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463화-대형(13)
"연철장의 문원이 만드는검은 몇가지 특색으로 구분된다. 벤이나 나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지. 하지만 그 특색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발현 시키려면 극한의 경지에 이르지 않으면 발현되지 않아."
"특색이라면 뭘 뜻하는거지?"
"벤하르트의 검은 아마도 인도(人刀)로 소유주의 의지를 따르는 검이다. 감정이나 상태에 따라 검의 위력은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되지. 그 안에도 형질이라는게 있어서, 부정적인 검이라면 부정적인 감정을 토대로 강해지며 긍정적인 검이라면 그 반대의 경우에 강해지게 되지."
"인도..?"
"연철장의 검은 크게 세가지의 부류 천 지 인으로 나뉜다."
"그럼 천도(天刀) 지도(地刀) 인도(人刀)인건가?"
레니아의 말에 덴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천지인이라는것은 어디까지나 비유다. 네가 말한것중 두가지는 정답으로 천도와 인도는 그 이름 그대로를 따라간다. 나머지 지에 해당하는것은 생명. 명도(命刀)이다."
"그런데 그게 무슨 관련이 있는건가?"
"세가지의 특성의 검은 내가 만들거나 연철장의 타인이 만드는것과는 비교를 할수 없을만큼 대단하다. 이른바 신도(神刀)나 신검(神劍)으로 불리우는것들과 비교한다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대단한 것이지. 하지만 특성을 가질지언정 연철장의 누구나 다 이러한 검을 만들수 있다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벤은 그중에서 인도(人刀)에 해당하는 검을 만들어 낼수 있다. 인도는 사람을 기리는 검 즉 소유자의 의지를 싣는 검이다. 자신이 마음먹은 만큼의 능력이 배가하는 검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 때문에 벤의 검은 소유주를 가리게 된다. 벤이 만들어 준 사람외에는 본래의 힘을 낼수가 없는것이다. 오로지 그 검을 만들어 준 사람이 사용할때만 그 검은 인도로써의 특색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
"그러고 보니 벤의 검은 그랬었지. 벤이 아닌 타인이 사용했을 때에는 제대로 사용할수 없었어."
고야마나 루에인 등은 벤하르트의 검을 손에 넣어도 제대로 사용할수 없었다.
"그래. 네가 사용하고 있는검. 그리고 내가 들고 있는 검도 실상 벤하르트가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준 검들은 전부 그런 속성을 지니게 된다. 말은 이렇게 쉽게 해도 사실상 나도 인도가 어떠한 것인지는 자세하게는 알지 못해. 고작해야 연철장에 내려오는 것들을 조금 알수 있을 뿐이지."
덴은 벤하르트가 만들어준 검을 보면서 이야기 했다.
"벤이 만드는검이 인도라는 것은 사실상 스스로가 만드는 검의 형식에도 영향을 미치지. 벤은 자신이 생각하는 양에 따라서 검의 질이 달라지게 되니까 말이다. 이 식칼의 경우와 나에게 만들어준 이 도의 경우 같은 벤하르트에게서 만들어진 검이지만, 실제로 부딪히게 될 경우 그 강도는 분명 차이가 나게 된다. 이것으로 재밌는것을 증명할수 있지."
"뭘 말이야?"
"벤이 누구를 더 생각하고 있느냐? 에 대한 것을 확인하고 싶으면 그 검을 서로 맞대어서 예리함과 강도를 확인해보면 된다는 것이지. 한번 확인해볼까?"
덴이 검집에서 검을 뽑아들자 레니아는 기다렸다는듯이 품속에서 영검 치프를 꺼내들었다.
"잠깐만요! 정말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을 증명하게 될 경우 지금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렇다는데?"
"흥."
둘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검을 맞부딪쳤다. 예리한 검명 아무런 기술조차 보이지 않은 투박한 휘두름에 서로의 이는 상한게 없었다.
"과연 멋진 검이다 벤."
"그거 증명방법이 맞는거 맞아?"
"으음? 그건 어떻게 생각했기에 묻는 질문이지?"
그 여유로운 목소리 안에 숨겨진 뼈대를 레니아가 읽지 못할리 없었다. 그녀는 목뒤가 빨개지며 덴을 노려보았다.
"쳇.."
