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쿠라스 95화-최면(1)
"으으으으으윽.."
"하아아아아아아.."
기합인지 신음소린지 분간할수 없는 소리가 그들의 주위를 두르고 있었다. 예리하게 잘려진 평평한 바위에 팔을 올려두고 레니아와 벤하르트는 새빨개진 어굴로 서로의 힘을 끌어 내고 있었다. 서로의 팔을 잡고 부들부들 떨면서 그들은 팔씨름을 하고 있었다.
"하아아아아!!"
"으으으으 미안하지만 벤하르트 내 승리다!"
그 말과 함께 쿵하고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트레이야는 즐거운듯이 껑충껑충 뛰었고 벤하르트는 비참하게 고개를 떨구었다.
"이겼다!~"
"크윽."
팔씨름을 하게 된것은 벤하르트의 한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여행의 진행상황은 아주 좋아서 상당히 빠르게 그들은 남하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해가 지고 노숙을 하게 되었다. 항상 야영의 준비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책임 졌던 벤하르트가 두 여자의 게으름에 화가난것이 시작이었다. 느긋하게 앉아 여유부리는 레니아와 트레이야를 보고 벤하르트가 말했다.
"오늘은 말인데, 둘중 하나가 불을 피울 나뭇가지들을 모아 주었으면 좋겠어."
"에? 우리가?"
"저기 벤. 그런건 남자가 해야.."
"신이면서 차별 하지 말라고, 거기다가 언제부터 그런게 남자가 하는 일이 되어 버린거야!? 간단한 일이잖아. 영 쓸데 없는 책만 읽어 가지고는."
"뭐 세상에 적응 했다고 말해 줬으면 좋겠는데,"
"여튼 그런건 누구나 다 할수 있는거라고, 어째서 내가 짐을 드는 일부터 시작해서 요리에 장작 구해오기까지 해야만 하는거야!? 그렇게 남자 여자를 구분할거면 요리부터 해달라고 부탁이니까,"
벤하르트의 열변에 레니아와 트레이야는 일순간 멍해졌다. 말하는 투로 보아 상당히 오래전부터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는것정도는 쉽사리 파악할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말야. 우리도 지금까지 누려왔던 이 생활을 놓치고 싶지 않거든!"
"그게 말이 되냐! 지금까지의 생활은 나의 희생으로 이루어져 온 거잖아. 적어도 어느 정도는 역할 분담을 하자고, 나뭇가지를 주워 오는게 어려운건 아니잖아!"
"아 뭐 그렇지... 만 왠지 하기 싫은것도 사실이야."
"벤. 나는 원래 신이다 보니까 이런 일은 별로 해보질 못했거든."
레니아가 살짝 변명하려 했지만 벤하르트는 밝으면서도 밝지 않게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 걱정 하지 마. 이 내가 친절하게 알려줄테니까."
"그게 뭐야. 쫌생이같이."
"예전부터 많이 말해왔었지만 나는 원래가 그랬다고, 비열하고 저열하고 사악... 까지는 아니더라도 치사하지. 최대한 눌러 참고 있었지만 오늘 폭발했다고 생각해."
"레니아 잠깐만."
트레이야는 레니아를 불러서 속닥 거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소곤 거리고 트레이야는 벤하르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좋아! 벤하르트 너의 부탁을 들어주지. 단. 우리도 사실 그만큼 손해를 보는것이긴 하니까 한가지 조건이 있다."
"그게 뭔데?"
트레이야의 입가에 조용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나와 팔씨름을 해서 이긴다 라는 것이지."
결과는 역시나 트레이야의 승리였다. 벤하르트도 팔씨름 같은것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트레이야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는 그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칼부림을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맨손 격투를 하는것은 상대가 여자인것을 포함해 여러 모로 불리했다. 애초에 트레이야는 맨손으로 싸우는것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머리를 쓰는 일이나 다른 쪽으로 굴러가면 레니아를 당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죽을 힘을 다해 팔씨름을 했지만 돌아온것은 패배라는 이름의 글자 뿐이었다.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까 그럼 잘 부탁해."
깊게 한숨을 내쉬고 벤하르트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저벅저벅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당연 그의 표정이 밝을리가 없었다.
"뭐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어쩔수가 없군."
중얼거리고 출발하려든 벤하르트에게 레니아가 말한다.
"아 벤. 장작을 주워 오는건 내가 할게."
레니아의 말이 이해가가지 않는다는듯이 벤하르트는 레니아를 쳐다 보았다.
"무슨 소리야?"
"아니 원래 말이지 이기던 지던 나는 벤이 장작 줍는것을 도울 생각이었거든. 하지만 궁금해서 말야. 트레이야와 벤하르트가 힘대결을 하면 누가 이길지 말야. 결과는 아주 실망적이었지만 말이지."
트레이야와의 대결에서 어느쪽이 실력이 좋은가 하는 대결을 보고 싶었던 것이리라. 입가에 번진 미소가 단순히 즐거움때문에 번진게 아니라는것은 벤하르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기대에 못미쳐서 미안하군."
"뭐 그정도로 내 기대에 못미치는게 딱 벤이라는 것이겠지. 언제나 그래 왔으니까 그런 만큼 부족한곳은 내가 메워줘야 하지 않겠어? 지금 처럼 말이지."
"지금 이라니 어디가?"
"상당히 불만이 쌓여있었던것 아냐? 이럴때 한발자국 물러나 주는게 신으로서의 관용이라는 것이지."
"후우 하여간."
뚱한 표정과 함께 벤하르트는 어쩔수 없다는듯 머리를 흔들면서 슬쩍 레니아를 바라 보았다. 그런 벤하르트의 시선을 레니아는 태연하게 받아내는 것이었다.
