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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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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마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바샄
작품등록일 :
2021.02.09 03:34
최근연재일 :
2021.03.23 12:15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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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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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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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8화. 네가 약한 게 아니라 내가 엄청나게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다

DUMMY

이튿날부터 나는 광명교의 일곱 교도에게 무공을 전수했다.


강한 자는 자신의 약한 점에 눈을 감게 된다는 오래된 격언처럼.

내공증진의 옥을 가진 화전출신답게 내공심법도 무공절기도 허접하기 짝이 없었다.


혼천공은 저자에 흔한 혼원공과 차이가 없었고.

삭풍도는 마적이 사용하는 난잡한 도법을 얼기 설기로 체계화한 것에 불과했다.


주제에 내력만큼은 명문대파 수준이어서 천신공과 천신도를 배울 준비는 되어있었다.


천신도는 종횡 베기 두 초식만 가르쳤다.

놈들이 머리가 굳고 허접한 삭풍도에 집착하는 면까지 있어, 능숙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믿음이 부족하구나.”


그 말만 들으면 형편없이 얼굴을 구겨댔으니 놀리는 맛은 있었다.


“믿음이 부족하구나!”


나보다 단자건이 신을 냈다.


믿음도 없고, 나쁜 습관이 될 만큼 체계적인 도법도 모르는 단자건이, 오히려 성취가 빨랐다.

천신이공, 천신이권 등의 속성 무공만, 그것도 짧게 배워온 단자건이 낄 자리가 아니었으나.


단자건은 오른팔까지 잃은 놈이라 권장법은 써먹기 어렵고 각법이나 가르쳐야 할 텐데.

다리 없던 전생의 나는 각법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천신보를 만들어낸 것만으로 용한 일이지.


천신보는 보법과 경신법을 겸용한다.

보법과 경신법을 겸용하니 각법까지 겸용하지 말란 법은 없다.

머릿속에 대강의 얼개는 나와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후반의 네 개 식을 기초로 한다.

지금의 단자건에게 가르칠 수 없는 각법이었다.


‘자건의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자건은 우전의 마지막 자존심입니다’


그래서 단자건이 광명교 놈들과 함께 수행하게 된 것은, 반쯤은 신우전회 놈들의 억지 때문이었다.


‘망신당해도 자결하지는 마라’


겁도 실컷 줬는데 나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자건아 저놈들에게 할 말 없냐?”

“이 믿음이 부족한 놈들!!”


자건에게 한마디 들을 때마다 놈들의 표정이.

내가 놀릴 때의 부끄러움에 분노까지 추가된 모습이었다.


“내가 부재시 너희들과 신우전회 놈들의 비무를 금한다. 무조건 금한다. 알겠느냐?”


광명교 놈들이 답이 없자.


“믿음이 부족하구나!”


단자건이 다시금 목청을 돋웠고 나는 단자건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너도 이제부터는 놀리는 것을 금한다.”


광신에 빠진 이들은 위험하지만 따져보면 그만큼 순수한 사람들이었다.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였던 탁현은 몰라도, 나머지 일곱은 화전지부에서의 생활을 통째 내버리고 온 것이었다.


천신교에도 그런 이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신을 바라는 마음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에서 결여된 것이 많다는 뜻.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그들 일곱은 피붙이가 없었다.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신이 아니라는데 신으로 여기는 놈들을 억지로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말릴 시간도 없고.

할 일도 많고.


단자건 효과로 경쟁적으로 칼을 휘두르는 단자건과 교인들을 두고, 나는 잠깐 할 일을 정리했다.

정리가 필요할 정도로 많았다.


막야루주가 수레 챙기는지 보고.

데려갈 놈들 고르고.

탁현이랑 이놈들에게 무공 가르치고.


수레 타고 사막 건너가서 곡식 사 오고.

목장으로 쓸만한 땅 있는지 봐두고, 있으면 사고.


돌아와서 힘을 기르면서 곤륜파와 광명교가 어떻게 싸우는지 구경하다가, 우리가 이길 만하다 싶으면 쳐들어가서 화전을 장악하고.


광산을 뒤집어 쓸만한 옥을 깡그리 모아서.

곤륜 끝으로 가서 지천으로 널린 설련을 수거해오고.


지금 그려놓은 그림은 거기까지인가.


음양의 균형을 맞추려면 양강한 영약도 찾아내야 하는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기로 하고.


