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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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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시우파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7
최근연재일 :
2023.01.27 21:03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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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295
추천수 :
3,438
글자수 :
1,033,004

작성
22.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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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상안촌(喪安村)

DUMMY

두 시진이 흘렀다. 진사성의 정성스런 간호에도 덕평의 상세는 쉽게 좋아지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내려서 이동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인적이 드문 산길로 이동했지만 추적의 달인들이라면 쉽사리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진사성은 완벽히 자신들을 숨기려는 듯 일행을 수레에서 내리게 했다.


“너는 수레를 약속된 장소로 이동시키고 너는 흔적을 지워라.”


진사성이 남아있던 낭인 두 명에게 지시를 하자 낭인 하나가 수레를 끌고 그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낭인은 일행이 내린 흔적들을 지우기 시작했다.


숙련된 솜씨. 많이 해본 듯한 모습이었다.


일행은 미리 준비한 들것에 덕평을 태우고 옆으로 보이는 커다란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밖에서 보는 바와는 다르게 이동하기가 힘든 험한 길. 진사성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추적자들은 이들이 숲으로 갔을 거란 생각을 하기 힘들 것이다.


비록 들것을 들고 이동하는 것이 힘들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이 방법이 가장 좋았다.


그렇게 한 시진을 은밀하게 이동한 일행의 앞에 보이기 시작한 계곡.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곳이었다.


진사성이 장백파 제자들을 둘러보았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계곡물에 발을 내딛는 진사성. 그가 계곡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장백파 제자들의 얼굴에 의문의 빛이 깃들었으나 그들은 잠자코 진사성의 뒤를 따랐다.


계곡 맞은 편으로 도착하자 앞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절벽들. 더 이상 길이 보이지 않는 것에 어찌해야 할지 궁금해하는 장백파 제자들은 진사성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이쪽으로···”


진사성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빼곡히 서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기 시작하는 동굴. 계곡 건너편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 절묘한 위치에 동굴이 있었던 것이다.


진사성이 동굴로 들어가자 장백파 제자들도 뒤따랐다.


바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어두움.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기에 장백파 제자들은 주작안을 펼치기 시작했다.


삼십 장 정도 걸어가니 동굴에는 막다른 벽이 서 있었다.


“이곳에 의원이 있는 것입니까?”


철진이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고 진사성에게 물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진사성이 벽 끝 한곳에 튀어나와 있는 돌을 밀어내자 뒤쪽으로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쿠르르릉”


“이곳으로 들어오십시오.”


진사성이 먼저 들어가자 눈들이 휘둥그레진 장백파 제자들이 뒤따라 들어갔다.


‘이것은···마을?’


뒤따라 들어온 철진의 눈에 빛이 먼저 들어왔다. 그리고 빛 속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마을에 철진의 얼굴에 놀라움이 깃들기 시작했다. 뒤이어 들것을 갖고 들어오는 형택과 민섭도 놀라는 것은 매한가지.


“이런 곳이 있었다니··· 대단하군요.”


놀라움이 가득 담긴 철진의 말에 진사성이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도 무엇인가 긴장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서 빨리 황노인에게 저 분을 모시고 가시지요. 아! 황노인이라는 분이 아까 말씀 드린 괴팍한 의원입니다.”


마을에 위치는 동굴과 같이 절묘했다.


사방이 절벽으로 되어 있어 이곳으로 들어오려면 절벽에서 내려오거나 동굴로 들어올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기에 쉽사리 이곳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 없을 것 같았다.


진사성은 앞으로 쭉 걸어가기 시작했다. 얼마 안되 갑작스레 느껴지는 인기척. 문사풍의 왠 노인하나가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너... 이새끼! 저들은 대체 누구냐?”


노인은 다짜고짜 소리쳤다.


문사풍의 외모와는 정반대로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는 노인. 그의 얼굴은 노기로 가득 차 있었다.


“황노인! 내 말 좀 들어보십시오.”


진사성이 황노인이라 불리는 자를 만류했다.


“새끼야... 절대 그 누구도 믿지 말라 했거늘... 이곳으로 외부인을 끌고 와? 너희도 내 쫓기고 싶냐?”


“제 말 좀 제발 들어보십시오. 오늘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큰 성과가 무엇이 중요한가? 자칫하다가는 이곳이 없어질 수도 있을 판인데...”


오늘 철혈마검을 죽였습니다.


진사성의 말에 황노인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뭐... 뭐라고? 누구를 죽여? 수검회의 그 철혈마검?”


“네... 그 놈을 죽였습니다.”


“어떻게 그 놈을 죽였지? 그 놈이 왔다면 너희는 전멸이었을 텐데?”


“저희가 아니라 이들이 죽였습니다.”


진사성의 말에 황노인이 장백파 제자들의 면면을 살폈다.


