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439화-췌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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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하르트의 도착으로 아이들은 목숨을 부지할수 있었다.
"괜찮니?"
"네."
라프라는 피투성이가 된 몸을 간신히 일으키려고 애를 쓰다가 팔에 힘이 풀리는것을 느끼며 주춤거렸다. 벤하르트는 한손으로 그녀의 목을 잡아 들어 올리고 두두친에게 다가갔다.
"너는?"
"흥 이까짓거 상처도 아니라고,"
두두친은 퉁명스레 쏘아 붙히고는 마을로 돌아가려 했다. 비틀비틀거리면서 아직까지도 울고 있는 두두한을 한대 쥐어 박고 돌아가던 그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시선에 향한 곳에는 덩치에 걸맞지 않은 냉랭한 눈으로 내려다 보는 루루투가 있었다.
"후우,, 벤하르트씨. 이래서는 곤란하지."
"....."
"다른 아이가 아니라 우리 집안의 아이라는점은 그나마도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태가 그냥 넘어갈수 있는것은 아니지. 결과적으로 볼때 마을의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할수는 없다는 뜻이 될테니까, 이번에는 우리집의 아들이었다만, 다음에 만약 다른 집의 아이가 당했다면 어떻게 할건가? 약속은 지켜 주어야 겠어."
"어쩔수 없는 노릇이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아니야 아버지!"
"무슨 말이냐 두두친?"
"사실은.. 그게 아니라고,"
두두친은 라프라와 그들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실직고 했다. 거의 대부분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임에도 그는 거짓을 보태지 않고 사실대로 자신이 행한 일들을 고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된 것은 내 탓이야."
"그런가.. 그래서?"
"그러니까 이 손님들을.."
"그건 불가능하다. 그래 네가 잘못했다는것에 대한 처벌은 분명히 받게 될테지만,"
그 말을 듣고 두두친은 작게 몸을 떨었다.
"애초에 마력석을 설치해 두었다면, 실제로 마수에 당할 일이 있을리 없었을 것이다. 너도 알고 있듯이 북쪽의 숲은 너희들이 간다고 해도 그다지 위험한 곳이 아니지. 그건 마을의 마력석이 그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들은 너를 별로 탓하거나 하지 않았던 것이다. 네 악질적인 장난은 분명 벌을 받아 마땅할 테지만, 원천적인 문제로 따지고 들었을때 네가 다치게 된것은 어디까지나 벤하르트씨의 부탁을 들어주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아버지 나는 어려서 그런건 잘 몰라. 하지만 바로 코앞에서 나는 이녀석에게 빚을 져버렸단 말야. 내가 그정도로 괴롭혔는데도 빚을 져버렸으니까, 그 빚은 갚지 않으면 안돼. 벌이라면 달게 받을테니까, 이번 한번은 눈 감아 줘. 물론 이 아저씨가 나를 지키지 못한것은 잘못일지도 몰라. 하지만 역으로 내가 그런 장난을 하러 나가지 않았다면, 이렇게 다치는일도 없었을테니까, 멋대로 행동한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너..."
고작해야 열둘을 넘기고 마을에서도 천방지축이라고 불리우는 두두친의 말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한 말에 루루투는 내심으로 약간 놀라고 있었다.
"이렇다고 하는데 벤하르트씨 당신 의견은 어떤가?"
"뭘 묻는것인지.."
"이렇게 생활하다가는 아무리 당신이 강한 남자라고 해도 한계는 오겠지. 슬슬 그만 두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건가?"
"힘든건 사실이군요. 하지만 허락해주신다면 조금 더 이 생활을 해도 되겠습니까?"
"흥. 바보 아들놈때문에 고생이군. 다음 기회는 없다. 명심해둬."
루루투는 마을로 돌아가려다 멈칫 발을 멈추고 두두친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두두친 너는 벤하르트씨가 떠나면 각오를 해두는게 좋을거다. 두두한 너도 말이다."
"으아아.."
두 소년은 마수들을 보고 기겁한것보다 더 퍼렇게 질린 얼굴로 떨어야만 했다.
"마을을 지키는건 힘이 들어요?"
벤하르트에게 안긴채로 라프라가 물었다.
"뭐 그렇지. 나 한몸 지킨다고 한다면 별로 힘쓸것도 없지만, 이 경우는 조금 피곤한 경우라서 말이지."
"죄송해요."
"뭐가?"
"저때문에 괜히 힘을 쓰시고 있는 거잖아요."
"물론 그렇지. 죄송하다고 생각하는것 자체는 괜찮다고 봐. 하지만 어린애가 신경쓸 일은 아니야. 마음은 기특하지만 말이지."
벤하르트는 라프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나저나 괴롭힌 아이를 잘도 구해줬구나."
"저도 구해 주셨으니까요."
"뭐?"
"저도 인간을 죽였는데, 구해주셨잖아요."
