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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시우파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7
최근연재일 :
2023.01.27 21:03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233,294
추천수 :
3,438
글자수 :
1,033,004

작성
22.09.21 08:00
조회
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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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혈영멸장(血榮滅掌)

DUMMY

진사성이 경호성을 외치며 마천위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가 급하게 손을 들어 마천위의 몸을 만지려 했다.


“움직이지 마라. 나는 괜찮다.”


또 다시 한번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연기 속에서 들려오는 마천위의 목소리. 그는 아직까지 붉은 장력에 타격을 입지 않았던 것이었다.


녹아 드는 소리가 끝이 나고, 연기가 사라졌다. 장력의 정체를 알 수는 없지만 누구나 방금 눈 앞에서 벌어진 일을 보았다면 공격을 받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상처 없이 그대로 서 있는 마천위. 그를 보며 환희와 절망의 표정들이 각자에게 들어났다.


“혈영멸장(血榮滅掌)이라··· 그 정도의 성취로 나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나?”


여전히 여유 있는 표정의 마천위. 그는 노인의 무공조차 알아 보는 듯 했다.


“클클. 네 녀석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여유를 부릴 때는 아닌 것 같군.”


노인의 눈이 마천위의 뒤에 있는 낭인들을 향했다.


“터엉”


천강시들이 순간 뒤에 있는 낭인들을 향하여 달려 들었다.


마천위는 노인의 장력이 별거 아닌 듯 말했으나 혈영멸장은 그렇게 쉽게 말할 무공이 아니었다.


그 수라혈궁에서도 익히기 어렵다는 삼대 무공 중의 하나.


그 이유는 수련 방법 때문이었다.


혈영멸장을 위한 내공을 익히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시체가 필요했다. 썩어 문드러진 시체에 손을 넣고 심법을 익히는 것이 첫 단계였고, 성취가 올라갈 수록 덜 썩은 시체에 손을 넣어 수련해야만 한다.


심한 악취와 고통스러운 피부병을 견뎌내며 수련을 해도 일정 이상의 경지에 오르지 않는 이상 효용도 없는 무공이었다.


문제는 더 있었다. 시체를 통한 수련이 끝나면 그 다음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생사람을 잡아다와 그 사람의 복부에 손을 넣고 심법을 익혀야 했다. 그렇게 오백 여명 정도의 생사람을 죽여가며 그들의 생기와 피를 흡수해 성취를 이뤄가는 무공이 혈영멸장이었다.


사람이 미치지 않고서야 익히기 힘든 무공. 하지만 대성하고 나면 누구도 막기 힘든 장법을 구사할 수 있는 금기의 무공이었다.


혈영멸장을 막아내는 동안 마천위는 내력을 방어에 집중했다. 천강시들을 제약하던 그의 무형기가 약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순간 천강시들이 그의 무형기를 풀어내고 낭인들에게 달려 든 것이었다.


가장 먼저 천강시 하나가 악귀와 같은 모습으로 철진을 공격해 들어왔다.


“채앵”


마천위에게는 일초지적에 불과한 모습을 보였던 천강시였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갑작스레 짓쳐 들어 손날을 날려오는 천강시를 향해 철진이 검을 휘둘렀으나 금속음과 함께 검이 튕겨나갔다.


‘강하다.’


손으로 전해지는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정명하지 못한 사이한 기운이라도 그 내력은 절정고수 이상인 것 같았다.


이미 위광에게 천강시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던 철진이지만 이 정도일 줄은 예상치 못했다.


대체 이런 강력한 천강시들을 어찌 저리 손쉽게 제압했는지 마천위의 실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놀라는 철진이었다.


그렇다 해서 천강시를 상대하는 것이 절망적인 정도는 아니었다. 철진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천강시를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다른 낭인들이었다. 자신이나 장백파 제자들, 진사성과 같이 초절정의 반열에 오른 자들이라면 천강시를 상대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자들에게는 역부족일 것 같았다.


“채앵, 챙. 크악.”


아니나 다를까 이미 천강시에게 당해 죽어나가는 낭인들이 생겨났다.


철진은 물론 다른 장백파 제자들의 손속이 급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덕평은 천강시 한 마리와 싸우며 송민섭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하압”


덕평이 자신이 상대하던 천강시의 움직임을 피해 송민섭의 앞에 있는 천강시에게 검격을 날렸다.


“채챙, 챙, 챙”


“민섭! 소환술을...”


그 와중에 송민섭에게 소환술을 펼치라는 덕평. 송민섭이 상대하던 천강시를 공격한 이유이기도 했다.


눈부신 속도로 덕평과 천강시의 팔들이 교차였지만 어느 하나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


순식간에 십여 합의 공방이 이루어진 후 덕평의 뒤로 느껴지는 사이한 기도. 그를 상대하던 천강시가 덕평의 뒤를 쫓아와 공격해 들어오고 있었다.


전면과 후면, 양방향으로 다가오는 공격에 위기가 찾아왔다.


