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133화-제작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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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검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의뢰인은 그들에게 3마크닐의 돈만을 지급했다. 의뢰인의 얼굴은 처음 만났을때와는 달리 폭삭 늙은듯 보였다. 흰머리도 많아진듯하고 주름도 한층 굵어진듯한 느낌이었다. 아마 이번일로 인해 목숨을 잃은사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손해를 본 사람일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용을 무기로 먹고 사는 사람이었기에 책임감 있게 돈을 털어 3 마크닐을 지급했다. 그 3마크닐에 사람마다 반응은 제각각 이었는데 공돈이 생겨 좋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는 반면 자신의 치료비만 3마크닐을 넘는 중환자 같이 썩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벤하르트도 막상 돈을 받을때가 오자 약간 아쉬움이 남았지만 후회같은것은 전혀 없었다. 후회를 할 상황도 아니었고 역으로 생각하면 자신이 살아온것부터가 기적이나 다름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탱자탱자 놀면서 3마크닐을 번사람과 자신같이 죽어라 고생한 사람이 3마크닐을 같이 받는다는 사실은 마냥 좋아라 할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노력한만큼 보상을 받는다 라는 말이 이렇게 우습게 생각될수가 없군.'
레니아와 트레이야 벤하르트가 각각 3마크닐씩 받아 9마크닐의 돈이 생겼지만 세사람의 병원비용으로 1마크닐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실제로 번돈은 8마크닐이었다. 레니아와 트레이야마저 퇴원하게 되자 벤하르트는 여행을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결국 이건 돈도 되지 못했군."
이미 마법도 풀려서 평범한 천이 되어 버린 보자기를 바라보면서 벤하르트가 말했다.
"벤. 다음 마을이 우리가 가려고 했던 마을이지?"
"그 바오윈이라고 했던 마을 말이지?"
트레이야도 지도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말했다.
"그렇게 멀지는 않은걸. 아마 이곳에서 10일 정도. 중간에 한개의 마을도 있으니까 여유롭게 갈수 있을것 같은데,"
"그곳에 도착해서 뭘 할건데,"
벤하르트는 챙겨두었던 쪽지 하나를 들었다.
[바오윈 , 타리노 , 에뚜느사바하]
"그곳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것은 한명의 요정이야. 이름은 타리노 라고 할지도 모른다는 것인데 그녀를 찾게 되면 비밀의 말을 말하고 시험을 받게 된다고 하더군. 비밀의 말은 에뚜느사바하 이고 말야."
"요정이라고? 그 책에서나 나온다는 그 요정 말하는거야?"
"나도 본적 없어. 그렇게 물어 봐야 대답은 안나온다고,"
"요정이라고 했다면 역시 날개가 있겠지?"
마치 어린아이처럼 물어오는 트레이야에게 레니아가 말했다.
"그러니까 요정족은 인간과는 상당히 달라. 수명부터가 이미 단위부터가 다를정도로 말이지. 요정족은 500년 즉 인간의 나이로 500살이 되기 전까지는 주먹만한 크기로 인간의 형을 하고 날아 다니는데 그것이 트레이야가 말하는 그 형태야. 그리고 500년이 지나면 성인식과 함께 인간정도의 형태로 탈바꿈 할수 있게 되는데 그때는 날개를 자유자재로 없애고 생기게 할수 있지. 즉 육안으로는 인간인지 인간이 아닌지 구분할수 없다는 이야기야."
"헤.. 잘 아는구나 레니아."
"그럼 그런것도 모를줄 알았어? 아마도 우리가 찾을 요정은 성장기를 지난 요정 즉 인간과 별로 다를것이 없는 요정이겠지. 그래도 크기로 보면 중도시 정도는 될정도의 크기니까 찾는게 정말 어려울지도 몰라."
"음. 정말 생각해보니 찾는것만도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벤하르트는 잠시 생각에 하고는 레니아와 트레이야에게 말했다.
