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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yming_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순창사또 이성렬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대체역사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급시우C
작품등록일 :
2021.05.12 11:14
최근연재일 :
2021.09.17 23:3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15,959
추천수 :
414
글자수 :
532,488

작성
21.06.25 06:18
조회
104
추천
1
글자
12쪽

59화. 미안하다는 말도 못 했는데

DUMMY

정대감 별장 대문 돌계단 아래.


나귀 위에다 짐을 싣는 아정에게 성렬이 다가왔다. 그는 재단 설립 이야기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후원에서 연홍을 만난 아정은 발걸음이 무거웠다.


“아~ 정아!”

성렬이 들뜬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리듬감 있게 불렀다.


“왜요?”

아정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어? 피곤해?”

성렬은 아정의 불퉁함이 피곤에서 오는 걸로 생각했다. 그의 모친이 말하길 사람은 피곤해지면 짜증이 올라오기 쉽고, 특히 여자들은 몸이 약해 쉽게 지치기 쉬우니 주의하라고.


“아따, 우리 사또, 노래 잘 하드만요!”

눈치 없는 달구가 수레에 짐을 올리며 말했다.


“이건 조금 자랑이긴 한데, 나 아이돌 제안도 받았어.”

“아이돌?”

“그런 게 있어.”

성렬은 손사래를 치며 씨익 웃었다.


“대성아, 달구야, 짐 다 챙겼지?”

울적한 아정은 성렬을 무시하고 나귀를 끌고 앞서 걸었다.


“아정아, 내일 다례 하러 와?”

성렬이 아정의 뒤를 졸졸 쫓아갔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정대감을 설득해 재단 세운 걸 자랑하고 싶다. 능력 있는 남자라고 아정이 그 특유의 발랄한 손짓으로 칭찬해주면 좋겠다.


재단이 설립되면 회원의 결속을 높이는 VIP 파티를 분기별로 주최해야지. 파티의 모든 일은 천가네에게 맡겨 일감을 몰아줄 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화들짝 놀랄 일이겠지만 조선에서 이 정도의 커넥션은 애교지.


“못 가요.”

아정이 성렬의 눈을 보지 않고 말했다.


“아정아, 왜?”

그제야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아정의 표정을 살폈다.


“피곤해서 그래요.”

아정은 성렬과 대화하기 싫었다.


“사또 나리, 말을 가지고 왔습니다.”

정대감댁의 말구종이 성렬을 찾았다.


“그러면 우리 언제 티타임 해?”

성렬이 아정의 팔뚝을 살짝 잡으며 물었다. 어째 자신을 외면하는 기운이 느껴져 가벼운 스킨십을 시도한 것. 그런데 아정이 팔을 거칠게 훅 빼버렸다.


기분이 들떴던 만큼 뿌리치는 행동이 밉다. 야속했다.

“왜 그래? 진짜... 말을 해.”


“말하기 싫어라. 피곤하다 했잖아요.”

아정이 짜증냈다.


“내가 뭘 잘 못했어?”

성렬의 눈썹이 미묘하게 꿈틀거린다.


“저도 바빠라. 다모 일하러 시간 내는 거 힘들다구요. 왜 내가 맨날 근복당 가야 혀요? 성렬 나리가 우리집 와서 차 마시면 되잖아요.”


“사또 일이 얼마나 많은 줄 몰라? 내가 놀아?”

아정의 날 선 반응에 성렬도 날을 세웠다.


“사또 일만 많아요? 우리 대여방 일도 많아요. 그리고 이제는 옛날보다 일감이 줄어서 예비금도 바짝 조아야 하고, 대여방 식구들을 생각하면 다른 먹거리 자리도 생각해야 혀요.”


성렬도 그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 어려운 경기 탓에 여기저기 잔치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인즉슨, 천가네 찬기대여방의 일거리가 줄었단 말이겠지.


“정대감이랑 이야기 잘 되어서 천가네에 맡길 일이 생길 것 같아, 티타임 때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려고 했다고! 너네한테 일감 몰아주려고!”

“나리가 일감 안 챙겨줘도 내가 알아서 찾아요!”


평소 티격태격 노닥거리던 모습이 아니다. 아정과 성렬의 말싸움에 놀란 대성이 뛰어왔다.


