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287화-신산(神山)(1)
"설마 벤하르트가 루안을 이길줄은 생각치도 못했는데,"
사우스는 흥미롭다는듯 웃으면서 말했다. 그에 그의 옆에서 딱딱한 어조로 펠리온이 말했다.
"헌데, 루안은 어째서 왼손과 오른발을 사용하지 않은거지? 이래서야 봐줘서 디레인이 되었다고 밖에는 말할수 없을텐데,"
"그게 딱히 그렇게 보지는 않아도 상관 없지 않을까 싶은데, 어찌된 일인지는 몰라도, 루안이 한 행동은 분명 벤하르트를 죽이려는 움직임이었고, 벤하르트는 그것을 잘 이겨낸 경우지. 반대로 그정도의 루안의 실력이었다고 해서 우리와 싸우면 우리가 이긴다고 장담할수 있나?"
잠시 생각하던 펠리온은 슬슬 고개를 저었다. 고지식하긴 해도 무식한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루크가 일수일족을 거두고 싸운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수 있을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이긴다라는 의미와는 다르다. 결국 서로의 목숨을 겨누고 싸우는 승부에서는 절대적인 승부를 자신할수도 없을뿐더러 루크의 실력은 그렇게 일수일족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디레인 못지 않은 실력은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루크가 그런식으로 일수일족을 봉하고 싸우자고 제의를 한다 해도 어떤 디레인도 그것에 받을리는 없었다. 결국 걸어야 할것은 자신의 목숨이기 때문에,,
"확실히 봐준것에는 분명하지만, 벤하르트는 분명 디레인이 될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는것을 부정할수는 없는 사실이지. 이거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일반인들은 루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런지 모르겠군."
"대단한 일전이었다는것은 분명한 사실이군."
"아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럼 이번 신등장의 제로 인해 새로히 '디레인'으로 승격하신 벤하르트 하르크님의 소감을 들어보고 싶군요."
사회자는 벤하르트에게 자신이 들고 있었던 마도구를 들이밀었다.
"예? 아 예. 안녕하십니까. 벤하르트 하르크입니다. 실력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정말 운이 좋아서 우승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몸이 만신창이라 벤하르트는 당장에라도 마도구를 던져 놓고 쉬러 가고 싶었지만, 차마 이런 자리였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할수는 없었다.
"그게 다입니까?"
"그런데요."
"예 그렇군요. 그런데 이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는 챠프의 계급으로 있었다고 하던데,"
"그렇습니다."
"디레인이 된 사람은 하나 둘이 아니지만, 챠프에서 된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기단'에서도 희긔 했고 아예 무소속이라면 은거하고 있는 고수라고도 생각할수 있지만, 챠프라니 대단하지만 뭔가 연유라도 있었습니까?"
"사실 제가.. 이곳에 왔을때는 몸이 조금 안좋았기 때문에,,,"
사회자의 대답에 뭘 대답하는지도 모르고 구구절절 대답하면서 벤하르트는 시상식을 계속했다. 덧붙혀서 사회자는 루크에게도 소감을 부탁하며 말했다.
"두분은 결투중에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혹시 아는 사람은 아니신지요."
"동문이다. 순으로 내가 사형 벤하르트가 사제이지."
"아.. 그러면 후배가 선배를 능가한 것이군요."
"....."
원래 무표정한 루크의 얼굴이었지만, 그때만큼은 무섭게 일그러졌다.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사회자가 되서 눈치는..'
"그럼 호 혹시 봐주거나 그런 일은 없었을까요?"
"아 그런것. 혹시라도 봐줬다는 의혹이나 제의가 있으면 부디 나에게 찾아와서 말해주도록 해. 그런 녀석에게는 '디레인'을 걸고 '똑같은' 방법으로 싸워줄테니까 말이지."
"봐주거나 한것은 없다고 알아 듣겠습니다. 하지만 대단했어요. 서로가 죽일듯이 덤비는 그 광경. 원수라고 해도 보기 힘든데 설마 하니 같은 동문 사이셨다니,,"
그 뒤로도 사회자의 진행은 계속되었고 모든 절차가 끝나자 디레인이 되었다는 징표와 트로피를 받고 수많은 박수갈채를 받으면서 그는 신등장의 제를 끝마쳤다.