뭐니 뭐니해도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제일 큰일은 화전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광명교와 곤륜파가 얼마나 약해지는지, 혹시 우전으로 눈을 돌리는지 잘 살펴야 한다.

구파일방이 곤륜까지 와서야 눈치를 챈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은.


광명교는 화일을 심어둔 데다 안전장치로, 책륵에 연하림까지 뒀으니 됐고.

곤륜파는···


곤륜파.

당대 구파일방의 일익.

백이십 년 전 천신교 혈겁 때 참가하지 않은, 해남파를 제외하고 구파일방이 되었음.

며칠 살펴보니 고수가 수두룩해서 세어볼 생각도 나질 않음.


지금 내가 아는 곤륜파는 이게 전부인가.


적을 알고 나를 알자.

막야루주고 탁현이고 곤륜파의 포로부터 심문해야겠다.



***



“사문에 해가 되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운정은 잔뜩 경계하는 투로 그리 말했다.

얼굴에 자신이 별로 없어 보였다.


“어디 가느냐!”


우물 뚜껑을 닫으려 하자 운정이 그리 묻길래.


“네 사숙 손가락이 아직 아홉 개나 남았으니까 몇 개만 잘라오겠다. 알아볼 수 있겠나? 사숙 손가락?”


나는 빙긋 웃어 보였다.


“후우우우···”


적지 않은 의미를 담은 한숨이었다.


“무엇이든 물어보시오.”


나는 훌쩍 우물에 내려앉았다.


“던져라!”


광사가 멍석과 쇠사슬을 던져주었다.

나는 운정의 혈을 풀고 온몸에 칭칭 쇠사슬을 결박한 다음.


-쩍. 쾅. 꽝.


쇠사슬 끝에 달린 못을 바닥 깊숙이 처박았다.

현상과 달리 내공 잃은 놈이 아닌지라, 탈옥의 희망을 미연에 차단한 것이다.

막야루주가 매일 여기까지 내려와서 혈도를 다시 짚는 것도 인력 낭비고.

우전에서 혈을 짚을 줄 아는 놈은 죄다 고급인력이니까.

지금 우전은 아직 그 정도에 불과하니까.


“얼마나 많은 말코가 운룡대구식을 익혔느냐?”


곤륜파에 궁금한 점이야 한둘이겠냐만.

운정은 내가 곤륜파에서 마지막으로 본 말코였다.

내게 직접 곤륜을 망하게 할 무공을 받은 당사자였다.

운정에게서 직접, 내가 뿌린 씨앗이 싹을 틔웠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일대제자부터 전수에 들어갔소.”

“너는?”

“배우긴 했으나 내력 부족으로 세 보 이상 밟을 수 없소.”

“청우 어깨가 확 펴졌겠네?”

“말대로요···”


운정이 입을 떼려다 말길래.


“뭐 켕기는 거 있냐?”


그 모습이 꼭 붙잡힌 도둑놈 꼴이길래 물었더니.


“저···사부님은 그 식을 자신이 창안했다고 주장하셨소. 소림의 것이라 아무리 말한들 듣지 않으셨소.”


말을 마친 운정이 고개를 푹 숙였다.


“너 역시 그 식을 만든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릴 배짱은 없었던 것이로군.”


운정은 하도 고개를 숙여 정수리가 보였다.

서른 밖에 안 되어 그런지 양심은 저버려도 찔리긴 하는 모양이었다.


“그럼 곤륜파에서 나를 찾지 않았나?”

“찾을 이유가 없잖소.”


천하에 둘은 없을 보법을 만들었다.

운룡대팔식을 운룡대구식으로 만들만한 보법이다.

곤륜파의 장로 아니면, 어린 소림승이 그 보법을 만들었다는데.

사람들을 누구 말을 믿을까.


온전한 식을 받은 청우가 나를 쫓을 이유는 딱히 없었다만.

곤륜파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래서는 아니 되었다.

소림사와 곤륜파가 한배를 탔다고 해도, 소림 또한 그 식을 알고 있노라.

문파의 수뇌에게는 공유했어야 했다.


근데 그러면 자기가 창안했다고 할 수 없었다.

창안했다고 해도 왜 놓쳤냐고 비난받을 수 있었다.


와 청우.

진짜 자기밖에 모르는 말코였네.


“몸조리 잘해라. 너는 아직 죽일 계획이 없다.”


