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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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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마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바샄
작품등록일 :
2021.02.09 03:34
최근연재일 :
2021.03.23 12:15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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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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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7,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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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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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4화. 안 아파. 베여도 안 아파

DUMMY

광풍단주는 오십 대였다.

나이만큼 실력이 뛰어나진 않았다. 반년 전에 광풍단주를 능가했노라는, 연하림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끽해야 곤륜파의 운정과 겨룰 만한 정도로, 대주 다섯을 한 번에 상대할 만하다는 막야루주의 평가는 과장된 것이었다.


실력만큼 상대가 쉽지는 않았다.

마적 두령으로 오십까지 살아남은 사람이었다. 집도 없고 믿을 만한 사람도 곁에 없는, 실력을 쌓을 라야 쌓을 수도 없는 마적으로 오십이라니.


전생에 적잖은 마적을 보았다.

드문드문 사십 줄에 접어둔 치는 있었으나, 두령이 아니라 수하로 살아남은 자가 대부분이었다.


광풍단주는 오십까지 마적 두령으로 살아남은 저력을 보였다. 내가 대주 한 놈에게 천신권을 날렸을 때부터, 무공을 겨루려는 생각은 접은 것 같았다.


광풍단주는 대주들의 몸뚱이를 방패 삼고 베어 가르며, 마당을 아비규환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피가 튀고 비명이 솟구쳐서 대주들은 누가 강한지 금방 파악할 수 없었다.

“칼을 휘둘러라. 저놈이 움직이지 못하게 해라!”

“상대는 고작 한 명이다!”


그 중에 날랜 놈 두 명이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데, 보나마나 광풍단주의 두 호위였다.


“광풍단의 이름에 먹칠을 하려거든 내가 먼저 죽일 것인즉!”


광풍단주의 불호령이 대주들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

한 놈당 금이 백 냥이라 섣불리 살수를 쓸 수 없었다. 나는 손발이 묶인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수십 개 칼날을 받아넘겨야 했다.


혈사대주에게 목이 물어뜯긴 것만 하겠냐마는 자상은 늘어갔다. 봉두난발에 넝마로 핏방울을 떨구는 꼴을 본 광풍단의 대주들이, 용기백배하기는 충분한 모습이었다.


여전히 패할 것 같다는 긴장감은 없었지만, 저놈들을 모조리 생포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긴장감은 있었다.


광풍단주처럼 나 역시도 길게 가져갈 승부가 아니었고, 머릿속에 잠자는 무학들을 뒤지다 보니 태극권만큼 이 상황에 적합한 무공이 없었다.


정파 놈들이 손속에 사정이 없다고 평했던 것처럼, 천신교의 무학에는 적의 힘을 이용하거나 되받는 이치는 없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천신교의 무학은 너무 솔직했다.

사람은 솔직해야 하지만 무공이 그럴 것은 없었다.


나는 태극권의 묘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전에 전하는 태극권은 고작해야 몇 토막.

흘려 돌린다는 이치만 있지 어떻게가 없었다.


“저놈! 저놈부터 잡아라!”


광풍단주가 목청껏 외치는 저놈은 내가 아니라, 막 두 번째 포로를 결박하고 있는 막야루주였다. 영감이 눈치도 빠르지 실력도 고만고만하고, 아는 얼굴을 먼저 잡자고 판단한 것 같았다.

인질 삼겠다고 생각하는지도 몰랐고.


대주들은 천신권을 얻어맞을까 두려워, 섣불리 막야루주 쪽으로 다가서지 못했다. 내가 막야루주에게 눈길을 주는 놈부터 공격했기 때문인데. 그래서 광풍단주는 비교적 운신이 자유로워졌다.


조금씩 조금씩.


광풍단주가 막야루주 쪽으로 전장을 옮기고 있었다.


여우 같으니라고.


광풍단주를 잡아야 하는 나도 막야루주 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휩쓸린 대주들이 뒤따랐다.


“이 배신자 놈!”


인질이란 살아있으면 그만이니 팔 하나는 날려도 좋겠지.

그런 각오로 내려친 일도는, 한 손이 성하지 않은 막야루주가 피해내기에는 너무 강했다.

승기를 잡았다는 듯 광풍단주의 주름진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러나.


다 생포해서 돈의 낭비가 없게 하겠다는 것이 내 목적이지만.

되도록 힘 조절해서 싸우곤 있지만.


뛰는 건 상관없잖아?


발목 언저리에서 구름이 스며 나왔다.