"경우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기분 좋은 비유군. 괴롭혔다는 녀석도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닐테니까 잘 지내보는게 좋아. 사람과 사람 아니 너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이 되고 싶은 마수니까 이야기 하자면, 이런 관계는 힘들더라도 한번쯤은 겪어 두는게 좋아.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일일테니까 말야."
"아.. 그 말. 레니아 언니에게서도 비슷한것을 들었어요."
"그래? 원래는 말이지. 두두친이라는 그 아이가 너를 괴롭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그 순간에는 사실 이 일을 그만 두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그녀석의 말을 듣고 할수 있다면 너를 이곳에 더 머물게 해주고 싶었다."
라프라는 의아하다는 얼굴을 지어 보이며 물었다.
"어째서요?"
"글세 네가 이곳에서 행복했다면, 그때에는 네 스스로가 알수 있지 않을까? 답이라는것은 때로는 즐거움을 퇴색하게 만들거든."
아리송한 표정으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럼 행복해질래요."
"좋은 마음가짐이다. 나도 본받고 싶어질 정도로 말야."
마수에게 당한 상처는 상당히 심한 고통을 수반했다. 사실 라프라는 다른 마수로 변한다면 더 빠르게 회복될수 있었지만, 그녀 스스로가 인간의 모습이기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나절도 안되어 날수 있는 상처를 조금 낑낑 앓았다.
그것은 두두친도 마찬가지였다. 두두친은 벤하르트의 사정상 상처를 보이면 안되었기 때문에 밖으로 나돌아다닐수 없었고, 그때문에 둘은 집안에 박혀서 요양을 하고 있어야만 했다.
금방이라도 성을 낼것 같은 얼굴의 두두친은 끙끙 앓고 있다가 발걸음 소리에 아무것도 아닌척 재빨리 표정관리를 했다.
"뭐냐 마수."
"괴물이라고 부르지는 않는거야?"
"흥 그따위 치졸한 녀석으로 기억하지는 마라. 나는 빚을 진건 언제고 갚는 남자란 말야."
"고작해야 마수라고 부르는것으로 넘어가는건,,,"
"누가 넘어 간다고 했냐! 여하튼 용건이 뭐야?"
라프라는 약간 멋쩍은듯 쑥스러운듯 말했다.
"아니 고맙다고 말하려고,"
"뭐가 말야?"
"우리가 이곳에 머물수 있게 한 것 말야."
"신경 쓸것 없어. 그저 나는 내가 잘못한것때문에 너희들이 나가게 되는게 빚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니까,"
라프라는 멀뚱 멀뚱 두두친을 바라보았고, 두두친은 점점 신경을 곤두세우다가 말했다.
"아까부터 뭐하고 있는거야?"
"상처를 보고 있었어. 나는 마수니까 괜찮지만, 너는 인간인데도,"
두두친은 거칠게 그녀의 손을 치고 말했다.
"캬 웃기고 앉았군. 마수고 인간이고 아픈건 아픈거야. 내가 모를줄 알았냐? 너도 아까까지 낑낑이고 찡찡이고 있었잖아!"
"찡찡이지는 않았어!"
"난 남자야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너 따위와 같은줄 알아?"
"아까전에 빚을 갚겠다고 했었잖아. 그건 어떻게 갚을 생각이야?"
"너 속물적인 마수로구만?"
"속물적이지 않아."
한껏 분위기를 잡고 마지막 말을 하려고 기다리던 라프라는 초를 쳐버리는 두두친을 원망스러운듯이 쳐다보았다.
"물질적인건 아니고, 그딴게 너같은 마수가 필요할리도 없을테니까, 부탁이 있으면 말해봐라. 가능한 선에서 들어주도록 하지."
그 말에 기다렸다는듯 라프라가 말했다.
"그럼 친구가 되어줘. 괴롭히는것 말고, 친하게 지낼수 있는 그런 친구로.."
"그딴걸로 되겠냐?"
"그럼 달리 뭐가 있어?"
"노예가 되라거나 지금까지 당한것의 보복을 한다거나, 왜 한짓이 있으니까 말이지. 조금 그런쪽의 생각이 들더라고, 최악의 경우로는..."
되먹지 않은 예시에 라프라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나는 그렇게 사악하지 않아."
"뭐? 괴물 주제에 무슨 소리를 하고 앉았어!? 지나가던 선량한 사람이 웃겠네."
눈을 꼬며 빈정거리는 말에 그녀는 발끈 하며 말했다.
"괴물이 아니라니까!"
그 티격이는 과정에 서로에게 이전과 같은 악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 작가의말
연참대전이 아닐때는 이런게 좋죠. 그냥대충써서 4천자가 안되어도 올립니다. 짧아도 연참이 낫겠죠?
하지만 시간을 보면 저도 고생이라는것을 어느정도는,,,(근데 항상 이 시간에만 쓰지요.. --;)
곧 개강인데, 뭐하는건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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