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479화-
벤하르트는 트레이야를 부르면서도 스치듯 생각나는것이 있었다. 방금전에 느낌 위화감에 대한 정체에 대한 것이었다. 그때 그는 레니아의 말을 듣고 실이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에서 위화감을 느꼈다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그 이전 세이스와 싸웠던 복면인에게서 트레이야의 움직임을 느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트레이야는 자신의 움직임을 최대한으로 절제해서 싸웠기 때문에 그는 쉽사리 그녀라고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미 몇번이나 그녀가 싸우는것을 보고 한번은 근래에도 싸워보았던 벤하르트는 몇군데에서 그녀의 움직임을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네가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냐?"
"일단 도적이라는 것들은 너희들이었던 것이구나? 트레이야."
"그래."
"어째서 이런 일을 벌인거야?"
레니아의 질문은 벤하르트도 궁금했었던 점이었다. 사실상 정황으로 보건데 트레이야는 자신들을 도와주고자 도적으로 활동한게 아니었다. 결과적으로는 도움을 받았을 지도 모르지만, 본래가 도적질을 한다고 바로 수긍했었던 트레이야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들을 위해서 퀘이소들을 훔친것은 아닌 것이다. 그것이 아니어도 정말 벤하르트와 레니아를 도우려 했었다면,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할 필요 없이, 그들을 도와주면 그뿐인 이야기였다.
"원래는 이렇게 모습을 보일 생각도 없었어. 마음이 바뀐건 그곳에 너희 둘만 왔기 때문이지."
트레이야는 간단하게 손가락으로 제네스에게 연결되어 있는 레니아의 마력의 끈을 끊었다.
"알면서도 놔뒀다는건가? 그렇다는건 라프라 때문에 이런 일을 벌였다는거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 물어도 돼?"
"내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이미 의미없어졌다는것을 알고 있잖아. 만약 내가 퀘이소들을 너희에게 보이지 않고자 했다면, 이렇게 모습을 보일 이유도 없었을테니까 말이지."
트레이야는 한숨을 쉬고 통나무집을 손짓해 제네스를 불렀다. 제네스는 퀘이소들을 천천히 끌고 나왔다.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는 퀘이소들은 트레이야와 제네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레니아. 나는 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거야 당연하잖아? 나쁜 의미로든 좋은 의미로든 저녀석은 대단해."
"스스럼 없잖아? 언제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되어 버린거야 너희들."
자연스럽게 말했지만, 레니아는 트레이야의 지적에 얼굴을 붉히고 말했다.
"그래서?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
"나는 벤 처럼 살고 싶었어. 누군가를 위해서 그것이 무엇이라고 해도, 지킬것을 찾으며 살고 싶었지. 처음에 이곳에 왔을때는 단순한 전설을 찾기 위해 왔었던게 맞아. 그 대부호가 오고 나서도 처음에는 돈벌이를 잡았다고 좋아했던 시절도 있었거든 하지만 점차 도시의 정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잡았던 마수가 어떤 취급을 당하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어. 그때 나는 도적이 되기로 결심했어."
"그렇다면 의적이잖아."
"의적처럼 보일 뿐이었지. 전설을 수집하던 도중 나는 프쿠타씨를 만났어. 사실 벤이 말하기 전에는 아직까지도 마수로 알고 있었다니까, 그래서 마수에게도 지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말야. 그나저나 프쿠타씨 마족이었던거야?"
"그래."
"카도스도 알고 있겠다. 프쿠타씨와 친해짐으로써 나는 도적의 활동을 개시할수 있게 되었지. 프쿠타씨의 능력은 아까도 봤지?"
"상처를 없애는것..?"
"아냐 레니아 그런게,, 저길 봐."
벤하르트가 가리킨 곳에는 그가 베어낸 손가락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재생이구나.."
레니아의 안색이 변했다. 그녀는 치유의 마법을 알고 있었고, 재생에 관한 약도 만들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 위대함을 알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한 재생도 아니고, 전투를 하는 도중 극악한 상태에서조차 삽시간에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 올수 있을정도의 재생능력이라는 것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마족이 재생이라니 너무 안어울리잖아."
"그런말은 많이 듣지."
프쿠타는 성큼성큼 걸어와 벤하르트의 몸을 건드렸다.
"이럴수가.."
레니아의 마법에 의해 치유가 되고는 있었지만, 아직도 잔 상처가 많았던 그의 몸은 순식간에 완치가 되어 있었다.
"별로 마족이라고 해서 다 악하거나 한건 아니라고, 그저 선천적으로 악에 물들기가 쉬울 뿐이지. 너희 인간도 선에 물들거나 악에 물들거나 하지 않나? 그런것과 비슷한거다. 뭐 딱히 내가 선이라고 말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사자얼굴로 껄껄 거리면서 프쿠타는 호방하게 말했다.
"그래서 이녀석의 재생 능력이 어쨋다는 거야?"
