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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대리 님의 서재입니다.

치트 상점으로 망겜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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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대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55
최근연재일 :
2022.08.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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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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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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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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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숲을 벗어나 (4)

DUMMY

새벽이 되었지만 늑대 무리는 여전히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도리어 더 많은 숫자가 몰려온 것 같았다.


‘젠장할, 총 스물다섯 마리쯤 되나...’


의지할 곳은 상점 뿐, 다시 상점을 열었다.

눈여겨 볼 곳은 전문 직업 란.


‘원거리 공격이 필요해.’


[전문 직업으로 ‘사냥꾼’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사냥꾼’ 직업 오픈에 30코인이 소비됩니다.]

- 사냥꾼 직업 오픈 시 오픈 직후 최소 관련 능력과 기술 함양. 몸이 단단해지고 민첩성이 강화, 다양한 사냥 도구에 대한 이해도 추가. 활사용에 대한 이해도 개방


[‘사냥꾼 직업 스킬 : 정밀사격’ 1단계를 10코인에 구매하시겠습니까?]


[‘사냥꾼 직업 스킬 : 연속사격’ 1단계를 10코인에 구매하시겠습니까?]


총 50코인을 소비해 사냥꾼 직업을 오픈하고 사냥꾼 스킬을 선택하자, 관련된 지식이 다운로드 되었다.

몇 초간 쏟아지는 지식을 받아들였다.


사냥에 관한 온갖 기술들, 사냥도구에 대한 깊은 지식들이 새겨졌다.

그와 별개로 활쏘기에 대한 일가견이 생겼다.


‘좋아, 할 수 있다. 여기서 저격한다.’


남은 코인은 이제 29코인.


활... 활이 있을 거야.


[쓸만한 롱보우(일반등급)를 5코인에 구매하시겠습니까?]


더 좋은 활을 사고 싶었지만, 다음 등급은 열배가 훌쩍 넘는 가격.

어쩔 수 없다. 아쉬운 대로 써야지.


하지만 구현된 활을 받고 살펴보니 '쓸만한'이라는 이름은 너무 겸손한 듯싶었다.

아주 말끔한 만듦새에 재료도 평범하지 않았다.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듯 멋진 활.


코인을 모아서 다음엔 꼭 더 좋은 활을 구경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화살(20개) 2개를 2코인에 구매하시겠습니까?]


화살 40개까지 구매.

등에 멜 수 있는 멋진 화살 통이 덤으로 따라왔다.


상점창에 집중하고 있는데,

곁에서 긴장과 피로가 극에 달한 타일러가 휘청거렸다.


“타일러! 정신차려!”

“죄.. 죄송해요.”

“여기서 떨어지면 즉사야. 안되겠다. 이리 와봐.”


혹 타일러가 지쳐 쓰러지더라도 추락하지 않도록, 로프를 이용해 나무 기둥에 타일러의 허리를 단단히 고정해주었다.


그리고 건설현장의 상체식 안전벨트(하네스)처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내 몸에 줄을 묶어 나무 기둥에 고정했다.


그리고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발을 디디고 섰다.


“후우...”


국궁장 한번 가본 적 없던 나다.

친구들이랑 재미로라도 한두 번 활을 당겨보았을 법도 한데, 즐기는 친구들이 없었고 기회가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 쥐어보는 활.

그렇지만 익숙하다.

내게 흘러 들어온 사냥꾼의 지식은, 마치 수십 년간 활을 당겨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게다가 평소에는 거의 쓸 일이 없는 등 안쪽의 중부 승모근과 견갑골을 척추로 모아주는 잔 근육들이 팽팽하게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사냥꾼 직업 오픈과 동시에 자동으로 단련된 부위들이었다.


수천수만 번 활을 쏴 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활을 잡고 활시위를 안정적으로 당겼다.

양궁 선수들도 울고 갈 완벽한 자세.


꽈드드득,

활이 몸을 한껏 뉘며 화살을 뱉어낼 준비를 했다.


100퍼센트 맞출 수 있다. 확신이 들었다.


‘목표는...’


여전히 나무 주위를 배회하고 있는 워울프 무리를 훑었다.

그 중에서도 무리의 중앙, 큰 나무에서는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놈.

다른 놈들과 달리 검은 털에 은빛 털이 섞여있는데다 새파란 안광을 흘리는 놈이 4배로 증폭된 시력에 똑똑히 잡혔다.


‘네놈이 우두머리로군.’


시위를 놓았다.


핑-! 쒸이이익-


깨앵!


무언가 반응을 할 틈도 없이 우두머리 워울프의 미간에 화살이 박혔다.

바로 고꾸라져 몸을 경련하는 놈.

화들짝 놀란 늑대들이 우두머리로부터 거리를 벌리려 했다.


‘흩어질 때까지 지체하면 안 돼.’