신공으로 운용한 천신보의 아홉 번째 걸음을 내디뎠다. 상황이 다급한지라 끌어올린 내력은 칠 할이었다.

구름이 부스러지며 삼 장 거리를 단숨에 건너뛰었다.


-뻐억!


광풍단주의 등판을 들이받았다.

광풍단주와 내가 데구르르 마당을 굴렀다.


빠르다.

말도 못 하게 빨라서 착지가 어려울 정도.


나와 광풍단주가 일어날 때까지 대주들은 꼼짝하지 않았다. 막야루주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의 다리 사이로 피어난 구름이 흩어져가고 있었다.


“축···축지법···”

“이···이형환위?”

“고···곤륜의 도사···”


광풍단주가 칼을 다시 잡고 나서야 대주들은 입을 열었다.


“피투성이인 꼴을 봐라! 죽기 직전이니 망설이지 마라!”


광풍단주는 그리 외치긴 했으되, 쉽사리 덤벼들진 못하고 있었다. 조금 전처럼 둘러싼 형태가 아니어서, 정면으로 덤벼야 했는데 그럴 용기가 있는 놈은 아무도 없었다.


“후아암.”


나는 입을 가리지도 않고 하품을 했다.

광풍단주가 움찔 한 걸음 물러서고 대주들이 우왕좌왕으로 물러섰다.


“고···곤륜의 도사다!”

“곤륜에서 여기까지 왔다.”

“도망쳐! 도망쳐야 한다!”


참···곤륜파를 무서워한단 말이지.

나는 모자를 까 보일까 하다가 말았다.


잡힐 듯 말 듯.

태극권을 활용한 무학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지난밤, 잠들기 전의 숙고가 오롯이 떠올랐다.


이완. 탈력.

불규칙적 반응···이 아니라 무의식적 대응.

거기 천신보의 전반 다섯 식을 섞어서···


이···이렇게···


나는 대치 중에 춤은 아니고 취객의 걸음걸이도 아닌 요상하게 율동 했다.


“들어와. 들어오라고.”


도발했다.


“으···으으으···”


광풍단주가 사정없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저놈은 우리를 모두 생포할 생각이다! 그 돌머리를 굴려봐라.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지 않으냐!”


맞는 말이었으나 먼저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 두목의 입장이었으므로.

광풍단주는 없는 용기를 쥐어짜서 칼을 내리쳐왔다.


쇄골에서 가슴을 따라 흐르게 하고 윗배에서 튕겨냈다.


“크윽!”

“크으으···”


광풍단주와 내가 동시에 신음을 흘렸다.

나는 윗배가 베였고 광풍단주는 튕겨 나온 칼등에 콧잔등을 얻어맞았다.

배의 상처는 얕지 않았다.


“태···태···대장···”


막야루주는 고까워서가 아니라 걱정으로 말을 늘였다.


“크으윽···미 루주는 걱정할 것 없다. 새로 무공을 고안하는 중이니···”

“뭐? 왜 하필이면 이 자리에서 무공을 고안하는 겝니까? 그 주먹질로 빨리 정리하지 않구요?”


막야루주가 눈깔을 희번덕거렸다.


“무공이란 원래 사선에서 진보하는 법.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이 무학의 이치란 놈이다.”

“미친 아니 일단 이기고 나서···”


막야루주는 말을 잇지 못했다.

용기백배한 대주 두 놈이 칼을 내리쳐왔다. 팔뚝을 타고 손등을, 아랫배를 타고 허벅다리를···

베였다.

역시 얕지 않았다.


“크으으으윽!”

“지금이다!”


광풍단주가 숨넘어갈 듯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고.


“흐리야압!”

“츠리야압!”

“죽어라아아앗!”


대주 세 놈이 한 번에 덤벼들길래.

천신권, 천신권 그리고 또 천신권을 먹였다. 세 놈은 그새 까먹은 듯 천신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의도치 않은 기습공격에 꼼짝없이 아랫배를 당했다.


“루주 뭐하나 묶지 않고?”


막야루주가 멍하니 나자빠진 대주들을 바라보더니, 정신을 차리려는 듯 고개를 한 번 떨치고는 묶기 시작했다.


“혹시 어디서 술 한 병만 구할 곳 없을까? 딱 한 병만 먹으면 감을 잡을 것도 같은데···”


막야루주는 못 들었다는 듯 포박에만 심혈을 기울였다. 광풍단주와 대주들은 얼어붙어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끄응···

안 풀리면 천신권을 먹여야 하니까 술은 안 된다.

나는 저놈들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애쓰며, 무공 연구를 이어갔다.