한껏 표독스러운 눈초리로 잠시 덴을 노려본뒤 레니아는 바로 다른 질문을 재개했다.
"그렇다면 인도가 의지의 검이라면 천도는?"
"천도의 천은 하늘을 뜻하지. 인도가 사람의 의지를 따라가는 검이라고 한다면 천도는 하늘의 운명을 조율하고 거스르는 검이다. 하늘은 저마다의 정해진 운명. 내 경우에는 반운명론이라고 칭하는 운명을 내려주게 되지만, 천도의 경우에는 그 섭리를 무시할수 있게 된다. 비단 운명 뿐만 아니라, 어떠한 규칙에 의해 죽을수 없는 자라고 해도 죽일수 있고, 들어갈수 없는 곳도 들어갈수 있는등. 세계의 규칙을 무시할수 있게 하는 것이다. 꼭 파괴에 한정한것은 아니지만,"
"그렇구나.. 그래서 루크가.."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루크가 천도를 만들었을때 젊어졌던 것을 생각해냈다. 루크가 젊어진 이유는 세계의 섭리를 무시해 스스로에게 정해진 수명을 조율했기 때문이었다.
"음? 루크가 무슨?"
"루크는 천도를 만들었으니까 말야."
"루크가 천도를? 잠깐 저번에 벤이 루크에 대해 말할때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아는데,"
벤하르트가 이야기를 할때에는 상당부분을 간추려야 했기 때문에 '레니아'에서 있었던 이야기중 루크의 검에 대한 이야기는 미처 하지 못했었다. 때문에 덴은 그저 루크가 벤하르트를 구해주었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었다.
"벤은 까먹은것 같았지만, 내 경우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잠자코 있었지. 그렇다면 넌 루크가 천도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모른채 그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지?"
덴은 아차 싶었지만, 어쩔수 없이 시인할수밖에 없었다. 쓴웃음을 짓고 그는 모른척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
"루크가 천도를 만들었다니,"
"아마도 벤이 도와줘서 그렇게 된게 아닐까 싶지만,"
"하지만 천도라고 해봐야. 벤정도는 아니겠지."
"아니 그것도 그렇지 않은게 완전히 호각이었는걸."
"뭐!?"
레니아는 별 생각 없이 말했지만, 덴은 굉장히 놀라고 있었다. 사실상 그는 벤하르트와 레니아에게 얼마간의 정보를 주어 앞으로의 여행길을 더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 질문을 받았던 것이었지만, 그로 인해서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그렇다면 마지막 명도는 어떤 건데? 생명과 관계 있는 건가?"
"명도는 생명의 기를 흡수하고 그 기를 자유로히 사용할수 있는 검이다. 인도가 소유자의 의지를 천도가 하늘의 운명을 다룬다고 하면 명도는 만물의 생명을 관리하지."
"그럼 죽은 사람도 되살릴수 있는건가?"
"설마. 너도 잘 알고 있을텐데? 그것이 얼마나 큰 금기를 범하는 것인지.. 불가능한지 가능하지는 알수 없지. 누구도 증명해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명도로는 그런게 불가능하다는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럼 명도라는것은 정확하게 어떤 것을 하는 겁니까?"
벤하르트의 질문에 덴이 답했다.
"사물의 생명을 빨아들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것 정도가 대표적인 예시겠지. 그리고 그 생명력으로 자신에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사용할수도 있다. 그런 용도의 생명력인것이다. 고로 죽지만 않았다면 얼마든지 되살릴수가 있는 것이지. 어떤의미에서는 인간과 천륜을 전부 거역하는 검과도 일치하는 검이다. 인간의 생명을 빨아들이고 본래 죽었어야 할 인간일지라도 목숨만 붙어 있다면 살릴수 있다. 고작해야 검으로 하는 일 치고는 인도나 천도에 비해 더 거창하다고도 생각할수 있지 않나?"
"그렇다면 덴 네 경우는 명도에 가까운 검을 만들겠군?"
"역시 레니아 통찰력이 뛰어나군. 그래 만약에 내가 벤의 경지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면 내가 만드는 검은 명도가 되었겠지."
"레니아 어째서 덴 형이 만드는 검이 명도라는것을 알수 있어?"
벤하르트의 질문에 레니아가 말했다.
