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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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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3,339
추천수 :
1,221
글자수 :
1,072,531

작성
19.11.01 08:13
조회
468
추천
4
글자
11쪽

오크 토벌전 -1-

DUMMY

11화. 오크 토벌전 -1-



“검은 병장기가 아니라 신체의 연장선입니다. 검을 휘두른다 생각하지 마시고 신체가 검의 길이만큼 늘어났다 생각하십시오.”


지휘관으로 부임한 첫 삼 개월은 체력 훈련과 개인의 전투력 향상에 중점을 두었다. 류연은 엘프 전사들에게 검술이면 검술, 체술이면 체술, 도움이 될 만 한건 전부 전수해 주었다.


자연스레 전사들의 체력 소모가 대폭 증가했다. 체력 회복에는 육류만한 것이 없었다. 류연은 그들에게 육류 문화도 전파하려 했다.


“불을 사용해도, 야생 동물을 사냥해도 괜찮아. 대신 숲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 부탁해.”


“알았어. 미네르바는 안 먹을래?”


“나는 됐어.”


그러나 엘프 전사들은 육식에 거부감을 표했다. 그래서 류연은 엘리스와 텐시만 데리고 육류 요리를 해 먹었다.


그래도 며칠이 지나자 엘프 전사 몇이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셋에게 다가왔다.


“저희도 조금 먹어 볼 수 있을까요?”


엘프 전사들이 육류에 거부감을 가지게 된 건 그들의 조리 기법도 한몫을 했다. 먹을 수 있는 부위만 골라 손질하는 법도 몰랐고 조리는 더더욱 할 줄 몰랐다. 류연은 그들에게 고기를 내어 주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다음 날 문제가 생겼다. 고기를 먹었던 엘프들이 훈련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대신 의료 장로인 루시 장로가 나와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루시 장로님.”


“오늘 오지 못한 전사들을 대신해서 왔습니다. 고기를 먹은 전사들이 배앓이를 심하게 해서 이틀 정도 휴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기름진 육류 요리가 엘프들의 체질에 맞지 않은 듯 했다.


‘엘프에게 맞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해야겠군. 근데 텐시는?’


“텐시는 배앓이 안 해?”


“나는 그런 거 안 해.”


“다행이네.”



슬슬 날이 풀렸다. 겨울 동안 잠잠하던 오크의 습격이 재개되었다. 실력이 향상된 엘프 전사들은 숲에 침입한 오크 유격병들을 섬멸했다.


경상자는 나왔지만 아직까지 중상자나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사망자가 나올 것이었다.


“오늘부터는 집단 훈련에 들어가겠습니다.”


무기 제련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오크는 병과가 없다. 지능도 떨어지는 터라 전략 또한 없다. 그들의 전술은 오직 수적 우세를 이점으로 한 일제 돌격 하나뿐이었다.


그렇지만 그 수가 엘프 전사들의 몇 배였다. 오크를 막아내는 것을 넘어 그들의 본거지인 고대 사원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병과의 조합과 집단 훈련이 필수였다.


류연은 지크레아 최고 장로가 드워프 마을로부터 인수해온 병장기들로 엘프 전사들을 무장시켰다. 그리고 전에 읽은 시위 진압 교본을 토대로 집단 훈련을 진행했다.



여름이 되자 엘프 전사들은 정규군처럼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훈련을 하느라 방어 라인을 최대한 뒤로 잡은 탓에 이제 오크는 숲의 초입까지 밀고 들어와 있었다.


“오크들을 숲에서 몰아낼 때가 왔습니다!!! 진격!!!”


“와아아아!!!”


류연이 검을 들어 올리자 엘프 전사들은 함성을 질렀다. 미적지근하던 반 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었다.


“마족 놈이 기가 살아선.”


아데스 장로만이 혼잣말로 욕설을 내뱉었다. 그 모습을 본 엘리스와 텐시는 뒤에서 아데스 장로를 욕했다.


“저 자식은 왜 또 저래.”


“그러게. 루엔이 얼마나 잘 해주고 있는데.”


**


오크들은 나무를 베어내고 주둔지를 건설하고 있었다. 류연은 엘프 전사들을 이끌고 건설 중인 주둔지 세 곳을 급습했다.


“이곳에 요새를 세우기로 하겠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곳은 엘프의 숲을 지킬 요충지가 될 것입니다.”


오크들을 퇴치한 엘프들은 돌과 잘려나간 나무를 가지고 와 요새를 쌓았다. 엘프 전사들을 세 곳에 나눠 주둔시킨 류연은 오크를 상대로 유격전을 펼치기로 했다.


“유격대 임무에 지원할 사람?”


엘리스가 바로 손을 들었다. 질 수 없다는 듯 텐시도 손을 들었다.


“좋아 우리 용감한 부관들. 그리고 더 없습니까?”


