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394화-도로호우이(2)
결국 도로호우이는 한 집단의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킴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벤하르트와 레니아가 이곳 프노스에 있는 용병들을 상대한다는것이었고, 그 위험은 목숨을 배재한다고 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할수 있었다.
일단 도로호우이를 일으키려면 개인으로 일으키거나, 혹은 용병단으로 집단으로 참여할수 있었다.
"그런고로 벤과 나 둘이서 이 계획을 실행 할테니까, 용병단의 이름을 지어야 겠지."
"이름이라.. 이런쪽으로는 약하지 나는."
"그렇네. 그러고 보면,,"
레니아는 자신의 영검에 이름을 붙히려 했던 때를 생각했다. 벤하르트는 꽤나 부인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를 속여 치프라는 이름을 지은것에 그녀는 흡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뭐해?"
"아니 용병단의 이름이나 생각하도록 하자."
벤하르트가 난처하다는듯이 망설이자 레니아가 말했다.
"벤하르트의 벤과 나의,,,,, 따고 싶은 말이 없네. 벤레 벤니아 벤아 전부 마음에 안들어."
"동감이다. 절대 그런 이름으로 용병단을 하고 싶지는 않아. 애초에 용병을 할 생각이 있는건 아니지만,"
하지만 벤레 용병단 하고 이름을 붙힌 경우를 몇번인가 생각하자 왠지 위화감이 사라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번복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럼,, 니아 용병단."
"레니아의 니아냐. 나쁘지는 않네."
"다른 후보는 하르크 용병단."
"그건 나쁘다고 생각한다."
딱히 어감상 나쁠것은 없었지만, 자신의 이름이 토대로 올려지는것을 그는 별로 반기지 않았다.
"다른것은 호크 용병단 정도?"
"그건 좋네. 어디서 따온거야?"
"그냥 떠오른거야."
하르크를 떠올리다 어조를 살짝 바꾼것이었지만, 벤하르트는 그쪽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호크 용병단이라는 이름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갈까?"
"나쁘지 않아. 뭔가 대중적인 느낌도 나고, 무난하게 사용하고 버릴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랄까, 니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벤하르트는 살짝 레니아의 눈치를 살폈다.
"나는 아무래도 상관 없어. 호크쪽도 나쁘지 않고 니아도 별로 나쁘지 않아. 굳이 따지자면 호크쪽이 낫지."
실실 웃으면서 레니아는 생각했다.
'어차피 네 디레인이라는 명칭은 중요하니까, 굳이 어느쪽을 사용하냐고 하면 호크쪽이 낫지.'
그런 그녀의 속마음은 생각치도 못한채 벤하르트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럼 호크용병단으로 하자. 멤버는.. 너와 나 둘이네."
"여자가 두령이 될수는 없으니까, 용병장은 벤 네가 해."
일리가 있는 말이었고, 레니아에게 위험을 초래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 때문에 그는 선뜻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
도로호우이를 벌이는것은 간단했다. 용병들에게 그 사실을 전하고 자신에게 도전하는이가 없을때까지 살아남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3일간 아무도 그에 대한 거부를 하지 않게 될 경우 도로호우이를 일으킨 자는 용병들에 대한 요구를 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절대 복종이되든 사소한 작은일이 되었든지간에..
어찌보면 야만스럽다고도 생각할수 있을 사항이었지만, '용병'이라는 일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이 도로호우이를 찬동했다. 도로호우이는 용병들의 성향과 많은 부분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용병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가우스트'라고 불리우는 술집에 벤하르트는 들어갔다. 따라가겠다고 극구 나서는 레니아를 그는 단호히 말리고 고집스레 홀로 그곳에 들어간 것이다. 레니아는 벤하르트가 내심 못미더웠지만, 정색할정도로 그녀를 데리고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벤하르트의 모습에 한발 져 주었다.
아직 도로호우이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술집의 분위기는 평화로웠다. 좋은 이야기도 나쁜이야기도 공존하는 술집에서 그는 심호흡을 하고 소리쳤다.
"호크용병단의 벤하르트 하르크가 도로호우이를 신청한다!"
왁자지껄 제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며 시시덕 거리던 용병들은 말이 나온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는 건장하다고도 할수 없고 평범하게 생긴 한 청년이 서 있었다. 낄낄 거리면서 비웃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어이 꼬마야 도로호우이가 뭔지는 알고 있는거냐?"
중년 남자가 자욱한 초향을 내뿜으면서 말했다.
"괜한 영웅심리로 용병들의 수장에라도 오르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취소해라."