"덴의 기술의 성격이 그러하잖아. 물론 꼭 명도와 관련이 있어서 그 기술을 익혔다는건 고작해야 이론에 근거한 예상일 뿐이지만, 조금은 찍어 본거야. 타인의 기를 흡수해서 자유로히 사용하는것과 타인의 생명력을 흡수해 자유롭게 사용하는것. 관계가 없다기에 둘은 너무 닮았잖아?"
"그렇군."
수긍하는 벤하르트에게 레니아는 귓속말로 말했다.
"그런데 말야. 덴은 저렇게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데 혹시 다른 연철장의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네."
벤하르트는 왜 굳이 그녀가 이런 이야기를 귓속말로 했는지 의아해 하면서 덴에게 물었다.
"형 혹시, 다른 연철장의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아시는 바가 있으십니까?"
"글세. 잘 모르겠다. 이미 옛일이기도 하고, 확실하게 대답할수 있는건 에린델에는 없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내가 정보를 얻을수 있는건 에린델에 있는 마력석이 존재하는 곳 뿐이니까, 그것이 있는 곳에는 적어도 없는게 맞다는 이야기지."
"그렇군요."
벤하르트는 아쉬운듯 말했지만, 레니아는 그런 대답을 익히 예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덴은 루크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떻게 변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십중 팔구 다른 사람들도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대답할게 뻔했다. 설사 안다고 해도 아마 덴은 모른다고 대답할것이 틀림 없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지금의 기준인건가?"
"무슨 의도로 이야기 하는것인지 모르겠군."
"지금 모른다는건지, 아니면 당시에는 알고 있었던 것인지 묻고 있는거야. 당시에 알고 있었다면 그 정보라도 좋은데 말야."
"....."
눈앞에 있는 여우 같은 여자는 결코 한치의 방심도 요할수 없었다.
'후우.. 저 말을 보면 어느정도는 알아 차린것 같군.'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일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
레니아는 그것으로 만족했는지 싱긋 웃어 제끼고는 홀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잠시 빠져서 생각하는 레니아를 뒤로한채 덴은 벤하르트를 불렀다.
"그나저나 벤. 네가 정말 루크에게 검을 만드는것을 가르쳐 주었던 것이냐?"
"예."
"그래서 루크는 천도를 만들었고?"
"그렇죠."
덴은 조금 생각했다. 벤하르트의 대단한점은 검을 만드는것 뿐만 아니라, 타인의 재능을 개화 시킬수도 있다는것에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아직도 도공술을 완벽하게 포기한것은 아니다. 해서 제안하는데, 내가 네 기의 수련을 돕고 네가 내 도공술의 수련을 도우면 어떨까?"
"저야 당연히 찬성이지요."
"벤. 여길 떠나기 위해서 온것이었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정히 그런 수련을 해야겠다면, 나도 참가하겠어. 가르치는 김에 배우는것이니까 상관은 없겠지?"
그리하여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덴의 지도하에 기를 다루는 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덴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벤하르트를 단련 시켰지만, 근본적으로 벤하르트가 자신의 방대한 양의 기를 다룰수 있게 되는것은 아직 건드릴수 없었고, 현재 사용할수 있는 기를 더 정교하고 절약해서 다루며 스스로의 기술(技術)을 만드는 쪽으로 훈련 시켰다.
"기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지만, 그렇게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필히 벤 너는 검을 사용한 기술을 제외하고는 전신의 기를 무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신체를 '강화'하거나 또는 움직임을 '간파'하는등 추상적인 것에만 기를 한정시켜서 사용했을 테지. 하지만 기라는 것은 그런것만 존재하는게 아니지. 일단 시작할것은 기만으로 이것을 들어 올리는것 부터 시작해볼까?"
덴이 가리키는 것은 주먹만한 돌멩이였다.
"그런게 가능한겁니까?"
"가능하지. 하지만 가능하다는것은 쉬운게 아니야. 고작해야 사람 주먹만한 크기의 돌일 뿐이지만, 이것을 기로 든다는것은 그만큼 기를 정밀화 시킬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이부분은 특수한 기술(技術)이 아니라면 굉장한 기의 낭비기 때문에 실용성은 없지만, 수행하는데에는 이만한게 없지."
"으음.."