나는 우물 밖으로 훌쩍 뛰어 올라와 광사에게 우물 뚜껑을 닫으라 일렀다.

팔뚝에 소름이 돋아 있었다.


와 정파 놈들.

징글징글한 놈들.


“사문에 해가 되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오오옷!!”


단전이 폐해진 현상은 십오 년은 늙어 예순도 넘어 보이는 얼굴이었다만.

아직 살아있는 걸 보니 물은 입에 댄 모양이었다.


“따님이 청해에서 규모 있는 목장에 시집을 갔더군.”


죽이라고 목청을 돋우던 현상이 합죽이로 입을 다물었다.


“손주, 손녀도 하나씩 있잖아. 일단 그 애들 목부터 가져올까?”

“비열한···”

“그래 비열한 건 나니까 댁은 속 편하게 불라고.”

“이···이럴 수는···”


현상의 딸이 시집을 잘 갔다는 소식은 운정에게서 들은 것이 아니었다.

려사에게서였다.

이놈이 죄 없는 주민들을 두들겨 패는 것으로는 모자라, 딸 자랑에 손주 자랑까지 질리도록 한 것이었다.

우전을 얼마나 얕봤으면 두들겨 팬 놈들에게, 제 가족 신상을 저리 나불거렸을까.

다 자기 업보다.


“닫아라.”


광사가 우물 뚜껑을 닫았다.


“내일 이맘때쯤 다시 열어서 물어봐라. 잘 말해줄 거야.”


광사와 나는 다음 우물로 이동했다.


“사문에 해가 되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다아앗!!”


삼대제자들이 패기가 넘쳤으나. 내가 훌쩍 우물 아래로 뛰어내리자 입을 꾹 다물었다.


“춥지?”


우물 밖이 여름이지, 여긴 겨울이나 다름없는 기온이니 추울 것이다.


“던져라!”


우물 밖에서 광사가 멍석을 던졌고.

나는 어깨를 맞대고 있는 정옥건과 곡화정을 제외한 셋의 배에, 기절한 만큼 힘 조절한 천신권을 먹였다.


어느 정도 힘으로 때려야 기절할까? 죽을까?

헛갈리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시간이 참 빨랐다.


“던져라!”


광사가 쇠사슬을 던졌고.

나는 정옥건과 곡화정의 발목을 쇠사슬로 결박한 다음.


-쩍. 쾅. 꽝.


우물 바닥에다가 쇠사슬 끝에 달린 못을 때려 넣었다.


“옥건아.”


나는 기절한 세 놈을 겹쳐 어깨에 얹은 채로 말했다.


“예.”

“너는 눈치가 있는 놈이다.”


정옥건이 침을 꿀꺽 삼켰다.


“여기 세 놈은 오래 못 산다.”


나는 어깨에 걸친 세 놈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애들 연습 상대로 쓸 거거든. 두들겨 맞은 추억도 있고 아마 곤죽이 돼서 죽겠지.”


정옥건의 동공이 부르르 떨렸다.


“너랑 곡화정은 살 수도 있다.”


정옥건의 시선이 슬그머니 곡화정의 얼굴로 내려앉았다.

곡화정은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정옥건의 어깨 뒤에 숨어있었다.


그새 가까워졌다.

아니면 원래 가까운 사이였나 모르겠는데.

앞으로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될 거였다.

그러라고 멍석까지 깔아주는 것이었으니.


“나는 네놈을 첩자로 쓸 생각이다.”


정옥건이 아랫입술을 올려 다물었다.


“다시 돌아올 때까지 살려둘 테니 곰곰이 생각해봐라. 넌 눈치도 빠른 데다 똑똑하기까지 한 놈이니 어떻게 첩자 생활을 해야 할까 궁리도 좀 해보고.”


나는 훌쩍 우물 밖으로 몸을 날렸다.


“나를 속일 생각도 해보고! 네 꾀가 그 정도로 대단하면 속아주겠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는 걸 너도 알 거다!”


광사가 뚜껑을 닫았다.


“이렇게 대놓고 말해줘도 됩니까? 갓 스물이라도 곤륜의 말코인데. 잔인하기가 이를 데 없는 놈입니다.”

“쟤들 밥이나 잘 줘. 한 반년 저렇게 가둬놓으면 사문이고 뭐고, 서로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되어있을 거다. 그래도 말코인데 사내만 맡아놔서야 믿을 수 있겠느냐? 여인도 맡아놔야지.”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칠십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의 혜안을 네가 어떻게 알겠느냐.


