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335화-교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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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정도를 더 쉬고 나자 벤하르트의 몸은 완벽하다고 할수는 없지만 일상생활을 할수 있을 정도 까지는 돌아올수 있었다. 레니아는 좀체 낫지 않는 팔과 이상한 약냄새에 금새 질렸는지 벤하르트에게 몇가지 재료를 부탁했다.
약신으로써의 그녀의 약은 특수한 재료가 아니면 만들수 없는것들이 많았지만, 그녀도 이미 인간들이 구할수 있는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수준에 맞추어서 지시를 한것이다.
"빨리좀 부탁해. 이 효과도 없는 쾌쾌한 약냄새는 별로 맡고 싶지 않아."
"알았어."
그 약냄새의 건은 벤하르트도 극히 동의하는데다가 레니아의 팔이 낫지 않는것을 보는것도 그에게는 곤욕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조금 삐걱이는 몸을 이끌고 그는 별채의 밖으로 나왔다.
언제나와 같이 극도문원은 수련을 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몇시간을 제외한 수련은 자유였기 때문에 주위를 둘러 보면 어딜가나 극도문원 투성이였다.
'후우.'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그들을 유유히 지나가려 하는데, 문득 그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전과 사뭇 다르다는것을 깨달았다. 전에는 고의적인 악의가 담긴 눈치를 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색안경을 끼고 보는게 사라진듯한 느낌이었다.
"아 벤씨 안녕하세요."
"어. 브니츠. 오랜만이구나."
고작해야 그 일이 있은지 3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벤하르트의 개인적인 기분으로는 꽤나 긴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걸어도 되는거냐?"
"네. 상관 없습니다."
벤하르트는 브니츠의 표정을 보고 조금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브니츠는 항상 어두운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지금의 그는 지나치다고 할수 있을 만큼 밝았기 때문이었다.
"상관 없다니,, 나는 적이잖아?"
"이미 그렇게 생각하는 극도문원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브니츠는 얼마전 있었던 비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 날 있었던 비무는 그들의 생각을 완벽하게 전환시켜 버렸다. 르바는 외문주로써나 여인으로써나 극도문에서 인기가 많은 존재였다. 다소 다혈질적이고 무에 집착하는 성격마저 있어서 사범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외적으로는 문주로 인정해도 내적으로는 그녀는 귀여워 해주곤 했었다.
그런 와중에 생긴 비무에 대한 말과 그 상대가 일섬류인 벤하르트라는 점은 일섬류에 대한 분노와 경우등에 의해 그들의 화를 촉진시키고 오해를 낳았지만, 비무장에서의 그를 보고 그들중 꽤 많은 사람들은 그 오해를 풀었다. 되려 라질을 욕하는 사람이 늘어날 정도였지만, 라질은 그에 대해서는 전혀 일언반구도 없었고 결과적으로는 벤하르트라는 일섬류를 이김으로써 극도문의 실력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 일 이후로, 과격적인 극도문원을 제하면 상당히 벤하르트나 레니아를 보는 시선이 완화된 것이다.
"그리고 저는 라질님 밑에서 직속으로 가르침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브니츠가 이정도로 즐거워 할리가 없었다. 그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방금의 한마디로 그는 그가 왜 이렇게 밝게 웃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축하한다."
"아니요. 처음부터 기초를 다시 배우고 있는 단계라서, 아직 해야 할 길이 많습니다."
"뭐 너라면 강해질수 있겠지. 음?"
브니츠의 뒤에 머뭇머뭇 거리는 남자들을 벤하르트는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저녀석들은 뭐지?"
"아.. 저기. 벤씨를 한번 보고 싶다고 해서,"
벤하르트가 누워 있을때, 분위기가 누그러드는것을 보고 브니츠는 자신의 동문 또래 들에게 이래 저래 벤하르트에 대해 떠들었던 것이다. 내문주인 라질과 벤하르트의 승부는 어느 누구 하나 대단하지 않다고 말할수 없을 정도로 엄청났지만, 그들의 입장상 내문주인 라질에게는 제대로 된 대화를 꺼내는 것도 무리였다. 벤하르트의 경우는 문파외의 사람이기도 하고 일섬류라는 나름 견원지간격인 존재이기는 했지만, 르바와의 비무 이후에 분위기가 누그러들었고 결정적으로 브니츠는 자신이 벤하르트에게 어느정도의 교정을 받았다고 말해 버린 것이다.