덕평은 전면으로 다가오는 천강시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검에 진기가 아지랑이 같이 피어올라 전면을 휩쓸었다.


“콰앙”


강력한 검격과 수공이 마주치자 약한 폭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위를 점한 것은 덕평. 천강시의 강력한 몸도 철혼일섬 일격에 팔이 반쯤 잘려나가 버렸다.


그대로 반원을 그리며 몸을 틀어내는 덕평. 검을 횡으로 베어내자 그의 후면에서 찔러 들어오는 손날과 부딪혔다.


“카앙.”


“크윽.”


덕평이 천강시의 공격에 뒤로 일장이나 날아갔다. 내공의 수급이 자유로운 덕평이지만 찰나의 순간 검에 내력이 온전케 실리지 못한 까닭이었다.


‘이것 봐라?’


다행히 내력의 진탕은 없었으나 덕평의 눈에 은은한 분노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덕평이 두 천강시를 상대하는 동안 몇 보 떨어진 곳에서 민섭은 소환술을 마쳤다.


민섭의 검지가 허공에 그려낸 검은 원에서 용, 뱀, 원숭이 얼굴의 형상을 한 십이신장 세 마리가 나타났다.


“쿠웅”


세 마리의 육중한 신장들이 동시에 땅을 밟아내자 밀폐되어 있는 전각내부로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졌다.


은빛 갑주와 함께 커다란 소리로 자신들의 등장을 알린 십이신장들을 향해 장내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갔다.


“크르르륵”


십이신장들의 강렬한 기도에 반응한 것인지 혹은 그들의 은빛 갑주에서 새오 나오는 하얀 빛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주위에 있던 천강시들이 동시에 십이신장들을 향했다.


‘저것은?’


은빛갑주의 신장들이 소환되자 멀리 있던 마천위의 눈에서 이채가 떠올랐다.


“클클 다른 곳에 신경 쓸 틈이 없을 텐데.”


“파아앗!”


거대한 핏줄기가 다시금 마천위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마천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슬쩍 검을 휘두르자 붉고 투명한 기운이 뻗어나갔다.


핏빛 새빨간 장력과 붉고 투명한 기운이 섬뜩한 분위기를 내며 허공에서 부딪혔다.


“치이익!”


보통 고수들의 싸움에서 내력과 내력의 충돌이 있으면 폭음 소리가 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마천위의 붉은 기운을 혈영멸장의 장력이 먹어 치우려고 하는 듯 감싸기 시작하더니 또 다시 녹아 드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역장, 경력의 비산, 폭음소리... 어느 하나 고수들의 대결에서 일어날일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 위력만큼은 굉장해 보였다.


눈 한번 깜박할 시간에 혈영멸장은 마천위의 검기를 녹이고 그대로 전면을 향해 날아들었다.


누구나 두 눈이 부릅떠질 상황이지만 마천위의 얼굴은 무표정하기만 하다.


“귀찮군.”


마천위가 별거 아니라는 듯 짧게 검을 두 번 쳐내자 투명한 붉은 기운들이 다시 한번 혈열멸장과 허공에서 만났다.


“치이이익 파앗”


허나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마천위의 검기들이 혈영멸장을 이겨내지 못했지만 반대로 혈영멸장도 소멸해 버렸다.


노인의 눈이 놀람으로 가득 찼다.


“칠성의 공력을 담은 혈영멸장을 이리 간단히 막아내다니··· 네 놈의 정체는 끝까지 말하지 않을 것이냐?”


“나? 세인(世人)들은 낭인왕이라 말하더군. 그리고 나는···.. 상안촌의 촌장 마천위 이기도 하다.”


마천위의 말을 듣고도 도무지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노인의 얼굴이 점점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우리를 제대로 아는 놈이 분명하다. 그것도 직접 본적이 있어.’


노인은 다시 한번 마천위의 얼굴을 바라보며 기억을 끄집어 내려 했지만 도무지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이제 그만 끝내도록 하자. 네 녀석을 죽이면 다른 놈도 알아서 튀어 나오겠지.”


마천위의 말을 들은 노인의 얼굴이 크게 굳으며 분노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어디 이것도 한번 막아봐라.”


노인의 눈에서 기광이 번쩍였다.


온 몸으로부터 핏빛 내력이 발하더니 노인의 오른손으로 이글거리는 듯한 기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노인이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혈영멸장인 것 같았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엄청난 내력의 집중에 공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슈우우욱! 파앙!”


핏빛 기둥이 전보다 배는 두껍고 길었으며 파공음 마저 더욱 날카롭고 강력해 보였다.


이번 공격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는지 검을 쥔 마천위의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웅웅웅”


마천위의 검에서 붉은색 기운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붉은색 투명한 기운들로 싸웠다면 이번은 그 색깔과 농도가 더욱 짙어 보였다.


“파아아앗!”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날카롭다. 핏빛 기운의 강기가 그대로 혈영멸장을 향해 나아갔다.


무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두 힘이 중앙에서 맞닥뜨렸다.


“꽈앙! 치이이익!”


