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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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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등록일 :
2022.07.14 23:48
최근연재일 :
2022.07.25 20:59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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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75

작성
22.07.1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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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7. 황금밭에 씨를 뿌리다

DUMMY

007. 황금밭에 씨를 뿌리다




“불쾌하군.”


김숙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그어졌다.

다짜고짜 길을 막고 용건을 말하는 부분에서 기분이 상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난데없는 쓴소리에 여성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반응은 처음이었다.


“어디에 소속된 처자인지 모르겠는데, 먼저 자신을 소개하고 길을 막은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예의 아니던가?”


기분 나쁜 얼굴을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내, 여성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였다.


“죄송합니다. 결례를 범했습니다. 저는 미래 그룹 비서실 이라희입니다.”


그만 너무 평소처럼 행동을 하였다.

여성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바로 허리를 굽혔다.


“그래도 꽉 막힌 처자는 아닌 모양이야. 그래, 날 보자는 양반이 누군가?”

“왕 회장님 이십니다. 밀린 옛 이야기를 나누자 하셨습니다.”

“그 양반도 여기 경매를 참여를 했던가?”

“...... 그렇습니다. 옆에 계신 분이 내놓은 분의 청자를 낙찰 받았습니다.”


육성 그룹 초대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1세대 기업인으로 미래 그룹 주인의 별칭이다.

전성기 시절 건설 사업 수주를 할 수 없을 만큼 의뢰가 들어온 당시 수 많은 건설사가 하청을 받으러 다녔다.

미래의 하청으로 시작한 회사 중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기업들의 왕 대접을 받게 되는데, 왕 회장이란 별칭은 그 당시 붙어진 정도영을 달리 부르는 이름이었다.

그럴진데 왕 회장을 ‘양반’이라 부른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대체 정체가 뭐기에 이러지.’


김숙에 대한 궁금증이 위로 올라왔다.

그렇다고 멋대로 알아볼 수는 없는 일.

궁금증은 잠시 내려두기로 하였다.


“흠...... 도영아.”


미간을 찌푸려 생각에 빠지던 김숙은 고개를 돌려 도영을 바라봤다.


“예, 선생님.”


김숙의 부름에 도영이 대답했다.


“아무래도 우린 여기서 헤어지는 게 좋겠다.”

“...... 아, 아? 아. 네. 며칠간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으로 복귀하면 오늘의 은혜 꼭 갚겠습니다.”


미래 그룹 비서실이 언급된 순간 부터 놀라고 있던 도영은 눈을 두 어 번 깜박이다 무슨 말인지 깨닫고 허리를 깊이 숙였다.


“은혜라 생각할 필요 없다. 언제든 편히 연락하려무나.”


미래 그룹 비서에게 하던 것 다른 따스한 온기를 도영에게 보냈다.

도영의 손을 꼭 마주 잡던 김숙은 등을 돌려 비서를 따라 나섰다.



─ 박교진/1989/감정사: 나와 만나기 전 부터 왕회장은 숙이를 따라다녔더랬지. 집안과도 이어질 뻔 하다, 부친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모든 사업체를 미래에 넘기고 혼사도 없던 일로 했었다.



도영의 궁금증을 단숨에 풀어주었다.



─ 이형호/1998/주식: 헐, 그런가요? 정말 놀랄 일이로군요.

─ 강미나/1990/수영선수: 와아아아, 완전 대박이다. 이런 게 있다고요? 완전 부자 아니에요?

─ 박교진/1989/감정사: 당시에 강남에 땅을 사둔 걸로 아는데, 지금은 어떨 지 모르지.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말이야.

─ 강미나/1990/수영선수: 대박......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강남땅을...... 부럽다. 그때부터 쭉 들고 있었다면 대체 얼마나 벌었다는 거야.



교진이 풀어 놓은 정보에 모두는 깜짝 놀랐다. 왕회장이 따라다녔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인데, 숨겨진 재산을 늘어놓는 순간 모두 벙쪘다.


