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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대리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 상점으로 망겜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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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대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55
최근연재일 :
2022.08.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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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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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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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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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숲을 벗어나 (6)

DUMMY

[민첩 향상 : 4배로 업그레이드를 40코인에 구매하시겠습니까?]

- 1초를 4초로 사용, 자동 및 수동발동 가능


[민첩 향상 : 6배로 업그레이드를 80코인에 구매하시겠습니까?]

- 1초를 6초로 사용, 자동 및 수동발동 가능


내가 구매한 것은 이 두 가지.

가진 코인을 거의 쏟아 부었다.


시간이 느리게 느껴지는 민첩 스탯은 항상 적용 중인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일상생활하기에 답답해서 돌겠지.


특별히 빨리 움직이고자 마음을 먹고 움직일 때 수동 발동이 되고, 외부에 위협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발동이 되는 식이었다.


현재는 후자의 경우.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무어라 욕을 하는지 입술을 뒤집고 침을 튀기는 놈들의 모습이 보였다.


침방울이 천천히 튀어 허공을 비산한다.


드로우렝스 5인치에 필드 포인트를 단 나무 볼트가 놈들이 쥐고 있는 쇠뇌를 떠났다.

원래라면 평균 탄 속이 38m/s인 볼트가 6배 느려진 속도, 6.3m/s의 속도로 날아왔다.

느리게 날아오는 볼트였지만, 워낙에 근거리였기에 일일이 피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도 이미 예측 가능한 타격지점을 벗어나는 것 정도야 일도 아니다.


빠르게 자세를 낮춰 바닥에 앉았다.

앉으면서, 타일러를 넘어뜨려 같이 앉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6명이 우리를 가운데 두고 쏜 볼트는 표적을 잃고 허공을 가로 질렀다.


그 중 2개의 볼트가 반대편에 있는 도적의 목과 가슴을 꿰뚫었다.


6개의 볼트가 무력화 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난 계속 움직였다.

가장 먼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가까이에 있는 궁수의 턱을 올려쳤다.


콰직-


턱이 부서지는 느낌이 주먹에 전해지면서, 놈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놈이 떨어지기도 전에 몇 걸음을 달려 약간 떨어진 곳에서 쇠뇌를 들고 있던 놈들의 안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빠악- 뻐억- 빠악-


수수깡으로 뼈를 만들어 넣고, 찰흙으로 살을 붙인 사람크기의 조형물에 힘껏 주먹을 지르면 이런 느낌일까.

주먹이 안면을 파고들며 뭉개지고 부서지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역시 주먹을 맞은 두 명은 느린 속도로 허공에 떠올라 날아가기 시작했다.


‘대체 왜 이렇게 날아가는 거지?’


아하, 언젠가 위튜브에서 봤던 내용이 생각났다.


엄청나게 빨리 움직인다면 엄청난 운동에너지가 함께 발생한다.

파괴력은 속도와 질량의 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힘이 증가되지 않고 속도만 증가하더라도 그 충돌의 파괴력은 가공할 것이 된다는 것.

만약에 달린다면 엄청난 관성이 발생함에 따라 점프력도 굉장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충격을 뼈나 인대, 근육이 견뎌줄 것인가가 문제가 되고, 피부나 의복, 신발이 마찰열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도 관건이다.

또 칼로리 소비가 엄청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칼로리가 섭취 저장되고 출력될 수 있는가도 문제가 될 터.


다행히 내 뼈와 인대 근육은, 증가한 속도와 그로 인한 충격들을 버텨줄 만큼 단단했다.

칼로리도 든든히 채워뒀고.


거기다 나는 현재 힘도 6배 증가된 상태이니 타격지점에서 받는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일 수밖에.


빠르게 움직여 마지막으로 쇠뇌를 든 사내 앞에 섰다.

가볍게 다리를 건 뒤, 목울대를 잡아 바닥에 힘껏 내려 꽂았다.


콰콱-!


이제 쇠뇌를 든 놈들은 제압 완료.


잠시 멈춰 서 주변을 둘러보니 계속 슬로우 모션처럼 움직이는 놈들이 보였다.

마치 허우적대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마도 이는 사실일 거다.

그들의 동체 시력으로는 이미 표적인 나를 놓쳤을 테니까.



* * *



도적떼의 두목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쇠뇌를 든 부하들이 활을 쏘자, 사내와 곁에 있는 소년이 땅으로 꺼지듯 사라졌다.

덕분에 애꿎은 볼트 두 개가 반대편에서 쇠뇌를 든 사수들을 꿰뚫었다.


이어 얼마나 빠른지 눈으로 쫓기도 힘든 동작으로 움직이면서 쇠뇌를 든 모든 이들을 맨손으로 쓰러뜨렸다.

맞은 부하들마다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좌우로 나뒹굴었다.