“끌끌.”


나는 노인네처럼 웃어보였다.



***



연습 상대 겸 사기진작용으로 곤륜파의 삼대제자 셋을 넘겨주려는데.

탁현의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다.


“최고의 궁술을 보여주려면 회복에 전력을 다해야 한답니다. 광명신께서도 납득하실 거라시는 데요?”


회복에 전력이라.

탁현을 따라온 광명교의 교인이 그리 말할 정도니, 시간 되느냐 물어 뭐하리.

곤륜파 제자들 넘겨주는 것이 무슨 큰일도 아니고.


“곤륜파의 말코다. 얼마 전에 우전에서 난리를 친 놈들이지. 너희들이 괴롭히지 말고 신우전회와, 앞으로 막야루주가 보낼 놈들 수련 상대로 써라.”


나는 살뜰하게 결박한 말코 셋을 광명교의 교인에게 넘겨주었다.


탁현을 만날 때까지는 닷새가 더 걸렸다.


그동안 나는 막야루주와 함께 수레를 고치고 짐을 싣고 데려갈 인원을 선별했다.

귀금속으로 수레 하나만 채웠다.

탑리목을 가로지르다 수레가 상할 게 뻔하니, 돌아올 적에 곡식을 운반할 수레를 사기로 했다.


현상도 입을 열었다.

곤륜산맥 서남쪽을 지배하는 곤륜파의 세력분포에 대해 얕은 지식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아미, 청성이 청해까지 진출한 사실에는 주의를 기울일 만했다.


청성의 뒤에는 무당이 있었다.

아미의 뒤에는 소림이 있었다.

청해의 이권을 두고 곤륜, 청성, 무당의 도가 세력과, 아미, 소림의 불가 세력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었다.


선의의 경쟁이란 언제든 생사의 경쟁이 될 수 있었다.

곤륜파를 쓰러뜨리려면 생사까지는 아니어도, 선의를 적의로 바꾸는 정도의 공작은 필요해 보였다.


곤륜파와 싸우고 있는데, 청성, 무당이 줄줄이 튀어나오면 곤란하니.


닷새 만에 나타난 탁현은 의기양양하게 활을 쏘아 보였다.


-피유우우웅!


삼백 보는커녕 사백 보가 가까운 표적의 중심이 뻥 뚫렸다.

바람이 적지 않았다.


“바람을 읽는 것은 당연합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탁현은 그리 답했다.


“말을 타면 이백 보, 땅에 내려서는 사백 보 밖의 표적까지 명중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움직이는 표적이지요.”

“내가 진짜 운이 좋았군.”


귀영산장에서 텁석부리를 뒤쫓는다고 탁현의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았더라면, 저놈의 활을 빼앗지 못했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었다.


“저는 관일시(貫日矢)의 여덟 번째 지킴이입니다. 여덟 세대를 지키고 보완해온 궁술이니 광명신께서도 당황하실 만은 하죠.”


관일시.

태양을 꿰뚫는 화살의 전승자가, 광명신의 맹목적인 추종자라니.

탁현은 볼수록 재미있는 녀석이었다.


“줘봐라.”


탁현이 내게 활을 건넸다.

대결이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탁현이 준비한 활을 모두 두 개였다.


“먼젓번에 봤다시피 나는 궁술은 잘 모른다.”


그러시겠죠.

그런 얼굴로 탁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광명신이냐? 관일시냐?

아무래도 현재는 관일시 쪽인 거 같길래 탁현의 지도하에 열심히 궁술을 배웠다.


“양손을 함께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구나.”


내공이 강하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닌 것이, 활을 붙드는 손과 시위를 당기는 손의 균형이 중요했다.

두 손에 내력을 적절히 안배해야 하는, 생각보다 난해한 내공 운용법이어서.


-퓽!


표적에 명중하지는 못했다만.


“아···아니 저···”


내가 쏜 화살은 삼백 보 정도를 날아간 뒤 떨어졌다.


“생각보다 어려운 공부로구나. 아무리 나라도 한 달은 걸리겠다. 궁술에 대한 네 자부심이 높은 이유를 알겠다.”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내가 한 달이나 걸려서 배워야 한다니.

나로서는 그 이상의 찬사를 찾기 어려웠다.