브니츠의 실력은 벤하르트와는 전혀 관계 없는 강함이었지만, 그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나갔고 브니츠는 브니츠 나름대로 사범에게 불려가 무어라 들었지만, 크게 혼나지는 않았던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극도문원들이 벤하르트와 레니아를 보는 시선이 달라진것은 르바와의 일이 있었기도 했지만, 내면적으로는 라질의 수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흐음. 어쨋든 축하한다. 라질씨라면 아주 잘 배울수 있을거야. 나는 바쁜일이 있어서 이만."
그들의 눈빛은 무언가를 갈구하는 눈빛이어서 벤하르트도 어느정도는 그들이 바라는것이 무엇인지 알아 차릴수 있었다. 하지만 입장도 입장이고 한 문파에서 자신같은 개인의 검사가 무언가를 가르친다는것은 말도 안돼는 일이었다. 브니츠같이 비공식적으로 조금의 조언은 몰래 해줄수 있다손 쳐도 저런 정도의 아이들에게 대놓고 가르쳐주는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는 곧장 내달렸다.
"아 벤씨."
"뭐야 브니츠. 가버렸잖아."
벤하르트를 따라가지도 못한채 그들은 덩그러니 놓여 그가 달려가는것만을 지켜 보았다.
극도문의 도장에서 도시까지 내려가는 것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벤하르트에게는 꽤 힘이 드는 일이었지만, 재활운동겸으로 사용하기에는 딱 좋았다. 극도문의 분위기가 어중간 했다면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것도 꺼려졌겠지만, 의외로 좋은 분위기에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도시를 내려가 레니아가 요구하는 약재를 사기 시작했다.
수련이나 수행의 분위기가 전체적인 극도문과 북구의 도시인 가르마는 분위기가 전혀 틀렸기 때문에 오랜만의 속세의 분위기에 약간 들뜬 기분으로 그는 다시 극도문이 있는 쿠도산을 올랐다.
"후우."
답지 않게 별로 움직이지도 않았는데도 그는 몸에 땀을 내고 있었다. 레니아가 요구한 약재들의 양이 꽤 많았기 때문에 들기에 버거운 감도 없지 않아 있었던 탓도 있지만, 역시 중요한 이유로는 몸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흐흐흐."
"음? 너는?"
마른 체구의 청년이 눈앞에 나타났다. 레니아에게 한번은 혼쭐이 났었던 쥐엔이라는 청년이었다. 꽤나 비틀린 미소를 지으면서 그는 벤하르트의 앞길을 막고 있었다.
"뭐하는 거지?"
"네녀석 덕분에 말이지. 내 위치는 아주 걸레 같이 변해 버렸다고,"
브니츠가 라질에게 직접적인 수련을 받게 되자. 브니츠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그 와중에 자연히 쥐엔이 한 일도 드러나게 되어 버린 것이다. 쥐엔은 도장 내의 사범중에서도 수준급에 속하는 사람을 아버지로 두고 있어서 상당히 영향력이 좋아 마반을 제외하고도 상당히 영향력이 커서 일당이라고 부를수 있을만큼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라질은 기본적으로는 문파 내적으로는 관심이 없었고 르바도 아래를 돌보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던데다 쥐엔이 드러나지 않게 포장도 잘했기 때문에 같은 또래의 극도문원들은 쉬쉬 하는 실정이었다.
그런 와중에 브니츠에게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자 정리에 나선 라질에 의해 그는 완벽하게 찬밥신세가 되어 버린것이다. 원래 악용을 해 자신들을 은근 괴롭히던 쥐엔을 친하게 받아줄 사람도 별로 없는데다가 단짝인 마반 마저도 최근들어 괜시리 자신이 소름이 돛을만큼 바른 사나이로 바뀌고 있어서 그의 생활은 완전히 꼬여 버렸다.
"자업자득 아닌가? 지금이라도 개과천선하는게 어때?"
"개과천선? 그런걸 내가 들을것 같냐!"
쥐엔의 실력은 벤하르트와는 천지 차이였지만, 현재의 그는 일상 활동을 할수 있을 정도밖에는 몸이 나은게 아니었기 때문에 쥐엔을 상대하는것은 여러모로 무리였다.
"너 말야 이런 짓을 저질렀다간 뒷 감당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
"뭔가 착각하고 있는것 아니냐? 본래 '적'이었던 것을 착각 하는 녀석들과 나를 같이 보지 마라. 나는 여전히 너를 '적'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는 여기서 죽고 나는 그것을 숨긴다."
쥐엔은 검을 뽑아들었다.
"지금의 너는 엄청나게 약해져 있겠지? 그정도의 중상이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벤하르트도 곧바로 약재를 내려두고 검을 뽑을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쥐엔이 그를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검을 뽑는 속도가 이전보다 수십배는 느린듯한 착각을 느끼면서 그는 검집째로 들어 자신의 목을 횡으로 긋는 일격을 막아내었다.
