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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s 님의 서재입니다.

레벨빨로 헌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마다s
작품등록일 :
2021.04.20 19:16
최근연재일 :
2021.12.05 20:37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6,015
추천수 :
473
글자수 :
262,251

작성
21.05.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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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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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레벨빨로 헌팅 1권 13화

DUMMY

-딸랑


현범은 식당에 들리기 전, 헌터 은행에 들렸다.

최근에 잡은 몬스터들에게서 나온 마정석을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지이잉.


번호표를 뽑고 자리에 앉아 순서를 기다렸다.


‘B급이 19개에 A급이 4개···.’


대충 어림잡아도 4000만은 넘어 보였다.


“와···.”


자동으로 감탄사가 나오는 양이었다.

물론 정말 사람의 수준을 벗어난 여러 사람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헌터들은 하루에 몇십억은 넘게 벌겠지만 현범의 생활을 생각해봐라.

길드에 들어가기 전 까지는 게이트에 몰래 들어가서 생활비를 마련했다.

길드에 들어가고 나서도 초반엔 수익을 얻을 수 없어서 생활비를 아껴가며 생활했다.

그러다 그저께부터 어제까지 이루어졌던 경기에서 우승을 하여 얻은 상금 1000만원.

이전에 팀을 이루어 헌팅을 할 대 빼곤 이런 돈을 만져볼 수 없었다.


“···하.”


바람이 섞인 헛웃음이 나왔다.

갑자기 큰 돈을 너무 쉽게 얻은 탓이었다.


‘그래도 헌터는 돈을 많이 얻는 만큼 많이 쓰는 직업이기도 해. 항상 아껴쓰자.’


돈을 많이 얻었다고 자만하고 파산하거나 거지꼴로 돌아가는 헌터들도 몇 있었다.

그런 헌터들 중에서 등급이 높다 하면 근처 게이트에 들어가서 몰래 잡다 들키는 경우도 많았다.

돈을 아껴 쓰고 많은 지출은 삼가자는 다짐을 하곤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415번 손님 5번으로 와주세요!”


5번 자리에 앉자 은행원이 물어봤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마정석을 돈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그러시면 먼저 신분증이 필요하거든요.”


현범은 팀장이 미리 발급해준 헌터증을 내밀었다.

이런 일을 대비하여 미리 헌터증을 발급해 준 것이다.

원래 B급은(그 당시) 그 정도 대우를 받을 수 있고, 월급도 8:2로 쥐꼬리만큼 주기로 되어있으니 그 정도는 미리 해준 것이다.


“확인되었습니다.”


덕분에 절차는 한결 쉬워졌다.


“마정석을 주시겠어요?”“넵.”


대답을 하고선 현범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고작 하나?’


은행원이 그렇게 생각했는데 주머니에서 나온 것은 마정석이 아니었다.

문방구에 가면 팔 만한 큐브였다.


“헌터님 여기서 장난치시면 안 됩니다.”


마정석을 팔러 왔는데 이상한 어린애들이 놀 만한 장난감이나 꺼내고 있었느니.

뒤에 손님도 많은데 앞에 사람이 이러고 있으니 짜증이 날 수 밖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러나 앞에 사람은 기다려달라는 말만 하고, 큐브를 맞추고 있었다.


“저기···!”


은행원이 참다 못 해 한마디 하려고 하는데.


“됐다.”


그러고선 큐브를 시냇물에 종이배 띄우듯 살짝 놓았다.


-화악.


검은 형태가 서서히 퍼져나가더니 A4용지 보다 살짝 더 커졌다.

이전 명환이 보여준 그 큐브였다.

가방 같은 것은 매번 들고 다니기가 힘드니, 여기에 넣어 다니라고 주었다.

마정을 주입 해 놓으면 다음부턴 계속 조종할 수 있어 잃어버릴 일도 없었다.

현범은 이전에 명환이 했던 것처럼 검은 차원에 손을 넣고 생각했다.


‘마정석 모두’


B급 19개, A급 4개의 마정석이 쏟아져 나왔다.


“어이쿠.”


조금 흘렸지만 원래 마정석은 단단하기로도 유명한 광물이기에 흠집도 나지 않았다.

은행원에게도 마정석이 쏟아진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공간 주머니!’


저 사람이 아공간 주머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공간 주머니.

마정의 에너지로 순간 아주 강한 파장으로 물건 주위에 차원을 뒤틀어 새로운 차원과 잇는 물건.

