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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수 님의 서재입니다.

아크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정상수
작품등록일 :
2010.11.20 13:40
최근연재일 :
2010.07.23 16:04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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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2,184

작성
10.07.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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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크란 - 1. 뭘 하고 살아야 하니?(2)

DUMMY

안토니오 영지의 통신마법사인 칼렌은 영주의 부탁으로 안토니오 자작의 막내 아들인 아크란의 행정아카데미 입학시험준비를 위해 ‘마법의 이해’를 가르치기로 했다.

“시험에 나오는 것은 마법 자체에 대한 것보다는 마법이 무엇이고 어떤 마법이 있으며 주어진 상황에 따라 어떻게 마법을 사용하는가에 대한 이해를 묻는 것입니다.”

제대로 마법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기본적으로 배우는 사람의 마나에 대한 친화도를 먼저 살폈을 것이지만 고작 3서클 익스퍼트의 실력에 불과한 칼렌은 복잡한 마법진을 그려야 측정이 가능하기에 생략을 했다. 기본적으로 안토니오 자작가는 마법과는 관련이 없는 기사가문이기에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하나 최근에 행정아카데미 입시시험에 기본적인 룬어의 사용이나 1서클 마법수식의 풀이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행정아카데미에 알아보니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알기 쉬운 마법’이라는 이 책을 공부한다고 합니다. 이 책만 이해한다면 행정아카데미 시험은 충분할 것입니다.”

칼렌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준비해둔 책을 펼쳐 바로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아크란도 전에 ‘마법의 이해’라는 책을 보았기에 설명을 듣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서클의 형성이라는 것은 ‘마법의 이해’에서는 간단히 설명을 하고 넘어가는데 여기에서는 보다 자세히 설명을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너무나 자세히 서클의 형성을 설명해 놓았는데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아크란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자 보다 더 자세히 물어보았다. 마법의 이해에 없는 내용이기에 다소 생소하기도 했다.

“물론 그렇습니다. 마법사들은 마나를 느끼고 마나를 몸 안으로 이끌어 축적하고 마나가 어느 정도 축적되면 그 마나를 이끌어 서클을 형성합니다. 물론 시험에서도 이런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구체적인 마나의 측정단위까지 언급하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일반 사람은 마법을 익히지 못하는 것입니까? 이대로 하면 진짜 마법을 익힐 수가 있습니까?”

아크란은 호기심을 보이면서 의문 나는 점을 물었다. 그간 교육을 받으면서 무표정하던 아크란이 처음으로 의욕을 보였다.

“물론 마나의 친화도가 높으면 이대로 하면 서클을 형성하고 마법을 익힐 수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 마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마나를 이끈다는 것은 어려워 실제는 스승이 마나를 이끌어 주어야 서클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서클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일반 사람 10명에 하나 정도가 마나를 느끼고 다시 그런 사람 10명 중에 하나 정도가 서클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결국 워낙 확률이 낮다는 말에 구체적으로 묻지를 못했다. 검술에도 재능이 없어 행정아카데미에 가야하는 상황에서 마법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호기심만 간직한 채로 며칠간 이론 수업만 받은 채 물러나고 말았다. 그렇지만 실제 마법사가 가르치는 마법이기에 훨씬 자세하게 마법의 기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크란은 시험과목에 해당되는 기본 서적은 다 읽었지만 시험에서 좀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더 많은 서적을 읽을 필요가 있기에 영주관에 있는 서재에서 책을 읽고 싶다고 말하여 허락을 받았다.

“행정아카데미의 합격이 쉽다고 하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이 떨어지기도 한다니 좀 더 공부가 필요하겠지. 책을 읽는 것이야 문제가 없으니 언제라도 하도록 해라.”

아르얀 안토니오 자작은 아크란에게 언제라도 서재에 드나들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가문의 마나 소드는 나중을 위해서라도 더 익혀두도록 해라. 귀족이라면 최소한 자신의 몸은 지킬 수가 있어야 한다. 또한 나중에 네 자식에게 전해주어야 할 것 아니냐?”

아르얀은 아크란에게 오후에는 반드시 검술수련을 계속 하도록 했다. 물론 그렇게 한 이면에는 마법사인 칼렌이 아크란이 상당히 총명하여 행정아카데미 입학은 충분하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아크란은 조용히 부친인 아르얀의 지시에 복명을 했다. 허락을 맡기 전에도 이미 서재에는 종종 드나들었지만 이렇게 따로 허락을 받은 것은 하루 종일 서재에서 책을 읽으면서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하루 종일이 아닌 검술훈련시간을 제외한 시간 동안 공부하도록 허락을 받았다.

아크란은 서재에 책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읽은 책은 어릴 적에 읽기와 쓰기를 배울 때 본 교재를 제외하면 고작 30권도 되지 않았기에 무엇을 읽어야 할지 난감했지만 일단 행정아카데미 시험을 준비하면서 배운 책과 같은 분야를 먼저 살폈다.