이완. 탈력. 무의식적···그래.

취권을 만들려고 한 게 아니라 그 세 가지를 활용하려는 것이었어.

꼭 술을 먹을 필요는 없었단 말이지.


그러니까···


상단전을 쓰면 된다.

그 세 가지를 관장하는 것은 머리였으니.


“괴상한 행동과 말로 호흡을 고르고 있다! 주먹질은 한 번에 세 번이 전부이니 모두 합공하랏!”


광풍단주가 칼을 내리쳐왔다.

나는 신공을 운용해 칼날을 받아쳤다. 광풍단주의 칼이 엉뚱하게, 막야루주가 묶고 있던 대주의 엉덩이를 벴다.


“나서지 않으면 이놈처럼 먼저 베 버리겠다.”


광풍단주는 처음부터 목적은 나를 베는 것이 아니라, 징벌이었던 것처럼 소리쳤다.


역시 오십 살까지 마적 두목 하는 놈은 뭐가 달라도 달라.


광풍단이 떼로 덤벼들었다.

나는 광풍단주에게 조금은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신공으로 끌어올린 내력을 외부로 발출하는 것과, 내부에서 활용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태극권의 묘리를 활용한 무공을 펼칠 때는, 어깨나 가슴, 허벅지와 종아리에까지 내력을 응집할 수 있어야 했다.


이리 한 번에 달려들면 순식간에 어깨에 내력을 응집했다가, 가슴에 허벅지에 응집했다가 한 번에 때로는 두 부분, 때로는 세 부분에 응집하기도 해야 했다.


어려웠다.


베이고 또 베였다.

나는 금세 혈인이 되었다.


피를 많이 흘려서인지 눈앞이 어질어질한데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상처가 얕아지고 있었다.


“안 아파. 베여도 안 아파.”


아픈데 아프지가 않았다.

내리친 칼을 되돌려주는 무공이 탄생하고 있었다. 태극권을 완전히는 모르지만, 그에 못잖은 무공일 터였다.

신공이 3단계에 이르면 이···무공도 완숙한 경지에 이를 텐데.

그때는 과연 내게 상처를 낼 수 있는 고수가 있을까.


그런 광오한 상상마저 드는 무공이었다.


“이제 진짜 안 아파.”


더는 베이지 않았다.

베어올 놈도 없는 것이, 서로서로 베어 모두 나자빠졌다. 언제 왔는지 연하림과 광사, 아귀대주가 막야루주를 거들어 대주들을 포박하고 있었다.


“너···너는 대체 누구냐?”


나와 마찬가지로 혈인이 된 광풍단주가 물어왔다.

광풍단주는 한쪽 무릎을 꿇고, 땅에 박은 칼을 지지대 삼아 간신히 쓰러지지 않고 있었다. 목소리에 독이 빠졌고 눈도 반쯤 감긴 것이 의식도 놓기 직전이었다.


오십 먹은 마적단주가 진심으로 승복하고 있었다.

마적단주 놈에게 바라지도 않는 승복이지만, 오늘은 정말 상쾌한 기분이니 말해줘도 좋겠지.


“천신교의 연구전주, 태환이다.”


앉은뱅이가 아니라.

앉아서 무서만 들여다보는, 그래 봐야 무공은 못 익히는 신세가 아니라.


무적의 신공을 가지고 천하를 호령할.

내가 바로 천신교의 연구전주.

클 태. 불꽃 환, 끝없이 커져 나갈 불꽃.

태환이다.


나는 의식을 잃었다.



***



정신을 차리자 객실이었다.

해가 저문 듯 머리맡에 등잔불이 밝았다.

몸을 일으켜 앉는데, 누구 짓인지 통으로 뿌려댄 금창약이 미끌거렸다.


“정신이 드셨습니까?”


연하림의 목소리였다.

눈을 비벼보니 연하림은 잠을 자지 못했는지, 눈가가 퀭했다.


“네가 나를 지키고 있었느냐?”


연하림은 말할 기운도 없는지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고맙다.”


연하림은 피곤한 기색은 여전했으나 입가에 작은 미소는 걸었다.

단순한 놈이었다.


“막야루주를 불러다오.”


연하림이 막야루주를 데리러 간 사이 몸 상태를 점검했다.


피륙의 상처는 걱정할 것 없었다.

자상은 셀 수 없이 많았으나, 혈사대주의 이빨만큼 깊지는 않았다.


