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126화-K(3)
"K?"
그곳에 있는 사람들 전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서로가 모른다는듯 어리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자 괜시리 서로 안심해버린다.
"K를 모르는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조사를 시작한지 일주일이나 되어서 겨우 어떤 녀석인지 알수 있게 되었으니까, 우선 이것을 보아라."
정장의 남자는 탁자 위에 하나의 편지를 던졌다.
"그 K로부터의 경고장이다. 5일뒤 열리는 이곳 경매의 최고봉 파사의 검과 사인의 검을 훔치러 오겠다는 경고장이지. 처음에는 장난으로 넘기려 했지만 물건이 물건인지라 은밀히 조사를 시작했다. 5일째 되어 겨우 그에 대한 몇가지 소문을 접할수 있었지. 호위가 물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알수 있겠지만 그는 도둑이다. 훔치는 물건은 특정한 무언가. 귀금속이나 장신구 그 외 돈에 관련된것을 훔치는 일은 드물다고 하더군 하지만 그가 훔치는것은 각각 마다 엄청난 값어치가 있는 물건들 뿐으로 고대와 관련있는 물건을 주류로 훔친다고 한다. 물론 100% 그와 관련한 물건을 훔치는것은 아니고 때때로는 도저히 알수 없는 물건을 훔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번에 그가 훔친다고 경고를 보낸것은 다름아닌 파사의 검과 사인의 검 두 쌍검이다. 경매 예상 가격으로도 대충 5만 마크닐 정도는 우스울 정도의 물건이지."
"질문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목소리에 레니아와 트레이야가 살짝 놀랐다. 벤하르트가 손을 들어 올려 질문을 한 것이다."
"뭐지?"
"그 검이 무엇이기에 경매 가격이 그렇게 높은 것입니까."
"그거야. 호위를 하는 자가 알 필요가 없지.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이쪽도 잘은 몰라. 쌍검을 소유한 자에게는 축복이 주어진다. 의뢰인이 발굴한 유적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고 하더군. 대충이지만 만년도 더된 고대의 유물이라고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값어치는 대단하다고 할수 있지. 수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어할 만한 물건이거든. 특히나 검 같은것은 장식품으로도 대단한 가치가 있으니까, 확실히 말해줄수 있는것은 이것의 최하 가격 즉 시작가는 3만 마크닐이다. 그래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지어 있는 거물이지."
"지키는데에 그만한 물건이던 아니던 그것이야 우리가 알 필요가 없지. 하지만 말야. 돈의 분배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다."
처음에 투덜거렸던 남자가 건들 거리면서 말했다.
"만약 거의 모든 활약이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 졌다 라고 해도 돈을 10 마크닐 밖에 못 받는 건가? 예를 들어 여기 있는 녀석들이 전부 죽어 버리고 홀로 물건을 지켰다던가 하는 경우."
"그런 경우에는 돈을 더 쳐주도록 하지. 하지만 활약상을 보여 줄수 있는 증인 즉 여기 있는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죽는다면 그만큼 동료를 소홀히 했다는 증거이니 10마크닐 밖에는 주지 않겠다."
"쳇."
아쉽다는듯 그는 바닥에 침을 뱉었다.
"마음에 안들어."
"동감이다."
"나도."
레니아와 벤하르트 트레이야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제각각 한마디씩 말했다. 작게 말했지만 그것을 들은 사람이 분명 있었을 텐데도 주위는 조용했다. 벤하르트 일행 뿐 아니라 기분이 나빴던것은 전부가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어쨋든 K라는 녀석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모습으로 판단하기는 무리라는 이야기지."
"그럼 어떻게 K라는 것을 안거지?"
긴 머리의 여자가 묻자 그가 답했다.
"그가 훔치고 간 물건의 자리에는 항상 이런 생김새의 카드가 있었다고 하더군."
흔히 볼수 있는 카드 하지만 중앙에는 새빨간 색으로 마치 피를 연상시키는 듯한 글자가 써 있었다. 그것을 K가 아닌 다른 글자로 볼 사람이 뉘 있으랴.
"불길하게도 생겼구만,"
근육으로 다부진 몸매의 남자가 말했다.
"이거 10 마크닐로는 부족할 정도의 일 아니야?"
