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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시우파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7
최근연재일 :
2023.01.27 21:03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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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917
추천수 :
3,438
글자수 :
1,033,004

작성
22.09.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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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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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청적잠룡(靑赤潛龍)

DUMMY

“하하! 고전하고 있었군.”


철진의 말에 덕평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라고 달랐을 줄 아냐?”


“뭐... 나라도 고전했겠지?”


“사형! 우리가 사형을 구해준 것이오.”


철진의 옆에 있던 형택도 덕평을 놀리듯 말했다.


“아이쿠. 그래 알았다. 살려줘서 고마우니 난 이만 쉬어야겠다.”


덕평이 몸을 돌려 뒤에 우뚝 서있는 커다란 나무에 기대고 주저 앉았다.


“역시나 강한 녀석들이군.”


강자와의 만남은 언제나 환영했던 철혈마검의 표정이 이번에는 좋지 못했다.


이들이 왔다는 것은 수검회 부하들이 몰살당했다는 뜻. 그들에게 딱히 정이 있는 것은 아니나 안타까운 사실임에는 틀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놈부터 덤빌 테냐?”


철혈마검이 검을 들어 장백파 제자들을 가리켰다.


“어느 놈? 우린 같이 싸울 건데?”


철진의 말에 철혈마검의 눈썹이 꿈틀했다.


“차륜전에... 합공이라... 비겁한 놈들이었군.”


“육마련 네놈들 보다는 아니다. 누명이나 씌우는 비겁한 놈들보다는 낫지.”


철혈마검의 조소 어린 말에 철진은 조소로 되갚아주었다.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달라질 것은 없다. 어차피 너희는 모두다 나에게 죽을 테니...”


철혈마검이 엄청난 기도를 내뿜으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채앵.”


철진이 철혈마검의 검을 막아냈다. 곧바로 이어지는 형택과 민섭의 공격이 철혈마검의 좌우로 짓쳐 들었다.


“쩌어엉”


철혈마검의 검이 철진의 검신을 따라 부드럽게 내려와 좌우로 들어오는 공격을 일격에 막아냈다.


부드러우면서 빠르다. 철진과 형택, 민섭은 아까 덕평이 느꼈던 철혈마검의 강함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철혈마검의 움직임은 그대로 멈추지 않았다. 그가 앞으로 한걸음 나아가며 힘껏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방금 전 방어를 했던 검에 비해 그 속도는 느렸으나 그 안에 깃든 진기는 강대해 보였다.


민섭이 그대로 검을 휘둘러 철혈마검의 검을 막아내려 했다.


“안돼”


쳘혈마검의 속셈을 눈치챈 철진이 민섭을 만류하려 했으나 이미 힘이 실어진 민섭의 검은 멈춰지지 않았다.


“꽈앙”


민섭이 일장이나 뒤로 날아갔다.


“형택! 방심하지 마라. 사숙을 상대한다고 생각해.”


철진은 민섭의 상세를 살피지 않았다. 피해가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쓰러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철진과 형택의 눈이 순간 교차하기 시작했다.


“하앗”


형택의 검격이 철혈마검을 향해 날아 들고, 뒤이어 철진이 좌측으로 움직여 철혈마검의 가슴팍을 노렸다.


이번에도 철혈마검은 검에 강한 내력을 실었다. 어두운 기운이 일렁이는 그의 검이 형택의 검과 맞부딪치려 했다.


형택과 철진의 눈에 순간 기광이 번뜩였다.


‘이때다.’


형택의 검이 순간 방향을 틀어 철혈마검의 검을 피해냈다. 그대로 허공을 가르는 철혈마검의 검격. 철진의 검이 그대로 균형을 잃은 듯한 철혈마검의 가슴팍을 노렸다.


“촤아앙”


철진의 검이 아슬아슬하게 막히고 말았다. 철혈마검이 그대로 몸을 틀며 정교한 검격으로 철진의 검을 막아낸 것이다.


공격은 실패했지만 철혈마검의 눈에서는 감탄의 빛이 흘러 나왔다.


“이번 것은 좋았다. 이 나를 당황케 하다니···”


“계속 당황케 해드릴 테니 걱정 마라!”


장백파 제자들의 끊이지 않는 도발적인 말에도 철혈마검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이제 끝내야겠다. 오랜만에 강자들을 만나 즐거웠다.”


철혈마검이 내력을 끌어올리자 온 몸에서 검은 기운들이 흘러나와 그의 검을 감싸기 시작했다.


엄청난 힘. 공기가 사방으로 요동치고 땅이 진동할 정도였다.