"후우우.."
관중석에서도 가슴을 졸이면서 보고 있었던 두사람의 여인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옆에는 레니아도 세레니르도 알지 못하게 로오나가 소리없이 이를 갈고 있었다.
"뭐 저는 당신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에까지 억지로 싸울 필요는 없겠죠."
천으로 몸을 날리고 그녀는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을 타는듯 경기장의 밖으로 나가 버렸다. 뭐라 따지고 싶은건 많았지만, 레니아도 벤하르트가 이겼다는 것에 정신이 팔렸기 때문에 굳이 그런 그녀를 잡거나 생각하곤 하지 않았다.
"정말 해버렸구나."
수만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갈채를 받는것이 벤하르트라는것이 왠지 레니아 본인이 박수를 받고 있는것처럼 기분이 좋기만 했다.
"하지만 역시 마지막에 했던 소감은 별로였어. 벤. 루크와 너무 비교되잖아."
불만 섞인 목소리로 그녀는 살짝 중얼거리면서 자리를 일어섰다.
"힘들었다."
드디어 경기장을 뒤로 하고 벤하르트는 거리로 나왔다. 하지만 거리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벤하르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나와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것을 몇몇의 사람들이 막아내어 주고 있었지만 예년 이전과는 다르게 이번의 사람수는 정말 어마어마했다. 벤하르트를 지키는 사람장벽이 뭉개지고 사람들이 벤하르트에게로 몰렸다.
"벤하르트!!"
"벤하르트!!"
"어이 자네 내 밑에서 일해볼 생각은 없나?"
수많은 제의와 환호는 그가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나쁜것은 아니었지만, 광적인 느낌은 그다지 즐겨할수만은 없는 느낌이어서 인파를 헤치고 나가려 했지만 기운도 빠져 있는데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널려 있어서 불가능했다.
"매년 이런겁니까?"
아직도 인파 사이에 껴서 벤하르트를 지키고 있던 한 사람에게 물었다.
"아니 이번은 조금 과한... 으아악 이봐요!"
'어떻게 뚫어서 가지?'
"비켜라."
온몸이 곤두설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 사람들은 행동을 멈추었다. 일반인들조차 느낄수 있는 오싹한 살기를 풍기면서 루크는 걸어 나가고 있었다. 마치 사람들이 길을 만들어 주는것 같이 자리를 열자 루크는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벤하르트의 목에 자신의 팔을 걸었다.
"아프잖냐. 벤."
"크윽.. 하지만 죽일 각오로 하라고 하기에."
"잘했다고 말했을텐데, 이건 내 패배에 대한 화풀이라고 생각해라."
"끄으윽."
벤하르트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도 어지간히 사회자가 한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루크는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까지 벤하르트와 그런 식으로 걸어갔다.
사람들은 사이 좋은 동문이라고 생각해 떠나는 그들에게 박수를 쳐댔지만 그 안에서 벤하르트는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어쨋든 수고했다. 다소 무리한 일도 있었지만, 무사히 내 생각대로 와주었군."
"그래도 저를 죽이려 하다니 너무 하시는것 아닙니까. 솔직히 진짜로 죽일 생각은 아니었겠지요?"
"무슨. 당연히 진심이었지. 한입으로 두말하는것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걸 모르는 것이냐."
"그럼 진짜 제 목을 베려 했다고요."
"잘 막았지만 말이지. 거기에 마지막의 기술은 훌륭하다 칭해주지."
새삼 루크라는 사람이 얼마나 고지식한 인물인지 단편을 읽은 듯한 느낌을 받으며 벤하르트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 버렸다. 진짜 잘못하거나 한발이라도 잘못 내딪었다면 그자리에서 머리가 잘라져 버리고 팔이 잘려나가는 것이라는 이야기기 때문이었다. 잘 생각해보면 사지가 멀쩡히 살아있는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웠다.
"그런데, 형님 그 검을 베어내는 검술은.."