"우리는 크래치에게서 잡힌 마수들을 다시 빼돌렸어. 물론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빼돌린 마수들은 프쿠타씨가 전부 치료를 해주었지. 발이 없어지고 속이 뭉게지고 형편없을 정도로 상하게 된 녀석들도 죽지만 않았다면 프쿠타씨는 전부 정상으로 되돌릴수 있었으니까, 설사 마수들을 구했다고 해도 그저 구한것만으로는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거든. 크래치의 악취미는 분명히 안좋은 것이었지만, 그의 정책 자체는 이미 부르달 도시에는 없어서는 안될 정책이 되어 버렸으니까 말야."
레니아는 그 말을 듣고 사정을 어느정도 파악할수 있었지만, 벤하르트는 여전히 이야기에 심취한 상태였다.
"그게 무슨 소리지?"
"부르달 도시는 주마의 숲과 인접해있어. 너희들이 올때는 마수들이 없었지? 하지만 크래치의 정책이 사용되기 전에는 그 길에는 산처럼 많은 마수들이 돌아 다니고 있었어. 마력석으로 지켜지는 공간인데도 두려움을 가질정도로 살기를 지닌 마수들 그리고 그런 마수들에게 둘러쌓인 부르달 도시의 사람들은 점점 죽어가고 있었지. 생기를 되찾게 된것은 다른 악의. 크래치의 수집욕 때문이었어. 그가 등장하고 나서 마수는 여러가지로 그에게 수집품이 되었고, 그의 수집이 진행됨에 따라 도시는 점점 활기를 되찾아 갔지. 물론 그의 행동은 옳지 않아.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행동은 도시를 살리고 있었던 거야."
"그래.."
레니아는 눈을 내리 깔았다.
"나는 암묵적으로 그의 그 행위를 인정했어. 아마 상처 없이 마수들을 빼내오는것도 가능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그의 사심을 채워 주었어."
"....."
"송곳니가 발이 손이,, 때로는 전신이 불구가 된 마수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게 아닌 마수들을 그렇게 일부러 방치했었어. 마수들은 구해야 했지만, 그 행동은 크래치가 도시에서 나가게 할 행동이었으니까, 내 개인적인 면 때문에 도시 사람들을 버릴수는 없었던 거야. 그래서 방치하고 크래치의 사욕을 채우고 난 후에는 구했어."
"그 과정에서 프쿠타의 능력이 필요했던 것이고?"
"그래. 어느쪽도 선택할수 없었던 나는 프쿠타씨 덕분에 절충안을 제시할수 있게 되었던 거야."
"하지만 사실 네게 마수를 구할 필요는 없었잖아? 왜 그렇게 까지 마수들을 구한거야?"
"처음에는 크래치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지만, 나중에는 그게 의무처럼 되어 버렸어.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녀는 작은 여우의 마수를 떠올렸다. 마치 감사하다고 말했던것 같은 울부짖음은 이미 꽤 지난 기억중 하나였다.
"나는 벤처럼은 될수 없었어. 누구도 행복하게 악의 없이 구한다는 생각이라니, 무법도시에서 자란 내가 생각할게 아니었을지도 모르지."
"그렇지 않아."
벤하르트는 트레이야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나였다면이라고 말할것도 없어. 나도 네 선택과 별로 다르지 않았을거야. 트레이야 너는 나에 대한 환상을 가졌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그저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 이기적인 수단을 선택할 보통의 사람일 뿐이야. 되려 숭고하게 그 의미를 가지고 양쪽을 구하려한 너는 나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 말대로야. 벤은 누군가를 위해서 행동하는것은 맞지만, 그것이 순수하게 누군가를 위해서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야. 그렇게 하는 쪽이 자신에게 편했다는것으로 사실상 숭고함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이녀석 젊었을적에는 엄청난 냉혈한이었다고.. 알고 있어? 자신이 바라는 대로 행동할 뿐인 벤에게는 숭고함이 없지만, 너는 그렇게 고심해줬잖아?"
"아니 그렇지도 않아. 내가 말한것에 거짓은 없지만, 추가로 말해야 될게 있으니까,"
"그래. 우리를 잡은건 너희들이었으니까.."
말을 꺼낸건 퀘이소중 한명이었다. 청색의 머리를 곤두세우고 있는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이었다.
"그래. 나도 류누의 말대로 확실히 봤다. 그때 우리를 노린것은 분명히 이녀석들이었다고."
"어째서.."
"그러니까 말했잖아. 너처럼은 될수 없다고,"
"돈을 위해서야?"
"별로 돈을 위해서는 아니었어. 그런 행동을 하면서 내가 벤처럼 살고 싶다고 말할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나는 그저 피해를 최소화 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 말의 본질을 둘은 곧 알아 차릴수 있었다.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봤지? 그녀석들은 굉장한 고수야. 방해를 하지 않는다면 마수들을 잡는것 정도는 손쉽게 할수 있는 녀석들이 부르달에는 득실득실 거리지. 마수들에 걸린 현상금을 노리는 녀석들이잖아? 하지만 자유롭게 놔둘경우 마수들을 전부 구하는것은 불가능해."