새로운 무공을 정립하느라 무리해서 공력을 운용한 후유증은 있었다. 신공이 약해진 만큼 태양절맥의 양기가 날뛰는, 다소 생소한 후유증이었는데.

머리통이 뜨뜻할 뿐 심각하지는 않았다.


나는 가만 앉아 운기조식으로 열기를 밀어내다가 발소리가 다가오자 그만두었다.


삼단전을 활용한 신공의 운기조식은 수행자가 그 몰입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었다.


“상처가 깊진 않으신 것 같소.”


막야루주가 웃으며 말했다.


“피륙의 상처보다는 무공을 고안하느라 무리한 것이지.”

“진짜로 무공을 고안했단 말이오?”


믿지 않으니 놀라지도 않는다.

그런 뜻의 담담한 어조였다.


“보지 않았나?”

“칼날의 궤적을 되돌려주는 것을 똑똑히 봤지요.”


연하림은 지극히 공손한 말투였다.

전날 밤만 해도 광풍단주와 싸울 수 없다고 성질을 부리던 놈이었는데.

예의는 차렸어도.


나는 중원에서 제대로 된 교육 받고 자란 몸이라고!


그리 웅변하는 듯하던 태도가 사라지고 가문의 큰 어른을 대하는 듯 공경심이 느껴졌다.


“제가 산 날이 길지 않지만 도사님보다 강한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대단한 사람도 못 봤고요.”

“도사님?”


막야루주가 반문했다.

대충대충 넘어가자고 손을 저어 보였다.

연하림은 아직도 나를 곤륜의 도사로 알고 있었다.


“무공을 만들고 다듬으셨습니다. 목숨을 취하려 드는 칼을 상대로요!”


그래도 몸 쓰고 살아온 놈들이 그것도 모르느냐!

막야루주와 광사를 둘러보는 연하림이 노한 눈으로 그리 말했다. 눈치가 내 괴상한 싸움을 보고 한바탕 설전이 오간 듯했다.


“태 대장이 사는 게 심심해서 죽으려는 줄로만 알았지. 워낙 이상한 인간이다 보니.”


막야루주였고.


“뭔 말인지 모르겠소. 칼과 손의 싸움이니, 손이 어지러운 것은 당연하지 않소. 태 화상이라도 수십 자루 칼이 덤벼드는데 파고들기가 쉽지 않았겠지. 미련했소. 듣자 하니 다 덤비라고 했다던데. 광풍단주만 잡았으면 그리 다칠 일도 없었을 거요. 쯧쯧.”


신난 듯 혀가 긴 놈은 광사였다.

연하림의 찬사로 좋았던 기분이 급히 가라앉았다.

저 까막눈한테 내가 이렇게 저렇게 대단하다고 일일이 가르쳐줄 수도 없고.


“그 구름 보법을 쓰라고 했잖소. 화상이 흘린 놈들이 산장 밖으로 튀어나오는데, 그거 잡느라 고생이란 고생은···”


광사가 슬며시 연하림을 보더니.


“연···대주···가 했단 말이오!”

“하림이? 너 내공도 못 쓰잖아? 어떻게 잡았어?”


연하림이 겸연쩍은 듯 웃으며 뒤통수를 긁었다.


“비열해지라는 말씀을 따랐지요···독은 먹어버렸지만···”


담 넘은 도망가던 놈들이 장원 밖의 연하림들과 마주친 것은 필연이었다.


쪽수 차이가 났는데, 대주 아닌 대주 아귀대주 빼고는 싸울 수 있는 사람도 없었는데.


‘네놈들이 나를 당해낼 수 있을까?’


그리 말한 연하림이 눈깔을 부라리는 것으로 놈들의 무릎을 꿇린 것이었다.

놈들이 연하림의 얼굴을, 실력을 알고 있어 던져본 허세가 제대로 꽂힌 격.


“잘했다. 독이 약이 되었구나. 가르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훌륭하다.”


연하림은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다고 해야 할지, 자기 생각에 정정당당하지 못한 방법을 써서 찔린다고 해야 할지 모를 표정이었다.


“장원으로 가자는 의견은 내 것이었소.”


어쨌든 이겼으니 됐다.

다들 그런 얼굴인데 뜬금없이 광사가 끼어들었다.


“왜?”


뜬금없으니 물을 수밖에.


“소란이 끊이질 않으니 혹시 모를 변수가 생겼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오. 실제로 화상이 곤경에 처하기도 했고.”

“처하지 않았는데?”


빤히 바라보자.


“구경도 조금 하고 싶었고···”


하며 슬 시선을 피하는 게 이놈이?


