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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파는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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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파는곰
작품등록일 :
2022.02.21 12:39
최근연재일 :
2022.02.21 17:07
연재수 :
2 회
조회수 :
69
추천수 :
1
글자수 :
3,517

작성
22.02.21 17:07
조회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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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1화. 이방인

DUMMY

푹!


"꺄아아악!!!"


가슴을 꿰뚫려 째지는 비명을 내지르는 세이렌의 여왕.

푹! 푹! 푹!

그러나 일말의 자비도 없이, 무장한 남자는 검을 여러번 찔러넣어 이번 전투의 종지부를 찍는다.


"그르르르.."


이어지는 평온한 쇳소리.

그에 튀긴 핏방울과 내장들이 남자의 갑옷을 더럽히고 있다는 사실을, <던전>은 알아차렸다.

휘리릭- 파앗!

곧 세이렌의 육신이 사라져, 튀어오르듯 나타난 아이템들이 칙칙한 동굴 바닥에 자리한다.


"....."


철컥!

입고있는 갑옷. 검. 방패. 투구등을 벗어던져, 능숙한 몸놀림으로 떨어진 장비 아이템들을 착용하는 남자.

우적-

마찬가지로 드랍된 몬스터의 날개를 생으로 씹어먹어 허기를 채우며, 그는 주저앉아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사.. 살려주세요!!!"


그때. 울려퍼지는 고음의 목소리.


"꺄아아악!!"


뒤쫒아오는 맹수의 콧김에 그녀는 세이렌과 동일한 비명을 뱉었지만, 인간의 말을 모르는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퍼억-


"끄억...!"


이윽고 늑대의 발길질에 맞아, 남자의 목전으로 날아와 지반과 부딛히는 여성.

크르르릉!

곧 날아오듯 점프해 씨익 웃으며 송곳니를 드러내는 맹수를 마주하여,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실감한다.

채앵!

허나. 그녀의 피로 물들었어야 할 이빨은, 곧 타격음을 터트리며 늑대를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크릉?!"


놀라 주춤거리는 맹수. 그러나 몸을 일으킨 남자의 맹공은 계속되어, 늑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크아아앙!!"


피하기만 하는게 분했는지, 포효를 내지르며 회심의 일격을 가해오는 늑대.


"그르르르.."


늑대의 파고든 이빨에 남자는 방패가 박살나 팔등까지 피가 흘렀고, 휘둘러진 손발톱은 갑옷을 찌그러뜨리며 그가 내상을 입고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푸욱!


"크.. 크르릉?"


그때. 남자의 반댓손이 빠르게 휘둘러져, 맹수의 목 뒤에 번뜩인다.

주륵-

깊숙히 관통해 반대편으로 나오는 철검


"크아아아아!!!"


상황 파악을 못하던 늑대는 끔찍한 격통에 울부짖었고, 맹수의 몸부림을 피하며 남자는 검을 던져 세이렌과 마찬가지로 녀석의 숨통을 확실히 끊는다.

털썩-

이윽고 축 늘어지는 늑대의 육체.


"저.. 저기?"


이번에도 박살난 무구를 벗어던져 드랍되는 장비를 장착하던 남자에게, 손으로 눈을 가린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


관심을 가진듯 시선을 돌리는 남자.

주르륵-


"흑흑... 살려주세요."


이내 피와는 다른 액체를 흘려대며, 여자는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모험가 길드.


숙련된 모험가들도 상당히 많지만, 이용자의 대부분은 새내기들이며,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해주는 기능도 보유한 조직이다.


의뢰. 식사. 물물교환등. 체계적으로 그들이 숙련될 수 있게끔 편의를 제공하며, 일정 이상 신뢰가 쌓이면 월급제로 전환까지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미숙한 모험가들에겐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다만. 이런 모험가 길드에도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은 있었다.


"위험성..."


"저희도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중이지만, 실전을 겪지 않은 저희의 팁과, 노련한 모험가분들이 전해주는 노하우는 차원이 다르니까 말이죠."


그렇다.

물론 노련한 모험가들도 각종 팁들을 전해주고는 있지만, 그들은 대개 타고난 존재들이어서, 새내기들이 겪는 어려움에는 전혀 공감하지를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게다가 의뢰 지역에 따라 시신을 회수하여 사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장소도 많고, 하도 죽는이들이 부지기수여서 조사할 여력 또한 없다는게 현실이었다.


