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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강 님의 서재입니다.

나도 가면 하나를 주웠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리강
작품등록일 :
2020.05.20 21:58
최근연재일 :
2020.06.15 23:08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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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6
추천수 :
873
글자수 :
120,996

작성
20.06.1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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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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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타임 크리스털 공정경쟁2]

DUMMY

-한번 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래.’

그래서 대공은 봤다.

먼저 촬영사가면사들이 찍은 아이뷰(Eye View) 영상을 스펙톨에 내려받아 저장매체에 저장했다가 그에게 보내주는 동영상들을 받았다.


섹터 1 영상.



김신은우가 보인다.


‘위력강신태극중조.’

대공의 머릿속에서 저절로 그녀의 ‘가면격’이 떠올랐다.

무협이란 소설종에서 나온 가면이었다.

그녀의 바로 뒤로 개 한 마리가 바짝 뒤쫓는다.

‘풍강흰달.’

와일러다.

그 옆과 뒤쪽으로 삼각형처럼 진을 이룬 채, 줄줄이 각종 인물계 가면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뒤따르고 재규어, 회색늑대, 그레이하운드, 살쾡이, 고양이, 원숭이 심지어 나일왕도마뱀이 어슬렁어슬렁 뒤쫓는다. 주변을 훑고 땅을 살피며 타임 크리스털 공정의 운영팀이 사전에 생도들이 크리스털을 찾을 수 있도록 남긴 흔적을 탐색하면서, 적당한 수목과 구릉으로 이루어진 서쪽 정원 지대의 한쪽을 나아간다.

김신은우 외에는 변변치 않은 전력.

단순하게 동물종 가면사들만 놓고 비교해봐도 재규어, 회색늑대 따위로는 다른 팀의 코끼리, 호랑이, 사자, 고릴라, 북극곰, 하이에나 심지어 육식공룡 상태인 가면격들과는 싸움이 되지 않는다.

하물며 고양이, 살쾡이, 원숭이, 그레이하운드라니.

증손녀의 검독수리가 덮치기만 해도 그레이하운드, 살쾡이, 고양이, 원숭이 따위는 먹잇감이 될 지경.

삐이이-이이이익!

끽-키키키키키킥.

촬영사가면사의 시선이 옆으로 돌아가면서, 지나쳐가는 그런 풍강흰달과 김신은우 조의 꽁무니를 쫓는다.

문득 영상의 시야가 공중으로 향하면서 검독수리와 송골매가 활강하고 솟구치고 쫓고 달아나고 피하고 실랑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시 지상으로 전환하더니 멀어지는 은우와 흰달의 무리를 향해 뒤쫓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문득 무리의 대형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이동하는 게 보였다. 선두에서 달리는 개가 보였다.

‘와일러.’

흰달이었다.

대공은 곧 알게 됐다.

와일러는 한쪽 다리를 들고 나무에 오줌을 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재규어, 회색늑대, 그레이하운드, 살쾡이, 고양이, 원숭이 심지어 나일왕도마뱀 등 각종 동물형 가면사들도 이 기회에 오줌을 싸기로 다들 작정한 듯 오줌들을 쌌다. 팔짱을 낀 채 구경하는 김신은우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돌연 광부가면사가 스펙톨에서 삽을 꺼내더니 땅을 파기 시작한다. 광부는 순식간에 1m 구덩이를 파더니 타임 크리스털을 캐냈다.

삵!

야옹!

아우.

컹, 컹!

끼끼끼끼.

“이야!”

“크리스털이다.”

신이 나서 짖어대고 울어대고 떠들어대는 동물종 가면사들과 인간직종 가면사들의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했다.

휙.

촬영가면사의 시야가 이동함에 따라 높은 나무 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던 박쥐 한 마리가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고, 더 높이 올려다보자 하늘에서 서로 떨어진 채 이쪽저쪽에서 공중을 선회하는 검독수리와 송골매가 보인다.

‘들켰어. 캐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려운 법이야.’


대공은 잠시 가만히 있었다.

‘우연인가? 느닷없이 대열을 이탈해서 오줌을 눈 곳에 크리스털 맥이 있을 수 있나?’



섹터 2 영상.


동영상의 시점은 빠르게 공중을 날며 하강하고 있었다.

촬영사가면사 격이 새의 상태인 고등급의 촬영사가면사이기 때문이다. 화면의 뷰는 빠르게 한 무리가 내려다보이는 나뭇가지 위에서 멈춘다. 조류형 촬영사가면사가 가지에 착지한 게 분명했다.

그 상태로 바위와 꽃, 관목으로 이루어진 곳에 있는, 4m 아래쪽에 있는 흰달과 은우 진영을 비춘다.


‘또 캤어.’ 대공은 어이없었다.


힐끗.

살쾡이, 고양이, 원숭이 등이 고개를 쳐들고 찍는 존재를 올려다보는 듯하지만, 곧 촬영사가면사인줄 알아챈 듯-새로 변했다고 해도 목에 푸른 띠를 매고 촬영사가면사임을 표시한다-관심을 거둔다.