“......”


도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제 좀 말이 되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도영은 가던 걸음을 멈춰, 김숙과 헤어진 장소를 잠시 바라봤다.


“그런 대단한 분이 그런 시골에...... 아...... 그렇구나.”


이해가 되지 않지만, 교진을 떠올리니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사랑의 힘.

박교진이 돌아 올 장소에서 긴 시간을 홀로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도영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아무도 없는 공간에 다시 한번 허리를 깊게 숙이고 자리를 벗어났다.




**




김숙과 작별을 고하고 7개의 큰 섬과 170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뤄져 있으며 열대 기후 지대이자 조세 피난처로 유명한 버뮤다 군도에 도착했다.


“흑인들이 정말 많네요. 혼혈도 많이 보이고.”


영국령에 통치를 받으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지냈다.


“무엇보다 휴양지로 최고네요.”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와, 멋지다! 여긴 처음 와봐.

─ 조학봉/1989/사진작가: 사진작가에게 있어 최적의 장소구나. 필름 아낄 생각 말고 최대한 많은 풍경을 담아라.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나 같은 모델이 딱 서있으면, 최고의 사진을 찍었을 텐데. 아쉽다. 아쉬워.



버뮤다 군도의 멋진 풍경에 모두 훔뻑 취해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도영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주변 곳곳을 돌아 다니며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찰칵찰칵.

제법 사진작가 다운 분위기를 풍기며 사정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 조학봉/1989/사진작가: 위로도 찍고 아래로도 찍고 최대한 많은 시도를 해보거라. 구도에 따라 사진이 어떻게 나오는 지, 확실하게 알게 될 거다.



장소 가리지 않고 도영의 교육은 쉬지 않고 이뤄졌다.



─ 박교진/1989/감정사: 감정평가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겠지. 감정평가사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부동산을 이를 테면 판매, 구매나 자산처분을 목적으로 둔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여 화폐가치로 산정하고, 문화재 감정사는 역사적, 예술적, 시장적 가치를 평가한다. 우리가 이에 속하지.



그리고 박교진의 감정사 교육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네네.”


도영은 필기 노트에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까먹지 않도록 시간을 쪼개어 복습을 하였고, 돋보기 등 감정에 필요한 도구를 사용하여 감정대상물을 꼼꼼하게 살폈다.


“대표님, 법인설립이 완료됐습니다.”


버뮤다 군도에 온 지 8일 정도 지난 날. 대기하고 있는 장소로 사람이 찾아와 법인설립이 완료 되었음을 알려왔다.

법인명은 인포(Info) 컴퍼니.

정보를 다루는 투자 회사로, 무한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얻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진짜 쉽네요. 해외 법인 설립이라 정말 가능할까 싶었는데......”


해외 법인을 설립하는데 겨우 6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간단히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간단한 내용들을 적으면 끝이었다.

대신 은행 계좌개설 기간이 4주이상 걸렸다. 그것만 뺀다면 크게 걸릴 건 없었다.


“이래서 기업들이 조세 조세 하는구나.”


게다가 법인을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되었다.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하니 그렇게 생각을 할 뿐이었다. 회사 설립이 이리도 쉬웠나 싶을 정도로 어안이 벙벙했다.



─ 정도영/1999/투자: 그러니 페이퍼 컴퍼니가 득실하지.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해외로 넘어가기 힘들다 뿐이지, 설립은 그리 오래 걸릴 건 없지.

─ 이형호/1998/주식: 이제 모든 준비를 맞췄는데, 돈 벌어야지.



설립이 완료 되자, 투자에 관계된 사람이 등장해 저마다 의견을 꺼내기 시작했다.



─ 정도영/1999/투자: 다른 건 생각 말고 원유를 사라.



“원유 매수 전에 단타 종목으로 자본금을 늘리는 건 별로 일까요?”