다부진 몸매의 남자에 대조되는 가볍게 생긴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정장의 남자는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이런 이유로 그는 K라고 불려왔다. 그가 훔친 물건은 대부분 상당히 중요한 부분과 연관이 많기 때문에 내용이 밖으로 새어나간적은 거의 없다. 때문에 자네들도 모르고 있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는 훔치는것에 관해서는 초 일류일 것이다. 경고장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훔치는것을 단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대응이 둔했던것도 약했던것도 아닌데도 말이지. 이번의 경매물품은 경매장의 신용이 걸려있다. 작게는 물건 하나지만 크게는 페이렌 경매의 신용이 달린 일이지. 아무쪼록 K를 막아 주길 빌겠네."
하지만 벤하르트는 정장의 남자의 말이 석연치 않았다. 그런 중요한 물건을 이런곳에서 이정도의 실력자들로 막으라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질문 있습니다."
벤하르트를 가리키며 남자가 말했다.
"뭔가?"
"정말 저희들만으로 그 K라는 사람에게서 물건을 지키라고 생각하는것 입니까?"
"하긴 그런 간단한 시험 만으로는 이해 하라 해도 무리가 있겠지. 하지만 이런 시험을 치르고 있는것은 여기 뿐만이 아니다. 총 5군데에서 이와 같은 호위를 모집했지. 적게 잡아도 50명 이상. 예상으로는 70명 정도는 모일것이라고 생각하네."
"그렇습니까.."
더 무어라 말할수는 없었지만 벤하르트는 그의 대처가 어딘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4일뒤 이곳에 다시 모여 작전과 배치에 대해 설명해 주도록 하지."
"벤. 왜 그렇게 똥 씹은 얼굴이야."
"표현이 굉장하구나 레니아. 아니 지금까지 한번도 실패하지 못했다는 도둑을 상대로 고작해야 그정도 인원 그정도 실력으로 될까 하는 생각 때문에,,"
"실패 하더라도 3마크닐은 받을수 있어. 매사에 밝게 생각하는게 인생을 사는데 도움이 될걸? 이건 책에도 나와 있다구."
"편해서 좋겠군. 9마크닐이면 우리가 어느정도 생활할수 있는 돈이냐."
벤하르트의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이 사용한다면 2달도 채 못 버틸 정도의 금액. 자연스럽게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역시 10 마크닐이 아니면 안되."
"벤 내 생각에는 말이지. 가급적이면 10 마크닐 위험하다 싶으면 3 마크닐 죽을것 같은 위험이 몰아 닥치면 아예 포기하고 줄행랑이 어떨까 싶은데,"
"트레이야 그만해. 머리가 더 복잡해 진다."
머리를 부여잡고 걸어가던 벤하르트의 발이 멈추어 섰다.
"여어."
호위에 지원했던 건방진 말투의 남자였다.
"무슨 일이지?"
"이런 얼굴에 저런 미녀라, 크큭. 무슨 비결이라도 있어?"
대장장이를 하던 시절 이런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기에 벤하르트는 조용히 그 말에 답했다.
"비결이라 하면, 그래. 너같은 행동을 안하면 되지 않을까."
"반쯤은 정답이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저런 녀석과 같이 다니진 않을걸."
"그러니까 저런 행동을 말하고 있잖아."
"아니 근본적으로 저 얼굴이 마음에 안들어. 비유하자면 그래. '개' 랄까."
이야기가 이상한곳으로 빠지고 있다는것을 깨닺기도 전에 그는 레니아를 향해 돌진했다.
[킹]
검과 검이 맞붙는 소리. 어느샌가 벤하르트의 검은 레니아의 앞을 막아 서고 있었다.
"무슨 짓이냐."
"개 라는 소리를 듣고도 가만히 있다면 누가 남자라고 하겠냐!"
"으음."
트레이야가 둘의 사이에 끼어 들었다. 너무도 자연스레 끼어 들어서 주황머리의 남자도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 거기에 전에 트레이야가 보여준 약간의 실력때문에라도 그는 섵부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아까 그놈과 이 여자는 조금 번거로울까.'
"너 말야. 자신이 왜 개라고 불렸다고 생각해?"
"응?"