하지만 재규어가 곧 화면 쪽으로 다가와-즉 촬영사가면사의 시선 안으로 들어와 위쪽을 올려다보면서 한번 입을 벌려 위협하듯 울음소리를 냈고, 끼끼끼끼, 원숭이 한 마리가 빠르게 나무를 타고 올라오더니 촬영가면사 눈앞으로 와서 몇 번 희롱했다.


10초쯤 뒤.

촬영가면사의 시선이 돌아간다.

‘왔다!’

타니가 백작의 손자 홍천사태가 보였다. 소설종 뇌극대사의 가면격 상태였다.

사태가 손뼉을 치듯 두 손바닥을 맞붙였다가 떼는 순간 두 손에 뇌섬이 일어났다.

‘그런데도 어떻게······.’

열상국 본토파의 무리가 흰달과 김신은우 팀에게 달려드는 걸 보면서 대공은 의심과 흥미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김신은우의 작은 체구는 이미 가녀린 두 손으로 원을 그린 후 땅을 박차고 솟구쳐 있었다.

‘위력강신태극중조!’

그녀의 손바닥에 ‘위력강신태극’의 힘이 나타나 있다.


스-빡!

공중에서 두 사람의 손이 부딪혔다.


번쩍.

펑!

두-웅!


공기의 파열음과 함께 두 사람은 양쪽으로 날아갔다.

은우는 추락했고 사태는 공중에서 뒤쪽으로 떨어져 나갔다.



*


오늘 그때 그 장소에서.

“으악!” 인간형 가면사들이 내지르는 비명은 공포로 가득했다.

이때 지상에서는 아키와 자작 가문의 박류철손이 태고의 동물종 공룡 유타랍토르로 둔갑한 채 나머지 흰달과 은우 무리에게 덤비고 있었다. 아키와 자작령의 소비자 가문 출신 변전상철은 회색곰이었고, 열신서훈 남작 가문 출신 송백휘채는 블랙맘바였다.

컹, 으르렁! 회색늑대가 짖어대고 재규어가 달려들었지만, 회색곰이 휘두른 앞발에 나가떨어졌고 고양이는 펄쩍 뛰며 뒤로 물러났고, ‘삵!’ 살쾡이는 달려드는 블랙맘바의 목을 향해 점프했다. 스-휙! 쩟! 블랙맘바는 살쾡이를 물었다. 괘-엥! 그때 휘적휘적 달려들어 뒤쪽에서 블랙맘바의 몸통을 문 나일왕도마뱀의 몸통을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거대한 랩터 유타랍토르가 물고 흔들더니 던져버렸다.


스-빡!

홍천사태의 수벽뇌섬과 김신은우의 ‘위력강신태극’이 부딪치면서 연이어 에너지 파동을 일으켰다.

사태는 흰달에게 가고 싶었지만, 은우 때문에 연달아 막히자 더욱 표정이 굳어졌다.

싸움을 지켜보던 조교들이 달려들어 상처를 입어 목숨이 위험해 보이는 살쾡이와 사람들을 빼냈다. 회색곰에 맞아 나가떨어졌지만, 재규어는 다시 몸을 일으켰고 나일왕도마뱀도 비틀비틀 일어났다.

퍽!

회색곰이 무리 안으로 난입한 채 물어뜯고 앞발을 휘둘러대니 그 위맹함과 난폭함과 재빠름은 거침이 없었다. 점프해서 곰의 목을 물어뜯으려던 회색늑대 송유주리는 ‘깽!’ 하며 나가떨어졌다. 끼끼끼끼, 원숭이는 어느새 그런 회색곰의 머리에 올라가 눈을 마구 할퀴다가 앞발에 맞아 날아갔다.

유타랍토르도 문제였다.

유타랍토르 두개골은 76cm. 입을 벌려 인간의 머리 따윈 통째로 집어넣고 씹을 수 있었다.

서로 상대의 목숨을 끊을 정도의 공격은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다들 흥분해서 날뛰었다.

은우가 소리쳤다.

“달아나!”

그레이하운드 윤가수율은 빠르게 달아났다.

펑!

꽝!

“광부와 건축사를 잡아!” 사태는 소리쳤다.

퍽, 퍽! 곰에게 맞은 인간직종 생도들이 나가떨어졌다.

와르르, 컹.

“뭐해?” 은우가 외쳤다.


그녀가 옳다. 흰달과 광부, 건축사도 달아났다.


유타랍토르가 뒤쫓았다.

문제는 인간직종의 가면사였다. 광부와 건축사였다. 이들은 인간종의 직업군이었으므로 인간의 육체와 근육, 달리기 속도일 뿐이었다. 흰달은 달리다가 멈춰 뒤를 보고 그들에게 다시 달려갔다가 다시 그들이 오자 달렸다. 이미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5m, 무게 600kg. 갈고리 모양의 두 번째 발톱은 25cm 정도인 유타랍토르는 입을 벌린 채 바짝 달려왔다.