"저기 트레이야 레니아."
"왜?"
"돈 말인데, 지금 우리 수중엔는 10 마크닐이 넘는 돈이 있어. 이것으로 여행하면 아끼면 몇달은 여행할수 있을 정도의 자금이지."
"그래서?"
레니아가 물어온다. 빨리 본론을 말하라고 재촉해 오는 레니아에게 벤하르트가 말했다.
"여기서 마도구를 사자. 누군가를 찾을수 있는 마도구. 싼 가격으로 구할수 있으면 이 돈으로도 가능할거야. 만약 터무니 없이 비싸다면 포기해야 하겠지만 살만하다면 구하는게 좋을것 같아."
"마도구라. 하지만 지금 경매장은 현재 폐쇄되어 있잖아."
"3일 뒤에 다시 경매장을 연다고 해. K에게 당했던 사람들은 다들 영향력이 있는 대부호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이번일은 독특해 개인이 아닌 경매장의 물건 그 주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경매장의 보호를 받는것 즉 페이렌이 걸려 있는 경매장을 상대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공적화 됐거든. 아마 K의 목에 걸린 현상금만도 이제는 단위 자체가 달라졌을 거야. 그 덕분에 경매장도 빠르게 다시 재개할수 있던 거지."
"빠르게 재개하는것과 그게 무슨 상관이 있는건데?"
트레이야의 질문에 벤하르트가 답한다.
"개인을 상대로 페이렌의 경매장의 물건이 털리게 된다면 그것은 보안상의 문제가 있는 이야기겠지만 K의 경우는 조금 다르거든. 그 전에도 많은 물건을 훔쳤었고 그것이 표면화 되지 않았던것 뿐 사실은 하나하나가 전부 영향력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물건을 훔친거였어. 그들은 사회적으로도 지위가 높은 부류였기 때문에 한낱 도둑 때문에 물건이 털렸다는 이야기같은것을 할수는 없었던 거지. 그러다가 이곳 페이렌의 경매장이 K에게 당한거야."
"음."
"경매장의 입장에서 단순한 도둑 K였다면 보안상의 문제 때문에라도 문제가 크게 벌어지겠지만 이번에는 대부호들이 자신들의 치부를 들어 냈거든. 그들도 이곳에서 얻어가는게 많았기 때문에 이곳이 사라지면 곤란한 것도 있었고 결정적으로 K에게 도난당한 물건도 상당한 값어치 있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겠지. 그래서 K가 국가적으로 적이 되어 버렸는데, 이렇게 되면 일반적인 도둑과는 다르게 되거든 일급으로 위험한 인물이 되어 버리는거야. 그럼 문제 하나를 내볼게. 풋내기한테 1 마크닐을 도둑질 당하는것과 소매치기의 달인에게서 1마크닐을 도둑질 당하는것 기분이 더 나쁜쪽은 어떤거야?"
"풋내기."
트레이야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래 예시가 조금 이상했지만 어쨋든 풋내기 소매치기보다는 전문가 소매치기를 높게 쳐 주고는 있지. 당하면 안되는 것이지만 당할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는 거야. 그 차이 때문에 경매장은 조금 빠르게 회복될수 있었던 거지. 거기에 앞으로의 대안도 오늘 발표한다고 하던것 같더라."
"그럼 그 누군가를 찾는 마도구를 사야 한다는 이야기지?"
"그래. 뭐 동의가 있어야 하는 이야기기는 하지만,"
시선을 좌우로 돌리는 벤하르트를 이상하다는듯이 트레이야와 레니아는 바라보았다. 물어볼것도 없는 일인 것이다.
3일뒤 열린 경매장을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벌써 몇주간이나 열리지 않았었기에 파는사람이나 사는사람이나 기대를 품고 경매장에 모여든 것이다.
