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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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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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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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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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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마법도시 아케인 -3-

DUMMY

32화. 마법도시 아케인 -3-

데미안.png

“잘들 하고 왔어?”


“당연하지.”


“얼마 전에 벌칙이란 벌칙은 다 받아놓고는. 믿어도 돼?”


“물론이지. 근데 루엔. 지하 실험실에 진짜 신기한 게 있어.”


아케인에는 마법을 응용해 만든 물건들이 많았다. 물건들은 곧바로 엘리스와 텐시의 장난감이 되었다. 둘은 온갖 잡동사니를 가지고 와 말썽을 부려댔다.


“장난감 가지고 노느라 수련은 안했겠구만.”


“아냐. 열심히 했어. 그치 미네르바?”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하던데? 그리고 텐시 말이 맞아. 인간의 모습을 한 조각상들이 지하 실험실의 절반을 채우고 있어. 지금 가 볼래?”


심지어 차분한 성격의 미네르바도 살짝 들떠 있었다. 배가 고팠던 류연은 셋을 진정시켰다.


“아니. 밥 먹고 가자. 배고파. 나도 하루 종일 수련했더니.”


“그래.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밥을 먹자 류연은 몸이 노곤해졌다. 그만큼 오늘 수련이 고되었다는 뜻이었다. 엘리스와 텐시는 턱을 괴고 졸고 있는 류연을 잡아끌었다.


“야, 야. 숨 좀 돌리자.”


“밥 먹으면서 충분히 돌렸잖아. 얼른 와. 제이슨 아저씨 퇴근할 시간이야.”



제이슨은 클람의 비서였다. 두 소녀는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 제이슨에게 갔다.


“퇴근해야 하는데···.”


“제발요~.”


딸이 있는 아버지인 제이슨은 둘의 애교에 무너졌다. 제이슨은 지하 실험실의 문을 열어주었다.


“퇴근하시는데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열쇠는 내일 돌려주십시오.”


열쇠를 류연에게 건넨 제이슨은 퇴근했다.


지하였지만 공기는 그렇게 눅눅하지 않았다. 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자 거대한 공간이 나왔다. 엘리스는 스위치를 올려 마법 전등의 불을 켰다.


“신기하지?”


미네르바의 말대로 인간의 모습을 한 조각상들이 지하 실험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류연은 가까이 다가가 그것들을 살펴보았다.


조각상들의 표면은 인간의 피부만큼이나 부드러웠다. 그리고 위에는 금속제의 갑옷이 입혀져 있었다. 류연은 안쪽을 살펴보기 위해 갑옷을 벗겨보려 했지만 갑옷은 벗겨지지 않았다.


“리빙아머?”


프렐리아 대륙의 갑옷이다 보니 엘리스가 가진 리빙아머와 형태가 비슷하긴 했다.


“리빙아머는 아니야. 내가 다크시안한테 물어봤어.”


이제 엘리스는 다크시안을 5초가량 소환할 수 있었다. 그동안엔 간단한 대화가 가능했다.


“깡통이 뭘 아냐.”


“너보단 잘 알겠지. 아무튼 리빙아머는 아냐.”


‘그럼 대체 뭘까.’


리빙아머도 아니었다. 조각상을 조금 더 살펴보고 있자 지하 실험실로 클람이 내려왔다.


“여기 계셨군요.”


“아. 클람님. 이것들은 대체 뭡니까?”


“서부지구에 남겨진 마도시대의 유산이자 애물단지입니다.”


차원이동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는 고위 마족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마도시대의 흑마법사들이 마족전쟁 후반에 개발한 것이 이 조각상 데모닉 워커였다.


마족의 영혼을 담는 매개체인 데모닉 워커가 개발된 이후, 마족들은 차원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흑마법사들의 패색이 짙어진 후반에 개발되었기에 데모닉 워커는 거의 쓰이지 못했다.


“혹시 데모닉 워커를 전부 저에게 넘겨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 선에서 처리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내일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예.”


