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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수 님의 서재입니다.

아크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정상수
작품등록일 :
2010.11.20 13:40
최근연재일 :
2010.07.23 16:04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967,056
추천수 :
12,364
글자수 :
492,184

작성
10.07.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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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아크란 - 1. 뭘 하고 살아야 하니?(3)

DUMMY

아크란은 혼자 중얼거리면서 자기 방 한쪽에 있는 공간에 편안한 자세를 잡고 앉았다.

“마나를 느끼는 거야 검술을 익히면서 가능했으니 다음은 명상을 하면서 마나축적을 하는 것인데 한 번 해보도록 하자.”

서재를 들락거린 지 이제 6개월이 지나 그간 읽은 책도 상당했다. 지금 정도라면 충분히 행정아카데미 시험 정도는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여유가 있어 마법에 한 번 도전을 하기로 했다. 물론 매일 책을 읽으니 조금 지루한 면도 있어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꾸준히 검술을 익혔기에 제법 검술도 능숙해졌고 마나 소드 초급을 지나 중급을 앞두고 있기에 마나를 느끼는 것은 자리에 앉자마자 가능했다. 아크란은 마법서에 적혀있는 대로 심호흡을 하면서 마나를 심장으로 이끌었다.

심장에 있는 마나홀을 찾는 것은 어렵지가 않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그간 여러 마법서적을 보아 그 방법을 숙지했기에 그렇게 어렵지가 않았다.

“이거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혹시 내가 마법에 소질이 있는 것 아니야?”

아크란은 30분 정도 마나를 이끌어서 마나홀에 보내다가 눈을 뜨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보통 마법을 처음 배울 때 자신이 하는 단계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거의 한 달의 시간을 보낸다고 했는데 자신은 단 한 번의 시도로 성공을 한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 조금은 의기양양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아크란의 착각이었다. 검술을 익혀 마나소드에 다다른 사람은 대부분 단 한 번의 시도로 성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마나를 제대로 축적하고 서클을 형성하는 것이었다.

마법에 입문했다고 하기는 이상하지만 마법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부쩍 마법에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었다. 그러면서 4서클 기본마법서까지 서재에 있게 된 원인도 알게 되었다.

궁금한 것은 그대로 지나칠 수 없기에 그 이유를 알려고 가문의 역사를 살폈고 그 과정에서 덤으로 가문의 역사뿐만 아니라 왕국의 역사까지 좀 더 알게 되었다.

현재의 코엔 왕국이 들어서기 전에 아산타 왕국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안토니오 가문은 안토니오 영지의 영주였다. 물론 코엔 왕국이 들어서면서 영지의 절반 정도를 상실하고 작위도 백작에서 자작으로 강등되었지만 여전히 영주로 살아남았다.

그 마법서는 아산타 왕국시절 와일드 타워 마탑의 부속 아카데미를 다니던 세바스찬 안토니오라는 선대의 인물이 가지고 있던 것이었다.

당시 자작가의 차남으로 상당히 마법에 재능을 보이던 세바스찬이지만 가문이 영지전에 휘말리자 아카데미를 그만두고 가문을 도우러 귀향을 했다가 전투에 참여하여 불행하게도 죽고 말았다. 나이 열아홉에 3서클 유저이던 그는 아카데미 졸업을 몇 달 앞두고 변을 당하고 만 것이다.

그의 희생덕분인지 다행히 영지전은 승리했고 영지를 확장하여 백작으로 승작을 할 기반을 마련했고 넓어진 영지 덕분에 영지전이 끝난지 3년 후에 백작으로 승작을 했다.

마법서는 마법아카데미에 다니던 세바스찬이 가졌던 것으로 아들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백작이 소중하게 보관하다가 죽을 때쯤에야 서재에 보관을 했고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 서재 한족에 먼저를 뒤집어쓰고 오랜 세월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마탑의 아카데미 도서관에 있던 책인 것 같은데 대출을 했다가 돌려주지 않은 것인가?”