"우선 흩어져서 찾도록 하자. 우리가 찾아야 할것은 누군가를 찾을수 있는 마도구야. 어떤것이던지 우선 발견하면 적어두고 나중에 모여서 말하도록 하자."
"그래."
상당히 오랜만이라고 하면 오랜만이었다. 북적이는 사람들과 한여름의 쨍쨍한 햇살을 이겨내면서 벤하르트는 물건을 조사하고 있었다. 생각 외로 물건은 잘 찾을수 없었다. 종류가 한두개도 아니었고 일단 가정용부터 시작해서 전문용까지 여러가지 잡다한 물건이 팔리는 곳이었기 때문에 찾기가 그렇게 간단한것은 아닌것이다.
"덥다."
자연스럽게 음료수쪽으로 눈이 돌아갔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면서 땀을 닦아 냈다. 조금 피곤한듯 그는 잠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청했다.
"여어. 벤하르트 아냐?"
"엇?"
"오랜만이네. 병원에 있을때 한번 보고는 한번도 못봤지? 조금은 섭섭했는데,"
네냐가 아쉽다는듯한 말투로 말했다. 벤하르트는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찾아 간다고 해도 무슨 면목으로 찾아간다는 건지.'
뭐라 말해야 할까 고민하다 벤하르트는 인사의 한마디를 건넸다.
"아. 안녕?"
"뭐 네가 불편해 하는것도 무리는 아니고 실제로 나도 상당히 화도 났고 짜증도 났고 했으니까, 벤하르트 수고비로 그래도 얼마간은 떼어 줄거지?"
"그건 안돼."
벤하르트는 딱잘라 거절했다. 반쯤은 농담이었지만 벤하르트의 양심을 후비고 들면 조금은 돈을 얻을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네냐는 그의 대답에 약간 인상을 구겼다.
"이쪽도 목숨이 위험한 일이었는데 그렇게 매몰차게 말하다니 그런 사람일줄은 몰랐는데,"
네냐는 기운이 빠진듯 축 늘어진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에 벤하르트는 당황해하면서 말했다.
"으. 미안하게는 생각하고 있지만 이쪽도 사정이 있기 때문에."
"하하. 농담인데, 토놈이 말한 대로네. 정말."
농담으로 건넨 말이 딱 잘라 거절 당하자 기분이 나빠졌던 네냐 였지만 지금의 당황하는 모습은 분명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음.."
놀림을 당했다는것을 눈치챈 벤하르트는 약간 마음이 상했지만 겉모습은 재밌어하는 네냐에게 맞춰 주었다. 뭐라 해도 자신이 그들을 위험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것이다. 마음같아서는 돈을 주고도 싶었지만 그렇게 흥청망청 써버릴 정도의 돈이 있는것도 입장인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는 할수 없었다.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왔어? 사실은 아까도 한번 봤는데 무언가를 찾고 있는 모양이더라?"
"아 마도구를 보려고, 사람을 찾아야 하는 마도구를 사야 하거든."
"사람을 찾는다고? 추적용 마도구가 필요한거야?"
"추적?"
"목표를 찾아 주는 마도구를 말하는거야. 크게는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준다고 하는 마도구도 있다고 하던데,"
"그런 거창한것을 바라는게 아니야, 한 마을에서 누군가를 찾는 정도의 마도구가 필요한거지. 애초에 그런걸 살수 있을만한 돈은 없어."
벤하르트는 자신이 가진 예산을 네냐에게 말해주었다. 흐음 하고 생각하는 시늉을 하면서 네냐가 말했다.
"크게 반올림해서 12마크닐이군. 이걸로는 원하는 만큼의 성능을 살수는 없을걸?"
"그런가. 어쩔수 없군."
"잠깐."
네냐는 잠시 고민하는듯 하더니 벤하르트에게 말했다.
"혹시 도박한번 해볼래? 잘하면 네가 원하는 좋은 마도구를 구할수도 있고 안되면 그야말로 생으로 돈을 날릴지도 몰라.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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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차..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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