“누이, 왜 그랴~”

대성이 아정의 어깨를 감쌌다.


“사또, 오늘은 싸게 싸게 집에 가고 다음에 이야기 혀요.”


그리고는 아정과 함께 걸었다. 입을 꾹 다문 아정의 눈망울이 그렁그렁 하지만 울지 않았다.


하아-,

성렬은 천가네 남매의 뒷모습을 보며 긴 한숨을 내뱉었다.



**


“아정씨?”

연홍이 아정의 이름을 불렀다. 정대감 별장 후원에서 입을 다문 아정에게 눈치도 없이 말을 걸었다.


“네. 말씀하세요.”

무뚝뚝한 대꾸.


“성렬 나리, 참 좋으신 분 같아요.”

“네.”

“아정씨 걱정 많이 하더라구요.”

“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거지? 불안함에 아정의 눈이 커졌다.


“대여일이 많이 줄었다면서요?”

“요즘 다들 어렵잖아요.”

덤덤하게 말하지만 언짢았다. 성렬 나리가 기생이랑 천가네 찬기대여방 매출을 두고 대화 나누었다는 게.


“다례 하러 관아 오는 거,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이방이랑 의논하더라구요.”

“... 그래요?”

심란하다. 다례를 일이라 생각한 적 없다. 보수를 바란 적도 없다. 성렬과의 즐거운 시간이고 놀이처럼 생각했을 뿐이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예요.”

아정이 말했다.


“그래도 일은 일이니까 제 값을 받아야죠.”

“생각해볼게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그만. 아정은 연홍과 대화하기 싫었다. 다례 비용을 받으면 성렬과의 관계가 업무처럼 보일 것 같다. 나만이 그와 특별한 시간을 공유하는 사이이고 싶은데 그걸 값으로 환산하려는 게 슬프다.


그리고 자존심이 상한다. 동네방네 떠들 정도로 궁하지는 않다. 그저 경기가 나빠 일감이 줄었을 뿐.


“여인 혼자 애쓰는 게, 사또께서 보기엔 가엾게 보였나 봐요. 불쌍해서 어떻게든 챙겨주려고 하더라구요.”


가엾게? 불쌍? 빠직, 아정의 이마에 힘줄이 섰다.


“서학 경전에 고아와 과부를 불쌍히 여기라는 말이 있대요. 사또 나리 모친께서 서학을 믿는다던데. 아무래도 영향을 받았겠죠?”


내가 과부라는 걸 이 기생에게 말했어? 지금까지 성렬과 대화하며 그의 모친이 서학을 믿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고작해야 수세미가 같다는 이야기. 수세미가 뭐 그리 특별하다고. 설거지할 때는 다들 수세미 열매를 삶아 껍질 벗겨 쓰는 거 아냐?


그런데 이 기생과는 종교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하니, 지금까지 그와 나 사이에 쌓아온 특별한 무언가가 우르르 무너지는 것 같다. 날 만만하고 쉬운 여인으로 본 건가.


대성이 동학에 관심을 보이는데, 그러면 가족 중에 서학을 믿는 사람이 있다는 대화가 한번쯤은 나왔어야 하는 거 아냐?


속 깊은 곳에서 한숨이 나오려는 걸 꾹 참았다.


가엾고 불쌍한 여인으로 보이기 싫다. 과부가 되어 순창으로 돌아올 때 몇 번이나 다짐했다. 박복한 팔자라고 손가락질 받아도 웃으면서 지낼 거라고.


아정은 연홍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뭘 그런 걸 다 신경 써서 이야기 해주셔요. 전 사내에게 의지하지 않는 제 삶이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있는 힘껏 코를 찡긋 거리며 웃고는 돌아섰다.



***


성렬은 근복당 사랑방 금침에 누워 천정을 멍하니 바라봤다.


“천아정 걔, 은근 파이터네. 허.”


헛웃음이 나온다. 오늘 일을 복기해보지만, 아정이 왜 화났는지, 왜 짜증났는지 모르겠다. 생각할수록 두통만 더해질 것 같아.


정대감의 별장에서 근복당으로 오는 내내 가을바람에 몸이 차가웠다. 아정과 싸웠기에 마음은 더 시렸다. 사또를 보좌한 이방 일행을 집으로 먼저 귀가시키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늦은 밤까지 말을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내아로 돌아오자마자 관비에게 온돌방을 따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근복당의 귀신이 무서운 관비는 새벽에 불을 지피는 일이 없도록 숯을 가득 채워 넣고 퇴청했다.


