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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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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수
작품등록일 :
2009.08.21 21:17
최근연재일 :
2009.08.2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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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8.06.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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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스건국사(006) - 사고 영지 플로린 남작령(03)

DUMMY

영지를 운영할 자금이라는 것이 넉넉한 정도는 아니지만 몬스터가 영지 깊숙이 들어오는 불상사를 막아준 덕분에 작물에 피해를 입지 않아 영지를 운영할 자금 정도 세금으로 거둘 수가 있었다.

다행히 저번 영주가 죽는 사고가 날 때처럼 대규모의 몬스터 침공은 없었기에 그럭저럭 잘 버텨낼 수가 있었다. 지내다 보니 몬스터의 침공만 아니라면 기름진 경작지 덕분에 먹고 살만한 영지였다. 경작할 사람이 없어 곳곳에 버려진 땅이 수두룩하였기에 사람들은 능력만 되면 얼마든지 농사를 지을 수가 있기에 굶어죽는 사람은 없었다.

노는 땅이 많다고 해도 나중에 소유권 문제가 생길 수가 있기에 경작을 하는 토지의 권리관계뿐만이 아니라 놀고 있는 토지까지도 그 권리관계를 일제히 조사하여 정리했다. 그것은 당장 세금을 거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고 몬스터를 막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보통 행정총관의 임무가 영지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주가 올 때까지 행정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경작지의 소유 문제로 상당한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기존의 소유관계를 알 수 있는 서류가 남아 있었기에 그것을 토대로 하여 바뀐 내용을 정리하자 큰 문제가 없이 해결이 되었다. 물론 주인이 떠나간 토지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증빙서류가 없다면 인정하지 않았고 있다고 해도 위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기에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 그런 토지는 일괄적으로 영지의 소유로 편입하였다.

몬스터의 근거지인 헤르비센 평원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전의 계곡보다 10배는 넓고 긴 또 다른 분지형 계곡인 스타이넌 계곡을 지나야 했다. 몬스터의 침공이 뜸해지는 계절이 되자 용병 250명을 더 고용하고 영지병 100명을 추가로 징집하여 다시 토벌을 하여 새로운 저지선을 확보했다. 전보다 3배는 더 되는 길이를 방어해야 했지만 1000명에 달하는 인원을 동원하여 높이와 두께가 4m에 달하는 토벽을 쌓고 그 위에 다시 높이가 3m에 달하는 목책을 세워 몬스터를 막기 쉽도록 했다.

사실 이 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이 든 것은 마법사인 오렌이었다. 만일 그가 없었다면 이런 작업을 할 수 없었다. 그의 덕택에 이런 작업이 가능했다. 이를 위해서 거금을 투자하여 4서클과 5서클의 마법서를 마탑에서 구입하였다. 4서클은 200골드, 5서클은 무려 800골드에 달했지만 장래를 위해서 눈을 질끈 감고 구입을 했다. 그 덕을 알기에 오렌도 자신의 몫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오렌은 6서클 마법서와 7서클 마법서를 구하려고 가격을 알아보았지만 3000골드와 6000골드가 있어야 마탑에서 공개하는 마법서를 갖출 수가 있다는 말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레미레스는 나중에 자금의 여유가 생긴다면 반드시 구해주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렇게 방어대책을 마련했지만 산을 타고 침공해오는 몬스터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산으로 오는 몬스터의 숫자는 한 무리가 10여 마리를 넘지 않아 막는데 크게 문제가 없었다.

또한 남는 잉여 자금을 모두 투자하여 밀 3000포대를 먼저 토벌한 계곡에 파종하였다. 사실 몬스터를 막기 위해서는 그 계곡을 방어하는 것이 중요했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계곡을 지키는 것은 낭비였지만 영지의 안전을 위해서는 지켜야 했고 지켜야할 계곡을 개간하고 그곳에 곡물을 심어 사람이 와서 헛된 노력을 하지 않도록 했다. 그렇게 생산하자 잉여 곡물이 발생하였지만 밀은 고가의 작물이었고 그 곡물을 외부의 상인들에게 판매하여 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가 있게 되었다. 밀은 보통 파종한 양에 비해 20배가량 수확할 수가 있기에 6만여 포대에 달하는 밀을 거두어 어려운 영지 재정에 커다란 보탬이 되기도 하였다.