“너도 잘했다는 말이 듣고 싶은 거냐?”

“아니 아니오!”


광사가 대번에 정색했다.


“맞네.”

“아니라니까!”


순 툴툴거리기만 하면서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놈이라니.

이것도 마적답다고 해야 할까?


“태 대장. 놀리는 건 좋은데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갈 때인 것 같습니다.”


막야루주가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본론이라니? 오늘 일은 끝났으니 술이나 진탕 마시고 자려고 했는데?”

“마적대원들이 대주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을 겝니다. 대주들이 돌아가는 게 늦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새로운 마적대주가 생기겠지요. 아니면 혈사대의 경우처럼 대주의 돈을 찾으려 들겠지요.”


돈 문제라면 가장 먼저 해야지.


“사람이 많이 필요하겠군.”

“안전하게 돈을 찾아오는 일은 광풍단을 쳐부수는 일보다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어째 말하는 본새가···


“다행하게도 막야루에서도 입이 무겁고 신뢰할 수 있는 수하들이, 이곳으로 사흘 안에 도달할 겁니다.”

“그럼 문제가 전혀 없잖나?”


막야루주가 검지를 까딱여 보였다.


“없긴 왜 없습니까. 태···대장과 내가 전리품을 어떻게 나눌지 결정하는, 아주아주 중대한 문제가 남아있잖습니까.”


이 새끼 다시 말 늘이는 것 좀 보소.

한번 해보자는 거네?


나는 요란스레 입 근육을 풀었다.


좋다.

주둥이와 주둥이의 사투 붙어주마.

나를 힘만 믿고 날뛰는 놈으로 본 모양인데.

일흔을 한 해 앞둔 예순아홉.

죽는 날까지.

한 많은 생을 주둥이로만 살아온 인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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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어 웃지 21.03.21 82 2 14쪽
35 35화. 검법이 뛰어나길래 누가 만든 거냐고 물었더니 21.03.20 91 1 12쪽
34 34화. 어머니가 된다면, 그때는 알 수 있을 것이오 21.03.19 90 1 17쪽
33 33화. 갱도에서 열흘 굴렸더니 노인네가 더위를 먹었나 21.03.18 84 1 16쪽
32 32화. 뜻이 있으면 거짓말을 해도 된다 21.03.17 95 1 18쪽
31 31화. 불자나 의원이나 그게 그거니 의원을 하시오 21.03.16 100 1 14쪽
30 30화. 어린 놈 고민을 들어주었더니 죽이려 드네 21.03.15 107 1 21쪽
29 29화. 부자연스러운 그림을 연출할 수밖에 없었다 21.03.14 101 1 15쪽
28 28화. 네가 약한 게 아니라 내가 엄청나게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다 21.03.13 112 1 16쪽
27 27화. 나는 도사, 스님, 미륵, 전주, 광명신, 대장이다 21.03.12 137 1 14쪽
26 26화. 누가 새겨놓았는지 보통 앙금이 아니었다 21.03.11 121 2 16쪽
25 25화. 작명가가 바로 옆에 있었다 21.03.10 129 2 14쪽
24 24화. 연기가 아니라 대를 이어온 삶 그 자체였다 21.03.09 142 3 15쪽
23 23화. 차도살인의 계략을 짰다 21.03.08 150 2 15쪽
22 22화. 광사를 한 번 따라해 봤다 21.03.07 161 2 16쪽
21 21화. 차가운 설련을 가져왔는데 왜 21.03.06 173 1 14쪽
20 20화. 곤륜산맥의 정상에 오르다 21.03.05 186 1 15쪽
19 19화. 살아있는 불이 되었더니 +1 21.03.04 177 3 16쪽
18 18화. 실전은 언제나 예상과 다르다 +1 21.03.03 172 3 13쪽
17 17화. 보물을 가지고 도망칠 계획을 짰다 +1 21.03.02 197 2 14쪽
16 16화. 알고 들어간 함정이 매서운 것은 알겠는데 +1 21.03.01 225 2 12쪽
15 15화. 원래는 반땅하려고 했었다 +1 21.02.28 228 2 15쪽
» 14화. 안 아파. 베여도 안 아파 +1 21.02.27 220 2 16쪽
13 13화. 합공은 연습할 수 없었기 때문에 +1 21.02.26 243 2 15쪽
12 12화. 머릿속에서 은을 꺼냈는데 금이 된 사연 +1 21.02.25 300 2 14쪽
11 11화. 예의 바른 놈, 취한 놈, 속은 놈 +1 21.02.24 291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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