온돌방에 차가운 몸을 녹이니 잠이 솔솔 몰려왔다.


아침이 밝으면 제일 먼저 아정을 만나러 가자. 짜증난 거 다 말해보라고, 다 들어주겠다고 꼬옥 안아주겠다고, 등을 토닥토닥 두들겨주겠다고... 하암... 졸려.


그렇게 성렬은 잠이 들었다.


그 새벽, 방바닥에서 올라오는 열이 너무 뜨거웠지만 이불만 걷어찰 뿐, 창문을 열긴 귀찮았다.


두통이 나서 귀찮았다. 몸이 노곤해서 귀찮았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그런데 점점 숨쉬기가 힘들다.


몸을 일으켜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퇴암이 경혈을 찔렀을 때처럼 무기력하다. 방바닥이 빙글빙글 돈다. 어지러워. 구토가 나올 것만 같아. 자꾸 졸려. 의식이 점점 멀어진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그녀의 얼굴.


아정아 미안해. 네가 사 달라던 찬합을 아직 못 샀어. 네가 좋아하는 자개가 박힌, 우리가 좋아하는 박쥐 문양이 새겨진 걸 찾고 있어.


찬합을 사면 단풍나무 아래에서 피크닉을 하자, 우리.


***


“언니랑 서울남자랑 싸웠어?”

설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대성에게 물었다.

“어.”

“한 잔 더 해야겠다. 대성이 넌 뭐 마실래?”

오전부터 설주는 대성과 향교 앞 선술집에서 잔술을 마셨다.


“전주 이강주.”

“나도 그거 마셔야겠다.”

선술집 뒤뜰 툇마루에서 일어나는 설주. 건물 모퉁이를 돌아 주모가 있는 술동이 앞으로 향했다.


“뭐? 내아에 또 처녀귀신이 나타났단 말이여?”

“결국, 사또가 죽었다네.”

술을 사기 위해 서성이던 설주의 눈이 커졌다.


“뭐라구요?”

설주가 옆에 있는 아재에게 물었다.


“사또가 입에 거품 물고 죽었디야. 물에 빠져 죽은 것처럼.”

“맨 처음 죽은 사또도, 그 다음 해에 죽은 사또도 다 그렇게 죽었제?”

“그려. 그 다음에 온 사또들은 객사에서 죽고.”

“그러면 내아 근복당은 확실하게 물귀신이네.”


술동이 앞에서 아재들의 수다가 멈추지 않는다. 눈에 힘을 준 설주는 곧장 천가네 찬기대여방을 향해 뛰었다.



*


쨍그랑-,

찬기대여방 그릇보관소에서 아정이 그만 실수를 했다. 아침부터 문지방에 발을 찧었다. 하루의 시작이 거칠다.


어제 성렬 나리와 싸운 것도 맘에 걸리는데, 새벽 꿈자리도 뒤숭숭하고, 입안이 까슬해 밥맛도 없고, 일진이 그야말로 바닥이다.


“언니!! 어디 있어!!”


마당에서 소리치는 설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설주가 저리 다급하게 큰 소리를 내다니. 대성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급히 문지방을 넘어 마당으로 뛰어나갔다.


“무슨 일이여라?”

설주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겁난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지만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남자가 죽었대.”

“...?”

“죽었대! 물귀신이래! 빨리! 빨리!”


아정은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숨을 크게 쉬고 앞치마를 입은 채 대문 밖을 나섰다. 그릇보관소를 자물쇠로 채우는 것도 잊고, 정신없이 달렸다.


*


“사또가 돌아가셨다.”


아정이 숨을 헐떡이며 내아에 도착하자, 수봉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침통하게 말했다. 시체를 검안하는 오작사령과 하급 향리들이 대청마루에서 내려왔다.


마당에 모인 사람들은 오작사령의 입을 주시했다.


“질식사인디, 목이 졸린 자국이 없으니 몇 번을 봐도 익사 같혀.”


그 말을 들은 아정은 홀린 것처럼 대청 위로 뛰어 올라가, 다급히 성렬이 누워 있는 금침으로 향했다.


“아정아!”