벤하르트는 이전 요셉에게 기를 배울때의 기분을 떠올리면서 수행에 힘썼다. 고작해야 주먹만한 돌 평범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냥 주우면 되는것을 기로 들어 올리는것은 덴의 말대로 엄청난 기의 낭비였다. 꼬박 두시간을 소모한 뒤에야 벤하르트는 돌을 공중부양 시키는데에 성공할수 있었다.
"좋아. 이제부터 계속해서 이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기의 낭비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최소한도 네가 기를 써서 레니아를 부양시킬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그때에는 그만두어도 좋아. 그정도의 집중력이면 기를 '직접적인 형태'로 사용할수 있다는것을 각인시키고 활용할수 있게 되는것이니까 말이지. 그게 성공하기 전에는 다음 단계는 넘어가지 않을거다."
"저기 혹시나 해서 물어 보는건데 몇단계나 있는건지.."
"대충 10단계 정도려나.. 하지만 실제로 기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려면 몇년이 걸려도 이상할게 없는걸 감안하면 내 경우는 속성이거든."
덴의 수련은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았기 때문에 벤하르트는 하루하루가 끝날때마다 온몸이 탈진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철저한 방법파인 덴의 가르침은 단시간에도 벤하르트의 실력을 꽤나 상승하게 만들었다. 사실상 벤하르트가 직접적으로 강해진것은 아니었지만, 그 지구력이나 활용도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방법의 전투나 활용이 가능해진것만은 확실했다. 유려의 움직임을 사용할수 있는 벤하르트의 경우 그 다양한 방법 만으로도 실제 굉장한 효과를 보았다고 말할수 있었다.
상부상조의 관계로 덴도 벤하르트에게 도공술의 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덴의 경우 루크때와는 다르게 벤하르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르쳐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덴의 실력은 벤하르트 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사실상 그 당시 벤하르트의 도움을 받아 루크가 스스로의 검 천도를 만들수 있게 된것은 천운이나 다름 없었다. 때마침 벤하르트의 검과 조언 그리고 상황등이 절묘하게 겹쳤기에 가능한 기연이라 할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벤하르트가 덴에게 가르쳐주는 경우 벤하르트가 가르쳐주는것은 스스로의 무감각 속의 경지를 가르쳐 주는것도 할수 없었고, 애초부터 단순한 루크와는 다르게 이성적인 덴에게는 벤하르트의 설명이 미흡하게만 들려왔다. 즉 감성적으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리어 높은 경지까지 오를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사사하는 2주의 시간이 흘렀다.
결과적으로 벤하르트는 처음보다 훨씬 더 실력이 늘어나 있었지만, 덴의 실력은 조금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그마저도 상대적으로 벤하르트가 덴보다 도공술이 위였고, 덴과 레니아의 머리가 좋아 벤하르트에게서 요지를 정리했기에 실력이 늘었던 것이지. 실상 그런 노력마저도 없었다면 이득은 전무하다고 말할수 있었다.
그렇게 벤하르트가 떠나는 날이 찾아왔다.
"뭐 이렇것이라고 생각했다."
덴은 덤덤하게 말했지만, 벤하르트는 죄송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가르치는게 서투른지라.."
"아니 결과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나일거다. 애초에 그 경지는 이성적으로 계산하에 밟을수 있는게 아닐테니까, 아마도 레니아가 100년 아니 1000년을 수행한다고 한들 경험할수 없는 감각일것이다."
"그거야 알수 없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속으로는 레니아 본인도 덴의 그 말에 동의했다. 그간 벤하르트가 가르치면 그것을 옆에서 보고 있었던 레니아에게 덴은 도움을 요청했다. '어떤 식으로' 검을 만들어야 할것인가. 같이 내걸고 도출했던 결과는 항상 실패 뿐이었다.
초이성적인면보다 계산되지 않은 감성적인 부분 앗 하는 깨달음이 결정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루크 녀석도 굉장한 인연을 만난 셈이군."
"덴 형 정말 감사했습니다."
벤하르트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우리는 네게서 기술을 훔쳐가기만 한것 아냐? 조금은 배알이 틀린다거나?"
레니아의 도발에도 덴은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설마.. 일방적으로 퍼준 셈이 되었지만, 반 세기를 건너 만난 동생에게 선물 하나를 해주었다고 생각하도록 하지. 꼭 그게 아니라 해도 너와 연구했던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성과니까 말이다. 손해라고 한다면 네 영특한 머리에 유도당한점 정도 밖에는 없을거다."
