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학교 포이어

44. 트란스포르미스

불 마법 수업이 끝난 뒤, 잠깐의 휴식 시간이 있었다. 로날드 일행은 이 시간을 의미 있게 활용하기로 했다. 그들은 우선 카밀라를 기다렸다.

잠시 후, 카밀라가 도착했고, 그녀는 로날드 일행을 어딘가로 안내했다.

“얘들아, 따라와. 도서관에 가 보자.”

그들은 중앙 계단을 올라, 4층에 있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 후, 그들은 어둠의 마법 코너를 찾았다. 카밀라는 그 코너에 있는 책 한 권을 꺼냈고, 그것을 로날드 일행과 함께 읽어보기로 했다.

“여기 있다. 4단계 어둠 마법, 옵스쿠루스. 어둠의 마법 중에서도 어려운 마법이라, 이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 해.”

로날드가 말했다.

“그럼, 누구일까요?”

“글세, 이 책에 따르면, 아이헬 가문은 이 마법의 달인이라고 해. 다만, 숨어다녀야 하는 아이헬이 이걸 썼을 가능성은 낮고, 다른 사람이겠지?”

그들은 책을 조금 더 넘겨 보았다. 카밀라는 익숙한 이름 하나를 보고 경악했다.

“어라? 요아힘 그로스? 이 사람이 이 마법을 쓸 수 있다고? 전혀 생각 못 했는데.”

그녀는 혹시나 다른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아이헬 가와 그로스 가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여기서 알아낸 사실이 두 개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요아힘 그로스가 어둠의 기운의 원흉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군. 설마 이사회에서 자신을 해임한 것에 대해 앙심을 품은 건가?”

마야가 말했다.

“그리고, 옵스쿠루스를 쓸 수 있는 가문이 플라메 내에서는 아이헬 가와 그로스 가 뿐이라는 점에서, 두 가문 사이에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요?”

“내 생각도 그래. 다만 확실한 것은 알 수 없고, 심증만 생겼을 뿐이야.”

그들은 책을 원래 있던 자리에 두고, 도서관을 나왔다.

그 후, 점심시간이 있었다. 로날드 일행은 점심시간 이후, 2시에 마법약 수업이 있다. 이번 학기부터는 마법약 담당이 바뀌는 만큼, 바뀐 분위기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로날드 일행이었다.

오후 2시, 로날드 일행은 마법약 교실에 있었다. 그들은 새로 부임한 마법약 담당 교직원이 누구일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때, 노란 머리의 젊은 남성 한 명이 교실에 들어왔다.

“2학년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이번 학년도, 마법약 수업을 담당하게 된 에크하르트 로이터라 합니다.”

그리고, 로이터는 이렇게 말했다.

“1학년 때는 마법약의 기본적인 요소 위주로 다뤘다면, 2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마법약을 제조해 보는 과정을 습득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 이름만 들어본 마법약을 실제로 제조해 보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겁니다.”

그는 칠판에 이렇게 썼다.

트란스포르미스

“이 마법약의 이름, 약효는 아마 여러분들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러니 이 마법약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 약의 재료가 상당히 특이한데요, 변신할 대상의 신체의 일부분을 필요로 합니다.”

이 설명을 들은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신체의 일부분을 가져올 것인가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하... 그렇게 놀라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신체의 일부분이라는 게, 머리카락도 포함됩니다. 아니, 대부분의 트란스포르미스에는 머리카락이 들어가죠.”

학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조를 위한 재료를 구하는 과정이 잔인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 후, 로이터가 말했다.

“트란스포르미스는 마법약의 특성상, 교육 현장에서 제조 실습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실습을 하고자 한다면 개인적으로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따라서, 재료와 제조법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고 끝내겠습니다.”

그는 이어서 말했다.

“이 약의 재료는 이렇습니다. 먼저, 앞서 말했듯이, 변신할 대상의 신체의 일부분이 필요합니다. 물론 말만 이렇지, 실제로는 대부분 머리카락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마법 생물을 활용해야 합니다. 우선, 유니콘의 뿔이 필요합니다. 유니콘은 마법 생물 중에서도 보기 드문 종인 만큼, 수집 자체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죠. 마지막으로 필요한 건, 맨드레이크입니다. 맨드레이크에 대해서는 다들 약초학 수업 때 들으셨을 테니,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로날드는 머리카락, 유니콘의 뿔, 맨드레이크, 이 세 가지를 머릿속에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제조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 세 가지 재료는 넣는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 순서를 틀리면, 냄비가 폭발해 버립니다.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니 참고하도록 하세요.”

유니콘의 뿔

맨드레이크

변신할 대상의 신체의 일부분

로이터는 이렇게 쓴 뒤, 설명했다.

“먼저, 유니콘의 뿔을 넣습니다. 참고로, 유니콘의 뿔은 워낙 크기 때문에, 이것을 냄비에 넣기 위해서는 잘게 쪼개야 합니다. 그 후, 냄비를 저으면 됩니다. 유니콘의 뿔의 성분을 제대로 섞기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로, 맨드레이크를 넣습니다. 물론 제대로 채집한 맨드레이크를 넣어야 합니다. 맨드레이크의 채집에 대해서는 다들 아실 것이고, 이 점 꼭 기억해 두세요. 마지막으로, 변신할 대상의 신체의 일부분, 즉, 머리카락을 넣습니다. 그러면 냄비에서 강렬한 반응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 상태에서 5분 정도 기다리면, 트란스포르미스가 완성됩니다.”

그 후, 로이터는 트란스포르미스의 특성에 대해 설명한 뒤, 수업을 마쳤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봐요.”

로날드 일행은 수업 후, 트란스포르미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트란스포르미스를 마시고 나서 사용할 수 있는 마법도 그 사람과 같아지나?”

마야가 말했다.

“내가 책에서 읽은 건데, 그런 건 아니라고 해.”

노르베르가 말했다.

“어? 그렇다면 기차에서, 아이헬이 다른 사람으로 위장한 뒤에 옵스쿠루스를 쓴 것일 수도 있겠는데?”

“그건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야. 너희들도 알다시피, 아이헬은 숨어다녀야 하잖아?”

카밀라였다. 그녀는 바로 옆 교실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와서, 우연히 그들을 마주친 것이다.

“트란스포르미스의 지속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아.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급행열차가 바이제 중앙역에서 포이어역으로 도착하기 전에는 풀리게 되어 있어. 그런데도 아이헬이 귀찮게 그런 짓을 할까?”

로날드가 말했다.

“그런 게 있었군요. 하긴, 숨어다녀야 하는 아이헬이 그런 모험을 할 이유는 없죠.”

“바로 그거야. 그러니 요아힘 그로스 뿐이라는 거지. 이 일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