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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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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513
추천수 :
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19.1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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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추천
7
글자
10쪽

수상한 참가자들 -3-

DUMMY

21화. 수상한 참가자들 -3-



“싫다니까요. 저리 가세요.”


“루엔이 모르는 사람 절대 따라가지 말라 그랬어요.”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야.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봐.”


“지금 제 수습기사들에게 뭐하시는 겁니까?”


“루엔.” “루엔. 저 사람이. 글쎄 있잖아.”


둘은 류연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류연은 검을 뽑아 말을 걸고 있던 남자를 겨누었다.


“로렌시아 준남작님. 경고하겠습니다. 다시는 제 수습기사들 근처에 얼씬하지 마십시오.”


“나 원 참···.”


남자의 정체는 로렌시아 준남작이었다. 엘리스와 텐시가 선수 대기실 안에서 나누던 대화를 엿들은 로렌시아 준남작은 텐시를 도박판에 데리고 가려 했었다.


기특하게도 텐시는 로렌시아 준남작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가 억지로 둘을 끌고 나가려 할 때, 경기를 마친 류연이 선수 대기실로 돌아왔다. 류연이 살기를 내뿜자 로렌시아 준남작은 꼬리를 내리고 자리를 떠났다.


“잘했어 텐시. 내가 없을 때 저런 일이 또 생기면 다음엔 바로 경비 기사한테 말 해.”


“알았어.”


“밥이나 먹으러 가자. 배고프다.”


류연은 미리 봐 둔 식당으로 향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절대 도박에 중독되면 안 돼. 알겠지? 그냥 있는 돈으로 지금처럼 맛난 거 먹으면 되지.”


“루엔. 사실은.”


텐시는 엘리스를 째려봤다. 엘리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계속했다. 텐시가 로렌시아 준남작을 따라가지 않은 건 다른 이유에서였다.


로렌시아 준남작이 텐시에게 소개한 도박장은 너무나도 황당한 곳이었다. 돈을 딸 때는 로렌시아 준남작이 호구가 딴 돈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반면 돈을 잃을 때는 호구만 돈을 잃는다. 눈치가 빤한 텐시는 이를 바로 알아차린 것이었다.


“그래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건 칭찬해 줄 만 해.”


류연은 텐시에게 어느 정도의 도박은 허용해 줄 생각이었다. 물론 이는 수련에 도움이 되어서였다. 점심을 다 먹은 일행은 하이란 스타디움 근처의 화려한 건물로 들어갔다.


각종 도박에 몰두중인 사람들을 지나쳐 가장 안쪽까지 가자 커다란 마법 수정이 있었다.


“어느 쪽에 배팅하시겠습니까?”


마법 수정의 표면에서는 진행 중인 경기가 송출되고 있었다. 엘리스와 텐시는 여기에 배팅하는 것을 통해 안목을 기를 수 있을 것이었다. 류연은 둘에게 돈을 받아 딜러에게 갔다.


**


류연은 두 차례의 경기를 더 승리해 가장 먼저 4강까지 올라갔다.


남은 세 자리 중 두 자리는 아그수스의 제자인 델피안과 안젤리카가 차지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자리는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차지했다. 그 인물은 바로 로렌시아 준남작이었다.


“플레임 소드.”


불꽃이 로렌시아 준남작의 검에서 쏘아졌다. A급 용병 레이크는 옆으로 뛰어 불꽃을 피했다. 하지만 추가 공격이 장전되어 있었다.


“플라즈마 쇼크.”


전기 구체가 레이크를 관통했다. 레이크는 비틀거리다 쓰러졌다.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사실 로렌시아 준남작은 8강까지가 한계였다. 그것도 시드를 받아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로렌시아 준남작은 마법검 형태의 아티팩트를 사용해 실력차를 극복해냈다.


“아. 저게 뭐야.” “돈만 날렸네.”


레이크에 배팅했던 엘리스와 텐시는 돈을 잃고 투덜거렸다. 돈을 걸지 않았던 류연은 차분히 경기 내용을 되짚어보았다.


‘일회용 아티팩트지만 꽤 비쌀 텐데. 저것들을 사느라 돈을 많이 썼겠지?’


류연은 로렌시아 준남작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주스 한 잔씩 사줄 테니까 기분 풀어.”


류연이 밖으로 나가자 두 소녀는 주스를 마시며 그 뒤를 따라갔다.



“로렌시아 준남작님.”


“으힉.”


류연은 경기를 마치고 나온 로렌시아 준남작을 찾아갔다. 구면인 류연이 말을 걸자 로렌시아 준남작은 움찔했다.


“너무 놀라지 마십시오.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


“지금까지 진 빚이 총 얼마입니까?”


“금화 천 개.”


‘미친놈. 많이도 잃었다.’


아티팩트가 비싸다 해도 일회용인지라 금화 이백 개 정도면 충분히 구매 가능했다. 그렇다면 로렌시아 준남작은 도박으로만 금화 팔백 개를 잃었다는 말이 된다. 웬만큼 멍청하지 않고서야 저렇게까지 잃기도 힘든 법이었다.


“금화 천오백 개를 드리겠습니다. 저에게 로렌시아 성을 파십시오.”


로렌시아 준남작은 급히 머리를 굴렸다. 준남작의 작위는 금화 삼백 개 선에서 다시 하사받을 수 있다. 다만 로렌시아 성을 버려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릴 뿐이었다.


“잠시 고민할 시간을 주시오.”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로렌시아 준남작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돈이다.’


선왕 로렌시아 1세에게 죄스럽긴 했지만 선왕은 이미 사망했고 빚은 아직 남아있었다. 게다가 그 빚은 고리 사채라 나중에는 금화 천오백 개로도 전부 갚지 못할 것이었다.