'장난이 아니잖아.'
쥐엔의 움직임은 완벽하게 파악할수 있었지만, 정작 그에 따른 몸의 움직임이 벤하르트의 의지를 따라 주지 않아 그는 계속해서 수세에 몰렸다. 같은 또래의 실력중에서는 단연 으뜸인 쥐엔은 자체의 실력만으로도 꽤 수준이 높았던 탓도 한 몫을 하고 있었다.
"복에 겨워서 그 복을 조금 잃었다고 투정이라도 부리는 거냐!"
화가나서 검을 바로 휘둘러 백광을 쏘아 내려고 했는데, 손에 감각이 없어져 버렸다. 뽑아든 검을 놓쳐 버리고 만 것이다.
"....."
땅을 굴러 쥐엔의 공격을 피하고 그는 영검을 뽑아 바로 쥐엔을 향해 던졌다. 쥐엔은 느리디 느린 그 검을 막았지만 그와 동시에 폭염에 휩쌓이고 말았다. 사슬을 당겨 다시 영검을 쥐고 벤하르트는 자세를 잡았다.
"크으윽. 뭐냐 그건."
몇합 겨루지도 않았는데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는 자신의 생각보다 몸상태가 더 안좋다는것을 깨달았다. 깨달았을때는 발도 후들거리고 영검을 쥔 손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하아 하아."
'리스 조금만 도와주지 않을래?'
[착각 하지 말라고 했을텐데? 네 위기는 내 위기가 아니야. 너를 위해 손을 들어주는것은 내 마음이 내킬때 뿐. 이정도의 애들 장난에 당해서야 너를 부하로 만들려 하는 내 체면도 전혀 서지 않는다고, 무엇보다 저런 어린아이를 나에게 붙히려 하다니,, 그런 수치는 더 없다는거지.]
'어이 그 부하가 죽게 생겼다고 너는 왜 네가 필요할때만 그 이야기를 내뱉는거야!'
[잘 피하네.]
이래 저래 뒹굴 거리면서 잘 피했지만, 그런 움직임에 익숙해진 쥐엔은 결국 벤하르트에게 상처를 입히고 말았다.
[!]
"으읏."
"그런 몸으로 잘도 버티는군. 하지만 나도 시간이 많이 남는게 아니어서 말이지. 꼬리를 밟히면 안되니까 정리해주마."
벤하르트는 눈을 껌벅였다. 쥐엔의 뒤에 어둠의 그림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림자는 나타나자 마자 쥐엔의 목을 잡고 그대로 휘둘르는가 싶더니 그대로 바닥에 뉘어 버렸다. 흰눈자위를 보이면서 쓰러져 있는 쥐엔을 보고 벤하르트는 기겁을 하고 다급히 염령검을 들어 올렸다.
"그렇게 겁먹지 마시게."
들려오는 것은 노인의 목소리였다.
"이렇게 대면하는것은 처음인가. 벤. 손자녀석이 민폐를 끼친 모양이군."
정상적인 몸이었을때, 라질과의 대화를 할 당시 누군가가 숨어 있다는 것을 벤하르트는 기척을 느낄수 있었다. 지금은 기척을 그다지 느낄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벤하르트는 그때의 사람이 아닐까 추측했다.
"손자?"
"쥐엔은 내 손자일세. 내 이름은 베라모 파즈 여기있는 쥐엔 파즈의 할애비 되는 사람이지. 극도문에 있는 삼 장로중의 하나이기도 하네."
벤하르트는 어안이 벙벙했다. 현재의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도 이상했다. 달라져 있는 극도문의 반응에 자신을 죽이려한 쥐엔 그리고 그런 '손자'의 목을 꺽고 나타난 쥐엔의 할아버지이자 극도문의 장로인 베라모 파즈라는 사람까지.. 단번에 이해해버리는건 레니아라 해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쥐엔은 괜찮은겁니까?"
"목숨을 노리려 했으니 '자업자득' 아닌가."
"예???"
"농담일세. 아무리 그래도 손자를 죽일수는 없는 노릇이지."
"휴우."
"이상한 남자로군 이녀석은 내 입장에서는 죽어서는 안되지만, 자네 입장에서는 죽어도 싼 녀석이 아닌가? 그런데 그 안도의 한숨은 뭔가."
나이로 따지면 벤하르트보다 미세하게 '어린' 베라모였지만, 그렇다 해도 할아버지인 그의 눈은 꽤나 날카롭고 예리했다.
