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옷 색깔이 달라서였다.(현충일)
KYJ
너와 나
키도 고만 고만
나이도 또래 맞고
쓰는 농에 서로 웃으니
분명 어제 만났으면
개울가에서 물장난 치는
둘도 없는 동무였을걸
옷 색깔 달리 입혀 놓고 죽이고 죽이라 하니
깜깜한 밤에는
한참 눈 비비고 봐도
내 편인지 저편인지
영 구별하기 어렵고
자세히 보니
딱 고향 동무 닮아
총 겨누고 통 성명하는 상황
이상하기 짝이없고
죽이고도 우는
이상함이 당연함은
나는 한 번도 바란 적 없는 전쟁이라
내가 나를 죽인 듯
이긴 것도 진 것도 없는
허무한 동족상잔
못 해 먹겠다
색깔 다른 옷 벗어던지니
적군도 아군도 아닌
우리 그냥 대한민국 사람이다.
우리 그냥 어제 친구이다.
전쟁통 총 맞아
둘이 나란히 누워도
색이 다른 옷 벗었더니
구분할 길 없어 한곳에 묻히고
이 색옷은 적군
이 색옷은 아군
그 옷만 벗어 버리면
과녁 잃은 총질도 멈췄으려나?
우리 다 똑같다.
우리 옷 색깔만 달랐다.
우리 죽여야 하는 이유가
고작 옷 색깔이 달라서였다.
고작 옷 색깔이 달라서였다.
PS 전쟁에 나간 사람들 중 몇이나 전쟁의 목적을 알고
싸웠을까요?
어떤 욕심으로 군화 끈을 굳게 묶었을까요?
이기고 지는 것도 없는 내가 나를 죽이는
동족상잔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001. Lv.18 한림팔기장
22.06.17 08:31
고작 옷색깔이 달라서 알까?
고작!
바라보는 시각이 참 좋네요
시를 계속 지으시나 봐요?
붓이...
펜이...
작정하고 지어 본지가 언제인지?
오늘도 행복하세요
002. Lv.17 서의시
22.06.25 16:18
네 시는 어릴때부터 쓰던거라
이번에 준비하는것도 있고 ㅋ
보는 시각이 좀 6차원이라 ㅋ
때론 글 쓸때 좋더라구요
003. Lv.29 브론디
22.08.17 10:35
작가님.. 저도 시를 많이 좋아했지요..
시가 무척 좋네요..
004. Lv.17 서의시
22.08.17 12:54
감사해요
시는 어릴때부터 써서 제 색깔이 확연히 보이는 거 같아요
저는 윤동주시인의 글을 너무 좋아하고 존경해요
005. Lv.30 greater
23.02.10 23:56
고작 옷색깔이 달라서였다. 오 감동적인 시 감사드려요 굿밤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