서재에 있는 책은 대부분 안토니오 가문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 귀족가문은 책을 구입하면 가문의 인장을 찍어 그 책이 가문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마법의 이해’라는 책도 가문의 인장이 찍혀 있지만 그 위에 와일드 마법아카데미의 인장이 먼저 찍혀 있었다.

“마법아카데미의 책이라면 돌려주는 것이 정상인데 여기에 있는 것을 본다면 아마도 세바스찬이라는 분이 죽은 것을 알게 되자 부본인 이 책을 회수하지 않은 것 같군.”

관심을 가지고 보다보니 이런저런 사실도 저절로 알게 되었다. 검가인 안토니오 가문에 마법를 배우던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더구나 상당한 재능을 보였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만일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았다면 대마법사가 탄생했을지도 몰랐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도 혹시 그런 혈통이 이어지지 않았는지 작은 기대를 갖게 되었다.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명상을 하면서 마나를 모으고 오전에 서재로 가서 행정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위한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가문의 검술을 익히고 저녁에는 자신의 방으로 책을 가져와서 독서를 하는 생활을 일 년 가까이 했다.

이제 14살이 되면서 행정아카데미 입학시험이 1년도 못 남긴 시점이 되었다. 연초가 되면서 모두가 바쁘게 보내지만 아크란만은 변화가 없이 매일 정해진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제법 마나가 모인 것 같아 서클을 만드는 시도를 하다가 하나의 서클을 형성했다. 몇 번의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기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 날은 다른 날과 달리 성공을 한 것이다. 마나를 쌓기 시작한지 거의 1년이 지난 후였다. 그 정도 성취라면 아주 느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빠른 것은 아니었다. 그저 마법사로서 평범한 진도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마법사로 입문을 했다는 것이고 서클을 형성했다는 것은 마법아카데미에 들어갈 자격을 갖추었다는 의미였다.

서클을 만들고 3일이 지난 후에야 겨우 가장 기본 마법인 라이트 마법을 성공했고 한 달이 지난 후에야 매직볼도 성공했다. 이제 겨우 마법에 입문을 한 것이다.

아크란은 서클이 형성되자 마법아카데미를 가면 어떨까 생각했지만 영지의 통신마법사 켈렌의 처지를 생각하자 포기했다. 마법사는 3서클 마스터가 되어야 제대로 대접을 받는데 마흔이 넘은 켈렌은 아직도 3서클 익스퍼트에 머물러 영지의 통신마법사나 하고 있었다. 마법을 배운 자들 중에 고작 열에 하나 정도가 사십 이전에 3서클을 마스터하고 4서클에 진입했다. 그런 상황에서 마법사가 되기 위해 아카데미에 가는 것은 모험이었다.

아카데미를 나와도 거의 3서클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고 20대 중반에야 3서클에 진입한다면 그 기간 동안 배우는 시간이 아깝고 고작 영지의 통신마법사나 하는 것은 귀족의 체면상 할 수 없었다.

“마법은 그저 취미로나 익히는 것이 좋을 것 같군. 다행히 4서클 마법서까지 있으니 수학 연습이나 하듯이 익히면 되겠군.”

행정학을 배우려면 수학이 중요했지만 변변한 수학 관련 서적이 없었고 연습을 할 문제집도 없었다. 그런 면에서 마법서는 수학을 배우는 좋은 문제집이나 마찬가지였다. 마법서를 해석하려면 마법문자인 룬어를 익혀야 했고 그 룬어를 조합하여 만드는 수식의 값을 구해야 했는데 이것이 수학을 모르면 해석이 불가능했다. 고급 수학은 보통 마법 수식 안에 구현이 되어 있어 일반 생활과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

마법아카데미에 갈 생각이 없기에 아크란은 마법 서클을 만든 것을 감추었다. 영지의 유일한 마법사인 켈렌은 3서클 익스퍼트에 불과했기에 서클이 형성되었어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그저 마나가 조금 많다는 느낌을 받지만 검술을 익힌 사람과 별로 차이를 느낄 수가 없기에 겉으로 파악이 불가했다.