"글세요. 죽어도 좋은 인간은 어디에도 없는것 아니겠습니까?"
"바보같은 논리로군. 확실히 '우리쪽에는' 손실이었던 건가. 내문주도 확실히 괴물같은 안목을 가졌어."
"라질씨?"
"이 늙은이는 자네가 깨어났을때부터 지켜보고 있었네. 미처 바로 나서지 않은점은 미리 사죄하도록 하지. 혹시나 있을 예외에 내문주가 나를 붙힌 것일세."
살짝 벤하르트는 오한을 느꼈다.
"그런 것입니까."
"오해하지는 말게나. 자네도 알다시피 기척만으로 자네를 감시한것 뿐이니까, 개인적인 일 같은건 건들지 않았으니 걱정 말게나."
"별로 그런 생각을 하지는.."
"그건 그렇고 이 일. 일단은 말해주지 않으면 안되겠나. 내문주의 성격상 이 일이 귀에 들어가면 이녀석을 용서할리가 없을걸게."
'겉으로는 묘하게 공명정대 할것 같은 사람이었으니까,'
그 어마어마한 박력과 압력을 내보이며 쥐엔을 내리치는 장면을 상상하고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말을 안하는건 별로 문제가 아닙니다만, 대신 이녀석을 엄하게좀 다스려 주시지요."
"염려말게. 이번건으로 나도 이녀석이 어디까지 썩었는가를 알수 있게 되었으니,,"
"그렇다면 말하지 않겠습니다."
"본래 이런 일이 아니어도 한번쯤은 나오려 했었네. 한번쯤은 이야기를 해보려 했으니까 말일세."
벤하르트는 자신의 검을 들어 검집에 집어 넣었다. 들고만 있는데도 손이 부들거릴 정도로 비실거리고 있었다.
"이야기..?"
"내문주에 대한 이야기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문주는 자네에게는 그렇게까지 악감정은 없네. 자네를 괴롭힌다거나 괴롭히지 않는다거나 일섬류라거나 하는 것으로 사람을 구분짓지 않고 공평하게 바라보려 하지. 물론 그것은 눈에 보이는것에 한한다 해도 분명 그런 마음도 가지고 있을걸세. 내문주가 자네를 걸고 넘어지는것은 전부 극도문을 위해서였네."
"그것은 알겠습니다."
이미 레니아에게 들어 그정도의 상황이나 성격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는 수긍했다.
"그렇기에 나는 내문주가 하는것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네. 내 역할은 내문주가 이상한 길로 빠지지 않게 하는 주도자의 역할이지만, 현 내문주는 현명한 자니까, 되려 늙은이의 머리가 따라가지 않게 되어 버렸군. 사실 이 늙은이는 자네가 극도문에 들어오는것을 반대 했었다네, 불가능했지만 그것이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극도문에게는 손해가 될거라 생각했었던 것이지. 지금은 잘 모르겠네."
벤하르트는 자신을 인정하는듯한 베라모의 말에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그 비무에서 내문주는 자신을 버렸네. 최근 흉흉한 분위기가 누그러진것은 알고 있었겠지? 자네는 우리 극도문과는 물과 기름의 관계라고 부를수 있는 일섬류의 제자 그런 분위기를 내문주는 억지로라도 가라앉혀 놓은 걸세. 그것은 분명 극도문을 위한 일이었네."
"자신을 버렸다니,"
"그때 내문주에게서 르바에게 강요한 네가지를 들었겠지? 자네가 싸움을 걸어올것이라고 까지는 그럴지도 모른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 내문주였지만, 실제 그 말을 한 진의는 따로 있었네. 자네와 싸우고 싶었던게 아니야. 그 레니아라는 여인과 자네에게 부탁을 들어준다는 말을 받을 확신을 하고 그 전제조건을 깔아 놓으려 했던 걸세. 굳이 그런말을 해야할 필요가 그 상황에서 있을리 없지. 원수같은 분위기에서 받는것은 불가능한 일이니.. 그것을 자신이 악역을 맡음으로써 되려 자네들의 이미지를 돌리려 한것이네."
"....."
베라모는 쥐엔의 몸을 들어 일으켰다.
"너무 라질을.. 내문주를 미워하지는 말아주게나. 내문주가 하지 못하는 이런 주책스러운 말도 이런 늙은이는 마음껏 할수 있으니 늙은게 꼭 죄는 아니라는 생각도 드는구만,"
"하하."
웃어야 할지 가만히 있어야 할지 반응하기 어려운 그 말을 끝으로 베라모는 그림자처럼 잠기듯 몸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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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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