마정의 파장과 힘 조절이 조금만 달라도 이상한 차원이 열려 몬스터가 나오려고 할 때도 있어 기술이 매우 고난도이기에 값도 그만큼 많이 나가는 물건 중에 하나다.

들어가는 양에 따라 쓰이는 마정석이 다르고, 안에 들어간 물건이 얼마나 되느냐에 상관없이 무게는 차원을 비트는 물건의 무게밖에 없어 휴대도 쉽다.

가장 낮은 등급의 아공간 주머니도 몇 십억을 넘고 저 정도로 크게 열리는 정도면 경매에 나가면 조 단위까지도 갈 수 있는 물건이었다.

저 정도의 물건을 가진 사람이 아공간 주머니에선 고작 24개의 마정석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은행원에게 그 것은 신경 밖 일이었다.


‘프로미싱 게스트(promising guest)다!’


방금 전 스스로 짜증낸 건 기억에도 없고, 급히 화색을 띠며 말했다.


“호호호. 결재 도와드릴까요?”

“네.”


현범은 갑자기 은행원이 왜 이러나 싶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분명 아공간 주머니를 보고 자신을 유망주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B급은 개당 190만원. A급은 개당 730만원입니다. 총 6530만원입니다.”

“흡.”


현범이 침음을 삼켰다.

4000만원 정도 될까 했는데 6000만원을 넘다니!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헌터님 혹시 프로미싱 게스트라고 아십니까?”

“아··· 네 압니다.”


물론 알고 있었다.

게스트 제도는 헌터 은행에서 헌터들을 구분하는 척도이다.

각각 프로미싱 게스트(promising guest), 골든 게스트(golden guest), 슈퍼 게스트(super guest)로 그중 프로미싱 게스트는 은행원들이 유망주, 또는 좀 돈이 있다거나 많이 이용할 것 같은 사람들 또는 많이 이용한 사람들을 판단하여 매기는 가장 기본적인 등급이다.

그렇지만 보상까지 기본적인 것은 아니였다.

기본적으로 헌터 은행은 마정석을 돈으로 바꿀 때 수수료를 때어간다.

무려 30%나.


‘그냥 도둑이지 도둑.’


생명을 담보로 사냥을 해 왔는데 30%나 때어가다니.

하지만 프로미싱 게스트가 되면 달라진다.

수수료가 20%로 확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적은 양은 아니었지만 이전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다.

그런데 그녀가 이것을 제안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헌터님의 물건과 등급으로 보아 제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바쁘신 게 아니면, 회원증 하나 뽑아 가시는 게···”

“당연하죠!”


10%를 더 얻는다는데!

당연히 해야지!


* * *


7분정도 기다리자 알아서 회원증은 발급이 되었다.

초록 테두리에 귀엽게 생긴 곰돌이가 그려져 있었다.

돈은 6530만원에 20%를 때어가고 나머지인 5224만원을 계좌로 받았다.


“랄라라.”


신난 현범이 콧소리를 내며 걸었다.


-꼬르륵.


그리고 기다린 만큼 배도 밥을 달라고 괴성을 질러댔다.


“알았어! 좀만 참아라. 이따가 너무 많다고나 하지 말고.”


* * *


현범은 근쳐 파스타집에 가서 해물 크림 파스타를 먹고 나왔다.

인터넷 지도에 드림즈 대장간을 쳐서 사람이 없는 길로 달려갔다.

최근에 오른 200렙의 속도와 마정을 써서 달렸다.

거의 시속 100~120km으로 달리는 것이기에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갔다.

15분 정도 빠르게 달리니 대장간에는 도착할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서 보니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맞았다.


“혹시 예약손님이세요?”

“아니요.”

“그러면 혹시 계약 맺은 길드 관계자 분이신가요?”

“아니요. 여기서 바로는 안 되나요?”

“당연하죠! 인터넷에 블로그 안보고 오셨어요? 예약도 하루에 일정량만 받고, 지금 있는 예약도 많이 밀렸어요.”


헉.

사람이 없었던 게 한적한 시간대여서가 아니라 모두 예약으로 받고 있어서 그런 것이었다.


“···그러면 여기서 예약 될까요?”

“오늘 예약은 끝났습니다만?”

“이것부터 보시고···”


현범은 똑같이 큐브롤 돌려 단검과 불안정한 에너지를 꺼냈다.