부서진 치아들이 비산했다.


나머지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다.

다들 무기를 든 채 제대로 표적을 쫓지 못해 허둥대는 사이, 놈은 한 명씩 가볍게 바닥에 메다꽂았다.


대단한 기술도 아니었다.

목울대를 잡고 발뒤꿈치를 걸면서, 몸을 뒤로 넘어뜨려 바닥에 머리를 꽂는 단순한 동작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동작에 맹렬한 속도와 힘이 실리니 당하는 이들마다 저항 한번 해보지 못했고, 바닥에 꽂힐 때마다 뒤통수가 박살났다.


바닥과 충돌해 두개골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거의 초당 한 번씩 연속적으로 들려왔다.


소름이 끼쳤다. 저런 충격이라면 최소 불구. 대부분은 절명한 듯 보였다.


십 수초가 지났을 때, 서 있는 것은 자신 밖에 없었다.


사내가 대체 뭘 했는지 제대로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놈이 무심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너 하나 남았냐? 할 말이라도 있나?”


인간을 초월한 움직임.

두목의 얕은 지식에, 그런 능력을 가진 존재는 하나뿐이었다.


“기사... 기사다.”

“기사?”

“아이고, 기사님! 저희가 기사님을 몰라뵙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두목이 바닥에 납작 엎드려 빌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태세전환에 사내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게, 처음부터 말로 하면 좋았잖아.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했을 땐 다짜고짜 죽이려고 들더니. 이거 전형적인 양아치 아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살려만 주시면...”

“널 왜 살려줘야 하는지 말해봐.”

“저희가 그동안 모은 돈과 보물을 드리겠습니다. 금고는 저만 아는 곳에...”

“호, 어디 있는데?”

“그건 일단 저희 아지트에 있는데...”

“션님.”


소년이 부르자, 사내가 고개를 돌렸다.


“놈들의 아지트에 가는 건 위험한 거 같아요. 덫일 가능성이 높아요.”

“맞아. 이봐, 그렇다는데? 뭐 다른 건 없고?”


‘제길...’


두목은 죽음을 예감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이를 악물고, 소매에 숨겨둔 작은 단검을 뽑아 쥐었다.


‘그래, 주먹만 한 녹색 마력석이라니, 이런 행운이 갑자기 아무 대가도 없이 굴러들어올 리가 없지.’


“이야아아악! 죽어라!”


단검을 뽑아 쥐고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눈 깜빡할 사이에 시야가 반전되더니 하늘이 보였다.

그리고 추락하고 있었다.


‘공짜는 없다는 것’ 그것이 초라한 도적떼 두목이 마지막으로 떠올린 생각이었다.



* * *



가만히 둘러보니 의식이 있는 놈은 하나도 없었다.

대부분 죽었던지 아니면 기절한 상태.


오직 타일러만이 망연히 바닥에 주저앉은 채, 발목을 주무르고 있었다.


“타일러, 괜찮아?”

“네, 네. 괜찮아요. 대체 뭐가 뭔지...”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 타일러와 함께 빠르게 주저앉아 볼트를 피했는데, 너무 빠른 동작에 발목을 접 질렀던 모양.

다 살자고 한 일이지만 괜히 미안했다.


“기다려 봐. 치유 물약을 하나 줄 테니까.”

“아니, 아니에요! 괜찮아요. 겨우 이 정도 가지고... 너무 아까워요. 정말 괜찮아요.”


타일러는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일어났다.


“그래, 그럼. 언제든지 힘들면 얘기하고.”


우리는 도적들의 짐을 뒤졌다.

대부분 허접한 쓰레기들이었다.

조잡한 단검들, 관리가 잘 안된 숏소드, 녹슨 손도끼.


두목 놈의 말대로 돈은 아지트에만 쌓아두는지 돈 주머니를 차고 있는 놈은 하나도 없었다.

말린 육포 몇 개만 허리춤에서 나왔을 뿐.


그 외 두목의 품에서 열쇠가 하나 나왔는데, 어디에 쓰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자물쇠가 흔하지 않은 세계다. 틀림없이 중요한 물건일 터.


‘품에 품고 다니는 거 보면 아지트 금고 열쇠라도 되는가 보지.’


나중에 돈이 궁해지면 방문해주마, 생각하며 열쇠를 챙겼다.


타일러는 말없이 바닥에 쏟아진 마력석들과 나무그릇들을 열심히 주워 배낭에 정리해 넣었다.


“진짜 영양가 없는 놈들이네. 도적인지 거진지 원.”


타일러는 도적떼에게 위협을 받을 때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통 말이 없었다.

뭔가 위로를 해줘야 할 텐데, 그런 쪽으론 서툴렀다.


“그... 뭐냐. 너무 걱정 마. 내가 있잖냐.”


타일러가 날 빤히 보더니 쓰게 웃는다.