“하아압”


철혈마검의 최절초 흑월진천(黑月鎭天). 반달모양의 검은 강기들이 장백파 제자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상대방에게서 무시 못할 기세가 뻗어 나오자 철진과 형택도 내력을 있는 대로 끌어 올렸다.


철진은 청룡유성세, 형택은 백호파혼. 둘은 각기 가장 자신 있는 절초들로 맞상대했다.


지금까지와는 파공음(破空音)마저 다른 가장 강한 초식들이 삼면에서 한 곳으로 부딪혔다.


“꽈꽈꽈꽝”


폭약이라도 터진 듯 강렬한 폭음소리가 퍼져나갔다.


힘의 충돌이 어찌나 강했는지 흙먼지가 삼장이나 솟아오르고 땅이 갈라질 정도.


혈살귀와 낭인들이 먼지 구름 속에 안력을 집중했다.


옅어지는 먼지 구름 사이로 승패의 향방을 알 수 있는 광경이 펼쳐져 있다.


“크윽.”


먼저 보이기 시작한 것은 장백파 제자 둘의 모습이었다. 철진은 왼쪽 어깨를 부여잡고 있고 형택은 피를 한 움큼 토해낼 정도의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철혈마검이 검을 늘어뜨린 채 서있었다.


‘역시 안 되는 것인가?’


곡도를 들고 서서 우두커니 대결을 바라보던 낭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떤 연유로 장백파의 제자들이 자신들을 도와줬는지는 모르겠으나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뚝뚝”


‘아니?’


낭인의 눈이 순간 크게 떠졌다.


먼지 사이로 보이는 철혈마검의 인영이 무엇인가 이상했다.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 철혈마검의 좌측 팔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고 그곳에서는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큭...”


철혈마검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철진과 형택이 있는 방향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다.


“무형기를 쓸 줄이야...”


철혈마검은 철진과 형택을 노려봤던 것이 아니다. 그의 시선의 끝에는 철진과 형택의 뒤에 서 있는 민섭을 향하고 있었다.


흑월진천을 출수하기 전 철혈마검은 자신의 몸을 옥죄어 오는 무형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정신을 집중하면 파훼할 수 있을 법한 힘이었지만 철혈마검은 모든 신경을 흑월진천에 쏟아내고 있었다.


결국, 출수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강행한 철혈마검. 결과는 지금과 같이 팔 하나를 잃게 된 것이었다.


찰나의 틈. 민섭의 기지가 모두를 살렸다.


그대로 주저 앉는 민섭. 철혈마검의 공격에 이미 내상을 입었던 그가 무형기를 펼쳐 내느라 커다란 무리를 한 것이었다.


철진과 형택이 민섭을 바라봤다.


“사형들은 제가 살린 겁니다.”


덕평을 살리고 철진과 형택을 살렸다. 민섭의 얼굴에서는 만족한다는 듯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그래. 잊지 않으마!”


철진이 대답을 하고는 미소를 짓자 형택도 뒤따라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끝내야겠지.”


철진이 철혈마검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크크크 비겁한 놈들. 운 좋은 줄 알아라. 비록 내가···”


철혈마검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그대로 검을 그어낸 철진. 그의 옆으로 철혈마검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듣기 싫다. 이 비겁한 놈들아!”


패천궁 수검회의 부회주. 철혈마검의 허무한 죽음이었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니 혈살귀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으며 안절부절 못하게 되었다.


“사... 살려주십시오.”


혈살귀가 철진 앞으로 다가가 넙죽 엎드려 빌기 시작했다.


광서의 혈귀라 불리는 자의 모습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에게는 자존심보다 목숨이 더욱 중요했다.


“스걱”


철진의 검이 다시 움직이자 그대로 혈살귀의 목이 날아갔다. 차라리 목숨을 걸고 싸웠더라면 무인다운 최후를 맞이 했을 것이지만 목숨을 구걸한 혈살귀는 그 누구보다도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혈살귀의 모습을 지켜 보던 낭인들의 표정이 일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가 불쌍하지는 않았지만 손속이 과하다라는 생각들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장백파 제자들에게 내색할 수는 없었다. 어찌됐든 그들은 이들에게 목숨의 은을 입은 것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혈살귀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던 철진이 곡도를 든 낭인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다치신 곳은 괜찮으신지요?”


철진이 먼저 포권을 취하며 낭인에게 물었다.


“예···예. 덕분에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먼저 예를 취하는 철진의 모습에 낭인은 순간 당황한 듯 했으나 이내 정신을 다잡고 마주 포권을 취했다.


“저희들의 존재를 말하고 싶으나 사정이 있어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저희도...”


철진의 말에 대답하던 낭인이 순간 아까의 상황을 떠올렸다.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겠습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감사합니다.”