"하하. 그건 칭찬으로 받아 들일게."
"한동안 떠들석 했지만, 이제 헤어질 시기가 왔군."
벤하르트는 그 말에 살짝 울상을 지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자신과 과거를 함께 했던 사람. 거기에 자신을 그렇게 도와 주었던 덴과의 작별이 설사 헤어져야 한다는것을 알면서도 못내 아쉽고 서운한 것이다.
"그렇게 아쉬워 하지 말아라. 예나 지금이나 너는 변한게 없구나."
"덴 형은 많이 변하셨지만요."
"글세..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네가 에린델에 있는한 나는 너를 지켜봐 줄테니 말이다."
"네.."
개인적으로 벤하르트에게 있어 덴은 다르 형제들보다는 조금 먼 존재였다. 극명하게 잘라 말하자면 조금은 거북하다고도 할수 있을정도로 먼 존재 였던 것이다. 하지만 반세기만에 만난 큰 형님이 자신에게 대하는것을 보고 그는 저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을 훔쳤다. 그것은 이미 죽은 자신의 동문이었던 닐스 프레이머와 더불어 덴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어우러진 어쩐지 복잡한 심정의 눈물이었다.
"라프라..."
"슈우.. 샤아.."
다른 한쪽에서도 눈물을 펑펑 쏟아내면서 이별을 통보하고 있었다. 세 어린 아이들은 그토록이나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 놀았음에도 아직 못다한 놀이가 남아 있었는지 끈끈한 눈으로 서로를 보며 계속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보다못한 그들중 유일하게 멀쩡했던 레니아는 특유의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자.. 언제까지 이렇게 질질 거리고 있을거야? 벤 너는 남자가 되어 가지고는.. 그리고 라프라 죽으러가는것도 아닌데 다음에는 네 퀘이소들에게 여기를 들렀다 오자고 주장이나 해보던지.."
레니아의 이런 저런 수습에 셋은 다시 상태를 점검했다.
"그럼 덴형 건강하세요."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너희들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말이지. 되려 걱정을 하게 되는건 이쪽이란 말이다."
"그러면서 불길한 소리는.."
"무난한 여행이 되기를 이곳에서 기도해주마."
"라프라 건강해야해!"
"너희들도! 꼭 원하는걸 성취하고!"
그들은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덴의 산을 뒤로 했다.
- 작가의말
음.. 제가 착각을 해서 말이죠. 어제 새벽에 올렸다는걸 깜박하고 저는 시간이 없는것으로 착각을 해버려서 오늘 부랴부랴 써서 12시 이전에 올려 버렸네요. 지운후에 싹다 수정해서 올렸습니다. 덕분에 한 500~600자 정도 더 많을 거에요.
부연으로.. 여기서 나오는 기술(氣術)과 기술(技術)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기를 다루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여러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기술(氣術)의 특수한 기술의 의미로 쓰이죠(예)K의 투명과 카이후의 독)
헷갈리시는 분이야 없으시겠죠.
그리고 어제 벤하르트의 강함은.. 상위 30퍼센트 안에 든다는 이야깁니다. 어제도 이야기 했지만 이건 단순한 수치화의 이야기고(힘 근력 속도 만을 따졌을시. - 기술이나 여러 부가요인등은 제외한) 당연히 작중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지나가던 행인A가 암살자였고 하필이면 그 살기를 완벽하게 지울수가 있어서 벤하르트보다 10배는 약한데도 벤하르트를 죽일수도 있다는 겁니다. (극단적인 예시지만,)
지금 벤하르트가 얼마나 강한가? 하는 질문을 예전에 받은 적이 있어서 정리하는 차원에서 한번 적어본것이죠..
어쨋든 정리도 끝났고, 덴과의 만남도 끝났군요. 벤하르트가 덴을 조금 어려워 하는것 드러났나요? 그런 분위기로 쓰려고 하는데, 참 힘들더군요. 쓰면서도 답답허니..
그리고 한분이 번개같이 보고 이번편만 추천을 눌러 주셨는데! 일단 사죄의 말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린지 1~2분도 안되었는데 정말 빛과 같은 속도로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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