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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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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등록일 :
2022.07.14 23:48
최근연재일 :
2022.07.25 20:59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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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69
추천수 :
873
글자수 :
85,875

작성
22.07.2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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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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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글자
14쪽

008. 수확계절을 기다리며

DUMMY

008. 수확계절을 기다리며




“이거면 되겠죠?”


손에 든 반지를 만지작 거리며 채팅창을 바라봤다.



─ 이유라/2007/연애 상담사: 충분해요. 도영씨가 주는 선물은 뭐든 좋아할 겁니다.



이도영의 걱정을 살포시 눌러주었다.


“선생님이 그리 말해 주니 안심이 되네요.”


불안으로 굳던 얼굴이 스르르 풀어졌다.


“곧 한국이에요.”


창가로 던져진 시야로 육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풀어졌던 자세를 고쳐 안전띠를 하였다.

동시에 비행기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끼리리릭.


“왔다!”


예정보다 며칠은 오바되어 한국 땅을 밟게 되었다. 1년을 지냈던 당시보다 40일에 가깝던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두근두근.

심장이 강하게 뛰었다.


“서울 평촌으로 가주세요.”


두손에 푸짐한 선물 꾸러미를 들고 공항 앞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올랐다.


[동력자원부는 2월부터 4개월간 징수를 중단했던 석유사업기금을 징수한다며 이같이 발표를 하였습니다.]


택시 안에 설치된 라디오 스피커에서 기사가 흘러나왔다.


“에잉, 쯧. 기름비나 내릴 일이지.”


핸들을 붙잡고 있던 기사 아저씨의 짜증이 묻어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에 입을 손으로 가리며 밖으로 시선을 던져 작게 중얼거렸다.


‘크게 오를 거예요. 아저씨.’


택시는 하얀연기를 흩날리며 공항으로부터 빠르게 멀어졌다.

어느 새 공항은 보이지 않았다.

쉬이이이이이.

하늘 위로 떠오르는 비행기 소음만이 귓가로 들려왔다.

그러다 시선은 허공에 생성된 창으로 움직였다.



─ 하성진/1991/경영: 시흥이 아니라 평촌으로 간다고?



시차 적응도 하기 전에 집이 아닌 타지역으로 간다는 말에 강한 궁금증이 일었다.



“엄마랑 동생과 약속했잖아요. 돌아오는 날 이사하자고.”



─ 하성진/1991/경영: 아아. 그랬지.

─ 이형호/1998/주식: 내게도 저런 자식 하나 있었다면, 부러운 일이야.

─ 조학봉/2010/사진작가: 그거 잘됐군. 이사하거든, 네가 찍은 사진들을 벽에 걸어 두거라. 집에 걸린 사진들을 보면 너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낄 것이야.



도영의 이야기에 옛 기억을 떠올렸다.

동시에 여러 감정선들이 이리저리 오갔다. 대부분이 이도영의 가족을 부러워 하는 분위기였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평촌 알아본 곳은 있고?



분위기가 정리가 되는 시점, 조소진을 글을 올렸다.


“아뇨, 그냥 예전부터 거기에 살면 좋겠다 싶어서 알아 보려고요.”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깨끗하고 발전성 있는 성장 도시로 가고픈 소망.

도영은 그 장소를 평촌으로 삼았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추억 돋네......



조소진의 글에 아련함이 남겨졌다.

슬프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닐 거 같다.


“평촌 잘 아세요?”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잘 알지. 내가 살던 동네야.



이도영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도영은 모른 척, 조심히 넘어갔다.


“어땠나요?”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지금이야 조금 발전한 시골 동네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몇 년만 지나면 아주 좋은 동네로 변해.



아직은 시골 동네나 다름 없는 그저 그런 도시에 불과하지만, 평촌은 빠르게 성장을 거듭했다.

완성된 평촌의 모습을 알고 있는 소진은 사전(死前)을 추억하며 말을 이었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비산동으로 가. 지금 돈이면 대출 껴서 30평대는 매매할 수 있을 거야.



