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395화-도로호우이(3)
벤하르트는 자신이 목표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방금의 기습을 레니아가 당한다고 상상하니 상상만해도 아득했다. 즉각적인 교전에 들어가더라도 레니아는 보조로써 돕는것으로 활용해야 겠다고 다짐했으나 레니아 본인은 그런쪽의 생각은 추호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프노스는 오랜 기간의 대치로 그다지 활기찬 도시는 아니었지만, 그가 일으킨 파장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온 거리에 퍼져 버렸다. 사람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어떤이는 기대에 찼고, 어떤이는 민폐를 끼칠것에 우려를 했다. 또 그것을 빌미로 내기를 해 한몫을 챙기려는 종자들과 이야깃거리로 화자될것에 흥분한 아이들. 용병단을 질타하는 목소리와 무관심한 이들까지 포함해 프노스 도시는 약간 분위기가 달아올랐던 것이다.
일단 시작하면 한쪽이 질때까지 멈추지 않는 도로호우이는 뜻하지 않는 때에 그렇게 시작했다.
성벽위에서 한 남자는 은색의 갑주를 입고 멀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허공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여자의 목소리가 끊었다.
"척스 소문 들었어?"
역시 은색의 갑주를 입고 있는 금발의 여인이었다.
"소문이라면 무슨 소문? 라군델에 관련된 사항인가?"
"설마. 그런 변동은 아직까지는 없어. 이번의 소문은 순수하게 우리 용병으로써의 일에 대한 소문."
"용병으로써?"
"그래. 프노스 도시에서 도로호우이를 선포 했다고 해."
"호오 도로호우이를? 목적은 파악했나?"
흥미롭다는듯 남자는 고개를 돌려 금발의 여인을 바라보았다.
"목적은 파악하지 못했고, 벌써 3일째 잘 버티고 있다고 하더라고, 역시 척스 너라고 해도 도로호우이에는 반응하는구나."
"흥 이미 지난 일이다. 용병단의 이름은 뭐지?"
"뭐였더라? 호크 용병단이었나?"
"호크? 그녀석들은 한번 본적이 있었지. 테서스 너는 없었지만, 그녀석들의 실력은 정말이지 형편없었다. 그게 불과 반년정도 전의 일이다. 인간이 아무리 바뀔수 있다고 해도 반년정도에 그런 녀석들이 바뀔수 있을리 없어."
"동명이단 아니야? 소문으로 듣기에 호크 용병단이라고 밝히고 나서 단원을 보인것은 단 한명이었다고 하던데."
"한명이었다고?"
척스는 의아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 한명. 이름은 벤하르트 하르크 현재 헤이로카에서 가장 강한 디레인중 하나라고 하던데?"
"흥. 그럴리 없다. 최강은 따로 있어."
"그렇지. 우리 세피아 용병단의 캡틴을 단 한수로 제압하신 그분 말이지?"
"그 일은 더 거론 하지마라. 기분나쁘니까."
"아아. 그럼 그렇게 할까? 그건 그렇고, 남자란 답답하고도 미련한 생물이네."
테서스는 능숙하게 검날을 손목으로 돌리면서 말했다.
"뭐가 말이냐?"
조금 짜증스레 척스가 말했다.
"그날 이후 죽어라 연습하고 있는것 다 알고 있다니까, 어째서 우리가 당했던 도로호우이때는 무던히 넘어간거야? 그 루안이라는.. 검사에게 패한것은 그토록이나 참을수 없었으면서,"
"그것과 이것은 달라. 도로호우이는 그저 미숙했기 때문이지, 우리가 약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시 도전해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지금이라면 무난하게 실현시킬수도 있을것 같다고 생각해."
"그러려나?"
테서스는 의심을 하는 표정을 적나라하게 보이면서 척스를 보며 웃었다.
"불쾌하다."
"에이. 그저 쳐다본것 뿐인걸."
"불쾌해. 쓸데없는 이야기로 내 명상시간을 방해하지마."
"쓸데 없지 않아. 그 벤하르트라는 녀석의 도로호우이가 성공하는것을 보고만 있을거야?"
"어떻게 되든 상관 없는 이야기다. 그녀석은 애초에 검사다. 무슨 목적이 있는지는 몰라도 용병은 아님이 분명할터. 헤이로카의 디레인이라는 녀석이라면 분명 실력은 뛰어나겠지만, 도로호우이를 단지 실력이 뛰어난것만 가지고 통과할수 있을리 만무하지. 우리 세피아 용병단마저도 실현해내지 못한것을 용병도 아닌자가 혼자던 혼자가 아니던 할수 있을리 없다. 애초에 실현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굳이 성공하는것을 방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뒷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렇지 않을걸? 너는 미련한 남자니까,"
테서스는 약올리는듯 쉬엄쉬엄 느긋한 어조로 일관했으나, 그런 그녀의 발언에도 척스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재미없네."
"그래서 뭐냐 뒷이야기라는건."
더 숨길것 없이 테서스가 말했다.
"그녀석 벤하르트 하르크는 루안 샐던을 이겼다는.. 이야기."
"역시 이래서 지리를 알아둘 필요는 있어. 참 좋은 습관이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벤하르트는 고개를 꺽어 화살을 피했다.
"어떻게!"