"참도 말이냐. 그건 익힌지 얼마 되지 않았지. 너도 알다시피 내가 검을 익히게 된것은 네 도움을 받은 몇달 전의 일이니까, 하지만 너도 그것을 써본적은 있는 모양이지?"
"뭐.. 이전에 한번."
"그리고 이번에 한번. 우리들은 검사이기 '이전'에 대장장이이다. 내 경우는 조금 달라서 대장장이이기 이전에 검사라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기에 대장장이로써 검에 대해 알게된다. 수백 수천? 아니지. 우리가 다룬 검은 수만에 다다르고 보고 익힌것만 따지면 그 배는 넘는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도구'를 바라보는 눈과 느낄수 있는 살을 얻어낸것. 대장장이로써의 극을 이룬 사람이기에 보이게 되는 흐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것으로 나타나는게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해왔던 검에 대한 것이다. 쉽게라고는 못해도 한두번씩은 느껴지지 검을 부술수 있고 또 다룰수 있는 흐름이."
"어..?"
벤하르트는 자신이 사용했던 '백뢰'라는 기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단순한 깨달음으로만 익혀진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안것은 루크의 말을 듣고난 후의 일이었다. 요행이라고 해도 좋았지만 분명 그때 그는 자신의 검을 읽었다. 그 다룰수 있는 '무언가'에서 창조된 기술이 바로 백뢰인것이다.
"그럼.. 제 검술은.."
"검을 느끼고 그에 따른 기술을 쓴것이지. '수'와는 달라. 그것은 네 일섬류의 기술. 하지만 그 '백뢰'는 네 검이 아니면 사용할수 없는 기술이다. 내 '차륜'에 가깝다 할수 있지."
"그런데 이 기술이라는게 노리고 쓰기가 굉장히 버겁지. 나라고 해도 상대의 검이라면 오랫동안 마주해야 겨우 느낄수 있을 정도니까, 그리고 상대의 실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틈은 적어지기 마련이니, 쉽게 깨우칠수 있는것도 사용할수 있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형님은 그때."
"아 그건 내 다른 검술이다. 왠만하면 보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네 검을 읽기가 너무 어려워서 어쩔수 없었지. 하지만 잘도 읽고 내빼더구나."
"그래도 형님을 이기니 기분은 좋군요. 설사 우연이라고 해도 한번쯤은 형님을 이겨보고 싶었는데,,"
루크의 눈썹이 살짝 흔들렸다.
"벤. 이쪽은 왼손과 오른다리를 사용하지 않았잖나. 그걸 보고 '이겼다'라는 말을 쓰는것은 아니지,"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그 이겼다의 의미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든 형을 한번이라도 이겼다는것이.. 아닙니다. 진거에요 졌다구요."
루크의 눈을 보고 벤하르트는 바로 말대답하는것을 포기했다.
'호승심 하나는 굉장했으니까,'
"로오나."
"네 루크님."
루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번개같이 나타난 그녀는 꾸벅 인사하면서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벤하르트가 그런 그녀를 본 순간 그녀의 눈이 무섭게 번쩍이면서 벤하르트를 노려보았다.
'으.. 왜..'
이유는 알고 있었지만 그 이유가 더 가관이다. 루크에게 이길때 입혔던 상처 때문인지 아니면 루크에게 이겼다는 사실 때문인지.. 어느쪽이라고 해도 목숨까지 위협받았던 자신에게 비하면 어쩔수 없다 라고 해도 무방할정도의 이유인 것이다.
"원래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오늘밤만은 연회를 해야 겠구나. 준비를 좀 부탁하마."
"네."
나가기 직전에 로오나가 보인 독해보이는 눈을 벤하르트는 한참동안이나 잊지 못했다.
로오나는 그 연약해 보이는 몸으로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굉장한 크기의 바베큐고기를 포함해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명품 요리들을 저택안에 만들어 두었다. 루크의 연회에 초대되는 사람들은 꽤나 범주가 넓었는지, 디레인에 속해 있는 사람들중 몇몇에 사우스와 펠리온은 물론이고 세레니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펠리온을 제외하고는 루크와 친한 디레인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짤막한 인사만을 건네고 마는 정도의 면식 밖에는 되지 않았다. 아니 되려 루크를 암묵적으로는 싫어하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디레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루크는 단지 '디레인 사냥꾼'에 지나지 않는 까닭이었다. 거기에 오늘의 일전은 그들에게 굉장히 마음에 안든다고 할수 있었다.