지역에 대해 제법 해박한지 가격대를 정확하게 집어 주었다.


“너무 무리해서 대출은......”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8~9월에 떼돈을 벌 놈이 뭔 걱정이야. 남에게 뺏기기 전에 싹 잡아. 혹시 부족하면 사채라도 써.



조소진은 강하게 권했다.


“아무리 그래도 사채는.”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걍 말 들어! 사내 자식이 조잘조잘. 복수 운운하는 놈이 뭔 심장이 그따위로 작냐. 심장 버려라.



독설이 작렬했다.

소진은 씩씩 거리며 도영을 다그쳤다.



─ 박교진/1989/감정사: 그러지 말게. 우리 같은 사람이야 그만한 재산이 있었고 움직여 보지 않았는가. 한데 도영은 어떤가. 아직 경험이 미천하네. 차츰 익숙해 질 걸세.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흥!

─ 박교진/1989/감정사: 도영아, 소진님의 말이 맞다. 돈이 필요하다면 사채라도 이용해 기회를 잡는 거야. 물론 능력도 안되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 오는 건 문제겠지만. 이와 같은 선택은 머지 않아 계속 될 거야. 고작 1억 2억에 쩔쩔 매지 말고 더욱 대담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본다.



이도영의 편을 들어 주면서 따끔한 지적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얹었다.

채팅방 여론은 대출을 강하게 주장했다.


“네, 명심할게요.”


아직은 부족한 게 많음을 받아 들이고 교진의 말을 가슴 깊이 새겼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그래서 어쩔래?



둘의 이야기가 끝난 것 같자, 소진이 다시 물었다.


“시키는 대로 할 게요.”


도영의 눈빛과 자세가 변했다. 제법 강단이 있어 보이는 모습에.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그럼, 뭘 망설여. 질질 끌지 말고 출발해.



“당장 갑니다. 비산동으로 가주세요!”


기사에게 목적지를 재차 알려주고 열린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눈을 감고 만끽했다.

그 모습을 슬쩍 바라본 택시기사는.


“별 미친놈 다 보겠네.”


아까부터 혼자 중얼중얼 거리는 도영을 향해 검지를 귀로 가져가 빙글빙글 돌렸다.

유 헤드 뱅뱅.

택시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평촌 비산동에 접어 들었다.




**




꼬끼오오오오오.


새벽닭이 울며 잠을 깨웠다. 여인숙에서 잠을 청했던 도영은 고된 몸을 힘겹게 일으켜 기지개를 쭉 켰다.

뻐끈한 허리에서 두두둑 소리를 울리며 시원한 아침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으아아, 잘잤다. 하암.”


둥지 튼 머리를 박박 긁으며 욕실로 향했다.

촤아아아아.

시원한 물줄기에 몸을 맡겨 피로를 하수구로 흘려보냈다.


“캬아, 시원타. 쥑이네.”


시원한 물로 구석구석 닦고 나온 순간, 새벽 바람이 몸을 말려 주었다.

짝짝!

로션을 듬뿍 손에 뿌려 얼굴을 포함한 전신에 발랐다.

은은한 로션의 감미로운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며 공기 중에 퍼졌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자식, 쓸만하네.

─ 강미나/1990/수영선수: 저걸로 노 저어도 되겠어요. 헤헿.



허공 위로 둥둥 떠있는 창에 여성들의 채팅이 빠르게 채워졌다.

오랜만에 좋은 구경을 한다며 무척 좋아했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님이 금 10돈을 후원합니다.

─ [강미나/1990/수영선수님이 금 10돈을 후원합니다.]

─ [이소영/2010/모델님이 금 100돈을 후원합니다.]



“......”


삽시간에 방안에 금잔치가 벌어졌다. 게다가 처음보는 여성이 등장해 후원을 해주기까지 하였다.

도영은 너무 어이없어 바보처럼 떨어지는 금들을 바라봤다.



─ 이소영/2010/모델: 집 산다면서요. 보태써요.