폭음소리가 이번에는 전각안을 크게 울렸고, 동시에 무엇인가 녹아 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새빨간 강기가 핏빛 붉은 힘에 덥혀 녹아 들기 시작했다.


노인의 눈에 승리라는 확신의 빛이 새겨들어졌다.


“아니?”


하지만 승리의 예감은 곧 경악의 눈빛으로 바뀔 수 밖에 없었다. 속절없이 파훼될 것이라 믿었던 마천위의 강기가 혈영멸장과 함께 동시에 소멸된 것이었다.


“십이성의 공력을 담았건만...”


더 놀라운 것은 마천위의 모습이었다. 그의 검에 다시금 모여드는 붉은 강기.


이런 강력한 공격을 너무나 쉽사리 풀어내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설마... 화경의 고수?”


노인의 등줄기에 순간 스산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마천위의 검이 다시금 휘둘러졌다. 두 번 째 검격. 첫 번째 보다 더욱 강대해 보이는 강기가 노인을 향해 날아들었다.


“파아아앗”


“크압!”


노인은 자신의 몸을 가를 붉은 섬광 앞에서 온 힘을 다해 신법을 펼쳐냈다.


“퍼엉! 콰앙!”


가까스로 마천위의 공격을 피해내자 뒤로 보이는 전각의 한 귀퉁이가 쉽사리 무너지고 말았다.


“끝나지 않았다.”


무표정한 표정의 마천위가 다시금 팔을 움직였다.


다시 제 삼격. 이번에는 그 속도가 이격보다 훨씬 빠르게 다가왔다. 극성의 신법을 펼치고도 팔 하나가 날아가는 노인. 그의 두 눈에는 절망감이 깃들며 한편으로는 공포감마저 느끼기 시작했다.


“터억!”


마치 진각(震脚)을 밟는 듯한 마천위의 발걸음.


노인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설 때마다 전의가 꺾여 나가는 것만 같았다.


‘이 발걸음...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듯한...’


순간 노인은 과거 기억의 편린이 슬며시 떠올랐다.


“이... 이...보법은?”


노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있을 수가 없는 보법.


예전 그의 죽음으로 이 보법은 소실되었다고만 알고 있었다.


“대체 당신은 누구... 허업!”


보이지 않았다. 마천위가 순간 노인의 앞으로 나타나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저승에 가서 물어보라. 나의 정체를...”


“쑤욱!”


노인의 단전에 마천위의 검이 들어갔다.


“크어업!”


노인은 두 눈이 크게 떠진 채 비명을 질렀지만 마천위의 손에 막혀 그 소리가 제대로 퍼지지 않았다.


“사람들을 납치해 저리 만드는 놈이 자신의 몸이 아픈 건 견딜 수가 없나 보지?”


서릿발 같이 굳어진 표정의 마천위. 그의 목소리는 그 얼굴만큼이나 차가웠다.


“투욱!”


마천위가 손을 풀자 노인이 털석 쓰러졌다.


“그 상태로 죽음을 맞이하라. 네 놈 같은 녀석들을 단칼에 죽여서는 안 된다. 고통에 몸부림치고 또 몸부림쳐라. 그것이 죽은 자들의 원혼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길일 터이니...”


마천위의 목소리에는 절대자의 위엄이 서려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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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09.21 11:44
    No. 1

    오우...후~ 이제 숨 쉬어두 되겠쥬^^?) 후~~ 우~
    ^× ^) 입이 ㅋㅋㅋ ^ㅇ^) ㅎㅎ
    오늘도 즐감하고 갑니다.^^)/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는 검기)~
    ㅊ.ㅊ)!!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도저
    작성일
    22.09.21 19:55
    No. 2

    재밌게 잘 봤습니다~ 꾹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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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에필로그 +8 22.11.08 1,026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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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삼신기(三神器) +2 22.11.05 908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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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출현(出現) +2 22.11.02 90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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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적유어(赤鱬魚) +6 22.10.31 887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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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주작팔멸(朱雀八滅) +3 22.10.25 900 12 12쪽
171 화섬팔멸(火掞八滅) +2 22.10.24 909 12 12쪽
170 명멸청광(明滅靑光) +4 22.10.23 949 14 13쪽
169 금국신승(金菊神僧) +4 22.10.22 973 15 13쪽
168 형산대전(衡山大戰) +6 22.10.21 997 15 12쪽
167 검왕 사(劍王 死) +4 22.10.20 991 16 11쪽
166 음양뇌령신공(陰陽雷靈神功) +2 22.10.19 981 15 14쪽
165 단우형(段優炯) +1 22.10.18 948 14 12쪽
164 후예사일(后羿射日) +4 22.10.17 963 14 12쪽
163 흑망(黑芒) +3 22.10.16 952 15 14쪽
162 기련쌍노(祁連雙老) +2 22.10.15 952 15 13쪽
161 관일창검(貫日槍劍) +3 22.10.14 964 13 14쪽
160 상비사(象鼻寺) +4 22.10.13 996 13 12쪽
159 운명(運命) +2 22.10.12 965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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