**


“뭐가 그리 기분이 좋아.”


지하 실험실에 다녀온 류연은 아까 셋보다 더 들떠 있었다. 엘리스는 그런 류연을 쿡 하고 찔렀다.


“데모닉 워커는 우리에게 훌륭한 전력이 될 거야.”


류시드의 마력 속에는 그를 따랐던 마족들의 영혼이 결정 형태로 녹아 있었다. 류연은 셋에게 이에 대해 말해 주었다.


“깨어난 마족들이 배신하면 어쩌려고.”


“힘으로 눌러버리면 그만이야.”


“루엔이 없을 땐?”


“너무 걱정하지 마. 잘 될 거야.”


류연은 걱정하는 미네르바를 안심시켰다. 그럼에도 미네르바는 걱정이 되는 듯 했다.



류연은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아침에 일어나 퀭한 눈으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자 클람이 왔다.


“서부지구는 루엔님께 데모닉 워커를 전량 무상으로 넘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예. 대신 동부지구와 전투가 벌어지면 선봉에 서 주십시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류연은 지금까지 선봉에 무수히 많이 서 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마법 수업을 하루 미뤄도 되겠습니까?”


“원칙적으론 안 되지만 허락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류연은 데모닉 워커를 하나 꺼내왔다. 데모닉 워커는 생각보다 가벼웠다.


의식에는 피가 필요했다. 검으로 손가락을 살짝 긋자 피가 아래로 떨어졌다.


“내 뒤로 와.”


미네르바는 가까이서 소환 의식을 지켜보려는 텐시를 뒤로 잡아끌었다.


류시드의 마력 속에서 필요한 영혼을 찾는 건 고도의 집중이 요구되었다. 류연은 영혼들이 가진 기억을 하나하나 다 살펴보아야 했다.


‘찾았다.’


류연은 수십 개의 영혼 결정을 살펴보고 나서야 원하던 마족의 영혼을 찾을 수 있었다. 류연은 데모닉 워커의 흉부를 열어 마족의 영혼을 인공 코어에 이식했다.


영혼을 이식하자 무기물이었던 코어는 유기물인 데몬하츠가 되어 데모닉 워커 속의 마법 문양을 하나씩 활성화시켰다. 조금 있자 마족이 눈을 떴다.


“군단장 데미안이 류시드님을 뵙습니다.”

“···?”

“누구냐. 넌.”


데미안은 자신을 깨운 것이 류시드가 아님을 알아차렸다. 데미안은 바로 적대감을 표출했다.


“나는 류시드님을 계승한 루엔이다. 충성 맹세를 하라.”


마족 상대로는 초장에 쌔게 나가야 했다. 데모닉 워커에는 번역 마법이 내장되어 있어 소통에 문제는 없었다.


“싫다면?”


“덤벼.”


마족의 법도는 약육강식, 강자지존으로 귀결되었다. 류연이 검을 뽑자 데미안도 등에 부착된 검을 뽑았다.


데미안이 마력을 흘려 넣자 검은 데미안이 원하는 형태로 모습을 바꾸었다. 데미안이 마계에서 사용하던 무기는 엄청난 크기의 도끼였다.



무기를 뽑긴 했지만 데미안은 곧바로 전투에 임하지 않았다. 대신 몸을 풀었다. 류연은 데미안이 완전히 몸을 풀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까지 움직여 본 데미안은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류연도 검을 뽑았다.


“선공해.”


“죽여 버리겠다!!”


데미안의 도끼가 공기를 갈랐다. 류연은 뒤로 뛰어 그것을 피했다. 류연이 물러서자 매서운 연환공격이 이어졌다.


“쿵.”


연환공격을 한 차례 넘긴 류연은 반격에 들어갔다. 류연은 데미안의 도끼를 힘으로 맞받아쳤다. 장검과 도끼가 맞부딪히며 불꽃이 튀었다.


‘후. 진짜 무지막지한 놈이군.’