아공간 주머니를 보자 관계자도 살짝 놀랐다는 듯이 눈썹을 꿈틀댔지만 가끔 오는 거물들이 사용하는 것을 봤기에 호들갑같은 것은 떨지 않았다.

현범은 바로 구슬과 단검을 보여줬다.

직원이 놀란 것은 여기서 부터였다.


“헤? 전설급?”


현범이 살짝 웃어보였다.

현범이 준 물건 중 시스템에 불안정한 에너지라 불리는 것은 보지도 못했고, 단검도 전설급 중 단연 최고라고 불릴 정도였다.


‘이 정도라고?’


직원이 생각했다.

이 정도 물건이면 드림즈의 일반적인 대장장이들로는 되지도 않을 것 같았다.

드림즈의 일반적인 대장장이들은 희귀나 고급등급도 가끔 만들 정도로 모두 이름이 조금은 있는 장인들이었다.

그리고 드림즈의 상급 대장장이들도 고급을 뽑아낼 정도로 장인 칭호를 받은 야장이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전설과 전설을 합치려면···!


‘드림즈의 마스터가 와야···.’


장인 칭호 뿐만 아니라 마스터 칭호를 따고, 세계적으로도 20대 대장장이 반열에 드는 명장.

전설무구들을 수리하고나 보강하는 가끔 국제 대장장이 관리국에서 부르면,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끼리 신화급 장비들을 관찰하고 관리한다는 명장의 등급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했다.


‘중요한 손님이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바로 드림즈의 마스터에게 전화를 했다.


‘이게 그렇게 대단한 물건인가?’


단검은 자신이 성능을 확인해 봤지만 불안정한 에너지는 처음 봤기에 잘 몰랐다.


‘명환이 형이 도움이 많이 되네.’


여러모로 명환에게 도움을 받은 현범은 속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 * *


드림즈의 직원은 열심히 얘기를 하더니 통화를 끊고, 현범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직원이 부른 사람은 시간이 그리 지나지 않아서 도착했다.


“헉, 헉. 누구인가? 그 손님이.”

“저분이십니다.”


드림즈의 마스터는 달려왔는지 숨 쉬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다.

직원은 그에게 자신이 말한 손님이라는 듯, 손바닥을 내밀어 가르켰다.

드림즈의 마스터 전강철은 손님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어린애지 않은가?”

“근데 무기와 저에게 건네준 것은 좀 특별했습니다.”

“이리 줘 보게.”


수염을 가다듬으며 의심 간다는 표정을 지우지 않고, 물건을 건네받았다.

먼저 받은 것은 트릭키 소드였다.

겉보기에 보이는 모습은 아주 날카롭고 단단한 금속을 이용한 전설이라기엔 평범한 단검이었다.

유물이나 몬스터가 떨군 아이템도 아니고 인간이 수제 만든 무기.

하지만, 조금 더 감정을 해본 결과. 단검의 날 부분은 아이언 노바(iron nova)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손잡이 부분과 칼의 날 부분은 조금 아름답게 루미너스 펄(luminous pearl)의 가루를 살짝 발라 놓아 손으로 빛을 가리자 아름답게 빛나는 것은 아름다움 뿐 아니라, 밤에 헌팅을 할 때에도 좀 더 안전하게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오호라···.”


전강철은 단검을 볼수록 ‘허허’하며 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아이언 노바는 디미라이트(dimilite)와 인빈시나이트(invincinite), 차원석(dimendite)과 함께 던전에서 나오는 가장 단단한 4대 물질 중에 속한다.

아이언 노바는 마정과 코어(던전에서 환경을 만들거나, 몬스터들을 만들어내는 핵심 기관.)의 에너지에 아주 강한 물질이다.

요즘 스킬은 마정석을 이용하면 강화나 수선이 가능하므로 보통 마정에 강하고 마정을 주입하면 좀 더 단단해 지는 마석이나 좀 더 높은 수준을 원한다면 기광석(氣鑛石)을 사용한다.

그래도 아이언 노바는 3대 광물 중에서는 가장 흔하지만 3대광물이 괜히 붙은 말이 아니다. 그냥 단단하기만 하면 가격도 높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언 노바의 가격은 g당 2억원.

무게만 보면 300 ~ 350g 하는 것 같지만, 아이언 노바는 원래도 무거워 경량화를 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적어도 600g을 한다고 치고 가격은 손잡이만 1200억.

루미너스 펄(g당 130억원)을 사용했을 것 과 손잡이 부분의 기광석을 포함하면.