"어이. 네가 벤하르트 하르크?"
디레인중 한명 라구스 톳츠가 벤하르트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렇습니다만,"
"아주 운좋은 녀석이구나 너. 그 실력으로 디레인에 오르다니, 누군가가 봐주지 않았다면 정말 불가능했을거야."
빈정거리는 태도로 라구스는 벤하르트의 옆을 왔다갔다 하면서 약올리듯 말했다.
"....."
'형님은 이런 녀석을 왜 데리고 온거지.'
"어이 라구스 그만해두는게 어때? 아니면 내가 이녀석을 봐주기라도 했단 말이냐? 이녀석은 분명히 디레인에 오를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거기에 신등장의 제에 이겼고, 문제될것은 아무것도 없을텐데?"
창대를 목에 낀채로 여유만만하게 웃으면서 사우스가 라구스를 향해 말했다.
"쳇."
음식을 입가에 넣으면서 그는 사우스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사우스가 신등장의제를 우승할때 준우승에 그쳤던것이 라구스였다. 그뒤에 다시 신등장의제에 올라 디레인이 되기는 했지만 사우스와 그는 사이가 굉장히 안좋은 편이었다.
"애초에 이런 연회에 나를 참가시킨 이유가 뭔지."
"납득 시키기 위해서다. 순수한 의미로 참가 시킨 녀석들도 있지만, 여기 있는 너희들은 인정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거든."
"큭."
루크 장본인이 나서자 라구스는 더 말할수 없었다. 루크의 실력이 이미 자신보다 월등히 높다는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한번 붙어보자 라는 식의 생각을 할만한 남자는 아니어서 불만스러운 얼굴로 툴툴거릴 뿐이었다.
"어이 벤하르트. 루크한테 무슨일 있었어?"
"음? 그런건 왜?"
"창백한게 어딘가 굉장히 안좋아 보이는데, 기의 상태도 불안정하고,,"
"그러고보니.."
연회를 한다는 말을 하고 다시 보았을때부터 루크의 상태는 약간 이상해 보였다. 왜인지 생각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를 끌어 안았다.
"낭군님."
"으악 세레니르!"
"소녀는 감격했습니다."
세레니르에게 시달리는 벤하르트를 보다가 사우스는 시선을 돌려 묵묵히 음식을 먹고 있는 레니아에게 물었다.
"어쩐 일이야? 저건."
레니아는 사우스를 무서운 눈으로 쳐다보더니 음식을 거칠게 입으로 가져가면서 말했다.
"몰라. 저런 녀석따위."
"그래서 우리를 불러서 '어떻게' 납득을 시킨단 말인지 듣고 싶군요. 루안 샐던."
덤덤하게 음식을 먹던 수도승처럼 보이는 남자. 저렌드가 책을 덮으면서 말했다. 그에 요염하게 앉아 있던 디레인중 유일한 여인인 닝아르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면서 찬동했다.
"아무리 봐도 우리들의 눈에는 루안씨가 저기 저 애송이를 봐주었다고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그래. 말하고 싶은게 그것이었단 말이지."
"너는 잠자코 있는게 좋겠는데,"
사우스가 실실 웃으면서 라구스의 어깨를 잡자 그는 신경질적으로 그 팔을 내리쳤다.
"뭐 그러니까, 너희들이 내일 있을 디레인들과의 자리에서 뭐라고 말하기 전에 한번 전해둘 필요가 있을것 같아.."
"무엇을?"
닝아르가 묻자 루크는 웃으면서 말했다.
"벤하르트가 싸웠던 것이 어떤 것인지.. 한쪽 다리와 한쪽 팔 일수일족을 놓고 이몸이 너희와 한판을 벌여 주겠다고,,"
"아니.. 그건."