철진의 말에 다행이라는 듯 낭인이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사형!“


형택이 다급한 표정으로 철진이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덕평 사형의 상세가 심각합니다.”


“뭐라고?”


철진이 황급히 덕평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덕평은 이미 기절해 있는 상태. 점혈로 지혈을 한 상태이기는 하나 이미 많은 피를 흘렸고, 내력의 진탕이 있었던 것 같았다.


철진이 뒤돌아서 자신을 따라온 낭인에게 물었다.


“혹시 이 부근에 의원이 있습니까?”


철진의 다급한 질문에 낭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품속에서 금창약을 꺼내 덕평의 옆구리에 뿌려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덕평을 맥을 짚더니 그의 상세를 살피기 시작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습니다. 우선 몸을 따뜻하게 해주시고 이분을 저 수레에 태워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낭인이 광성상회의 수레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의원이 있는 것입니까?”


“이 부근에는 이렇다 할 명의가 없습니다. 대신에··· 저희가 있는 곳에 성격은 괴팍하지만 명의라 불릴만한 분이 계시니 그곳으로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얼마나 걸리는 것입니까?”


“부지런히 가면 한나절이면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철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철진은 연신 허리를 숙이며 낭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감사는 오히려 저희가 해야 하지요. 그럼 어서 서두르시지요.”


낭인이 나머지 낭인들에게 다가가 뭐라고 지시하니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수레에서 최대한 충격이 느껴지지 않도록 짚을 겹겹이 쌓아 덕평을 눕힌 후 그의 몸에는 피풍의를 덮었다.


“가자! 최대한 빠르게 이동하도록 한다.”


낭인의 외침에 일행은 출발하기 시작했다.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기 시작하는 수레들. 혹여 광성상회의 추적이 있을 수도 있기에 낭인들은 수레를 하나씩 끌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다.


출발하고 얼마 안되어 낭인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렇게 된 이상 제 이름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청성의 진사성이라고 합니다.


곡도를 들었던 낭인. 그의 이름이었다.


장백파 제자들은 무림의 인물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아 그의 이름을 듣고도 전혀 놀란 기색이 없었다.


청적잠룡(靑赤潛龍). 진사성의 별호다. 무림인들에게 청적잠룡을 말하면 누구나 알아들을 별호였다.


봉문을 당하기 전 마지막 청성파 장문인 청운적하검 창천진인의 제자 이기도 한 천재 검수.


아쉽게도 그는 청성이 봉문 당하고부터는 무림 일에 나설 수가 없는 신세가 돼버렸다.


“유철진이라고 합니다. 이름밖에 말씀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바랍니다.”


철진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입니다. 목숨의 은을 입었고 여러분들에게서 느껴지는 그 정대한 내력. 악인들이 아니라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임형택이라고 합니다.”


“송민섭입니다.”


형택과 민섭도 뒤이어 포권을 취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다들 내상들을 입으셨을 테니 쉬십시오. 이 분은 제가 돌보겠습니다.”


“아닙니다. 이렇게까지 해주시는데 저희가 돌봐야지요.”


“제가 조금이나마 의술을 배워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수레를 끌고 갈수는 없습니다. 그때는 여러분들이 힘을 쓰셔야 하시니 쉬고 계십시오.”


철진의 만류에도 진사성은 한사코 자신이 덕평을 돌보겠다고 했다.


“그럼 염치없이 부탁 드리겠습니다.”


장백파 제자들이 다시 한번 진사성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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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격분(激忿) +4 22.10.26 897 14 11쪽
172 주작팔멸(朱雀八滅) +3 22.10.25 896 12 12쪽
171 화섬팔멸(火掞八滅) +2 22.10.24 906 12 12쪽
170 명멸청광(明滅靑光) +4 22.10.23 946 14 13쪽
169 금국신승(金菊神僧) +4 22.10.22 970 15 13쪽
168 형산대전(衡山大戰) +6 22.10.21 994 15 12쪽
167 검왕 사(劍王 死) +4 22.10.20 988 16 11쪽
166 음양뇌령신공(陰陽雷靈神功) +2 22.10.19 977 15 14쪽
165 단우형(段優炯) +1 22.10.18 945 14 12쪽
164 후예사일(后羿射日) +4 22.10.17 960 14 12쪽
163 흑망(黑芒) +3 22.10.16 949 15 14쪽
162 기련쌍노(祁連雙老) +2 22.10.15 949 15 13쪽
161 관일창검(貫日槍劍) +3 22.10.14 961 13 14쪽
160 상비사(象鼻寺) +4 22.10.13 992 13 12쪽
159 운명(運命) +2 22.10.12 962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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