핑- 핑- 핑- 핑-

쉬쉬쉬쉬시시식-


사냥꾼 직업 스킬이 적용된 엄청난 속사로 화살이 연이어 날았고,

어느 하나 예외 없이 워울프의 미간을 꿰뚫었다.


캥-

캐갱-



순식간에 우두머리를 포함해 다섯 마리의 동료를 잃은 늑대들이 발광하며 나무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일반 짐승들과 달리 두려움을 모르는 마수들다웠다.


이후로 활로 십여 마리를 더 잡았고 코인이 짭짤하게 들어왔다.


삐빅.


━━━━━━━━

반경 100m 안에서 마수의 죽음이 감지되었습니다.

25등급 마수, 워울프 14개체 소멸.

24등급 마수, 우두머리워울프 1개체 소멸.

112코인이 적립됩니다.


보유 코인 : 134코인

━━━━━━━━


절반 이상이 죽자, 놈들이 활의 사정거리 밖으로 물러났다.


우리를 포기한건 아닐 테고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올 생각이겠지.


‘이 나무 위에서 언제까지고 있을 수는 없다.’


“타일러.”

“네, 네.”

“여기 있어. 내려갔다 올게.”

“네?! 제정신이세요? 늑대들이 내려가자마자 달려들 거예요!”

“그럼, 여기서 평생 있을 거냐?”

“그건 아니지만... 뭔가, 뭔가 방법이...”

“없어. 늑대들은 엄청나게 끈질겨.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다.”

“아.... 아... 그래도.”


타일러의 동공이 사정없이 방황했다.


“너무 걱정 마. 위험하면 아까처럼 위로 피할 테니까.”

“네...”


불안에 떠는 타일러를 뒤로하고, 무기를 점검했다.


‘활과 화살, 허리춤에 손도끼 2개, 가슴에 단검, 등 뒤에 숏소드와 방패.'


손도끼와 검, 방패는 사냥꾼들에게서 수집한 것인데 그다지 좋은 물건들이 아닌 듯 했다.

제발 이번 한 번의 전투만이라도 버텨주길 빌었다.


체크가 끝나자마자 줄을 잡고 뛰어내렸다.

마치 헬기 레펠을 하는 특전사처럼 능숙한 몸놀림으로 낙하 속도를 줄이며 내려갔다.

직업 스킬들이 없었으면 내 운동신경으로는 흉내 내지도 못했을 동작.


탓.


가뿐히 땅에 착지하자, 예상대로 거리를 벌리고 있던 워울프들이 달려들었다.


커허허헝!

크르르르!


‘최대한 숫자를 줄인다.’


핑- 핑- 핑-

쉬쉬쉬식-


깽-

깨갱-


달려들던 놈들 중 세 마리가 화살에 맞고 나뒹굴었다.

그리고 한 마리를 추가로 더 쓰러뜨리고 나니 이미 지척.


여섯 마리의 워울프가 불과 30여 미터까지 뛰어왔을 때, 손도끼를 던지며 몸을 굴렀다.


홰래래래랙- 콰직.


두 번의 손도끼 투척에 이마가 쪼개진 두 마리가 더 쓰러졌다.

남은 건 네 마리.


“와라!”


검과 방패를 뽑아들고, 큰 나무를 등지고 섰다. 뒤에서 공격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드는 워울프.

성인의 머리통이 통째로 들어갈 만큼 거대한 입.


예전의 멘탈이었다면 벌써 오줌을 지리며 주저앉았겠지만,

3단계까지 높인 정신력이 놈들의 끔찍한 비주얼을 마주하는 순간에도 정신을 둔감하게 해주었다.


놈들이 10미터, 5미터, 3미터까지 접근했을 때,


‘지금!’


콰아아앙-


전사 직업의 고유스킬 ‘천둥벼락’을 발동했다.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 탈력감과 함께 주변을 에워쌌던 네 마리의 늑대가 멍청하게 멈춰 섰다.


이어 2배 시간배율의 민첩을 발동했고, 3초의 행동불가시간이 끝나기 전에 세 늑대의 머리를 떨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마수의 뼈를 이겨내지 못하고, 숏쇼드가 부러졌다.


남은 한마리가 달려들었을 때, 전사 직업의 고유스킬 ‘돌진’으로 맹렬히 움직여 달려드는 아가리의 사정거리를 벗어나 놈의 뒤를 잡았다.


‘끝이다!’


부러진 칼로 뒷다리를 베어 잘랐다.


뒷다리로는 피를 뿜으며 앞다리만으로 몸을 끌어 도망가려는 최후의 워울프.


뒤통수에 단검을 던져 박아 편안한 안식을 주었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욱.”


과열된 온 몸이 아드레날린을 뿜어냈다.


해냈다. 스물다섯마리의 워울프를, 마수를 나 혼자서, 내 힘으로 잡았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던 일.


삐빅.