엘프들은 우후죽순처럼 손을 들었다. 류연은 눈여겨보던 몇을 골라 1차 유격대를 구성했다.


‘문제는 늘 저놈인데.’


아데스 장로는 세상사에 초연한 엘프답지 않게 야망과 권력욕이 아주 강했다.


아데스 장로에게 요새를 맡긴다면 아데스 장로는 요새를 지키지 않고 밖으로 나와 오크와 싸우려 할 것이었다.


‘차라리 데리고 다니자.’


적은 옆에 두라는 말이 있었다. 그리고 옆에 두어야 아데스 장로가 허튼 짓을 하더라도 바로 제지할 수 있을 것이었다.


“아데스 장로님.”


“뭔가?”


“별동대는 장로님을 필요로 합니다.”


대놓고 거절할 명분이 없었기에 아데스 장로는 별동대에 참가해야 했다.



“자. 다들 몸에 재를 칠해 주십시오.”


“재를 몸에 칠하라고?”


“예. 오크는 시각보다 후각으로 적의 위치를 찾아냅니다. 몸은 숲이 숨겨줄지라도 체취까지는 숨겨주지 못합니다.”


유격대원들과 엘리스, 텐시, 류연은 재를 몸에 칠했다. 반면 아데스 장로는 끝까지 고집을 부리며 재를 칠하는 것을 거부했다.


‘힘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출발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장로님을 항명죄로 처벌할 권한이···.”


“아 진짜 귀찮게 하네. 그냥 바르시라고요. 좀.”


“텐시 그만···.”


텐시는 남은 유격대원들이 바르고 남은 재를 전부 아데스 장로에게 부었다. 아데스 장로는 순식간에 시궁쥐 같은 꼴이 되었다. 유격대원들은 웃음을 참느라 입을 가려야 했다.


“보기 좋네. 루엔. 나 잘했지?”


“이년이 돌았나. 전부터 보자보자 하니까.”


아데스 장로는 텐시에게 손찌검을 하려 했다. 텐시는 류연의 뒤로 재빨리 숨었다. 류연은 아데스 장로의 손목을 붙잡았다.


“여기까지만 하시지요. 텐시. 너도 아데스 장로님에게 사과드려.”


“죄송합니다.”


“아. 거 미안하게 됐수다.”와 비슷한 느낌의 사과였다. 아데스 장로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의 불평불만이 듣기 싫었던 류연은 틈을 주지 않고 작전의 개요를 빠르게 읊어버렸다.


“여기서 남서쪽으로 700m 떨어진 곳에 오크 선발대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도에 표시된 동선을 따라 이동해 섬멸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둔지를 되찾기 위해 침입한 오크 선발대는 야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격대는 오크 선발대에게 조용히 접근했다. 류연은 수신호로 공격 명령을 내렸다.


“취에엑-.”


오크들의 비명소리가 숲 속에 울려 퍼졌다. 엘프들의 손속엔 일말의 자비도 없었다. 숲을 훼손하고, 엘프 전사를 살해한 뒤 잡아먹기까지 했었던 오크들은 죗값을 치러야 했다.


“루엔. 나 몸이 이상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첫 실전이었음에도 엘리스는 제법 많은 전공을 세웠다. 그리고 다른 유격대원들과 마찬가지로 피를 흠뻑 뒤집어썼다.


피는 류연이 전수해준 마력을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이는 유리도 류연도 모두 겪었었던, 뱀파이어 일족의 숙명 같은 일이었다.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혀 봐. 그러면 내공이 도와줄 거야. 마시더라도 오크의 피는 안 돼. 제대로 된 걸 나중에 줄게.”


끝없는 갈증에 사로잡힌 엘리스는 오크의 녹색 피가 묻은 손을 계속해서 입에 가져다 대려 했다. 류연은 엘리스의 두 손을 꼭 붙들었다.


“밤이 늦었습니다. 작전은 여기서 중단하도록 하겠습니다.”


“예.”


오크 선발대와의 전투를 속행하는 건 더 이상 힘들어 보였다. 류연은 유격대와 함께 요새로 복귀했다.


**


류연은 엘리스와 텐시를 데리고 요새를 몰래 빠져나왔다. 엘리스는 아직까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풍덩.”


류연은 엘리스를 끌어안고 그대로 물에 들어갔다.


“쟤 괜찮은 거야?”


“아니. 전혀.”


물 밖으로 나온 엘리스는 창백해져 있었다. 류연은 소매를 걷어 팔뚝을 꺼냈다. 그것을 본 엘리스는 탐스럽게 입맛을 다셨다. 팔을 아래로 내리자 조그마한 송곳니가 피부를 뚫고 들어왔다.


“이제 그만.”


엘리스는 류연의 팔에서 겨우 입을 땠다. 류연은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든 엘리스를 안았다.


“텐시. 저기 수건 좀 들어줄래?”