"그래서,"
"나와 제네스 스스로가 마수들을 공격했어."
"그런데 그렇게 되면 잡히는 마수들이 더 많아질 뿐이잖아?"
"아니야. 레니아. 예상한 공격과 예상하지 못한 공격은 천지 차이야. 아마도 트레이야는 경고를 하는 방식의 공격을 했을거야. 그 와중에 가능한도내에서 방해를 하기도 했겠지. 그 많은 용병이나 실력자들이 전부 고수라고는 할수 없어. 설사 크래치가 상처없는 마수들을 원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그런것에 개의치 않고 공격하는 녀석들도 있을정도니까, 그렇기에, 그들과 더불어 수준있는 용병들의 시선을 돌릴 수 있도록 일부러 그녀석들이 잡을수 있을만큼의 미끼를 만드는거야."
"나는 그런 사람이야.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의 희생을 감수하는 거지. 스스로는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마수의 입장에서는 그런것은 형편 좋은 변명일 뿐이니까, 그런 와중에 너희들이 구하고자 하는 퀘이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던거야."
퀘이소들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트레이야의 언사에서 느껴지는게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는것을 느꼈기 때문인지, 현재의 상황에 대한 처사인지 어느쪽도 치우칠수 있었지만, 그들의 감정은 여러가지가 뒤섞여 있었다. 순수하게만 본다면, 인간이 마수를 죽이는것은 당연하다고는 할수 없어도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을정도의 타당성은 존재한다. 물론 그것이 퀘이소 같은 경우라면 이야기는 다소 달라질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퀘이소들이 인간과 자신들 마수에 대한 차이를 모를정도로 아둔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차이에 대해 퀘이소들은 트레이야가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저정도로 고뇌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뭐라고 형언할수 없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분명 분노하고 있었지만, 그 분노를 표출하기에 그들이 인간에게 느끼는 열망이나 애정 그리고 스스로의 두뇌는 너무도 이성적이었다.
"그중에 하나 라프라가 저사람들의 동족이라는것을 알았을때에, 나는 절대로 라프라가 저들과 만나서는 안될거라고 생각했어. 미움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몰라. 그래서 그 순간 계획했지. 어차피 하루는 벌었다고 생각했지만, 정보라는 확실한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그 하루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했어. 전날에 감시하던건 레니아였지? 대단하더라. 그 이후부터는 너희들의 움직임에 맞춰서 행동하기 시작했지. 레니아 너는 눈에 너무 띄어서 말야."
"잠깐 라프라라면,,? 부족장의 따님을 말하는건가?"
"네. 제가 지금 데리고 있습니다."
"저 정말인가!!"
"라프라는 잘 있는것이겠지?"
류누라고 불리운 퀘이소의 물음에 벤하르트는 살짝 생각하고 말했다.
"물론입니다. 바로 만나게 해드리는것도 가능합니다만, 그전에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뭐지?"
"저 둘이 당신들에게 한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시면 안되겠습니까? 물론 분하다는것은 알고 있습니다. 정말 화가나시는것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프라는 아직 어립니다. 퀘이소는 인간과 비슷해지고자 하는 종족. 물론 꼭 좋은 점만 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만, 그래도 어린 녀석이니까요. 다른 일면에 대해서 지금 구태어 보여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둘의 퀘이소는 이야기의 정황상 그녀가 목표로 한 사람이 눈앞의 남자라는것을 알수 있었다. 따라서 대놓고 신용을 할수는 없어도 어느정도 끌려오는 신용은 존재하고 있었다.
"어이 수크루 너는 어떠냐."
"나는 아무래도 상관 없어. 그 돼지같은 인간은 밟아주고 싶긴 하지만, 저녀석들은 용서해주지 못할것도 없지. 아가씨가 인질로 걸려있는 마당에 어쩌겠어?"
"어지간히도 마음 넓은 녀석이군. 난 저녀석들도 사실 마음에 들지 않아. 하지만, 이번만큼은 '강제로' 할수밖에 없잖냐. 좋아. 라프라에게는 이야기 하지 않겠다. 그것으로 되겠지?"
불만스러운 얼굴로 그는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그런 류누를 보면서 수크루는 생각했다.
'누구만 하겠어?'
"자 그럼"
레니아는 언제 준비했는지 손에 두장의 종이를 들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여기에 서명을 좀 해주실까?"
- 작가의말
미처 못썼던 부분이 있는데, 다음화에 꼭 적어야 겠군요. 중간에도 살짝 수정을 해둬야 겠습니다. 뭔지는 다음화를 보시면 아시겠고,
그나저나 요즘 알바도 못구하고 낑낑 거리네요 바로 집앞 편의점 알바자리가 났었는데, 10분도 안되서 나가버리다니 OTL.. 야간이라 밤잠없는 저에게 딱이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으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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