그 행동과 동시에 한쪽 다리로 화살을 쏜 용병의 팔을 고정시키고 가슴을 찔러 기절시키고는 다시 골목을 돌았다.
"끝도 없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그는 레니아와 약속했던 곳으로 도망치듯 올수 있었다. 평범한 여관이었지만, 여관 주인에게는 있는 돈중 상당한 양을 건네 주어 입막음을 했고, 당연히 벤하르트도 기를 이용해 적을 살피고 나서야 여관에 들어갔다.
2층에 올라 레니아가 있는 방으로 오르자 레니아의 딱딱 거리는 발떠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자 어느때와 다름없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는 벤하르트를 보고 있었다.
"다녀왔어."
"하 잘도 다녀오시는군. 이럴바에는 니아 용병단을 할걸 그랬어."
"레니아 도움을 주는건 좋은데, 이것이야 말로 용병같은 싸움이라고, 애초에 내가 선포를 하러 간것도 나만 있다고 생각하기 위함이었고, 이정도의 계략정도는 보험을 들어 둬야만,,"
"알고 있어."
레니아는 그저 벤하르트만을 위험에 내몰아 내심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었지만, 그런 생각을 벤하르트가 알리 없었고, 그저 호전적인 성격과 실력 향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뭐 어쨋든 오늘도 잔챙이들만 걸린 모양이네."
"그래. 아무리 나라고 해도 홀로 용병단을 상대하는건 무리라고 생각하니까, 분명히 레니아 네가 나설 자리는 있어. 어줍잖은 잔챙이는 소인에게 맡기시라! 라는 것이지."
"말이나 못하면,"
"슬슬 조금 더 강한 용병들이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것 같아."
"어느정도로? 내가 나올 정도?"
"글세. 그건 잘 모르겠네."
다시 레니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내심 아직까지도 자신이 나오지 않아도 될정도의 수준인지라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기도 해서 뒤숭숭한 기분이 되어 버렸다.
"벤 한번 물어 보겠는데, 용병단들중에서 강한 녀석들은 얼마나 강해?"
"그건 싸워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야."
"그러니까 대충이라도 좋아."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단순하게 일대일로 싸운다면 나보다 강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나와 비슷할정도는 꽤 놓여 있지만,,,"
말을 살짝 흐리자 레니아가 뒷말을 예상해 말했다.
"그녀석들도 홀로 덤비면 이길수 있다 이거지?"
"뭐 어느정도는..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말이 끝나지 않았잖아. 끝까지 들어."
"어차피 실전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 질수도 있을정도다 뭐다 이런 보험아닌 보험 같은 말이나 늘여 놓겠지. 그점은 나도 알겠어. 하지만 예상외적인 일은 현재 우리들에게는 거의 없다고 할수 있지."
자신감이 섞인 목소리로 레니아가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실전의 반전은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건 상대가 그에 상응하는 독기를 품을 경우에 한해서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는거야."
'내 경우처럼 말이지.'
레니아는 르바와 싸울때를 살짝 생각했다.
"뭐 그렇겠지."
"고작해야 도로호우이의 저지 같은 것에 용병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겠어? 아마 아닐거라고 생각해. 실력을 겨룰수는 있지만, 무난하게 끝날 가능성이 꽤 높다고 할수 있지."
"그거야 뭐.."
"그럴경우 위험부담없이 변수가 될수 있는것은 독 정도일거야. 하지만 호크 용병단에는 바로 이몸이 있다는 말이지. 자 이걸 받아."
그녀가 손을 살짝 놀리자 어느샌가 오른손에 하얀 약물을 들고 있었다.
"이건.."
"어떤 독도 해소시키는 명약이지."
'인간의 노력과 연구가 한순간에 뭉그러지는것 같군.'
그는 독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독을 해소 하기 위해서 약을 조제하고 연구하는 다른 사람이 왠지 터무니 없는 마법약에 무너진듯한 느낌이 들어 한편으로는 씁슬했고, 한편으로는 역시 레니아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뭐 그런고로 반전이란 꽤 많이 줄일수 있는거야."
"하지만 말야. 나와 비슷한 녀석들이 단체로 덤빌 경우는 생각하지 않는거야?"
"그때는 나와 함께 싸우면 돼. 무리라면 도망치면 되지."
"명답이다."
벤하르트는 간단하고도 시원한 그녀의 대답에 살짝 웃었다.
"그리고 결국은 합격이잖아?"
"합격?"
"연합."
레니아가 정정하자 벤하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 들었다.
"하나 더하기 하나라는건 거짓일수도 있어."
"셋이나 되나?"
"왜 그렇게 째째한거야? 열이나 백이 된다고 하면 좋잖아."
"알았어. 그럼 조금 몇가지만 미리 말을 맞춰두도록 할까?"
벤하르트는 레니아와 몇가지 손짓과 상황에 대한 대처에 대해 늦은밤까지 이야기했다. 때로는 레니아가 지적하고 하나하나 고쳐나가며 그들은 그들만의 싸움법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은 정말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라는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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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1=연참?
왠지.. 댓글을 보니 힘을 받아,,,(그래서 4시 반에....?) 연참을 했네요. 그것도 참 묘한게,, '왠지' 였습니다. 그냥 얼떨결에 글을 쓰고 싶어졌다고 해야하나..
내일도 글을 쓸수 있으려나..(잠이나 자야 겠네요.)
즐거운 한주의 시작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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