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404화-사연(死緣)(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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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가 기다리던 세명중 둘은 남자였고 하나는 여자였다. 셋은 헐레벌떡 계단을 올라 연철장의 안으로 들어왔다.
"때를 잘 맞워서 잘 왔다."
로코는 때마침 온 연철장을 멸문 시킨 7인중 3인 얼굴에 상처를 가득하게 새긴 가디와 갈색 단발을 한 여자 드니드 그리고 지러스를 연상시키는 여우눈을 한 보닐을 보고 그 답지 않게 반가워했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해서 한 말은 그가 기대했던것과는 전혀 다른 말이었다.
"로코 도와다오."
가디는 올라오자마자 로코에게 부탁하듯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건 이쪽이란 말이다."
"그게 무슨 소리지? 리핀에게 당하기라도 한거냐?"
다급한 목소리로 얼굴에 험상궃은 상처를 새긴 남자가 말했다.
"그럴리가 있겠냐? 말하자면 길다. 그런데 뭘 도와 달라고 하는거냐."
"아니 밑에서 어떤 예쁜 아니 미친여자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정신이 나간거 아니냐 너?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을 틈은.."
로코는 흘끗 벤하르트를 쳐다보았다. 벤하르트는 검을 뽑을 자세를 취하고는 있었지만, 흐리멍텅한 눈으로 기습을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단발머리의 여인이 말했다.
"가디의 말이 맞아. 우리는 밑에서 한 여자의 습격을 받았어. 너무 강해서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고 네가 있는 이곳으로 도망쳐 온거야."
"바보같은 놈들 뒤도 안보고 그렇게 도망쳐 온거냐? 그래서 어디에 그 여자가 있다는거냐?"
"어?"
정신없이 달려왔던 3인은 계단아래에 아무도 없다는것을 보고 흠칫 놀랐다.
"귀신이라도 본거 아닌가?"
벤하르트의 뜬금없는 말에 그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벤하르트에게로 집중되었다.
"내가 듣자하니 최근 이곳에는 푸른 머리카락을 가진 귀신이 자주 출몰 했다고 하던데, 그걸 본게 아닐까 싶어서.. 그렇지? 리핀?"
"아.. 그랬지."
리핀은 벤하르트의 둘러대는 말에 동조했다.
"한심한것들 귀신같은건 다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그런거에 현혹되어서는 헐레벌떡 뛰어오는 꼬라지 하고는."
"그러는 너는 무슨 일때문에 우리보고 도움을 청하고 있었던 거냐? 리핀은 저런 상태고 설마하니 저 약해보이는 남자때문에 우리에게 도움을 청한건 아니겠지?"
누가봐도 빈정거리면서 놀리는 어투로 가디가 말하자 로코는 험상궃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말했다.
"그렇게 약해보이면 너 혼자 덤벼볼까? 나도 이기지 못하는 녀석이 말이라고 함부로 하다니, 죽여줄까?"
"아 알았어. 농담한걸 가지고,"
"눈앞에 있는 녀석은 방심하면 골로 갈 녀석이지만, 방금전까지 내가 싸웠을때는 나와 코렙트 애매그만으로도 거의 호각으로 싸울수 있었다. 그러니 너희의 도움을 받는다면 거의 필승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이상한데,"
코렙트가 의아해 하자 로코는 짜증스런 어조로 말했다.
"넌 또 뭐가 이상한거냐?"
"도로호우이를 할때 벤하르트는 저런 실력이 아니었던것 같아서,"
"도로호우이? 도로호우이라면 용병들 사이에서 유명한 그 도로호우이를 말하는거냐?"
"아니 저녀석은 헛개비다. 덤으로 먹은 거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 로코는 불리하면 몸을 빼야 겠다고 결심했다. 육인이 모인 이상 싸워보지도 않고 도망친다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었지만, 아무리 코렙트가 못미더운 사람이라고 해도 이쯤 되면 주의 깊게 들어둬서 나쁠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주의 해둬서 나쁠건 없지. 지금까지 밀린것도 연기일수 있는 일이니까,'
"어쨋든 우리 여섯이라면 일개 대대를 상대할수 있을 정도다. 저녀석에게 그정도의 실력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할수 없으니까, 오랜만에 합공하도록 하자."
로코의 지시에 여섯은 뭉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만둬!"
멀리 아라나가 고운 머리칼을 흩날리면서 나타나자 로코는 그 특유의 비열한 웃음을 뿌리며 말했다.
"거기 서있는건 아라나 아니냐."
"로코 여긴 뭣하러 온거지?"
아라나의 목소리에는 가시가 박혀 있었다.
"별거 아닌 일이지. 내가 나갈때 말했던 조건을 잘 지키고 있는건가 하는것과 요 못난 녀석이 검 간수를 못해서 겸사겸사 들르게 된거다. 어여삐 여기고 있는것을 감사하게 여기라고,"
"헛소리를.."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은 네 사리사욕을 채우러 왔다는 말로 들리는군."
아라나에게로 향하는 로코의 시선을 막으면서 벤하르트가 말했다.
"죽으려고 너무 용쓰는거 아닌가? 벤하르트 사숙?"
"뭐 벤하르트 사숙?"
이제 막 도착한 3인이 웅성거렸다.
"말하자면 기니 나중에 이야기 해줄테니까, 일단은 죽여!"
