날의 간단한 시구입니다.
눈이 올 것 같은 날씨입니다
모든 부정을, 아프고 슬프고 괴로웠던
모든 것들을 덮어 나갑니다.
하얗고 하얗고 하얗게.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물들이면,
튀어나온 손도 일그러진 얼굴도
전부 잊혀져 나가겠죠
전부 잊을 수 있겠죠.
남길 건 발자국 하나쁜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발자국 하나뿐입니다
눈이 내리면 금방 사라질
가슴에 그어진 칼자국 하나입니다.
아아, 그것마저 잊고 싶습니다
끝 없이 내리는 눈으로 덮고 싶습니다
나는 덮어도 될까요?
나는 덮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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