잠시 살기가 빠져나가 검을 놓칠뻔 하며 남자가 트레이야를 쳐다보았다. 검이 움직이고 있었다면 목이 날아 갈수도 있는 싸움에 끼어 들어서 묻는다는 말이 너무도 어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첫인상이야 첫인상. 그렇게 말을 더럽게 하면 그런 꼴이 된다구."
검시손가락을 까딱이며 쯧쯧거리는 트레이야를 보면서 남자는 불쾌한듯 침을 뱉고는 말했다.
"칫 기분 나쁜 여자로군. 언젠가 내 발을 설설 기게 해주마."
"이상한 녀석이네. 뭐랄까 저거 정말 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레니아가 손가락질 하면서 말하자 벤하르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음. 가지가지의 사람이 있으니까. 대르나드에 오래 있었다고 하면 저정도는 기본이지? 트레이야."
"뭐 그렇지. 아니 저정도는 약과야. 저건 그냥 민폐수준이지만 대르나드에서는 저런 성격이면 이미 주위는 난장판이거든. 죽어 있거나 혹은 반 병신이 되거나 혹은 전부를 쓰러트리고 유유히 사라지거나. 뭐 가지각색이 있지만 대르나드에 와서도 저런 행동을 보이면 아마 즉살일걸."
'잘도 그런곳에서 살아왔군.'
새삼스럽다면 새삼스레 놀라면서 벤하르트는 길을 걸었다.
페이렌에서의 생활 3일째 어느정도 남쪽의 생활에 익숙해진 벤하르트 일행은 마법의 문화를 만끽하고 있었다.
"후우. 여름인데도 여긴 시원해서 좋아. 그렇지?"
"그래. 마법은 정말 편리하군."
여관의 안은 시원했다. 페이렌의 여관시설에서 그러한 마도구가 정비 되어 있지 않다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온도조절 마도구는 필수품이었다. 여관 뿐 아니라 가정용 집에서도 많이 애용하는 물건은 마도구중에서도 가장 많이 나가는 상품중 하나였다.
"아아 좋다. 대르나드에서는 겪어 보지 못했던 느낌."
"밖으로 나오면 다 거기서 겪어 보지 못한 느낌 이잖아."
벤하르트의 지적에도 트레이야는 늘어진 채로 팔을 뻗어 누워 있었다.
"하하 좋다."
이틀 후에 호위가 있다는 사실을 잊을만큼 더위와의 격리는 기쁨 그 자체였다. 그런 기쁨을 깨는 불협화음인 노크소리가 문에서 들려왔다.
"저기.."
여관 주인의 목소리에 누워 있던 벤하르트는 몸을 일으키면서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손님이 찾아 왔는데요."
"손님?"
"들여 보낼까요?"
손님이라고 하는 말과 함께 삽시간에 벤하르트의 머릿속에 인물 목록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도 손님이라고 칭해 자신이 머물고 있는 여관의 앞으로 올만한 사람은 없었다. 검을 끌어서 왼쪽 팔로 든 후에 벤하르트가 말했다.
"들여 보내세요."
레니아와 트레이야도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들어온 인물은 예상외의 사람이었다. 처음 문틈으로 들어온것은 긴 머리카락 상담실에 있던 벤하르트를 제외하고 질문을 하던 그 여자의 머리였다. 그녀 뿐만 아니라 그 뒤로 일행으로 보이는 세명이 더 들어왔다.
"불시에 찾아와서 미안하게 됬어. 하지만 일시적이게나마 같이 일하게 될텐데 알아 두지 않는것은 뭔가 아닌것 같아서 말야. 내 이름은 네냐라고 해. 당신의 이름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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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되와 돼. 지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돼가 맞습니다. 이 글 말고 다른 글을 쓸때 헷갈려서 찾아본 기억도 있고, 당연히 지금은 알고 있습니다만 타자를 칠때 과거의 습관 때문인지 ㅣ 를 많이 누르게 되더라구요. ㅐ ㅐ ㅐ ㅐ 를 눌러야 하는데,
아마 제 글 보면 안되 <- 정말 많을것 같습니다. 그런고로 지금 부터라도 or 전거에서 생각나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거 말고도 다른 맞춤법 or 오타가 있다면 제보해주세요. (진심!!) 그리고 마지막으로 푸른 동산님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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