여섯의 합공에 벤하르트는 백광을 흩뿌리면서 달려들었다. 한껏 어우러져서 검과 검이 맞붙을때마다 번쩍이는 빛이 터져 나왔다. 세명일때와는 다르게 여섯일때는 남아서 공격할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각자 자신있는 암기로 기습을 집요하게 노려 댔다. 세명일때와는 다르게 벤하르트는 꽤나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간신히 치명상은 빗기게 하고 있었지만 처음에 세명을 상대로 압도 하고 있었던 모습과는 다르게 확연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제길."
"리핀 괜찮아?"
아라나는 리핀의 몸을 살폈다. 꽤나 깊숙하게 베인 묵직한 상처에 리핀은 땅을 치고 분개하고 있었다.
"내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도,"
리핀이 분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감정을 더 느끼고 있는건 다름아닌 아라나 였다. 아라나는 몸이 완벽했음에도 그들과 싸운다는건 생각도 못할만큼 싸움에 면역이 없었던 것이다.
"크윽."
벤하르트는 팔과 다리에 상처를 입어 몇발 물러섰다. 수많은 암기에 상처를 입어 온몸에 성한 구석이 한군데도 없었다.
"여유로웠던 아까의 모습은 어디로 가셨나?
"....."
"그만둬. 더이상 그런짓을 했다가는 나는 너희들의 검을 봐주지 않을테니까."
"오호. 그렇지 너는 연철장의 사숙 사백들중에서도 벤하르트를 가장 좋아했었지? 이녀석이 진짜라면 심정이 말이 아니겠구만, 어이 벤하르트 한가지 묻지 처음에 물었다만 내 검을 만들어줄 생각은 있는거냐?"
"없다. 설사 죽는다고 해도 네 검을 만들어 줄 생각은 없어."
"그렇다면 죽어야겠군. 너같이 검을 잘 만드는 도공은 내 자신의 논리에 의해서 즉결 처분 대상이니까 말야."
"그만두라고 했잖아!"
아라나가 소리치는 것을 보고 로코는 낄낄 거리면서 웃어 제꼈다.
"어이 들었어? 저 아라나가 소리를 지르는걸? 정말 웃기는 노릇이군."
"벤하르트 사숙을 죽인다면 나는 너희들의 검을 만들지 않을거야."
"미안하지만 너는 그렇게 하지 못해. 나는 벤하르트는 죽일거지만 리핀은 살릴거거든. 아라나 나는 옛부터 너를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설사 벤하르트가 죽는다고 해도 리핀의 목숨이 있다면 너는 나의 말을 들을수밖에 없다는걸 나는 잘 알고 있어."
로코는 살짝 눈을 굴려 생각하고 벤하르트를 보며 웃었다.
"벤하르트 하르크. 당신은 젊었을때 아오이스에 가는것을 거절했다고 했었지? 무슨 이유 때문이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검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인가?"
"그게.. 무슨소리지?"
벤하르트는 로코가 말하는 내용을 알지 못했다.
"가관인데! 그래 이녀석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이건가? 자신이 모르고 몇세대나 지나서 사질이 알고 있는 자기 자신의 비밀이라. 이건 걸작이군."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냐!"
아까부터 여유로웠던 벤하르트가 당황한 모습을 보고 로코는 즐거워했다. 그리고 그는 신이나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벤하르트 너는 닐스와 가장 친했었지. 이건 리핀이나 아라나도 모르는 사실이다만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려주지. 닐스를 죽인건 다름 아닌 나야."
"뭐?"
벤하르트의 표정에서 핏기가 싹 사라졌다.
"닐스를 죽인건 아니지. 죽게 한것이지. 독을 타서 서서히 약하게 해서 말야. 그리고 나는 연철장 멸문을 준비했다."
"정말.."
아라나의 말에 로코는 화답하듯 말했다.
"당연하지. 닐스가 그렇게 병에 걸려주고 그 짧은 시간에 궐기를 준비해? 처음부터 다 그렇게 준비했던 거다. 이런 작은 문파에서 장로들처럼 쳐박혀서 일생을 끝낼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라고 닐스 앞에서 크게 웃어 주고 싶었지."
"그렇군."
벤하르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로코는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약간 당황해하며 검을 뽑아 들었다.
"그게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이제와서 진의를 밝힐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 말을 꺼냈다는것만으로도 너는 척결대상이다."
"뭐냐 그렇게 다쳐서는."
"비열하고 저열하기만 했지 머리라고는 돌아가지 않는 녀석이구나. 닐스가 어쩌다가 너같은 녀석을 제자로 삼았는지는 의문이다. 네가 바보라고 했던 저 코렙트가 너보다는 더 신중할거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경고 하나 하지. 앉아서 당하면 나로써 예의를 차려주겠다. 하지만 덤빈다면 나도 이번만큼은 봐주지 않겠어."
"뭐가 이번만큼은 이냐!"
벤하르트의 이번만큼은이 얼마나 큰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 로코가 알리 없었다.
"허풍 떨지 마라 잔 상처를 나게 한것은 서서히 말려 죽이게 하기위해 우리가 노린것이니까,"
"그래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가 움직여 줬지."
"뭐라고?"
"진짜야 진짜라고! 도로호우이를 성공한 벤하르트 하르크라고,"
"시끄러워 다들 검이나 잡아! 다 허세일 뿐이라고!"
여섯은 로코의 명령에 서로의 눈치를 살피면서 검을 잡아 들었다.
- 작가의말
너무 다급하게 써서 약간 훌렁 훌렁 지나간듯한 느낌이네요. 조금 가다듬고 싶은데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 아버지와 술을 마시다보니...
가족과 함께하는 게임은 은근히 즐겁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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