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124화-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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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음."
"으아아앗!"
푹신푹신한 느낌 밝은 빛 속에서 비몽사몽거리던 벤하르트는 괴성을 지르며 일어났다. 그 상황은 말로는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난처한 상황. 방금까지만 해도 자신의 손이 어디에 가 있었는가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의 머리속은 점점 미궁속에 빠진듯 어지러워 졌다. 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레니아와 트레이야는 자고 있는듯 했다.
"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자고 있군. 지금의 일은 잊자. 그래 아무것도 없었던 거야."
바로 옆자리에 누워 있는 트레이야를 보고 벤하르트는 스스로를 향해 세뇌를 반복했다.
"뭐가 아무것도 없어?"
갑자기 벼락이 내리쳤다 해도 그렇게 놀랄수는 없었을 것이다. 벤하르트는 바닥에서 일어나 있는 레니아를 보고 입만 뻐끔거리면서 돌처럼 굳어 버렸다.
"아.. 레니아. 내 내가 왜 여기에 누워 있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어제 내가 들어간거야?"
당황 스러워 하는 벤하르트의 반응이 재밌었던 레니아는 말끝을 흐리면서 말했다.
"뭐.."
'뭐 라니.. 맞다는건가? 아니라는 건가?'
난해한 그녀의 대답에 벤하르트는 지난 밤의 일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분명 여관으로 돌아와서 피곤한 김에 잠을.. 그런데 어디서 잤더라?'
중요한 부분은 고스란히 잊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짜면서 생각해내려 애썼지만 잊은 기억이 그렇게 쉽게 생각이 날리 만무했다. 그런 벤하르트를 보고 레니아는 살짝 한숨을 쉰뒤 말했다.
"피곤한것 같아서 내가 그리로 옮겨 줬어."
"아?"
가슴속 휘몰아치던 폭풍이 걷히는듯 순식간에 벤하르트는 안정된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말했다.
"그랬구나."
"뭘 그렇게 안도하는거야?"
"아니 됬어."
그리 말하며 벤하르트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내었다.
"어제 경매장은 어땠어?"
"경매장 자체는 뭐랄까 독특하다고 해야 하나. 이 도시만의 느낌이 살아있는듯 했어. 지금까지 여행해온 마을에서는 경매장 같은건 없었잖아. 거기에 상당한 수의 마도구들도 있어서 눈요기 하는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래? 마도구라. 한번 보러 가볼까?"
"그럼 오후에 한번 가보기로 하자."
"이야. 태어나서 이렇게 큰 도시는 처음 봤어."
"여행을 한적이 있어?"
"아니 아주 어렸을때에는 대르나드에 안살았으니까 잘 모르겠지만, 여행을 해본적은 없어. 그래도 풍문이라는건 있지. 가령 대르나드보다 몇배 가량 크다던가 그런것 말야."
트레이야는 그렇게 대답하고 흥미로운듯이 물건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음. 역시 인간은 제법인데,"
마도구를 들어서 설명을 하는 상인 앞에서 레니아는 약간 분한듯한 얼굴로 말했다.
"왜 그래?"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물건들이 많아서 꽤 놀랐어."
경매장을 구경하던중 벤하르트는 전에 검이 있었던 곳에 슬쩍 고개를 돌렸다.
"어?"
"왜? 벤."
검이 전시되어 있던 자리에는 하나의 흰 종이가 달려 있었다.
[호위를 구합니다. 실력에 자신이 있으신 분은 4층의 상담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보수는 5마크닐]
"5마크닐이라. 명당 이라면 상당한 돈이 걸려 있다는 이야긴데, 그런데 호위라니."
"호위에 관심이라도 있는거야?"
레니아가 묻자 벤하르트는 고개를 저었다.
"별로 관심이 있을리 없지. 여행을 하는데 쓸데 없는 힘이나 위험을 자초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호위라는건 뭔가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니 생각을 안하는게 좋지."
"어이 어이 벤하르트. 레니아. 여기 재밌는게 있어."
"뭔데?"
트레이야가 발견한것은 하나의 마도구였다. 흑수정으로 되어 있는 마도구는 쥐고 있었던 사람의 힘을 측정해 준다고 하는 도구였다.