“결정하셨습니까?”


“루엔 기사님께 작위를 넘기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류연은 로렌시아 준남작과 함께 시청으로 갔다. 용무를 말하자 서기는 시장 뮬렌 백작을 불러왔다. 뮬렌 백작은 검술대회 4강에 진출한 류연이 하이킨 왕국 소속이 된다는 것에 크게 기뻐했다.


“루엔 D. 로렌시아 준남작님. 잘 부탁드립니다.”


“예.”


류연은 뮬렌 백작의 도움을 받아 복잡한 절차의 작위 매매를 잘 끝마칠 수 있었다. 여기서 ‘D’는 데마체리스의 약자였다.


“금화 천오백 개. 여기 있소. 확인해 보시오.”


“맞습니다.”


류연이 건넨 금화 주머니를 받아 든 전 로렌시아 준남작은 시청을 떠났다. 4강전이 시작되는 날까지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


4강 첫 번째 경기는 안젤리카 대 킨드레드 준남작이었다. 류연에게 작위를 넘긴 전 로렌시아 준남작은 최근 불의의 사고를 당한 킨드레드 준남작의 성을 사왔다.


킨드레드 준남작은 얼굴색이 많이 좋아져 있었다. 류연이 준 돈으로 빚을 갚고, 남은 돈으로 적당한 아티팩트를 많이 구해서인 듯 했다.


“자. 오랜만에 뵙습니다. 4강 첫 번째 경기는 로렌시아, 아니 킨드레드 준남작 대 자유기사 안젤리카입니다.”

“자유기사 안젤리카는 이번 대회의 홍일점이죠? 그녀는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도 그러기를 기원합니다.”


아티팩트의 사용은 규정상 허용되어 있기는 했지만 비겁한 행위로 간주되었다. 관중들뿐만 아니라 해설자까지 대놓고 안젤리카를 응원했다.


“플레임 소드.”


안젤리카는 블레이드 나이트의 경지에 오른 기사였다. 그녀는 레이크와 달리 불꽃을 가볍게 피해냈다. 그리고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으헉.”


킨드레드 준남작은 안젤리카의 검을 겨우 뿌리쳤다. 그는 뒤로 몸을 날리는 동시에 레이크를 쓰러뜨렸던 전기 구체를 날렸다. 안젤리카는 검기를 발출해 전기 구체를 양단했다.


“하압!!”


안젤리카는 연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다음 목표는 킨드레드 준남작의 목이었다. 하지만 검 끝에 걸리는 건 없었다.


“미라쥬 아머.”


환영이 대신해서 공격을 맞아주었다. 그 사이 킨드레드 준남작은 다시 한 번 몸을 뺐다. 안젤리카는 자세가 약간 흐트러졌다.


“프로즌 봄.”


청색의 구체가 안젤리카를 향해 던져졌다. 그것을 확인한 안젤리카는 인상을 썼다.


‘여기서 이모탈 아머까지 사용해야 한다니.’


프로즌 봄은 5서클 마법 문양이 각인된 강력한 아티팩트였다. 저걸 맨몸으로 맞으면 그녀라도 피해가 클 것이었다. 이를 면하기 위해 안젤리카는 비장의 한 수를 슬쩍 내비쳤다.


“촤아악-.”


얼어붙었어야 할 안젤리카는 물만 흠뻑 뒤집어썼다. 물을 털어낸 안젤리카는 재빨리 찌르기를 시전했다.


“푹.”


안젤리카의 검이 킨드레드 준남작의 심장을 관통했다. 킨드레드 준남작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큭. 어떻게.”


“블레이드 나이트에 오르지도 못한 애송이가. 아티팩트의 도움을 받는다고 날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검신을 타고 피가 흘러 내렸다. 킨드레드 준남작은 말을 마치지 못하고 땅에 엎어졌다. 무능한 왕자의 쓸쓸한 최후였다.


“승자는 자유기사 안젤리카입니다!!!”


“와아아아!!!”



‘저게 이모탈 아머구나.’


워낙 찰나의 순간이라 관중들은 보지 못했지만, 류연은 마법 문양이 활성화되며 투명한 갑옷이 안젤리카의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분명 보았다.


이모탈 아머는 엘프들을 고전하게 한 대마법 갑옷의 명칭이었다. 이모탈 아머는 소드 엑스퍼트 급부터 착용할 수 있으며 아머의 성능과 착용자의 경지에 비례해 마법 저항력이 증가한다.


‘나도 하나 구해봐야겠다.’


이모탈 아머는 달에 갇힌 세계에서 사용하던 이공간 갑옷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듯 했다. 류연은 대회가 끝나면 이모탈 아머를 하나 구해보기로 했다.


**


류연과 델피안의 대결도 이어서 진행되었다. 류연은 델피안의 첫 인상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델피안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이었지만 뭔가 너무 밋밋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델피안은 검을 뽑았다. 류연은 델피안의 공격을 기본기만으로 방어해냈다. 그 정도로 델피안의 검술은 주인을 닮아있었다.


‘후.’


카라스는 붙는 맛이 있는 상대였다. 그러나 델피안은 아니었다. 류연은 상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다.


“챙.”


델피안의 검이 땅에 떨어졌다. 류연의 일검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었다. 사회자는 류연의 승리를 선언했다.


“졌습니다. 좋은 승부였습니다.”


델피안은 밋밋하게 인사를 하고 경기장을 내려갔다.


류연은 이겼지만 이긴 것 같지가 않았다. 뭔가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검을 수납한 류연은 선수 대기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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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종전 -2- 22.12.11 207 3 12쪽
214 종전 -1- 22.12.04 21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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