아크란은 마법서를 읽으면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주로 ‘마법의 이해’라는 책을 읽어 답을 구했다. 그렇기에 의례히 저녁 시간이 되면 방에 들어와서 마법서를 단계적으로 해독하다가 막히면 ‘마법의 이해’를 읽었다. 마법의 이해는 읽을수록 마법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마나나 여타의 학문의 이해마저 높여 주었고 곳곳에 사용되어 있는 고어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언어의 이해마저 높여 주었다.

“이 책의 저자가 왕국의 2대 마탑 중에 하나인 와일드 타워 마탑의 설립자이자 8서클의 대마법사이던 와일드 크라이렌 대공이라니 놀라운 일이다.”

아크란은 저자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다가 우연히 그 이름을 보게 되었고 그에 대하여 알게 되자 더욱 그 책을 매일 읽다시피 하였다. 책을 읽을 때마다 전에 알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아크란은 10여일 후면 수도를 향해 출발해야 했기에 ‘마법의 이해’라는 책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책의 크기가 만만치 않고 서재에 있는 책이라 가지고 가기가 곤란했다. 무리해서 가지고 간다고 우기면 못가지고 갈 것도 아니지만 가지고 가려면 번거로웠다. 그렇다고 두고 간다면 마법을 배우는데 참고할 서적이 없어 상당히 불편할 것 같았다. 그 동안 마법을 익히다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 종종 그 책에서 해결방안을 찾았다.

“뭐, 알아보니 마법도 부전공으로 선택하여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다른 방도가 있겠지. 서재의 책은 외부로 가지고 가지 못한다고 하니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지.”

아쉽지만 두고 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그 동안 책을 더 자주 읽어 아예 외울 정도로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을 굳히고 한 달 전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고 있었다.

마침 몇 번인지 모르지만 끝까지 읽고 책을 덮자 갑자기 손이 책에서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이상한 느낌에 책을 보자 책에서 약간의 빛이 아롱거리고 있었다.

“뭐지?”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그의 뇌리에 이상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근성 있는 그대에게 축하를 보내노라. 나는 와일드 타워 마탑의 탑주이자 9서클의 마법사인 와일드 크라이렌이다. 또한 골드의 일족인 에스렌자 킨 테우스이다. 이 책을 내가 썼지만 읽다보면 아주 지겨운 느낌이 든다. 그런데도 이 어렵고 지겨운 ‘마법의 이해’를 무려 20번이나 완독한 그대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 내가 작은 선물을 준다. 그 선물은 바로 작은 아공간이다. 1서클이라도 형성을 한 마법사라면 가질 수가 있다. 아공간의 크기는 일단 가로, 세로, 높이가 1m 정도이다. 이 아공간의 크기는 작지만 실망하지마라. 서클이 높아질수록 그 크기는 커질 것이다. 서클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그 크기가 커질 것이다. 아공간을 여는 방법은 ‘오픈 게이트’라 외치면 열어질 것이다. 단, 아공간을 열려면 최소 3서클의 마나가 필요하기에 그 정도가 되지 않는다면 절대 열 수가 없다. 고작 아공간을 선물로 주었다고 실망하지 마라. 진짜 선물은 그 안에 들어있다. 바로 내가 직접 쓴 마법서인 ‘마법전서’이다. 물론 내가 얻은 몇 가지 마법서와 검술에 관련된 책도 같이 넣어 두었다. 내가 떠나면서 남기지 않은 몇 가지 마법도 있으니 익히기를 바라노라.]

머릿속으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말이 끝나자 빛이 사라지고 책에서 손이 떨어졌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새 책 같던 책이 갑자기 윤기가 사라지면서 오래된 책으로 변하고 말았다. 혹시 내용도 달라졌는지 몰라 안의 내용을 살펴보자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크란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픈 게이트’라고 외쳐 보았다. 몸 안에서 약간의 마나유동이 느껴졌지만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말 그대로 3서클이 되어야 확인이 가능할 것 같았다.

‘아공간을 열려면 최소 3서클이 되어야 하니 결국 마법을 배워야 하는가? 그 안에 들어있는 ‘마법전서’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라도 3서클이 되고 만다.’

아크란은 마법을 익혀 반드시 3서클이 되리라 다짐을 했고 그 책을 가지고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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