"어때 재밌을것 같지 않아? 자기의 힘을 알수 있다는게 말야. 이거야 말로 로망이지."
"별로 그렇지도 않은데,"
"저기 나 이거 가지고 싶은데,"
"자신의 돈으로 사도록 해. 돈은 각각 나눠 준것이 있으니까,"
하지만 트레이야는 호소하는 듯한 눈빛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3마크닐부터 시작]
"최소 3마크닐. 으음."
그정도의 돈을 저런곳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트레이야가 집착하는 모습을 보면 왠만하면 사주고 싶기도 했다.
"마을을 나가면 쓸수도 없는것을 가져가서 뭐하려고."
"아 이 마도구는 자체적으로 마력을 충전 하고 또 간단한 법칙으로 만들어 진것이라 도시를 나가더라도 사용하실수 있습니다. 영구적인 물건이지요. 그렇기에 이렇게 가격이 비싼것이고요."
상인이 넉살 좋은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들었지? 참가해보자. 응?"
"레니아 네 생각은 어때?"
"글세. 있으면 좋겠지만,"
있어서 나쁠것은 없는 마도구 하지만 마도구를 사기 위해 필요한 돈은 너무도 높은 벽이었다. 마음이 내키는대로 행동하길 좋아하는 레니아도 굳이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게 무리가 아닐까 하고 고민할 정도이니 말이다.
잠시 레니아와 트레이야를 번갈아 보고 벤하르트는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
"너무 가격이 심하면 사지 말도록 해. 내가 대어 줄수 있는 돈은 3마크닐 트레이야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도 충분할거라고 생각해. 그럼 레니아랑 나는 둘러 보고 올테니까 트레이야도 그것을 사고 15시가 되면 저기 중앙으로 와,"
"어?. 응."
바로 전날에 와봤던 경매장이었지만 다시 와 보아도 생소한 물건이 많이 보여서 벤하르트는 그다지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다. 몇가지 물건은 사고 싶은 충동이 일 정도였지만 다행히도 가격이 터무니 없었기에 포기할수 있었다. 조금 가격대가 낮았다면 자신도 참여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벤하르트는 피식 웃었다. 반면에 레니아는 약간 불안하고 초조한듯이 주위를 둘러 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평소와 맞지 않아 벤하르트는 의아해 했다.
잠시 음료를 마시면서 휴식을 청하다가 벤하르트가 물었다.
"레니아 뭔가 문제라도 있어?"
"아. 아니."
"너 답지 않게 표정이 왜그래? 차라리 평소같은 얼굴이면 몰라도,"
지금의 레니아의 표정은 무슨일이 있으니 빨리 물어봐달라 하는 표정이나 다름이 없었다.
"크흠. 사실 말야. 트레이야와 내 돈은 거의 한계치까지 써버렸어."
"무 뭐?"
마시던 음료가 목에 살짝 걸린 벤하르트는 컥 소리를 내며 물었다.
"적어도 10 마크닐이 넘었었잖아. 그 돈을 다 어디에 사용한거야?"
"여행을 하는데 하루에 빠져나간 음식값. 그건 벤이 내거나 서로 나눠서 냈지만 트레이야와 나는 옷 가격도 만만치 않게 사용했거든. 거기에 벤이 외출 했을때도 그렇고 아마 수중에 있는 돈은 4 마크닐 정도 일거야."
"심하다. 트레이야와 여행한지 그렇게 되지도 않았는데, 왠지 아까 망설이는듯 싶더라니."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레니아의 태도는 맞는것이었지만 조금 더 움츠러든 기색이 없지 않아 있었다.
"바로 말했어야지. 입찰에 들어가서 가격이 더 불게 되면 여행 자금을 털어야 한다고,"
마시던 음료도 뒤로 한채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트레이야가 있는 경매장쪽으로 달려갔다.
"....."
"미 미안."
"후우. 후우. 그래 미안해야지. 이번 일은 말야. 트레이야 네가 잘못했어. 레니아 너도 그렇고, 나도 잘못이 전혀 없는건 아니지만, 있다고 하면 우습겠지?"