“너는 이 활과 화살로 사백 보를 쏘아 날리느냐?”


탁현이 나를 바라보는 채로 굳어버렸기에.


“너는 이 활과! 이 화살! 로! 사백 보를 쏘느냐고?”

“그렇습니다.”


활과 화살을 면전에 들이대자, 후우 후우 호흡을 내뱉더니 말했다.


“팔대를 전승한 활과 화살이겠지?”

“그렇습니다.”

“전대 중에 너보다 고강한 내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지?”


맞는지 탁현이 그 작은 눈을 찢어져라, 크게 떴다.


“활도 화살도 활시위도 약하다. 힘이 남는다. 더 무겁게 만들어도 되겠어.”

“제 내력으로는 아직···”

“네 내력은 내게 크게 뒤지지 않는다. 혼천공같은 잡스러운 심법을 쓰니까, 내력이 넘쳐도 한 번에 쏟아붓지를 못하는 것뿐.”


나는 천신공의 구결을 일러주었고, 즉석에서 탁현의 궁술을 교정하기 시작했다.

혼천공이 천신공으로 바뀌자, 일격필살 한 방을 노리는 내공 운용법을 고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활인데.

될 수 있으면 한 방으로 끝내야지.


탁현은 제 손으로 쏜 활이 사백 보를 훌쩍 넘어, 사백 오십 보를 날아가서 떨어지자 반쯤 넋이 나갔다가.

재차 당긴 활시위가 끊어지자, 완전히 넋을 놓아버린 듯했다.


“허허···진짜 시위가 약했네요.”


허허허···

탁현이 헛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기분 상한 거 아니지?”


기분 상한 것 같았다.


“세상 사람이 다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광명신이다. 엄청나게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네가 약한 게 아니고 네 전대가 약한 것도 아니다.”


나는 나름대로 달래보았으나.


“활도 화살도 활시위도 다 약하다···활도 화살도 활시위도 다 약하다···”


탁현은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반복하여 그리 읊조리고만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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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서열 정리도 시킬 겸 21.03.22 79 1 13쪽
36 36화.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어 웃지 21.03.21 82 2 14쪽
35 35화. 검법이 뛰어나길래 누가 만든 거냐고 물었더니 21.03.20 91 1 12쪽
34 34화. 어머니가 된다면, 그때는 알 수 있을 것이오 21.03.19 90 1 17쪽
33 33화. 갱도에서 열흘 굴렸더니 노인네가 더위를 먹었나 21.03.18 84 1 16쪽
32 32화. 뜻이 있으면 거짓말을 해도 된다 21.03.17 95 1 18쪽
31 31화. 불자나 의원이나 그게 그거니 의원을 하시오 21.03.16 100 1 14쪽
30 30화. 어린 놈 고민을 들어주었더니 죽이려 드네 21.03.15 108 1 21쪽
29 29화. 부자연스러운 그림을 연출할 수밖에 없었다 21.03.14 102 1 15쪽
» 28화. 네가 약한 게 아니라 내가 엄청나게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다 21.03.13 113 1 16쪽
27 27화. 나는 도사, 스님, 미륵, 전주, 광명신, 대장이다 21.03.12 137 1 14쪽
26 26화. 누가 새겨놓았는지 보통 앙금이 아니었다 21.03.11 121 2 16쪽
25 25화. 작명가가 바로 옆에 있었다 21.03.10 129 2 14쪽
24 24화. 연기가 아니라 대를 이어온 삶 그 자체였다 21.03.09 143 3 15쪽
23 23화. 차도살인의 계략을 짰다 21.03.08 150 2 15쪽
22 22화. 광사를 한 번 따라해 봤다 21.03.07 162 2 16쪽
21 21화. 차가운 설련을 가져왔는데 왜 21.03.06 174 1 14쪽
20 20화. 곤륜산맥의 정상에 오르다 21.03.05 186 1 15쪽
19 19화. 살아있는 불이 되었더니 +1 21.03.04 177 3 16쪽
18 18화. 실전은 언제나 예상과 다르다 +1 21.03.03 172 3 13쪽
17 17화. 보물을 가지고 도망칠 계획을 짰다 +1 21.03.02 197 2 14쪽
16 16화. 알고 들어간 함정이 매서운 것은 알겠는데 +1 21.03.01 225 2 12쪽
15 15화. 원래는 반땅하려고 했었다 +1 21.02.28 228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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