셋의 얼굴이 시무룩하게 굳어 졌다. 루에인이 한쪽다리와 한쪽팔을 봉하고 싸운다 한들 이기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사 이긴다고 해도 루크에게는 별로 수치스러운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에비해 자신들은 루크와의 그만한 격차를 스스로 인정하는 꼴밖에는 되지 않는다. 하물며 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디레인이고 뭐고 인정하고 다닐수도 없을만큼의 창피를 당하는것이다.
실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일수록 자존심은 더 강했기 때문에 셋은 잿빛이 된 얼굴로 뭐라 따지려 들었지만 루크가 말을 잘랐다.
"하려고 했지만, 역시 그런건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아. 너희도 별로 손해밖에 없는 것에는 손을 넣기 싫을테고, 그래서 벤하르트와 맞설수 있는 기회를 주지."
"뭐 뭐라구요? 형님 그런 말은 없었잖아요!"
벤하르트는 다급해하며 루크를 향해 말했지만 루크는 벤하르트의 의견은 듣지 않겠다는 듯이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아하."
그제서야 자신만만한듯 웃으며 검을 뽑아드는 라구스와 비웃는것 같은 웃음을 띄우는 닝아르 그리고 저렌드의 얼굴도 무표정한 얼굴에서 편안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디레인대 디레인 아무런 제약 없는 대결에서는 비공식이던 공식이던 설사 진다고 해도 별로 창피를 당할일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래도 이건 '나름' 연회이니까, 1:1로 여러번 싸우는것은 일단 벤하르트에게도 불리한 사실이고,, 한번에 나가는 3:3의 대결을 할까 하는데, 너희쪽은 디레인 셋으로 좋다. 그리고 이쪽은.."
"어이 잠깐 그거야 말로 지면 디레인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셈이.."
셋중 가장 현명한 의견을 내세운 라구스였지만, 그 의견은 루크의 말에 가로막혔다.
"이중에 디레인인 사람은 벤하르트밖에 없는데, 나머지 둘을 넣는다고 해서 진다고 생각하고 있단 말이지?"
루크의 말에 닝아르가 맞장구 치며 말했다.
"그래. 두명이라고 해봐야 사우스와 펠리온은 논외로 칠테니 우리가 질리가 없잖아. 어차피 벤하르트라는 녀석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함이고,,"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싹 살피면서 사람들을 살폈다.
"....."
침묵으로 답하는 저렌드에 라구스는 혀를 차며 말했다.
"쳇 마음대로 해라. 하기사 질리는 없겠지."
한명은 하인에 두명은 아리따운 여자 둘. 그중 두명이라 했으니 어지간해서는 질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라굴드는 벤하르트와 레니아의 승부도 한번 봤었기 때문에 약간 불안한 마음을 가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할까. 3:3으로 마구잡이 승부라면 되겠지? 그래야 벤하르트의 실력을 점검할수 있을테니. 한명씩 싸워서야 말이 되지 않겠지. 이 둘을 얼마만큼 벤하르트가 이끄느냐 하는 것을 보고 싶을테지."
"그거 좋군요."
닝아르가 루크의 의견에 찬성한것은 레니아와 세레니르 더 나아가서는 로오나가 자신보다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셋다 혼내주고 싶었지만, 적어도 레니아만큼은 무슨일이 있어도 혼내주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루크의 말에 찬동한것도 다 그것을 위한 것일 뿐이었다.
"그럼 결정해볼까. 이 3:3에 나가고 싶은 사람.... 뭐 이미 결정되었나."
로오나는 음식을 다시 채울뿐 전혀 나서지 않았고, 세레니르는 당연히 준비하고 있었으며 레니아도 마지못해 라는듯한 태도로 자리에 나섰다.
셋이 모인것을 확인하고 루크가 말했다.
"그럼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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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선작이 4개가 줄어서,, 조금 놀라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는데, 댓글보고 너무 기분이 좋더군요. 일단 4개기도 했는데, 벤하르트가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댓글이 달려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원래 그것때문에 이게 필요했던 것이었거든요.
그리고 댓글 4개도 왠지 기뻐서.. 선작 4개 정도는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신등장의 제도 끝나고 참 좋음과 아쉬움이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D-3~~ 부제는 조금 생각하고 써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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