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461화-대형(11)
벤하르트와 레니아가 덴을 따라간곳은 공방이었다.
"덴 형 여기는 왜 오신겁니까?"
"레니아의 의문을 풀어 주려면 이곳이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데려 온것 뿐이다."
"에이 설마 벤이 당신보다 더 검을 잘만든다고 해서 성공했다고 말하려는건 아니겠지?"
"그렇지는 않지만, 지금 내가 보여주려는것은 결과적으로 볼때는 네가 말한 사실과도 비슷하지. 사실 다른건 아무래도 좋은것이고, 연철장의 사람으로썬 검을 잘만드는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누구보다 성공했다고 말할수 있는것이니.."
덴은 그렇게 말하고 벤하르트를 불러 세웠다.
"벤. 아무렇게나 검을 좀 만들어 줘. 그래 요리 할때 써먹을수 있는 칼 정도를 만들어 주면 좋겠군. 물론 만들때의 예리함은 검을 만들때처럼 예리하면 좋겠군."
"알겠습니다. 그런데 뭘 하시려고 하시는지.."
"어차피 말해봐야 너는 부인부터 하려 들테니 일단은 말하는데로 움직이기나 해라."
"그거야 너무 과장 된것처럼 이야기하실것 같으니,,"
"그렇게 나올게 뻔하니 시키는대로 검이나 만들어 다오."
"예 요리할때 사용할만한 검이면 되겠습니까?"
"일단은.."
곧 내부는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찼다. 덴과 레니아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벤하르트가 검을 만드는것을 지켜보기로 했다.
"마력을 집중시키고 저녀석의 기를 잘 보도록 해라."
덴의 말대로 레니아는 마력을 눈에 집중해 벤하르트의 기를 보기 시작했다. 검을 만들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벤하르트의 기는 방금과는 비교할수도 없을 만큼 불어 올랐다.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기는 흡사 방금전 벤하르트를 대할때의 덴을 보는것만 같았다.
차이점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집중하지 않으면 확인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말도 안돼. 벤이 싸울때는 저정도로 대단하지 않은데,"
"그러니까 말했지. 연철장의 도공술은 그 자체가 다른 기술을 배우는데에 사용되기 위해서 쓰이는게 아니다. 오히려 역으로 그 도공술을 기반으로 다른 기술이나 마법 도술을 사용하기 편할정도의 극한의 경지에 오를수 있게 하는것이지. 결국 우리 문파는 검을 가장 잘 만드는 사람이 곧 최고로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그래서 그런 말을 한거였어.."
"저정도면 아직도 미치지 못하는군."
"무슨 소리야?"
"검이 거의 완성되었다. 잘 보고 있어."
벤하르트의 검이 완성될때 거짓말처럼 팽배해졌던 기가 검에 집중되었다.
"저 과정은 쉽지 않아. 벤은 당연한듯이 하고 있는 저 기술은 연철장의 사람들중 누구도 익히지 못했다. 저것은 저렇게 모인 기를 영구적이게 사용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기술(氣術)이다. 벤은 기라는것을 알기 전에도 저것을 완벽하게 익히고 있었지. 혹시 리넨의 이야기는 들었나?"
"과거사 말야? 그거야,, 처음에 들었어."
"리넨의 마법은 상당한 수준이 있었다. 무명의 검으로 막을 정도의 수준은 절대 아니지.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단순하게 만들어진 검으로 단순하게 휘두른다면 마법에 여지 없이 부서지게 된다. 그당시 벤은 당연히 마법을 상대할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넨의 마법은 그의 검을 부술수 없었다. 단순히 검을 잘 만들었다는 것으로 가능한 수준이 아니지."
"그게 바로 저것이라는 거야?"
"그래. 따라서 저렇게 만들어진 벤의 검은 반영구적으로 넣어진 힘을 내보낼수 있다."
"덴 당신은 못하는거야? 그럴것 같지는 않은데, 방법을 아는데 행하지 못한다니 내가 아는한 당신의 한에서는 그럴리가 없으니까,"
"높게 사주니 고맙군. 말 그대로 어느정도는 흉내를 내는게 가능하지. 기를 검에 실어내는것은 연철장에서 도공술의 공부를 하다 보면 후반부에는 익혀야 하는 것들이니까, 벤의 경우는 그런 순서를 전부 무시했지만 말이지. 하지만 벤이 만든 검과 내가 만든검은 기를 싣는 그 방법과 위력이 다른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말해주도록 하지."
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벤하르트는 그들에게 와서 말했다.
"다 만들었습니다."
"미안하지만 한가지 더 부탁을 해도 될까?"
"제가 할수 있는거라면,"
"간단한 일이지. 이 검은 요리를 할때 사용할 것이고, 이번에는 내가 사용할 검을 하나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데,"
"음. 일단 형이 검을 만드는것을 보여준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벤하르트의 의외의 말에 덴은 살짝 놀라며 물었다.
"내가 검을 만드는것을 볼 필요가 있는거냐?"
"혹여 덴 형이 저보다 검을 만드는 실력이 낮다고 한다면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형의 검을 만드는 실력이 저보다 위라면 굳이 제가 만들어 드릴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그렇군."
덴은 팔을 걷어붙이고는 검을 만들러 자리로 향했다. 거의 자리에 도착했을즈음 그는 고개를 돌려 벤하르트에게 말했다.
"참고로 말하겠지만, 지금부터 내가 만드는 검은 내 전력을 쏟아 부어내는 검이니 괜히 오해하지 말아라."