‘대강 봐도 1500억은 넘는구만.’


전강철은 다시 한 번 실소를 흘렸다.

그야말로 미친 가격의 무기였다.

보통의 만들어진 전설무기가 600억 이상에 팔리지만 1500억은 그 중에도 최상위 수준.

경량화가 얼마나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까지 감안하면 최대 2000억.

재료만 보면 전설급은 충분히 되어 보였다.


“혹시 이게 그냥 단검의 역할 말고 다른 것이 있나?”


조금은 부드러운 어조로 현범에게 말을 걸었다.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하나 능력이 있긴 합니다.”


강철은 현범에게 트릭키 소드를 다시 건네주었고 현범은 손잡이의 끝은 꾸욱 눌렀다가 다시 땠다.


-툭.


손잡이의 끝부분이 떨어져 나가며 무언가를 넣을 수 있도록 푹 파인 구모양의 공간이 나타났다.


“혹시 마정석이나 작은 코어가 있습니까?”

“코어는 너무 비싸서 안 되고···, 혹시 B급 정도면 되나?”


그는 쪼잔하게 F급이나, E급을 주지 않았다.

그만큼 믿는다는 것이었다.

처음 보는 현범을 믿을리는 없으니, 무기와 재료 그리고 그것을 알아본 그의 안목을 믿는 것이다.

현범은 마정석을 끼워 넣고, 빠진 손잡이를 다시 끼워넣었다.

그러자 단검의 날의 밑부분부터 서서히 푸른 에너지가 올라오더니 검신의 길이를 대략 20cm를 늘렸다.

그 길이는 더 이상 단검이라고 부르게도 애매한 크기가 되었다.

현범은 신기하다는 듯 바라봤지만 옆에서 보던 전강철은 놀라서 쓰러질 것 같았다.

저 푸른 기운은 그저 마정석에서 추출한 마정 따위가 아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쉽게 말하면 플라즈마 쪽에 가깝지 않을까?

아주 강한 전기가 정갈하게 일정한 모양으로 유지가 되었고 가깝다고 아주 고열을 내뿜지도 않았다.

그저 안쪽에서만 아주 강렬하게 열을 내고 있을 뿐이었다.

시험 삼아 잘라 본 철은 두부를 썰 듯 아주 간단하게 잘렸다.

자른 단면은 사용이 가능할지 의문이 생길 정도로 타버렸다.

그렇게 타버릴 정도의 에너지였지만 빛은 그리 밝지 않고 어두운 곳에 촛불정도로 주변을 은은하게 밝힐 정도로만 밝았다.

이 모든 것이 정해진 대로 ‘만들어진’ 무기였다.

이런 능력이 있다면 가격은 배로 뛸 것이다.

전강철의 눈은 어느 때보다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다.


* * *


무기의 강화.

결론적으론 성공했다.

드림즈의 마스터 전강철에게 허락을 받았다.


“다음부턴 여기로 연락해라.”

“ㄴ···네?”


현범이 얼버무렸다.

강철은 자신의 연락처를 주고는 자신에게 전화하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을 현범이 만들지는 않았지만 현범이 이 무기를 얻었다는 것은 이 무기를 만든 사람과 친하다는 것이고 매번 이런 것을 가져다주지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현범의 입장에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드림즈는 국내 랭킹에 든 대장간 중 길드와 전속계약을 맺지 않는 대장간으로도 유명했다.

게다가 전강철은 사람들하고만 계약을 맺고 도와준다.

그냥 일반적인 부자들이 아니다.

전강철은 한 해 벌어들이는 수입만 해도 천억은 훨씬 넘는다.

그만큼 헌터 산업은 발달했고 그 중 무기는 헌터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되었으니 돈은 차고 넘쳤다.

전강철이 계약을 맺는 헌터는 아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계약을 맺은 사람은 한국 1등 허정환 한 명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현범은 조금 다른 의미로 계약을 맺었다.

허정환처럼 실력으로 판단한 것이 아닌, 무기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면을 차지했다.

자신이 가진 무기가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

좋은 게 좋은거라고, 어쨌거나 자신한테는 이득밖에 없으니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지금 이거 계약 맺자고 하는 거죠?”

“너의 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맺는 것이니, 좋아하지 마라.”

“그래도 맺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배시시 웃었다.


“좋아하지 말라고! 넌 관심 없어! 빨리 꺼져라.”

“넵!”


그러곤 빨리 집으로 달려왔다.


-띠롱!