“알았어. 근데 루엔.”


“왜?”


“나도 한 번 마셔보면 안 돼?”


“내 피를? 맛없을 걸.”


“아 왜. 나도 마실래. 응? 제발.”


“제발까지야···.”


류연은 아직 피가 멎지 않은 팔을 내밀었다. 혀를 내밀어 피를 핥은 텐시는 인상을 썼다.


“이게 맛있다고? 그냥 피 맛인데.”


“텐시는 뱀파이어가 아니니까.”


“어쨌든 피는 별로야. 루엔이 만들어 준 요리가 훨씬 맛있어. 야식 만들어 주라. 배고파.”


“알았다. 알았어.”


**


류연이 이끄는 엘프 전사들에 의해 오크 선발대는 숲으로 들어오는 족족 괴멸 당했다. 족장 튀르펙은 연이은 패전 소식에 노발대발했다.


“튀르츠. 너에게 삼천의 전사를 주겠다. 엘프들의 요새를 함락시켜라.”


튀르펙의 동생 튀르츠는 부족 서열 3위의, 아주 뛰어난 전사였다. 튀르츠가 괴성을 내지르며 뛰쳐나가자 삼천에 달하는 오크들이 나무로 급조한 사다리를 들고 그를 따랐다.


“사격 개시.”


“취에에엑-.”


화살의 사거리 안에 들어온 오크들이 짚단처럼 쓰러졌다. 하지만 남아 있는 수를 생각하면 쓰러진 오크는 극히 일부였다. 오크들은 동료의 시체를 넘어 끊임없이 중앙 요새로 몰려들었다.


류연도 출격할 준비를 했다. 류연 뒤에는 개인 실력이 뛰어난 엘프들이 무장을 마치고 서 있었다.


“우리의 임무는 적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난전 시의 주의 사항을 다시 한 번 숙지바랍니다.”


개개인의 검술이 뛰어나다 해도 전장에서의 싸움은 정면 대결이 아니다. 전장에서는 언제나 등을 조심해야 했다. 엘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스도 잘 할 수 있지?”


“응.”


엘리스는 류연과 뱀파이어의 본능을 극복해내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훈련은 성과가 있어 엘리스는 피에 이성을 잃어버리는 빈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개문.”


갑자기 요새 문이 열리자 오크들은 주춤했다. 그 틈을 엘프들이 파고들었다.


“취에엑-. 취에에엑-.”


난입한 엘프 전사들에 의해 오크 쪽 진형이 삽시간에 무너졌다. 류연도 코멧 브레이커를 검집에서 뽑았다.


류연은 단순 힘에 치중한, 광범위를 파괴할 수 있는 검술로만 오크 무리를 학살했다. 정예 전사일지라도 류연과 일합을 겨룰 수 있는 오크는 없었다.


전투는 엘프 쪽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오크들은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고 퇴각했다. 게다가 그들은 지휘관 튀르츠까지 잃었다. 미네르바가 튀르츠를 치열한 싸움 끝에 쓰러뜨린 것이었다.


“후. 힘든 싸움이었어.”


“멋졌어. 미네르바. 전보다 실력이 많이 좋아졌네.”


“모두 루엔 덕이지.”


류연의 칭찬에 미네르바의 얼굴이 헤벌쭉해졌다. 주변의 시선이 미네르바에게 집중되었다.


“흠, 흠.”


미네르바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는 헛기침을 했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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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여행 -1- +2 23.08.09 109 4 4쪽
237 천년 제국을 위한 대계 -1- 23.04.16 159 3 8쪽
236 도망친 곳에 낙원은 있을까? -1- 23.04.09 133 1 9쪽
235 새로운 시작 -1- 23.04.05 13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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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네오 로렌시아 -2- 23.03.26 137 3 11쪽
232 네오 로렌시아 -1- 23.03.19 143 3 11쪽
231 유리를 소개합니다 -1- 23.03.12 172 2 9쪽
230 달의 이면 : 또 다른 결말 -2- 23.03.05 160 4 11쪽
229 달의 이면 : 또 다른 결말 -1- 23.02.26 17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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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운명의 갈림길 -1- 23.01.22 185 3 9쪽
222 조금 이른 출발 -1- 23.01.17 208 2 9쪽
221 영혼을 베는 낫 -1- 23.01.11 200 3 9쪽
220 이차원으로부터의 귀환 -1- 23.01.06 193 3 9쪽
219 프롤로그 : 새벽의 경계 22.12.31 196 3 2쪽
218 로인 외전 : 로인은 못말려 22.12.20 200 3 7쪽
217 에필로그 : 로렌시아 제국전기 22.12.20 222 2 3쪽
216 종전 -3- 22.12.11 206 3 11쪽
215 종전 -2- 22.12.11 199 2 12쪽
214 종전 -1- 22.12.04 20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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