광부와 건축사 한 명이라도 지키지 못하면 팀 자체적으로 공정을 완성할 방법은 영원히 없게 된다.

멀찍이 달아난 채 그들을 기다리던 그레이하운드 윤가수율 거꾸로 달려왔다.

쿵, 쿵, 쿵! 측면지대에서 몸길이 8.5m에 체고 2.4m, 몸무게 1.7t의 공룡이 초속 약 14m 속도로 달려왔다.

쩍.

그보다 먼저 바위 위에 숨어있던 청휘보연이 뛰어내리며 검을 내리쳐왔다.

‘핫!’

퍽!

그레이하운드에 몸통박치기를 당한 청휘보연은 땅바닥으로 나가떨어졌고. 그 순간 알로사우루스의 거대한 입이 유타랍토르를 물어버렸다.


께에악!


헐떡, 헐떡. 눈앞에서 보연의 검날은 스쳐 지나갔고 유타랍토르의 커다란 입이 자신의 앞에서 잔뜩 벌어진 채 그를 물려던 이빨들을 내보이며 비명을 토해내자 흰달은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슈-악!

퍽!

흰달은 정신 차리고, 넋을 놓은 채 서 있는 광부가면사의 가슴팍을 머리로 박았다.

시속 한 150km로 하강했던 검독수리 청휘금교는 목표를 잃자 그대로-아직 검독수리의 활강 능력이 완전치 않았는지-맨땅에 처박혔다.

퍽.

벌떡 일어난 청휘보연의 검이 그레이하운드의 목을 치는 게 보였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날을 면으로 바꾸며 쳤다.

“그레이하운드 아웃!”

구름표범이 쏜살처럼 달려와 흰달을 덮칠 때 흰달은 전투를 심판하던 조교 중 하나가 긴박하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꽈당, 꽈당, 꽈당.

코뿔소, 벨로키랍토르, 호랑이도 달려온다.

그때 흰달과 은우 팀의 광부는 타임 크리스털 두 개를 멀리 던져버렸다.

끼기기기.

적색으로 번쩍이는 크리스털에 눈이 돌아간 청휘 가문과 대공부의 생도들은 본능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쌕!

퍽.

카하악!

느닷없이 날아온 화살에 엉덩이를 맞은 구름표범 청휘선제는 타임 크리스털을 눈앞에 두고, 달리던 기세 그대로 고꾸라지며 땅을 몇 바퀴 굴렀다.

“이야!” 화태 변경백 동 후작령파의 송조병권이 내는 기합 소리는 요란했다.

숨어서 싸움을 지켜보던 화태 지역 패거리들은 타임 크리스털을 보자마자 더는 참지 못하고 뛰어나왔다.


수벽뇌섬!


위력강신태극!


그 사이 이곳 싸움 현장까지 티격태격 싸우며-공방을 주고받으며 달려온 홍천사태와 김신은우가 다시 난전 싸움판에 끼어들었다.


“안돼!” 은우는 외쳤다.

작전대로 타임 크리스털을 던지고 시선을 분산시킨 뒤에 달아나려던 은우와 흰달 팀의 건축사와 광부가 차례로 아웃당하는 걸 본 은우는 상심하고 말았다.

‘위력강신태극!’

비-잉.

알로사우루스의 뒷발을 깨물고 있는 와일러, 못난이 개 흰달을 본 순간 은우는 호랑이와 사자 사이를 통과하며 알로사우루스의 옆구리를 쳤다.


펑!


공룡의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지며 피가 튀었다. 1.7t의 공룡은 3m는 날아가 쓰러졌다.

쿵.


“달려!”


뇌섬!

퍽!

은우의 등짝을 사태의 수벽뇌섬이 때렸다.


은우가 마지막 남긴 외침을 명령으로 삼아 흰달은 달렸다.



*

“그래서 어떻게 김신은우 팀이 승리했다는 거야?”

“아유. 그분의 팀이라니까요.”




모두 늘 행복하세요~~


작가의말

모두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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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 크리스털 공정경쟁2] +2 20.06.12 259 34 11쪽
20 [타임 크리스털 공정경쟁] +6 20.06.11 254 38 12쪽
19 [나도 패가 생겼다] +10 20.06.09 286 4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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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자연멘탈] +9 20.06.07 260 31 14쪽
16 [아휴, 남작님 형편없네요] +5 20.06.05 279 36 15쪽
15 [수상한 스펙톨. 이렇게 준남작령의 영주가 되는 거야?] +6 20.06.04 277 38 13쪽
14 [대결 스펙톨 대 영지] +7 20.06.03 284 43 11쪽
13 [만찬이 왔다] +1 20.06.02 273 31 13쪽
12 [누가 누구의 손아귀에 있나] +4 20.05.31 344 39 13쪽
11 [이런 남편감은 어떠신지] +5 20.05.30 318 39 12쪽
10 [남작님의 세 번째 남편감] +5 20.05.29 309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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