강인한 악마의 육체 없이도 이 정도였다. 게다가 데미안은 발군의 전투 센스를 가지고 있었다. 류연은 겨우겨우 데미안과의 전투를 이어 나갔다.


“그르르르···.”


‘?’


흥분해 달려들던 데미안은 갑자기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동시에 데미안의 눈에서 흘러나오는 안광이 빠른 속도로 흐려졌다.


데미안은 비틀거리다 쓰러졌다. 류연은 급히 달려갔다. 데미안에게선 생명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


흑마법사와 마족의 관계는 동등하지 않다. 흑마법사들은 마력을 허락받는 대신 계약한 마족에게 영적으로 종속된다.


소환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족들은 자신을 소환한 흑마법사들을 수족으로 부린다. 그럼에도 흑마법사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그들에겐 마족을 굴복시킬 힘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류연은 아니었다. 같은 마족답게 류연은 소환된 데미안과 서열을 놓고 경쟁했다.


데미안에게도 류연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데미안은 류연을 상대하느라 데모닉 워커에 내장된 에너지를 전부 사용해 버렸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까지 바닥이 나자 생명의 불씨가 꺼져가기 시작했다.


“내가 이겼지?”


“원통하다···. 이 부실한 몸만 아니었어도···.”


“어쨌든 진 건 진거잖아.”


“···.”


“데미안,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라. 나는 마왕 류시드님의 정통 후계자 루엔이다.”


류연은 류시드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데미안은 눈을 깜박였다.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데미안은 결정을 내렸다.


“너에게 충성을 바치겠다. 하지만 이 관계가 영원할 것이라 생각지 마라.”


“얼마든지 도전해도 좋다. 난 널 꺾을 자신이 있으니까.”


류연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데미안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날 좀 일으켜 주도록···.”


“혼자 일어나지도 못하는 게 무게 잡기는.”


류연은 데미안에게 마력을 전해주었다. 마력을 전해 받자 꺼져가던 데미안의 생명력은 다시 미약하게 타올랐다.


“더 이상은 못 전해줘. 걸을 수는 있겠지?”


“그렇다.”


류연은 셋을 데리고 지하 실험실을 나왔다. 그 뒤를 데미안이 느리게 따라왔다. 류연은 데미안을 보며 생각했다.


‘근데 다른 놈들도 이렇게 싸가지가 없으려나. 한 명 깨울 때마다 이 고생을 해야 한다니. 큰일이네.’


**


데미안은 계단을 올라오다 중간에서 넘어졌다. 데미안을 업고 올라온 류연은 데미안을 거실 소파에 내려놓았다.


“일단 여기서 지내도록. 나중에 방을 마련해 주겠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데미안은 눈을 감고 미동도 않고 있었다.


‘죽었나?’


그냥 자고 있는 것이었다. 류연은 담요를 가지고 와 데미안에게 덮어 주었다.



“미네르바.”


엘리스와 텐시를 재운 미네르바는 침대에 걸터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류연은 뒤에서 미네르바를 끌어안았다. 미네르바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직도 걱정돼?”


“응···. 마족은 위험한 존재라 배웠거든. 루엔이나 엘리스는 아니지만.”


“서열을 잡아 놨으니까 괜찮을 거야. 마족은 서열에 굉장히 민감하거든.”


“루엔이 그렇다고 하니···. 믿어볼게.”


“그래 줘서 고마워.”


류연과 미네르바는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었다. 그때였다. 옆에서 큭큭거리는 소리가 났다.


“야. 너희들.”


“왜 계속해.” “우웅~ 루엔~.”


잠든 줄 알았던 엘리스와 텐시는 이불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둘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귀까지 빨갛게 물든 미네르바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미네르바의 뺨에 뽀뽀를 한 류연은 스탠드를 껐다.


“잘 자. 미네르바.”

“너희도 얼른 자. 미네르바 그만 놀리고.”


불을 끄고 난 후엔도 엘리스와 텐시는 한참을 웃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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