아까 저장한 연락처에서 문자가 왔다.


[1주일 후에 와라. 돈은 계좌로 입금해 둬.]


아 맞다!

돈은 생각을 안 했다.

손을 떨며 문자를 보냈다.


[그··· 혹시 가격이···.]


답장은 빠르게 왔다.


[솔직히 내가 좋자고 하는 것도 있고 하니, 10억만 내라.]

[네?]


너무 큰 돈에 놀란 현범은 가지고 있던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엄청난 순발력으로 잡아채지 않았다면 분명 부숴졌을 것이다.


[저 정도 무구와 에너지를 합치려면 적어도 10억에 10배는 더 내야 돼.]

[좀 더 깎아주시는 건···]

[무슨 소리! 벌써 90% 할인을 한 거나 다름없다고.]


현범은 허탈한 마음에 허허 웃었다.

아무리 무기가 빨리 만들어져도 다시 가져오는 것은 한참 후의 일이 아닐까?

그 길로 현범은 집으로 달려왔다.


* * *


다음 날 아침.

현범은 평소랑 같이 길드에 도착했다.

어제 영상을 보고 오늘은 실전으로 한 번 가상 훈련을 하는 날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등급에 들어가서 경험해본 뒤 차례차례 자신에게 맞는 단계로 내려갔다가 실력을 키워 다시 단계를 올리는 것이다.


“자, 모두 이쪽으로 줄을 서서 이동하세요.”


신입생에서 이젠 예비 헌터가 된 예비 길드원들이 일렬로 주르륵 서서 지하에 가상훈련실로 들어갔다.

가상 훈련실은 다른 곳보다 벽이 두껍고 이 벽은 경단암(鞕端巖)이 석여있는 지, 다른 벽보다 조금 색깔이 탁했다.

예비 길드원들이 일제히 탄성을 내뱉었다.

가상 훈련실은 처음 본 사람이라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각각의 방은 누가 보더라도 고급스러웠고 튼튼해 보였다.

모두 VW(virtual weapon)와 VA(virtual armor)를 입거나 손에 들고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방에 들어갔다.

방은 모두 10개이기 때문에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차례대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서는 자신이 원하는 등급과 난이도 등을 정하여 보냈고, 보낸 난이도에 맞춰 관리자들이 알맞게 설정해주었다.

먼저 들어갈 사람은 들어가고, 나머지는 한 벽이 투명한 가상훈련방 앞에 둘러싸 앉았다.


“자 먼저 제가 들어가서 ‘이렇게 하는 것이다.’ 라는 것을 보여줄 테니까, 잘 보시고 실력에 맞게 설정해서 들어오시길 바랍니다.”

“네!”

“실제가 아니긴 하지만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코어 에너지와 마정석으로 염력과 비슷한 것을 만들어내어 충격을 주기 때문에 너무 높은 등급을 설정하면 다칠 수도 있습니다.”

“네.”


충격을 받는다는 말에 다들 무서워하는 기색이 살짝 감돌았지만, 만들어낸 고통이 아파봐야 얼마나 아프겠냐고 생각하며 얼굴을 폈다.

하지만 현범은 아니었다.

현범은 아직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마정을 다루니 마정으로도 얼마나 큰 고통을 줄 수 있는지 알았다.

이전에 게이트에서 쓰던 자신의 능력만 해도 얼마나 강하던가.

그런 맘을 아는 명환이 다가와 다독였다.


“네가 마정을 다루는 것 만큼은 안 아프지 않을까? 괴수들을 날리는 것만 봐도 충격이 그렇게 크면 사람들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은데···.”

“당연히 그렇게 까진 안 아프겠지만 걱정되니까 그렇지.”

“걱정할 필요 없어. 여차하면 너가 마정으로 막을 수 있으니까. 아까 들었지? 마정의 에너지로 충격을 준다는데 넌 그 마정을 조절할 수 있잖아.”

“어? 그렇네?”

“그렇다고 조종하려고 하진 말고. 코어의 힘은 명칭 ‘마광’ 아라고 불리는 힘이야. 너가 쓰는 것과는 다르니 억지로 제어하려다간 큰일 날 수도 있어. 그리고 가상훈련 장치도 원래는 맞아야 할 데미지가 안 들어가게 되면 오류가 뜰 수도 있으니 네 마정으로만 적당히 방어하고.”

“알겠어.”