이소영은 시원한 모습을 보이며 향긋한 향을 풍겼다. 아니, 금에서 달달한 꽃내음이 흘렀다.


“정말......”


그동안 생각도 못해 본 일이었다. 도영은 부끄러운 마음에 옷을 황급히 챙겨 입으며 한마디 던졌다.


“...... 너무하십니다!”


저벅저벅.



─ 강미나/1990/수영선수: 호호호.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소심하긴. 겨우 그것 가지고.



“......”


들려오는 알림을 싹 무시했다.

단단히 삐졌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지금 네 잘못을 우리에게 미루는 건 아니겠지?

─ 강미나/1990/수영선수: 노 저어도 될 거 같다는 건, 정말 칭찬이야. 후원도 시원하게 받았잖아. 그럼 이득 아니......



찌릿.



─ 강미나/1990/수영선수: ..... 구나. 큼. 나간다. 뿅.



강미나는 쓱 사라졌다.

채팅방은 쉬지 않고 ‘ㅋㅋㅋ’가 계속 올라왔다.


“휴...... 제 잘못도 있으니 이만 할게요. 다음엔 블라인드 해주세요.”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사내 자식이, 그게 다는 것도 아니고. 알았으니까. 그만해.



그럼에도 절대 사과하지 않는 조소진이었다. 대신 도영의 뜻을 받아들였다.


“...... 여기 어디로 가면 되나요.”


가까스로 마음을 푼 도영은 걸음을 멈춰 주변을 둘러보았다. 밭과 아파트 경계선에 서서 질문을 던졌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저기야. 저기 밭을 경계로 끼고 솟아 있는 아파트.



누런 색으로 가장 높게 솟아 있는 아파트 중 가장 근거리에 있는 건물을 가리켰다.


“저걸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다 같은 아파트인데.”


계속 고집해 다른 건 보지 않고 조소진의 말을 들었지만, 궁금증을 풀지 않을 수 없었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바로 저곳 논 중앙에 안양시청이 들어설 거야. 좀 더 걸어가야 하는 거리지만, 여기도 나쁘지 않아. 나중에 평촌, 범계역도 근방에 생기고 안양역이랑도 멀지 않고. 좀 나중에는 백화점도 들어 설거고.


조소진은 해당 아파트의 위치가 얼마나 좋은 지 상세하게 설명을 하며 설득을 하였다.


“네, 그럼 저기로 할게요.”


─ 고준성/2020/부동산: 관망하려 했는데, 끼어들게 되네요. 이왕 하는 거 높은 층을 잡으세요. 90년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뷰를 중요시 여기게 됩니다. 25~30년 사이에 이뤄질 일들이지만. 이왕 소유할 거 좀 더 이득보면 좋죠.



“감사합니다.”


모두와 상의 끝에 최종적으로 집을 선택했다.

이도영은 근방 부동산으로 향해 아파트 매물을 알아봤다.


“높은 층이라면 하나 있네요. 11층 32평.”

“매매가가 어떻게 돼요?”

“1억.”


역시 비쌌다.


“조금만 깎았음 하는데요.”

“어휴, 이것도 싸게 나온 거예요.”


이도영의 네고에 부동산 업주는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곤란한데...... 몇 천은 어떻게 든 해결이 될 거는 같은데. 1억은 좀......’


당시만 하더라도 대출을 왕창 받아 할 것 처럼 말은 했지만, 손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도영은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현금은 2천이 조금 넘고, 금은 220돈 정도에...... 8월까지 버틸 생활비를 생각해 보자면...... 어라. 잠깐. 그음?!’


번뜩이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손해를 최소로 이익을 최대로 할 수 있는 묘안을!


‘저렴하게 나왔다는 건, 급매로 나왔다는 의미일 수도 있단 소리.’


해봄직한 시도였다.


“당장 현금은 없고......”


뒷 말을 끊고 가방에서 금 한 뭉치를 꺼내어 테이블 위에 오렸다.