"그러니 고집부리지 마시고 꼭 파티를 이루어서 가세요? 장소가 <던전>인 만큼 한번 선을 넘으면 생환 가능성이 거의 없어지니까요."


<던전>. 그곳은 모험가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의뢰 지역이다.


언젠가부터 세계에 존재하여, 인류와 공생하고 있는 신비로운 장소.


인간은 의뢰를 받고 던전의 몬스터들을 사냥해, 그것의 부산물을 가공하고 먹으며 생업으로 삼고, 던전은 들어와 선을 넘는 인간을 집어삼켜 양분으로 삼는다.. 그것이 이 세계의 기본적인 상식이었다.


그렇기에 인간은 선을 넘는 행위를 자제하기 위하여 선발대들이 각 <던전>을 탐사해 난이도를 측정해 놓았으며, 그에 반해 <던전>은 더욱 매력적인 보상을 내걸어 인간을 잡아먹기 위해 노력한다.


"저어.. 제가 낯을 심하게 가려서 그러는데요... 게다가 선을 넘는 행위라면 숫자가 많아져도 별 의미없는게 아닐까요오..?"


길드 여직원의 충고에 눈을 상술한 내용이 적혀있는 서류에 고정한채로 입을 여는 여자.

쫑긋한 귀와 향기로운 숲의 내음은 그녀가 엘프라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그녀를 흠모하는 수많은 시선들에 어깨를 흠칫 떨며 여자는 차분히 자신의 소견을 말한다.


"잘 들어요. <루나>씨? 여기엔 적혀있지 않은 내용인데, <마스터 모험가>도랄드씨가 던전의 달인인건 알고 계시죠?"


"아. 네에"


"그분의 노하우에 의하면 던전은 다른 던전과 이어져있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예컨데 산처럼 말이죠. 길은 여러가지이나 정상은 하나라는 느낌이에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나요?"


"네? 잘.. 모르겠어요."


김이 모락모락 새어나오는 차를 홀짝이며 심신의 안정을 찾아보려는 엘프.

그녀의 고개는 아직도 숙여져 있어, 낯을 가린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라는걸 확인시켜 주었다.


"즉 선 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길을 잃어버려도 그대로 끝장이라는 말이에요. 오밤중에 산에서 길 잃어버리면 엄청 난감하고 어디를 가는지 모르겠잖아요? 심지어 내리막이 대부분인 산길에 반해 던전은 대부분이 오르막길이어서 체력적인 소모도 훨씬 크고, 몬스터도 출몰하니까 말이죠.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네..."


열변을 토하는 직원의 말에 엘프가 주눅든 목소리로 대답한다.

직원의 장황한 설명. 그녀의 말뜻은 여럿이서 가야 길을 헤메지 않고 제대로 찾아갈 수 있으며, 강력한 몬스터와 맞닥드렸을 때 대처하기도 편하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었던 것이다.


"어이. 아가씨~"


탁!

건들거리는 목소리를 울리며, 한 남자가 그녀의 위축된 어깨에 손을 올린다.


"히익..!"


퍽!

소스라치게 놀라 손을 뿌리치며 손가락을 달달 떠는 엘프.


"이봐~ 반응이 너무 차갑잖아?! 우리 <레이즈>파티가 친히 발길을 옮겨주셨는데도 말이야!!"


눈길로 그녀의 몸을 훑으며, 비릿한 미소를 지은 금발 태닝 양아치가 혀를 낼름거려 말을 읊더니, 곧 주머니에 쑤셔넣은 손을 꺼내어 뻗었다.


"우리도 이번에 던전에 들를 용무가 있는데.. 잘 대해줄테니 한번 함께하지 않겠니? 귀욤아?"


"··· 말은 많지만 이래저래 활약은 있는 파티이니, 동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거에요."


"그래그래~ 우리들이 <레드 와이번>도 토벌했다니까? 벌이로 치면 아마 상위권일걸?"


직원의 가세와 양아치의 유혹.


"조.. 좋아요!"


금태양의 기세에 두려워하던 여자는 어떠한 한 단어에 끌림을 느껴, 그렇게 엘프의 평생동안 잊지 못할 경험은, 불길한 전조로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엘프 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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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이방인 22.02.21 26 0 7쪽
1 프롤로그. 남자 22.02.21 44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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