“여기 들어가선 네 것만 조종하려고 노력하면 ‘지배력’을 좀 더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옆에서 날아오는 마정을 제어하지 않고 네가 가지고 있는 마정만 사용하려고 하는 게 꽤나 어렵거든.”

“근데··· 지배력?”

“어, 지배력. 너 아직 안 얻었냐? 이번에 폭렙(순식간에 많은 레벨업은 한 것.)하고 각성하면 얻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얻었어.”

“근데 왜?”

“형도 있나 해서.”

“있지, 이거 덕분에 마정을 분열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형 혹시 지배력 수치가 몇이야?”

“나? 한···어, 어? 어휴, 말할 뻔했네.”


너무 자연스러워서 자신도 모르게 시스템 창 까지 열고 나서야 알아챈 명환이 말했다.


“에이, 아쉽다.”

“뭐가 아쉬워.”


-딱!


“아얏! 왜 때려!”

“거기 조용!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열심히 봐도 모자랄 판에 소다를 떨어? 이제 나 들어가니까 제대로 봐라.”

“네···”

“네!”


강사가 들어가고 가상훈련이 시작됐다.

강사도 보통 A급의 상위 수준의 무력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

강사는 들어가서 A급 정도에 체력을 1.25배 올려서 플레이 했다.

강사의 몸놀림은 꽤 좋았고 웬만한 공격들은 모두 피하고 정말 급소로 날아오는 공격을 손에든 무기로 흘려 충격을 최소화했다.

보스가 두 번째 페이즈(체력이 없을 때 특정 몬스터들의 공격과 이동 속도가 약간 증가하는 것.)에 돌입하고 나서도 조금 지나 최후의 공격을 할 때.

강사는 바로 알아채고 무기를 들고 옆으로 조금 피했다.

하지만 현범이 마정을 아주 조금 움직여 공격의 루트를 바꾸었고.


-퍽!


아주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강사의 얼굴에 적의 주먹이 직격했다.


“크흑.”

“푸흐흡.”


강사가 맞은 이유를 아는 현범과 명환이 웃음을 터뜨리고.


“푸하하하하.”

“깔깔깔.”

“크크큭.”

“핫핫핫핫.”


뒤이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상훈련실을 가득 메웠다.

아까 윽박지른 것에 대한 현범의 소심한 복수였다.


작가의말

어린이날 기념 추가 연재입니다!

모두 행복한 어린이날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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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레벨빨로 헌팅 2권 15화 21.11.21 118 2 12쪽
39 레벨빨로 헌팅 2권 14화 21.11.14 119 2 14쪽
38 레벨빨로 헌팅 2권 13화 +1 21.11.07 132 5 12쪽
37 레벨빨로 헌팅 2권 12화 21.10.24 155 3 23쪽
36 레벨빨로 헌팅 2권 11화 21.10.17 161 4 12쪽
35 레벨빨로 헌팅 2권 10화 21.10.10 167 5 12쪽
34 레벨빨로 헌팅 2권 9화 21.10.03 192 4 12쪽
33 레벨빨로 헌팅 2권 8화 21.09.26 216 4 12쪽
32 레벨빨로 헌팅 2권 7화 21.09.12 244 5 14쪽
31 레벨빨로 헌팅 2권 6화 21.09.05 254 5 13쪽
30 레벨빨로 헌팅 2권 5화 21.08.29 272 6 16쪽
29 레벨빨로 헌팅 2권 4화 21.08.22 281 5 14쪽
28 레벨빨로 헌팅 2권 3화 21.08.15 309 7 12쪽
27 레벨빨로 헌팅 2권 2화 21.08.08 341 7 12쪽
26 레벨빨로 헌팅 2권 1화 21.08.01 370 6 11쪽
25 레벨빨로 헌팅 1권 25화 21.07.25 424 8 11쪽
24 레벨빨로 헌팅 1권 24화 21.07.18 440 8 12쪽
23 레벨빨로 헌팅 1권 23화 21.07.11 476 10 11쪽
22 레벨빨로 헌팅 1권 22화 21.07.04 490 11 23쪽
21 레벨빨로 헌팅 1권 21화 21.06.27 513 12 16쪽
20 레벨빨로 헌팅 1권 20화 21.06.20 527 14 14쪽
19 레벨빨로 헌팅 1권 19화 21.06.13 534 12 13쪽
18 레벨빨로 헌팅 1권 18화 21.06.06 569 12 16쪽
17 레벨빨로 헌팅 1권 17화 +2 21.05.28 594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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