"술이 확 깨는구만, 어이 주인장 이것도 이곳의 쇼중 하나요? 그렇다면 잘 성공했구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낄낄 거리면서 벤하르트를 비웃기 바빴다. 그도 그럴것이 홀로 등장해서 도로호우이를 신청하는 사람이 있을리도 없거니와, 있다고 한 사람이 무명의 용병이었으니 낄낄 거리며 그를 비웃고 놀리는 것이었다.
"어이 정말 도로호우이를 신청한다는 것이겠지?"
"물론이다."
벤하르트는 진중하게 대답했으나 그의 대답은 타인의 박장대소가 지워 버렸다. 어이없어 웃는이. 상황이 재밌어서 웃는이. 정말 쇼라고 생각해서 웃는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벤하르트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그자리에 서 있었다.
"도로호우이라는건."
벤하르트에게 다가선 한 용병이 움직이면서 말했다.
"이런것이라고!"
기습이라고 확신한 공격이었기에 움직임이 쓸데없이 벌어진것을 보고 벤하르트는 능숙하게 피하며 그의 옆구리를 검집으로 찔러 쓰러뜨렸다. 그리고는 다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헤이로카의 디레인 벤하르트 하르크가 호크용병단의 이름으로 도로호우이를 신청한다. 이건 농담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다."
그제야 용병들은 벤하르트가 말하고자 하는게 진심이라는것을 알고 적잖게 놀라했다. 벌써 수년간 일어나지 않은 도로호우이였다. 타 지역에서도 들어본일이 없었고, 프노스에서도 최근 몇년간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난데없는 한 젊은 청년이 도로호우이를 정식으로 신청한 것이다.
"하 10분안에 끝나는 도로호우이가 되게 해주마!"
삼인으로 구성된 용병단이 동시에 벤하르트에게 달려들었다. 각자 하나씩 맡은 부위를 동시에 가격하는 무시무시한 공격이었지만, 벤하르트는 검집에서 검을 뽑아 한손에는 검집을 역수로 한손에는 검을 바르게 잡아 들고 그들의 공격을 막으며 베어 끊어 버렸다. 그와 동시에 술집 주인이 멍하니 컵을 닦으며 바라보고 있는 자리에는 금전하나가 떨어졌다. 벤하르트가 뒷일에 대비해 던진 마크닐로 그 솜씨에 수준높은 용병들은 바로 표정이 싹 달라졌다.
달려든 세명은 당황해하며 말했다.
"뭐 뭐..."
세명중 한명은 무기를 잃었고 한명은 검집에 찔려 컥컥이고 있었으며 한명은 두려움에 더 달려들지 못했다. 그 공격에 벤하르트의 도로호우이가 진짜라는것을 그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깨달았다.
"분명히 전해 두었다."
용병들의 태도를 보고 벤하르트는 그들에게 한번 얕보이기라도 한다면 벌떼처럼 달려들것이라고 예상해 쓸데 없는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는 연기를 했다.
용병들에게는 소문이라는것은 그들의 생각을 살찌워주는 습관이나 다름 없었다. 용병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가우스트에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으니 곧 프노스도시는 물론이고 조금 떨어진 국경지대의 용병들의 귀에도 소문이 들어갈것은 당연지사의 일이었다. 그 사실을 알려준것은 히얄이었고, 전(前)용병답게 그 생각은 정답이었다.
"전하기는 뭘 전했다는 거냐! 여러분 지금이야 말로.. 크허허..."
벤하르트는 역수로 쥐고 있던 검집으로 바로 공격해 선동하던 용병 하나를 기절 시켰다. 그 용병은 벤하르트가 도로호우이를 성공하는것도 보기 싫고 실력도 어중간하게 빌붙고 있는 인간이었는데, 지금 이자리에 모인 용병들이 전부 달려든다면, 벤하르트를 제압해 바로 도로호우이를 물거품으로 만들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으나 그의 생각은 보기좋게 벤하르트에게 격침당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일동은 생각했다.
'저정도는 되니 도로호우이를 정식으로 신청하러 온것이겠지.'
벤하르트의 실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용병단들은 벤하르트의 눈치를 살피며 그가 이동하는것을 놓아 두었다. 물론 실력에 자신이 있는 이들은 당장이라도 싸우고 싶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벤하르트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확인했을때의 일로 바로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 것이다. 용병단은 몸이 망가지면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첫째로 신경써줘야 할것이 생존과 자신의 몸관리였다. 그렇지만 벤하르트가 순순히 도로호우이를 실현하는것을 놔둘 그들도 아니어서 그들은 제각각 하이에나 같은 생각을 속으로 품으며 그가 나가는것을 지켜보았다.
"이것으로 선포는 되었나."
중얼거리며 그는 술집 가우스트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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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달라진점이 눈에 보이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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