책을 읽는 것은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기에 아크란은 점점 책에 빠져들었다. 긴 가문의 역사만큼 많이 모아놓은 서재의 책은 읽은 만큼 아크란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었으며 그의 양식을 높여주었다. 아크란은 행정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읽어야 할 책은 먼저 읽는 시간을 가졌고 그렇기에 행정아카데미에 들어가서도 어렵지 않게 따라 갈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마법을 익힐 수는 없을까?”

아크란은 마법서적을 보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서재의 한 귀퉁이에 상당한 수준의 마법서가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지만 그 사실보다는 자신이 마법을 익힐 수 있는지가 더 궁금했다.

“여기 ‘마법의 이해’라는 또 다른 책을 보면 기사라도 마법을 익히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한 번 익혀보도록 할까?”

행정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위해 읽어야 하는 ‘마법의 이해’는 고작 200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이지만 눈앞에 놓인 ‘마법의 이해’는 1000페이지가 넘고 크기도 두 배에 달했으며 글자의 크기는 오히려 작았다.

내용도 달라 마법 하나하나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실제 익히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었다. 더구나 7서클 마법의 종류와 위력까지 설명을 하고 있어 그 내용이 상당히 방대했다. 특히 그 책에는 보통 마법과 검술은 한꺼번에 익히는 익히면 자칫 마나의 역류가 일어난다는 언급을 하면서도 그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방도에 대하여 간단하게 언급이 되어 있었다.

“고작 3서클을 마스터하고 익스퍼트 초급을 동시에 도달하여 적혀있는 대로 인위적인 마나컨퓨젼을 일으켜 마나홀에 있는 마나서클이 사라진 후에 다시 형성하는 것으로 가능하다는 말인가?”

그곳에는 상당히 공을 들여 그 방법까지 적혀있지만 사실 여부에 대해서 믿어지지가 않았다. 보통 상식으로는 마법이 3서클이 되거나 검술이 익스퍼트 초급의 경지까지는 둘 다 익혀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문제는 둘 다 그 경지 이상으로 높아지면 마나역류가 일어나 폐인이 되기에 어느 하나는 그 전에 포기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물론 둘 중에 하나도 그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하나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둘 다 욕심을 부리는 것은 멍청한 일이었다.

“내 능력에 검술을 익스퍼트 초급에 달하도록 익히는 것은 불가능하겠지. 그러니 익혀도 상관은 없을 거야.”

아크란은 검에 소질이 없어 행정아카데미를 가는 상황에서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 우스워 혼자 자조적인 한숨을 내쉬었다.

“마법을 익힐 수 있는지 여부나 파악하고 그런 걱정을 해도 충분해. 걱정도 팔자다.”

아크란은 혼자 피식거리면서 읽어 가던 책을 읽었다.


조용한 침묵이 감돌고 있는 회의실의 분위기는 상당히 엄숙했다. 십여 명의 사람이 모여 있지만 한동안 침묵이 유지 되었다. 무엇인가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보였다.

“알다시피 현재 우리 에스콘신 왕국은 코엔 왕국과 긴 시간 동안 대립을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내부의 문제가 있고 코엔 왕국은 그들대로 역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중앙에 있는 회의 주재자의 말이 끝났지만 누구도 말을 하지 않고 40대 초반의 남자가 다음 말을 잇기만을 기다렸다.

“문제는 우리들이 향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중년 남자의 말이 끝나자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은 호기심과 더불어 곤혹스러움이 동시에 어렸다.

“현재 에스콘신 왕국에서 가장 문제는 우리라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중년 남자의 말에 참가한 사람들의 얼굴에는 뭔가 억울하다는 표정이 어렸다.

“우리의 입장이 어떻건 객관적으로 볼 때 그 말이 사실인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왕국이 코엔 왕국과의 전쟁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은 우리들을 견제하느라 제대로 병력을 동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크렌슨 후작의 말이 끝나자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다양한 반응이 떠올랐다. 지금까지와 다른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기대감과 바뀐 상황에 대한 우려감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었다.

“삼일 전에 나란시아 백작이 나를 방문하여 캐인트란 영지문제를 우리에게 양보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크렌슨 후작의 말이 끝나자 그간 침묵을 유지하던 사람들의 입에서 기쁨어린 탄성이 튀어 나왔다.

“대신 향후 5년간 왕세자 문제에 대하여 서로 어떤 언급이나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크렌슨 후작의 말이 끝나자 장내는 재차 긴장감이 어렸고 그 순간 크렌슨 후작의 오른쪽에 앉아 있던 한 귀족이 손을 들어 말할 의사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말씀을 하시지요, 알그레토 백작.”

“그런 제안을 그들이 하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만 과연 우리가 그런 약속을 한다고 저들이 믿어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알그레토 백작의 질문에 크렌슨 후작은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사실 가장 중요한 사항을 아직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문제는 렌스 자작께서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크렌슨 후작은 약간 뒤쪽의 자라에 앉아 있는 한 귀족을 지명하여 말을 하도록 했다. 순간 사람들의 표정이 잔뜩 굳어졌다. 그가 말을 하는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대략 짐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분쟁의 중심은 아니지만 어쨌건 코엔 왕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영지의 영주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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