━━━━━━━━

반경 100m 안에서 마수의 죽음이 감지되었습니다.

25등급 마수, 워울프 10개체 소멸.

66코인이 적립됩니다.


보유 코인 : 200코인

━━━━━━━━


힘들다.

동이 터 오기 시작했다.



* * *



밤을 꼬박 세웠지만 아침이다. 움직여야 했다.

워울프들의 시체로 가득한 현장에서 오래 있어서 좋을 게 없었다.


동족들이 더 몰려올 수도 있었고, 상위 마수가 시체의 냄새를 맡고 꼬일 수도 있었다.


피곤하지만 가야했다.


어제 구매해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텐트를 정리하려고 보니 집채 만한 워울프들에게 짓밟혀서 너덜너덜해졌다.

아깝지만 회생이 불가능해 보였다.


‘쓰읍... 5코인짜린데.’


나머지 짐도 박살이 나 있었다.

냄비며, 타일러가 알뜰하게 챙겨둔 나무 그릇들 따위도 산산조각.


“히잉...”


타일러가 울상을 지었다.


“괜찮아. 그릇이야 밥 먹을 때마다 새로 줄텐데 뭘.”

“그래도...”

“부서진 건 버리고 멀쩡한 것만 챙겨서 얼른 가자.”

“네...”


짐이 아주 가벼워졌다. 음식도 다 떨어졌고, 그릇들과 냄비들은 다 부서졌고,

무기들도 거의 끝장났다. 제대로 건사한건 활과 화살, 여분의 손도끼랑 단검이 끝.


그릇이나 그딴 조악하던 무기들이야 아깝지도 않다.

얼마든지 또 사면된다.

새로 벌어들인 코인을 떠올리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입가에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거의 빈 배낭에 미노타우르스의 마력석만 넣어둔 셈.

어라, 마력석?


“어, 어, 타일러. 다시 돌아가자.”

“네? 왜요?”

“그놈들 말이야. 늑대들. 마력석이 있었을 수도 있잖아.”


그제야 타일러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네요. 잊고 있었어요.”


우리는 다시 늑대들의 시체로 가득한 공터를 찾았다.

그리고 늑대들의 심장 어림을 열었다.


미노타우르스의 가슴 해체에 비하면 일도 아니었다. 순식간에 스물다섯마리 늑대의 심장을 다 확인했다.

발견한 마력석은 딱 하나.

우두머리 워울프에게서 나온 것뿐이었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 지름의 구슬만한 붉은색 마력석.


“비싸게 팔 수 있으면 좋겠다.”


전리품을 챙겨 정말 상쾌한 걸음으로 그곳을 벗어났다.



* * *



어젯밤과 같은 전투는 사양이었기에 최대한 이동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쉬지 않고 걸어 오후쯤에 또 한 번의 공터에 도착했다.

거기서 첫 쉼을 가졌다.


“딱 두 시간만 쉬었다가 가자.”


내 걸음을 따라오느라 초죽음이 된 타일러.

말할 기운도 없는지, 대꾸 없이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타일러, 네가 보기에 얼마나 남았지? 숲을 벗어나는 곳까지 말야.”

“거의 다 온 것 같아요. 짧으면 하루, 길면 이틀 길 정도요.”

“그래? 그럼 이제부터 쉬지 않고 최대한 빨리 나가자. 낮이든 밤이든. 어제 경험해보니 알겠다. 여기서 오래 머무르는 건 자살행위야.”

“네......”


대답하는 타일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긴 나야 증가시킨 신체능력 덕에 큰 피로를 느끼지 않은 채 이동하고 있었지만,

허약한 타일러에게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강행군이었을 거다.


두 시간을 죽은 듯 쉬었고, 재생력이 4배인 나는 어느새 쌩쌩하게 회복되었다.

하지만 타일러는 여전히 피로하여 곧 쓰러질 것 같은 얼굴.


다 죽어가는 타일러를 위해 5코인짜리 [최하급 재생의 포션]을 한 병 구입해 건넸다.


​“마셔.”


포션을 마신 타일러의 안색이 환해졌다.


“와 이건... 하루 종일 개운하게 자고 쉬고 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다행이네. 이제 계속 걸을 수 있겠지?”

“네! 거뜬합니다!”


이후 타일러에게 포션을 두병 더 먹이고, 잘 차린 식탁을 두 번 더 먹을 때 쯤, 숲 어귀가 보였다.


“션님! 저기, 숲이 끝이 보여요!”


끝나지 않는 터널에서 밖으로 나온 것을 축하하듯

맑은 하늘과 구름, 쏟아지는 햇빛이 우리를 반겼다.


빛이 제대로 들지 않는 숲 안쪽과는 전혀 다른 풍경.


“이야하하하하!”


타일러가 신이나 풀밭을 뛰었다.


내 절망의 일기에도 조금씩 햇빛이 비치는 것 같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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