“얘네가 철혈마검을 죽였다고? 이렇게 어린 놈들이?”


“네 맞습니다.”


“야... 내가 아무리 무림 일에 대해 잘 모른다 해도 거짓말 말아라. 네 녀석이 무림에서 알아주는 후기지수 아니었나? 별호에 잠룡까지 붙어 있던 게 네 놈이었잖느냐?”


“알아줬는지는 모르겠으나 잠룡이 붙어 있기는 했습니다.”


“근데 너도 상대하기 힘든 철혈마검을 얘네가 죽였다고? 아니··· 철혈마검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중원에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제가 철혈마검에 패해 죽을 뻔 했을 때 이 분들이 저를 구하고 철혈마검을 죽였습니다.”


“하... 말도 안 되는...”


황노인이 진사성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전혀 거짓이 없어 보이는 눈. 결국 진사성을 믿어보겠다는 듯 황노인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렇다 치자. 그런데 왜 이들을 끌고 여기로 왔지?”


“아시지 않습니까?”


진사성의 눈길이 들것에 실려 있는 덕평을 향했다.


“내 의술을 생판 모르는 놈들에게 쓸 수는 없다.”


“철혈마검을 죽였다 했습니다.”


“그래. 그래서 뭐?”


“원수를 죽여준 분들입니다. 황노인의 약선문(藥仙門)도...”


순간 진사성이 아차 하는 표정으로 말을 멈췄다.


“......”


아무 말도 없는 황노인. 약선문의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표정은 삽시간에 가라 앉았다.


그가 아무 말 없이 진사성을 노려보기만 하자 옆에 있던 철진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저희 때문에 곤란해지는 것은 싫습니다. 저희가 떠나지요. 이곳의 일은 머릿속에서 지우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이렇게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아닙니다. 충분히 지금까지 도와주셨습니다. 이 녀석은 저희가 어찌 해볼 테니 걱정 마십시오.”


장백파 제자들이 들것을 들고는 뒤 돌아섰다.


“멈춰라...”


황노인의 가라 앉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상태로 가다간 반병신이 될 터. 내 치료해 주겠다.”


“황노인 고맙습니다.”


진사성이 황노인에게 고마움을 표하자 장백파 제자들도 모두다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고맙기는 이르다. 저 녀석의 상세를 봐서는 치료하는데 시간이 걸릴 터. 모든 치료가 끝났을 때 그때 감사를 받도록 하지.“


황노인의 지시에 따라 일행은 바로 앞에 있던 집으로 이동했다.


“그 녀석을 눕혀라.”


방안에 덕평을 눕히자 황노인은 소매를 걷어 부치더니 침을 놓기 시작했다.


신기에 가까운 손놀림.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침을 박아 넣었다.


“장문혈(章門穴)에 손상이 크다. 갈비뼈도 부러졌군.“


덕평의 몸 전체에 침이 박힌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사성아!”


“네.”


“가서 이 약재들을 캐와라. 몸의 원기를 회복시키고 기혈을 다스릴 약재들이다.”


황노인은 침을 놓은 후 종이에 필요한 약재들을 써서 진사성에게 건네줬다.


“거기 너희도 가서 도와라. 너는 여기에 있고.”


황노인은 형택과 민섭에게 진사성을 도우라고 했다.


진사성과 형택, 민섭이 나가자 이제는 방안에 황노인과 철진, 덕평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상처도 크고 전체적으로 기혈까지 뒤틀렸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크게 위험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몸 안에 진기들이 조금씩 풀려 나와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더군.”


황노인이 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행이군요.”


“궁금한 게 있다. 대체 너희는 어느 문파 출신이냐? 이렇게 내력들이 여러 개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처음이로구나.”


황노인은 덕평을 진맥하면서 장백진기와 사신진기들을 느꼈던 것이었다.


“저희가 사정이 있어서 말씀드릴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지. 어차피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긴 하다. 그래서 웬만하면 서로의 과거에 대해 묻지는 않지. 물론 저 녀석들은 예외지만...”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길어야 한 달이다. 이 녀석이 자리를 털고 일어날 시간 말이다. 이 녀석의 치료가 끝나면 어찌 하려느냐?”


황노인의 질문에 철진은 쉽사리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경황이 없어 생각을 못했던 부분. 광성상회로 돌아갈 수도 없고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갈 곳이 없는 것인가?”


철진이 잠시 머뭇거리나 이내 대답했다.


“갈 곳이 있으나 지금은 갈 수가 없군요.”


황노인의 질문에 장백이 생각나는 철진. 그리고 뒤이어 장백이 멸문했다는 사실이 다시금 떠오르자 그의 표정은 안 좋아졌다.


“무슨 사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갈 곳이 없다면 이곳에서 낭인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너희를 치료해 주는 이유이기도 하지.”


