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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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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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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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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19.11.12 00:45
조회
443
추천
6
글자
9쪽

엘프 숲의 수호자 –1-

DUMMY

14화. 엘프 숲의 수호자 –1-



엘리스와 류연이 엘프의 숲에 온지도 반년이 지났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류연은 이방인이자 기피의 대상인 마족이었다. 엘프들은 류연을 두려워하거나 꺼려했고 심지어 증오를 표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지금 류연은 엘프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는 승전 축하 연회가 있었다. 거기에 초대받은 엘리스, 텐시, 류연은 참석 준비를 했다. 일단 셋은 몇 달간 야전 생활을 하느라 꼬질꼬질해진 몸을 냇가에 가 광을 냈다.


“더 깨끗이 씻어. 아직 꼬질꼬질하네. 저쪽에 가서 서로 등도 좀 밀어주고.”


류연은 엘리스와 텐시에게 돌멩이를 하나씩 주었다. 둘은 냇가에서 나와 커다란 바위 뒤로 갔다.


때를 밀고 온 둘은 신나게 물장난을 했다. 엘리스와 텐시는 류연에게 물을 뿌렸다.


“꺄하하하.” “차가워~.”


류연도 둘에게 물을 뿌렸다. 강물은 초가을이라 차가웠지만 셋은 해가 질 때까지 물놀이를 했다.



“옷도 갈아입자.”


훈련과 전투의 흔적으로 더러워진 옷도 갈아입었다. 류연은 제르미온이 챙겨준 남성 정복을, 엘리스와 텐시는 엘프들이 준비해준 어린이용 드레스를 입었다. 드레스를 입혀놓자 두 소녀는 인형보다 더 귀여워졌다.


“근데 왜 이런 불편한 옷을 입어야 해?”


“맞아. 팔도 자유롭게 못 움직이고, 하단은 땅에 끌리고.”


“연회에 참석할 땐 원래 좀 있어보이게 입고 나가는 거야. 안 그러면 무시당하거든. 그래서 나도 말끔하게 차려입었잖아.”


류연은 엘리스의 밝은 금발과 텐시의 연두색 머리칼을 동시에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둘을 번쩍 안아 어깨 위에 얹었다.


“아우 귀여워. 이대로 갈까?”


“응.” “너무 좋아.”


숲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연회장은 외곽의 주둔지와는 제법 떨어져 있었다. 어깨가 슬슬 아파올 쯤 류연은 연회장에 도착했다.


“왔어?”


연회장의 입구에는 미네르바가 기다리고 있었다. 수수한 화장을 한 미네르바는 반가운 표정으로 셋을 맞이했다.


“난 내려갈래.”


주변에 엘프들이 많아지자 엘리스는 류연의 어깨에서 내려왔다. 어깨에서 내려온 엘리스는 류연의 손을 꼭 잡았다.


“텐시는 안 내려가?”


“나는 여기가 좋아.”


류연의 이마에서 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그것을 눈치 챈 미네르바는 텐시를 내려오게 하기 위해 꾀를 썼다.


“텐시는 아직 아기 엘프구나.”


“나 아기 아니거든. 루엔 나도 내려줘.”


그제야 텐시는 어깨에서 내려왔다. 류연은 텐시의 손도 잡아주었다. 그리고 미네르바를 향해 킥하고 웃었다.


**


숲 속 연회장에는 많은 엘프들이 참석해 뷔페 형태의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엘리스와 류연도 요리를 덜어와 먹었다.


계속 먹다 보니 엘프식의 요리도 나름 먹을 만했다. 접시를 비운 류연은 자리에 앉아 먹을 만한 요리를 살폈다.


‘어. 저건.’


식탁 구석에는 류연이 엘프들의 체질에 맞게 개량한 육류 요리가 놓여 있었다. 하지만 육류 요리는 여전히 인기가 없었다.


류연은 육류 요리가 엘프들에게 널리 퍼지기를 바라며 요리를 가져와 먹었다.


식사 후에는 장로들의 축사가 있었다. 기나긴 축사에 지루해진 류연은 먼 산으로 시선을 옮겼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지만. 이놈의 축사는 맨날 이리 길어.’


엘리스와 텐시는 이미 류연의 허벅지를 베고 자고 있었다. 미네르바와 류연은 겉옷을 벗어 둘에게 덮어주었다.


“이것으로 축사를 마치겠습니다.”


드디어 축사가 끝이 났다. 다음 식순은 논공행상이었다. 논공행상을 진행한다는 말이 나오자 침까지 흘리며 잠들어 있던 둘은 바로 눈을 떴다.


“오크 토벌전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이는 루엔님입니다. 루엔님.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의자에서 일어난 류연은 단상으로 나갔다. 장내가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다.


“저희 엘프들을 도와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지크레아 최고 장로는 손을 들어 올려 신호를 했다. 그러자 연회의 사회자이자 그의 비서인 세실리아가 고풍스러운 나무 상자를 가지고 왔다.


“루엔님에게 드리는 감사의 선물입니다.”