덴은 검을 만들기 시작했다. 레니아는 그가 만드는 검을 볼때에도 마력을 집중해 유심히 관찰했다. 기를 내뿜는 양은 덴이 더 많았지만, 그 기가 들어가는 과정은 벤하르트와는 비할수가 없었다.
덴이 다 만든 자신의 작품은 벤하르트의 검에 못지 않을 정도의 명검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확실하게 벤하르트의 검보다 가치가 떨어졌다.
"네가 만든 환상으로 나를 판단하려 들지 마라. 이미 수십년도 전에 나는 네게 질려 버렸단 말이다."
"그래도 잘 만드셨는데요 뭘.."
"너보다는 못하지. 그럼 부탁해도 되겠지? 최대한 좋은 녀석으로 부탁한다."
벤하르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검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때 차이는 알겠지?"
"그래. 그 반영구적이라는게 무엇인지도,"
"주의깊게 본다면 당연한것이지. 벤의 검과 내 검은 그 예리함에 있어서는 누가 더 높다고 할것 없이 명검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내 검은 사용하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힘을 잃게 되겠지. 반면에 벤의 검은 다르다. 생명체라고 하기에는 뭣하지만, 검이 동강나지 않는 한은 영구적인 내구로 검을 사용할수가 있지. 저녀석은 그 경지를 이미 어렸을때에 깨우치고 있었다. 그리고 잘 봐둬."
"뭘..?"
"지금이다."
레니아는 벤하르트의 몸에서 나오는 기의 양을 보고 아까보다 더욱 놀랐다. 이미 벤하르트가 내뿜고 있는 기는 덴을 아득하게 넘어서고 있었다.
"말도 안돼.."
"그 말 지금 벌써 두번째 인것 같은데,"
"하지만 저게.. 어떻게 된거야?"
"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기를 내보내는 양이 달라진다. 아까는 '단순한 요리에 사용할 칼'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나를 위해서'만드는 검. 그 내용물은 삽시간에 누군가를 위한 검으로 바뀌지. 그건 벤하르트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수 있겠지만, 저녀석은 그 생각으로 증폭된 기를 검에 담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를 검에 싣는다."
"의지..."
"때문에 타인을 대하는 마음이나 위하는 마음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지게 된다. 그것외에도 벤의 검은 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지."
"그게 뭔데?"
"나중에 말해주마. 어쨋든 연철장의 문원으로써 검을 가장 잘 만들수 있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의미를 가지는지 이제는 알겠지? 벤은 검을 만드는것만 따지면 이미 신의 영역에 달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지. 그것에 이견은 없겠지?"
레니아는 잊지 않고 꼭 물어야 겠다고 다짐하면서 다시 다른것을 질문했다.
"그래. 하지만 이해가 안가는게 있어."
"뭐지?"
"저정도의 기를 내뿜는데 지금까지 느끼질 못했던 거지?"
"무의식으로 사용하는 기이기 때문이지. 기는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기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기로 나뉜다. 마법의 경우는 힘은 동일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마법을 사용한다는것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이것은 기에만 국한된 논리이지. 의식적으로 사용하는것은 나나 벤이 사용하는 형식의 기. 이부분은 보통 별다른 힘을 쓰지 않아도 기나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확인할수 있다. 반대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기는 집중하지 않으면 볼수가 없어. 가령 예를 들자면, 평범한 사람들의 몸에는 전부 기를 가지고 있지. 하지만 그 기를 전부 볼수 있는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아. 아마도 지금 네가 하는것처럼 유심하게 봤다면 그들에게도 기가 있다는것을 확인할수 있겠지."
"아.. 그런가."
짐작 가는것이 있었는지 레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저건 벤도 잘 모르겠지. 자신이 검을 만들면 지치는것은 아마 당연한것으로 생각하고 있을거야. 그리고 참고로 벤의 한계는 아직도 먼것 같다."
"정말?"
"그래. 이제 왜 벤이 연철장의 사람들중에서 가장 성공하 사람인지 알겠지? 나정도로는 명함도 못내밀정도로 대단한 녀석이다. 저녀석은.. 너야 이렇게 이해를 하겠지만, 벤은 이해할수가 없을테니 슬슬 벤도 이해할수 있도록 손을 써둬야겠군. 검도 거의 완성된것 같고,,"
"뭘 하려고?"
덴은 기척을 완벽하게 지우고 집중하고 있는 벤하르트를 향해 사뿐히 뛰었다. 그리고는 한손으로 벤하르트가 내뿜고 있는 기에 손을 대었다.
"음?"
벤하르트는 탈진 현상이 일어나는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검은 거의 완성 되기 직전이었기에 그만 둘수 없었다.
'기를 흡수하고 있는건가?'
벤하르트의 기가 조금씩 줄어듬에 따라 덴의 기는 점차적으로 커져만 갔다. 벤하르트가 검을 만드는것을 끝냈을 때에는 기존에 벤하르트가 내뿜었었던 기는 대부분 덴에게로 넘어가 있었다.
"어? 덴 형. 뭐하시는겁니까? 검은 완성 되었습니다."
비틀 거리면서 벤하르트는 덴에게 검을 건네주었다. 역시나 그의 성격상 참으로 투박하게 생긴 검이었지만, 방금 만들었던 요리용 검과는 그 격이 다른 검이었다.
"정말 수고 많았다. 멋진 검이구나."
- 작가의말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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