황노인의 말에 철진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는 사문이 있기에···”


“여기 있는 모두가 사문이 있지. 이곳에서 낭인을 하라는 것이지 여기에 문파가 있어 이곳에 소속되라는 말이 아니다.”


“아··· 그러면 낭인이 되어 무엇을 하는 것입니까?”


“뭐긴 뭐겠나? 육마련 놈들을 말살시키는 것이지.”


육마련의 말살이라는 말에 철진의 눈썹이 살짝 떨려왔다.


“사문의 어른이 저희를 필요로 한다고 하면 떠나야 합니다.”


“상관없다. 여기 있는 모두가 그렇지. 다만 이곳의 이야기는 그 누구한테도 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겠는가?”


철진은 잠시 고민했다.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 하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희가 낭인이 되어 드리지요.”


“그래. 알겠다.”


철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황노인이 자리에서 일어 섰다.


“일어나라. 소개해 줄 사람이 있다.”


갑작스런 황노인의 말에 철진은 아무 말도 묻지 못한 채 그의 뒤를 쫓았다.


“이곳의 이름은 상안촌(喪安村)이다.”


“상안촌?”


마을 이름으로는 쓰기 힘든 단어였다.


‘한 시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마을이라...’


“내 아까도 말했지만 이곳은 사연이 있는 사람들만 있는 곳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만나러 가는 사람이 이 마을에 촌장이지...”


황노인은 철진을 마을 중심부 쪽으로 데려갔다.


얼마 안 있자 느껴지기 시작하는 인기척. 집 하나를 돌자 보이기 시작한 우물에서 한 남자가 물을 긷고 있었다.


그는 뒤에 황노인과 철진이 다가오건 말건 물을 길러 바가지에 붇고 있었다.


“촌장! 나요.”


황노인이 말하자 비로소 고개를 돌리는 남자.


철진은 남자를 보고는 속으로 크게 놀라고 있었다.


철진이 놀란 이유. 첫째로는 그의 외모였다. 중년으로 보이는 그의 외모는 기다란 흑발이 늘어져 있었고, 짙은 눈썹을 갖고 있었다. 수염은 매일 같이 정리한 듯 가지런하고 안광은 형형한 눈빛을 갖고 있었다. 보통 촌장이라고 했을 때 연륜이 깊은 노인을 생각할 법한데 남자의 외모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둘째로는 남자의 무공이었다. 엄청난 고수. 남자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고수였다. 철혈마검은 비교조차 하기 힘들다. 기도를 갈무리하고 있지만 위광을 항상 봐왔던 철진은 한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남자에게는 위광과 같이 천하를 넘볼 수 있는 무력이 있다.


절대자의 위용. 남자에게서 그것들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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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외전(마천위 이야기) 23.01.25 637 7 17쪽
185 에필로그 +8 22.11.08 1,026 16 11쪽
184 결전(決戰) +1 22.11.08 1,035 11 17쪽
183 삼신기(三神器) +2 22.11.05 908 12 12쪽
182 파천압뢰(破天押牢) +2 22.11.04 891 11 12쪽
181 숙적(宿敵) +3 22.11.03 893 14 12쪽
180 출현(出現) +2 22.11.02 907 13 12쪽
179 군산혈전(君山血戰) +1 22.11.01 906 12 12쪽
178 적유어(赤鱬魚) +6 22.10.31 887 14 12쪽
177 벽암진인(碧巖眞人) +4 22.10.30 929 13 11쪽
176 만전(萬全) +4 22.10.29 909 13 13쪽
175 진격(進擊) +2 22.10.28 914 12 12쪽
174 결정(決定) +2 22.10.27 885 14 12쪽
173 격분(激忿) +4 22.10.26 900 14 11쪽
172 주작팔멸(朱雀八滅) +3 22.10.25 900 12 12쪽
171 화섬팔멸(火掞八滅) +2 22.10.24 909 12 12쪽
170 명멸청광(明滅靑光) +4 22.10.23 949 14 13쪽
169 금국신승(金菊神僧) +4 22.10.22 973 15 13쪽
168 형산대전(衡山大戰) +6 22.10.21 997 15 12쪽
167 검왕 사(劍王 死) +4 22.10.20 991 16 11쪽
166 음양뇌령신공(陰陽雷靈神功) +2 22.10.19 981 15 14쪽
165 단우형(段優炯) +1 22.10.18 948 14 12쪽
164 후예사일(后羿射日) +4 22.10.17 963 14 12쪽
163 흑망(黑芒) +3 22.10.16 952 15 14쪽
162 기련쌍노(祁連雙老) +2 22.10.15 952 15 13쪽
161 관일창검(貫日槍劍) +3 22.10.14 964 13 14쪽
160 상비사(象鼻寺) +4 22.10.13 996 13 12쪽
159 운명(運命) +2 22.10.12 965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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