“10돈입니다. 이건 선물로 드리는 거고, 백만원 당 10돈씩 추가로 드리겠습니다. 당연히 복비는 따로 챙겨 드리지요.”


금을 처리하는 것도 일이다. 그렇다면 다르게 활용하는 건 어떨까?


“호호, 젊은 사장님이 통도 크시다. 얼마면 될까?”

“많을 수록 좋죠.”

“알았어요. 이거 마시면서 잠시만 기다려 봐요.”


부동산 업주는 탐욕스러운 눈빛을 금에 보내며 자리로 돌아가 전화를 들었다.

도영은 받아 든 음료를 마시며 귀는 부동산 업주에게 고정했다.


“여보세요. 부동산이에요. 요즘 부동산 침체기라 거래가 되질 않네요. 신도시 입주다 뭐다 하면서 부동산이 더 떨어 질거라며 매물만 쌓이고 있고. 평당 5백까지도 빠진 곳이 있어요. 그런데 한분이 거래를 희망하시는데...... 좀 비싸다네요. 아휴, 말도 말아요. 요즘 난리도 아니에요. 그냥...... 보낼까요? 아, 그러시겠어요. 잠시만요.”


업주가 송화기에 손을 가져가 막은 후,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입술을 뗐다.


“8천5백 어때요. 이거 밑으로 진짜 어려울 거 같은데.”


10돈을 돈으로 환산하면 45만원 수준. 백만원당 45만원이라 쳤을 때, 1500만원을 깎았다면 675만원. 825만원 이득이었다.

여기서 뇌물성 선물로 준 10돈은 제외를 하였다.


‘게다가 복비도 그만큼 깎이는 거니. 2억이하는 0.3%. 그렇다면 25만5천원이야.’


완전 이득을 보았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도영은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선택 하신 거예요.”


부동산 업주는 좋은 기분을 숨기지 못하고 떼어낸 송화기에 입을 가져갔다.


“사장님, 얘기 끝났어요. 8.5에 하시겠다네요. 미안해요. 좋은 값에 쳐드리지 못해서. 네네. 제가 계약서까지 다 작성해서 서명 받고 드릴게요.”


업주의 수화기가 내려졌다.


“약속한 150돈입니다. 입주일은 7월 20일로 해주세요. 그쪽도 이런저런 준비가 필요할 테니까요.”

“마음도 넓으시고 통도 크시고. 호호. 종종 들려 주세요.”


사실은 잔금을 구하기 위한 기간이었지만, 그 부분은 쓱 감추었다.


“후아...... 다 했네요.”


큰 마음 먹고 계약을 했다.

도영은 부동산을 나와 크게 한숨을 토해냈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이 새X는 아주 입만 열면 거짓말이야. 거짓말.



모든 상황을 잠자코 지켜보던 조소진의 욕설 비슷한 글이 채팅창에 올라왔다.

그 밖에 글들은 도영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도배가 되었다.


“뭐, 서로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요.”


이제는 익숙해진 조소진의 쓴 소리를 노래 삼아 흥얼거리며 집으로 복귀를 하였다.


“오빠다!”


집앞 골목을 서성이고 있던 채영은 택시에서 내리는 도영의 모습에 급히 달려가 와락 안겼다.

다시 한번 가족의 온기를 느끼며 가족이 있음에 감사를 하였다.

이윽고 도영은 웃는 모습으로 속삭이듯 작게 말했다.


“우리 담달 20일에 아파트로 이사한다.”


약속을 지켰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오늘 저녁은 퀴퀴한 곰팡내조차 향기롭게 느껴질 거 같았다.

어두운 밤에 떠오른 밤하늘은 7월로 향해 움직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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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8. 수확계절을 기다리며 +3 22.07.20 2,070 54 14쪽
7 007. 황금밭에 씨를 뿌리다 +5 22.07.19 2,253 50 12쪽
6 006. 뉴욕 맨해튼(Manhattan) +2 22.07.18 2,315 57 12쪽
5 005. 장보고 고려 청자(2) +1 22.07.18 2,430 5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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