─ 이형호/1998/주식: 우리가 그 시기를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면 또 모르지만, 당장 하기에는 위험도가 높아. 아무리 우리라도 무리여.

─ 정도영/1999/투자: 그건 할 생각조차 하지 마라.



정도영은 도영의 의견을 딱 잘라, 입을 봉해 버렸다.


“마음이 급해서 그랬어요.”


이도영은 고개를 숙였다.

얼마나 급한 지,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정도영/1999/투자: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너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그렇기에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을 제시하는 거다.

─ 하성진/1991/경영: 나도 한마디 거들자면 이 분들 의견대로 해라. 내 기억이 맞다면 6월~7월 사이 국제유가 인상이 본격화 될 거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문제가 크게 확대 되면서 원유수급에 문제가 생겨 3달러 이상 인상하게 될 거고, 전쟁 시작시 추가로 10달러가 넘게 오를 거다.

─ 이형호/1998/주식: 와우, 우리 중 가장 최근에 죽어서 그런가, 엄청 상세하게 아네.

─ 하성진/1991/경영: 당시 무지 분해서 달달 외웠지.

─ 정도영/1999/투자: 나까지 배아파 오는군. 지금처럼 정보를 달고 살았다면... 저 녀석이 부러워지는군.



채팅 참여자들은 하나 둘 이도영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약간의 노력만 더해지면, 수백 수천억의 자산가로 군림하는 건 일도 아니다.

그래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도영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는지도.


“네, 선생님들 의견에 따르겠습니다.”


이도영은 빠르게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더는 다른 생각은 하지 않기로 마음을 크게 먹었다.

하루 빨리 돈을 모아 아빠의 복수를 하고 사기꾼놈들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고 싶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약 한달 정도가 지나 계좌가 개설 되었다.



─ 정도영/1999/투자: 때가 됐다. 정보를 상세하게 알고 있는 이상, 옵션에 올인이다.



생활 자금과 고정 지출을 제외하고 모든 자금을 원유 옵션에 투자하기로 하였다.


“원유 옵션 29만 달러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중에 있는 대부분의 자금이 원유 투자에 사용 되면서 잔고는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잘...... 되겠죠?”


막상 2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나가자, 가슴이 쿵쾅 뛰었다.

선생님들을 믿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 정도영/1999/투자: 걱정 마라라. 그럴 일은 눈꼽 만큼도 없지만, 역사가 틀어져 잘못될 시 굶어 죽지는 않게 해주마.

─ 조학봉/2010/사진작가: 뭔 걱정인가? 사진만 잘 찍고 다녀도 수억은 우습게 번다.

─ 박교진/1989/감정사: 감정평가도 배우고 있지 않은가. 뭣 하면 숙이 밑으로 들어가 일하게. 숙이 성격상 부족하지 않게 챙겨줄 게야.



이도영의 스승을 자처하는 둘은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문을 언급하며 걱정을 흐리게 만들고 용기를 심어 주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들.”


스멀스멀 올라오던 불안감이 순식간에 사그라 들었다.

채팅창의 참여하는 이들이 이도영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 주고 있었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쫄보 새X. 정 걱정되면 옷 만드는 것도 배워 보던가. 내가 잘 알려줄 테니까. 최소 몇 백억은 쉽게 벌 수 있게 해주지.



“감사해요. 선생님.”


사람을 무시하고 짜증으로 가득한데다 땍땍 거리는 폭탄이지만, 알고 보면 몹시 착하고 매력적인 여자였다.

그저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할 뿐이었다.

이도영은 슬며시 웃어 보였다.



─ 조소진/2005/패션 디자이너: 뭐, 뭘 웃어. 기분 나쁘게. 나 들어간다.



이도영의 모습에 조소진은 후다닥 모습을 감췄다. 사진에 초승달 표시가 떴다.


“앞으로 두달이다. 두달만 참으면 된다.”


씨는 뿌렸다.

황금빛으로 노랗게 익은 그날, 막대한 수익을 수확하리라 여기며 그리운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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