새롭게 확보한 스타이넌 계곡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본격적인 몬스터의 침공기가 되자 방어가 쉽지가 않아 결국은 방책에서 철수하여 곡물을 심은 계곡에 마련된 2차 저지선까지 밀려나기도 하였지만 결국 전년보다 훨씬 적은 15명의 인명피해를 입고 무난히 방어를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스타이넌 계곡을 따라 후퇴하면서 뒤로 물러서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유리한 전투를 했기에 지능이 떨어지는 몬스터를 무난하게 막아낼 수가 있었다. 기존에는 방어선이 무너지면 바로 영지에 커다란 피해를 주기에 물러나지 못하고 결사적으로 막아야 했고 그러다보면 피해가 커졌는데 감당하기 힘들면 뒤로 물러나 전열을 정비하여 유리한 지형에서 상대하니 거의 피해가 없게 되었다. 15명의 인명 피해가 난 것은 대부분 방심을 하다가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배회하던 몬스터에게 기습을 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가 플로린으로 부임한지 2년이 다 되어 가자 때를 놓치지 않고 바로 전근 신청을 냈다. 그것을 전해 받은 중앙정부는 새로운 제안을 하였다. 그간의 영지를 지켜내고 정상화시킨 공을 인정하여 아예 남작의 작위를 제수할 것이니 영주가 되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2년간 플로린 영지에서 버틴 것은 대단한 일이었고 새로운 영주대리를 선임하여 보내려면 뭔가 새로운 지원책을 마련해야 했고 선뜻 영주대리로 가겠다는 행정관도 없기에 재무성과 영지청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물론 남작의 작위를 가진 귀족들 중에 자원자가 생겼다면 임기가 끝나기 전에 복귀를 할 수가 있었지만 2년 가까이 영주를 임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롭게 영주대리를 임명하는 것은 영지청으로서도 자신의 임무를 태만히 하는 것이기에 그가 영지를 지켜낸 것을 공적으로 상신하여 남작의 작위를 내리는 편법을 사용하여 영주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그런 제안을 받자 향후 5년간 플로린 영지의 면세를 조건으로 영주가 되기로 했다. 혹시 중간에 마음을 바뀔까 걱정을 해서인지 제안을 받아들이자 바로 작위인증서와 영주임명서를 보내주는 기민함을 보였다. 남작의 작위를 수여하는 일이고 영주로 임명하는 일이기에 황제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사항인데도 그렇게 빨리 처리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플로린 영지의 영주를 하겠다는 남작의 작위를 가진 귀족이 드물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작위수여식은 백작 이상의 고위 귀족은 황제가 직접 수행하지만 자작이하의 귀족은 보통 전승기념행사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고위귀족이 황제를 대리하여 진행을 하였기에 관할 영주인 캐로틴 후작을 통하여 건네졌다. 플로린의 영주라는 특성 때문인지 오라는 연락도 하지 않고 캐로틴 영지의 행정총관인 라이런 자작을 보내 간략하게 진행을 하도록 했다.

이런 와중에 뜻밖의 좋은 일이 생겼다. 그간 몬스터 토벌을 하면서 검술에 집중해서인지 마침내 익스퍼트 초급이 되어 기사의 조건을 갖추기도 했다. 익스퍼트 초급의 실력을 갖추는 것은 최소한의 기사의 조건이기도 하지만 영주로 대접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무력이었다. 그의 주된 능력이 행정을 처리하는 행정이지만 영주가 된 마당에 기본적인 무력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했다.

그는 실력을 감추고자 하였지만 몬스터를 상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실력향상은 영지 전체에 알려졌고 그로 인해 영지민들의 신망도 그만큼 높아지게 되었다.


“플로린 영지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드론 공작은 보좌관의 보고에 아무런 말이 없이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마르가타 가문에서는 더 이상 말이 없지?”

“네, 그렇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문제가 없지 않습니까?”

“그대로 눌러 앉혀. 능력도 있는 것 같은데 공연히 수도로 올라오게 만들어 분란을 일으키지 마. 마르가타 가문에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랄 것이야.”

“하나 영지청 규정에 보면 행정총관은 어떠한 경우라도 2년 이상 한 곳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방법을 강구해서 알아서 조치를 해.”

“그 방법이 그를 아예 영주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의견은 그곳을 관장하는 캐로틴 후작령에서도 올라왔습니다. 그들도 잦은 영주의 교체로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 그곳이 캐로틴 후작령의 관할인가?”

“그렇습니다. 그 정도의 능력이라면 영지를 충분히 관리할 능력이 있다는 의견이 올라왔습니다. 말은 그렇지만 아예 영주로 만들어 달라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행정총관을 영주로 만드는 것은 지금까지 일종의 금기사항인지라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영지청의 비리를 막기 위한 일종의 관행이었다. 임기를 2년 이내로 절대적으로 제한한 것부터 행정총관이 영주가 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비리를 예방하는 조치 중에 하나였다.

만일 행정총관이 영주가 될 수가 있다면 행정총관이 되는 순간부터 영주가 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본연의 임무인 영지관리는 뒷전이 될 수가 있었다. 또한 나중에 다른 귀족이 영주로 올 경우 영주가 되지 못한 분풀이로 떠나면서 영지에 해가 되는 일을 자행할 수가 있기에 영주가 되는 것을 아예 틀어막아버린 것이다.

“하나 지난 2년간 영주가 임명되지 못한 곳이 아닌가?”

말을 하는 드론 공작을 헬가도 준남작은 존경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리 죽음의 영지라고 해도 일단 영주가 되는 것이니 남작의 작위를 가진 귀족 중에 나서는 자가 없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런 귀족들 중에 영주로 가기에 적당한 귀족 또한 없었다. 영지관리실에서 하겠다는 귀족을 선정하여 올리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서 적임자를 골라오라고 거부를 했다. 영주로 임명될 만큼 자격을 갖춘 적임자가 플로린에 갈 리가 없기에 번번이 퇴짜를 맞았고 나중에는 결국 후임자를 추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마르가타 가문에 대한 압박이었고 그것은 썩 유효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헬싱키 마르가타 자작과 협의를 해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마르가타 가문과 대립할 필요가 없으니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게. 그들도 그가 수도에 올라오는 것이 달갑지 않을 거야.”

“잘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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