“숲을 벗어날 때까지만 함께 하자고 하셨잖아요. 이제는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만 동행해 주시는 거 아니에요?”

“어... 어, 그랬지. 근데 나도 혼자 다녀보니 영 심심하더라고. 그리고 내가 워낙에 길치다 보니까.”


타일러가 피식 웃었다. 그 모습을 보니 약간 마음이 놓였다.


“기분이다. 자, 업혀.”

“네? 아니, 아니에요. 괜찮아요.”

“너 하나 업는 거 무겁지도 않아. 그리고 그렇게 절뚝거려서 대체 언제 도착할래? 얼른 업혀.”

“진짜 괜찮대두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녜요.”

“고집은...”


타일러는 절뚝거리면서도 빠른 걸음으로 앞장섰다.



* * *



도적떼를 겪으면서, 고가의 물건을 들고 다니는 게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미뤄두었던 인벤토리를 살펴볼 때가 됐다.’


배낭은 여러 가지로 불편한 감이 많았다.


사실 마수의 숲에서도 상점창을 뒤져보다 인벤토리 항목을 진작 찾아두긴 했는데, 비싸서 구매할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그나마 워울프로 코인에 여유가 조금 있을 때,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


[인벤토리를 개방하시겠습니까? 인벤토리 개방에 40코인이 소비됩니다.]


‘오케이.’


인벤토리를 개방하자, 내가 늘 보던 상점창 UI의 우측 상단에 빈칸과 함께 인벤토리 도구 탑재가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뭐야! 바로 쓸 수 있는 게 아니야? 와... 가뜩이나 비싸더니만 완전 사기네!”


육성으로 짜증이 터져 나왔고, 타일러가 움찔하며 불안하게 쳐다봤다.


“흠, 흠흠.”


마음을 가라앉히고 인벤토리 개방의 하위 항목을 보니, 많은 배낭들이 떠 있었다.

여기에 더 코인을 쓰고 싶지 않아서 가장 저렴한 것으로 골랐다.


[낡은 가죽 배낭(6칸, 10kg)을 10코인에 구매하시겠습니까?]


‘완전 날강도네. 산다. 사.’


배낭을 구매하자, 인벤토리 도구 탑재가 가능하다던 빈칸에 6칸의 공간이 표시되었다.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알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사용법에 대한 이해가 들어왔다.


‘각 칸에 10kg까지만 넣을 수 있고, 그런 칸이 6개니 총 60kg까지 넣을 수 있단 말이로군.’


흠, 애매한데. 단일 물품의 무게가 10kg을 넘는 것은 못 넣는다는 거니까. 더 큰 걸로 살걸 그랬나.


“타일러 잠시만.”


타일러를 불러 세우고, 배낭에서 마력석 두개를 꺼냈다.

손에 쥐고 인벤토리를 떠올리니 사라지는 마력석.


“어?”


타일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인벤토리 창에는 내가 넣은 물건이 조그맣게 이미지로 표시되었다.


‘아하, 이런 식이군.’


“가방에 그릇들 다 꺼내봐. 내가 아공간에 넣어줄게.”

“아, 아, 아공간요?”

“그래.”


마력석들과 두 배낭의 나무 그릇들을 모두 합치니 20kg을 조금 넘었다. 활과 화살까지 인벤토리에 넣으니 인벤토리의 칸은 거의 3칸이 찼고, 우리는 모든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어때?”


타일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션님의 비밀은 끝이 없네요.”

“크크 빙산의 일각이지.”

“빙산의 일각? 그건 또 뭐예요?”

“그런 게 있어. 아직 멀었다고.”


이제 남은 코인은 12코인.


‘와, 이제 진짜 코인을 다 썼네. 너무 대책 없이 막 썼나...’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기에, 우리는 하루 더 야영할 자리를 찾아야 했다.


전에 구매했다가 워울프들에게 망가져서 버렸던 5코인짜리 텐트를 다시 구매, 설치했다.


마수의 숲 밖은 그렇게 춥지 않아서 따로 모닥불을 피울 필요가 없어보였다. 텐트의 보온 기능만으로도 충분했다.


잘 차린 식탁S을 불러내 함께 저녁을 먹고, 텐트 앞에 드러누웠다.


“끝내준다......”


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 맺혀있었다.


대학 때 나름 천체관측동아리 회원으로도 활동했었기에 별자리는 꽤 안다고 자부했는데, 알아볼 수 있는 별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문득 이곳이 지구가 아님이 실감나며 가슴 한 켠이 허전해졌다.


“이곳이 아포칼립스 게임 속이 아니고, 여기가 여친이랑 온 캠핑장이라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말이다.”


하릴없는 내 중얼거림에 타일러가 그릇을 닦다가 물끄러미 쳐다본다.


별이 총총히 빛나는 밤이 깊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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