“여기서 열어봐도 괜찮겠습니까?”


“예.”


상자 안에는 인장과 소검이 들어있었다. 짙은 녹색 검신을 지닌 소검은 프로즌 스피릿처럼 드래곤의 뼈와 비늘로 이루어진 명품이었다.


“이 인장은 무엇입니까?”


인장은 엘프들이 신목으로 여기는 엘피안 나무로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인장의 밑바닥에는 류연의 프렐리아 대륙식 이름인 루엔이 음각되어 있었다.


“숲의 수호자 인장입니다.”


‘음.’


엘프의 숲은 아주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하지만 류연에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직책을 맡으면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 그럴 수는 없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 인장을 받을 수 없습니다.”


류연은 적당히 사정을 설명했다.


“그 점은 상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숲의 수호자는 일종의 명예직입니다. 언제든지 숲을 떠나셔도 되고, 언제든지 방문하셔도 됩니다.”


“그럼 인장을 받겠습니다.”


숲의 수호자가 된 류연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엘프 사회를 지켜주어야 할 의무를 가진다. 대신 엘프들도 최선을 다해 류연을 도울 것이었다. 엘프들의 환호를 받으며 단상에서 내려온 류연은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멋졌어.” “역시 루엔이야.”


논공행상은 계속되었다. 엘리스, 텐시, 미네르바, 다른 조장급 엘프들, 그리고 연회에 참석하지 못한 엘프들에게까지 공에 따라 적절한 포상이 주어졌다. 엘프의 논공행상은 전체적으로 매우 공정한 편이었다.


“이것으로 논공행상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그러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는 어디를 가나 한 마리씩 꼭 있었다.


“루엔님. 무슨 문제라도···?”


류연의 갑작스런 발언 요구에 세실리아는 식의 진행을 멈추었다. 엘프들의 이목이 류연에게 집중되었다.


“아데스 장로님.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무엇이 부끄럽다는 말인가.”


약삭빠른 아데스 장로는 자신의 지위를 적절히 활용해 공적을 잔뜩 부풀려 놓은 상태였다. 부정행위를 용납할 수 없었던 류연은 그를 질책했다. 하지만 아데스 장로는 끝까지 안면몰수로 나왔다.


“저도 더 이상은 못 참겠습니다.”


류연은 아데스 장로의 행적을 엘프들 앞에서 낱낱이 고했다. 엘프들은 아데스 장로를 째려보았다. 이쯤 되면 웬만한 철면피라도 잘못을 시인할 법 했으나 아데스 장로는 그러지 않았다. 아데스 장로는 오히려 류연에게 삿대질을 하며 꽥 소리쳤다.


“저 마족은 저를 모함하고 있습니다.”


“수호자님께 말을 주의하게. 아데스 장로.”


지크레아 최고 장로의 주의에도 아데스 장로는 계속해서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렇지만 여론은 당연 바뀌지 않았다. 결국 아데스 장로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했다.


“엘리시움 의식으로 루엔 임시 지휘관과 승부를 보겠습니다.”


많은 엘프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데스 장로의 억지에 질려버렸다는 뜻이었다.


지크레아 최고 장로는 류연에게 엘리스움 의식에 대해 말해주었다. 엘리시움 의식에 대해 들은 류연은 더 이상 아데스 장로를 존대해주지 않기로 했다.


“쯧쯧. 엘프 전사들이 고전했었던 이유가 있었군. 저런 이상한 놈이 지휘를 맡고 있었으니. 병동에 가서 머리나 치료 받아.”


“뭐라고? 이 마족 나부랭이가!!!”


엘리시움 의식은 마법 또는 정령 대결, 맨손 격투, 술 대결 이렇게 세 종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승리 조건은 세 종목 전승. 전승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협상을 통해 의견을 조율해야 했다. 1승을 어떻게든 거두어 상황을 무마하려는 아데스 장로의 얄팍한 수작이었다.


“오크들이나 부릴 법한 억지를 부리는군. 매우 저급해. 아데스 장로. 당신 엘프가 아니라 오크였나?”


오크 같다는 말은 프렐리아 대륙에서 굉장히 심한 모욕이었다. 아데스 장로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래서 할 건가?”


“까짓 거 하지. 마족은 걸려온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그럼 벌칙은 뭐로 할래?”


“벌칙은 지는 쪽이 숲을 떠나는 거 어떤가? 네가 진다면 저 년이랑 함께 숲에서 추방될 것이다.”


아데스 장로는 손가락으로 텐시를 가리켰다. 류연은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지. 어차피 난 텐시를 데리고 대륙에 나갈 생각이었다.”


류연과 아데스 장로는 마주보고 섰다. 류연과 아데스 장로 모두 마법과 정령술에 문외한이라 1차전 종목은 검술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아데스 장로의 요청에 의해 손목에는 내공의 응집을 방해하는 팔찌가 채워졌다. 팔찌는 화경의 경지에 오른 류연에게도 충분히 영향을 미쳤다.


류연은 절대 아데스 장로를 봐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류연은 검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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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종전 -1- 22.12.04 21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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