벤하르트는 마른 웃음으로 돈 주머니를 검지와 엄지로 흔들고 있었다.
"조금 더 서둘러. 아직 끝나지는 않았을거야. 1시 시작이고 지금이 으 5분이나 초과한건가."
끝나지 않았다면 이상할정도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벤하르트는 포기하지 않고 달렸다. 그간의 수행 덕에 얼마간 쉬지 않고 빠르게 달리는것 정도는 쉽사리 할수 있었다. 그리고 경매장에 도착한 그들은 절망적인 상인의 간드러진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그럼 23 마크닐에 낙찰 되었습니다."
"트레이야는 아니겠지?"
하지만 벤하르트의 눈에 비친건 반 기쁨과 반 울상진 얼굴로 후회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트레이야의 얼굴이었다.
'이상한걸. 저런 물건이 아무리 영구라고 해도 23 마크닐 까지 올라갈리가.'
"읏."
벤하르트는 트레이야의 뒤 상대에 있는 얼굴을 발견하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바로 어제 자신에게 시세조작을 권유 했던 자가 싱글벙글한 미소를 짓고는 그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너!"
"무엇을 하시려고?"
그런 그의 말에 벤하르트는 아무 대답도 할수 없었다. 어디까지나 정당하게 경매로 물건을 사버린것은 자신의 일행이었다. 무리하게 가격을 올려서 판다고 해도 사지 않으면 아무 상관 없는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뭐 그쪽의 아가씨는 좋은 밥이었군요. 용돈 고마워 아가씨."
"미안. 조금만 더 하면 될것만 같았어. 아주 조금만 더 올리면 될것 같았는데,, 그런놈들의 수단 정도는 다 꿰뚫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무법마을이라 불리던 대르나드에 살았던 트레이야였다. 그런 그녀가 그런 간단한 방법에 걸린것은 상대가 심리를 읽는 프로이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달리 있었다. 그녀가 조금 무리하게 승부를 벌였던 이유는 벤하르트의 수중에 있었던 돈이 자신의 생각상으로는 상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느정도 까지는 안전하다 라는 여유와 상대의 심리전 때문에 그녀는 쓸데 없이 돈을 잃은 것이다.
"이걸로 남은돈은 진짜 5마크닐 하고도 523크닐과 8미넬 인가.."
어떻게 생각해 보아도 여행을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액수였다. 홀로 여행 했을때 아껴써서 약 3개월 지금까지 써왔던 돈을 생각해봤을때 트레이야나 레니아가 그정도로 아껴쓸수 있을지도 의문일뿐더러 설사 아껴쓴다 해도 그들은 세명이었다.
"트레이야. 반성은 하고 있지?"
"..... 안하고 있다면 나는 정말 쓰레기 같은 인간이겠지. 이거 팔아 버릴까?"
"소용없어. 그래봐야 그것의 시세는 본래가 5마크닐 정도일거야. 영구라고 해도 힘의 수치를 재는것 밖에 없는 정도로는 그게 당연한 일이겠지. 그냥 사용하자. 하지만 트레이야 레니아 둘다 내 말 잘들어. 이제부터는 돈을 아껴야되. 지금 남은돈으로 우리가 여행할수 있는 시간은 약 한달. 아껴 쓸 경우에 한달이야. 지금처럼 쓴다고 하면 10일. 알아듣겠어? 이제는 돈을 벌어야 할 시점이라 이거야."
설명하면서도 1000 마크닐이나 되는 돈이 벌써 바닥을 들어냈다는 사실이 약간 어이가 없다고 벤하르트는 생각했다. 1000마크닐 한 가족이 평생을 먹고 살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다. 대부분이 트레이야의 빚을 갚는데 사용되기는 했지만 평범한 인간의 기준으로 생각할때 그것을 다 쓴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일일 것이었다.
"호위를 하자."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수 있는것 지금의 벤하르트에게는 최선의 방책인 호위를 벤하르트는 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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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대전 스타트 앞으로 18일 연참을 시작하겠습니다. 저의 3번째 연참대전이군요. 이번에도 살아 남을수 있기를.. 기원하며. 뭐 제가 잘해야 하지만요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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