수봉이 아정의 돌발행동에 놀라 급히 이름을 불렀다.


아정은 성렬이 물에 빠진 대성을 구할 때의 모습을 재현하려,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입 안에 손가락을 넣어 하얀 거품을 제거하고, 손에 깍지를 꼈다. 지체 없이 가슴팍을 눌렀다.


“하나, 둘, 셋, 넷...”

숫자를 소리 내어 외치며 지난여름 성렬이 했던 흉부압박을 흉내 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천행수! 뭐하는 짓이여!”


오작사령이 크게 놀라 버럭 소리쳤다. 감히 사또의 몸에 손을 대다니. 하지만 아정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침착하게 숫자를 서른까지 세며 손에 힘을 주었다.


나졸과 아전들이 아정을 붙잡으러 올라가자, 설주가 대청 앞에서 양팔을 벌리며 막아섰다.

“지금 천행수는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거예요!”


“심폐소생술?”

“물에 빠진 사람 살려내는 거요. 사또가 저번에 대성이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냈단 말이에요.”

강단 있는 설주의 목소리에 아전들은 아정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맥이 없는디? 심장이 멈췄단 말이여. 죽었는디 어케 살린단 말여?”

오작사령이 의문을 제기했다.


서른까지 가슴팍을 눌러도 성렬이 깨어나지 않는다. 아정의 마음이 급해진다.


제발요. 나리. 어제 짜증내서 미안하다는 말도 못 했는데 이렇게 가지 마요. 나리께서 오신 대한민국으로 돌아가 백세까지 사셔야죠.


이마에서 흐르는 땀이 눈물처럼 떨어진다. 아정은 성렬의 고개를 젖히고 입 안으로 숨을 불어넣었다. 제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1 choroo
    작성일
    21.06.28 02:12
    No. 1

    숯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인가 이산화탄소인가 여하튼 가스에 중독되었나보다. 아정이 꼭 살려야 하는데...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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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5화. 질투 +1 21.09.17 24 0 12쪽
95 94화. 시작은 헬로우 +2 21.09.15 36 1 12쪽
94 93화. 괴물은 아니야 +2 21.09.13 34 2 12쪽
93 92화. 누구냐 +1 21.09.10 41 1 12쪽
92 91화. 아름다운 구속 +1 21.09.08 48 1 12쪽
91 90화. 소망을 따라가는 선택 +1 21.09.06 36 1 12쪽
90 89화. 눈빛의 온도 +1 21.09.03 38 2 12쪽
89 88화. 편지할게요 +1 21.09.01 40 2 12쪽
88 87화. 이 감정의 목적지는 너였음 +1 21.08.30 43 2 12쪽
87 86화. 굽이굽이 이어진 길 +1 21.08.27 43 1 11쪽
86 85화. 얼레리꼴레리~ 정분났구나 +1 21.08.25 49 1 12쪽
85 84화. 사이비 +1 21.08.23 43 1 12쪽
84 83화. 같은 사또끼리 치사하게 +2 21.08.20 51 1 13쪽
83 82화. 이거 외교문제인가 +1 21.08.18 54 1 11쪽
82 81화. 거기서 거기, 도찐개찐 +1 21.08.16 51 1 12쪽
81 80화. 내 남자의 위기를 감지하는 촉 +1 21.08.13 61 1 12쪽
80 79화. 만신창이로 만드는 힘 +1 21.08.11 50 1 12쪽
79 78화. 독이 든 성배 +1 21.08.09 50 1 12쪽
78 77화. 누구나 계획은 다 있다 +1 21.08.06 51 1 13쪽
77 76화.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1 21.08.04 54 1 12쪽
76 75화. 부끄러움은 잠깐이고 후회는 길기에 +1 21.08.02 56 1 12쪽
75 74화. 이때를 위함이라 +1 21.07.30 50 1 12쪽
74 73화.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길 +1 21.07.28 50 1 12쪽
73 72화. 처음도 끝도 없는 타임리스 +1 21.07.26 52 1 12쪽
72 71화. 아니야. 뭔가 있어 +1 21.07.23 57 1 12쪽
71 70화. 항상 그 자리에서 그 모습 그대로 21.07.21 52 1 12쪽
70 69화. 보여지는 면이 전부가 아님을 +1 21.07.19 6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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