"그나저나 대단한데 벤하르트. 솔직히 말하자면 팔씨름을 져본적은 없지만 이렇게 나를 곤란하게 만들정도의 힘을 가진건 거짓말 없이 네가 처음이야. 대단해 정말."
트레이야가 벤하르트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말했다. 딴에는 위로라고 한 말이었지만 벤하르트에게는 전혀 위로의 말로 들리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트레이야는 약간 당황해 하면서 레니아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레니아가 트레이야와 부탁했던 것은 승부에서는 사정없이 싸우되 벤하르트의 기분은 불어 주자는 이야기였다. 그야말로 평상시와 다른 벤하르트에게 손을 벌려주자는 이야기였다. 평상시의 벤하르트라면 당연히 이쯤에서 실실댔며 좋아할것이라고 생각하던 그녀가 벤하르트가 말한 태도에 당황한것은 당연했다. 단순히 말 뿐만 아니라 표정만 봐도 벤하르트의 기분은 석 좋아 보이지 않았다. 눈짓으로 신호하는 레니아를 보면서 트레이야는 손을 탁치면서 말했다.
"아.. 그럼 오늘 저녁은 내가 요리해 볼까?"
"에?/에?"
벤하르트와 레니아가 동시에 소리를 내었음은 두말할것도 없었다. 여행을 하던중 벤하르트와 레니아가 트레이야의 요리를 하는것을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나도 요리 한두가지 정도는 할줄 안다고,"
트레이야의 말을 듣고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각각 다른 생각을 속에 품었다.
'믿어도 되는걸까.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닐런지.'
'트레이야가 요리를 할줄 안다고? 그럼 나만 모르는 거야?'
각자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갔고 어느새 시간은 흘러 해가 지고 저녁을 먹을 무렵이 되었다.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나란히 앉아 요리하는 트레이야쪽을 바라 보고 있었다.
"어때?"
"어떻냐니?"
"트레이야가 요리를 하는것 말야. 잘 하고 있는가 해서."
레니아가 이러한 것을 물은것은 단순히 그녀의 요리가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만은 아니었다. 요리라는것에 손 한번 안 섞어보았던 그녀에게 있어 트레이야가 요리를 할수 있는다는것은 나름대로의 충격이었다. 동지라고 생각했던 기분이 삽시간에 배신당한 기분을 느끼면서 반정도는 그녀의 요리가 실패하기를 기원했다.
"글세 꽤 그럴싸 한데 물론 전문적인 요리가 되는건 아니지만, 맛있는 저녁식사는 될것 같은 기분이야."
"기다렸지?"
대부분이 구이류 요리여서 상당히 간단했지면 몇가지는 그럴싸하게 요리되어 있는 식사였다. 벤하르트도 레니아도 간단하지만 상당히 뛰어난 그녀의 실력에 순수하게 놀랐다.
"대단한데, 이정도일줄은 몰랐어."
"이정도 쯤은 기본이지. 귀찮아서 손을 안썼을 뿐이지 내가 대르나드에서 얼마나 혼자 있었다고 생각하는건지 원. 그런데 아까부터 레니아는 무슨 생각을 그리 해?"
"어? 아니 별로 생각할건 없지만,"
레니아는 음식을 먹으며 자신이 이런 요리를 할수 있을까 라고 살짝 생각해 보았다. 못할것도 없지만 이정도로 능숙하게 만들 수 있을만한 자신은 그녀에게 없었다. 고작해야 굽는 요리일 뿐이지만 굽는다 라는것을 벤하르트와 만나고 처음 접해보았던 그녀는 무엇인가에 대해 요리한다라는것에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냥 불에 데기만 하면 되는것이라는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정도와 세기라는것을 몰라 안절부절 하는것처럼 할수 있는데도 약간 공포스러운 영역인 것이었다.
"뭐 그럭저럭 봐줄만한 요리로군."
여기서 약해진 빈틈을 보였다가는 좋은 일 보기 어렵다는것을 알고 있는 레니아가 그렇게 말을 끝마치면서 음식에 손을 가져간다. 그리고 그 순간 트레이야의 한마디에 그녀는 손이 굳었다.
"이번에 내가 요리했으니까 내일은 레니아가 요리해 줄래?"
"어 내가?"
"벤하르트의 음식은 이미 질릴만큼 먹었으니까 말야. 내 요리를 내가 먹는다고 즐거울리도 없고, 그럼 선택은 하나뿐이잖아?"
"그렇겠지."
요리에 대한 불안함과 못한다라고는 말못할 자존심이 한데 어우러져 싸웠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평온을 가장해야만 했다.
"그렇게 까지 신경써줄 필요는 없어. 레니아의 요리야 언제라도 천천히 먹으면 되는거고 내일부터는 내가 알아서 다시 노동해줄테니까,"
"난 레니아가 만든 요리를 먹고 싶은데?"
"그거야 언제고 레니아가 하고 싶을때 만들면 그만이지. 어때 레니아 요리 하고 싶어?"
"재료를 좀 보고,"
재료를 본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만은 벤하르트의 어깨너머로 많은 요리를 관찰해온 레니아는 하나하나의 재료를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요리를 먹어 보았고무엇이 들어있었는지 알고 있다고 한들 얼마나 익혀야 하는지도 모르는 레니아가 요리를 할수 없는것은 당연했다. 잠시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재료를 한껏 보더니 그녀가 말했다.
"역시 나중에 하는게 좋겠어. 저 재료로는 구이 정도 밖에 안되니까 말야."
무언가를 굽는다는 행위가 가장 간단한요리라는것을 알고 있는 레니아는 그렇게 변명하듯 말했다.
"그런가. 사실 저기에 있는 재료는 대부분이 그런 식이었지."
끄덕이면서 트레이야가 수긍하자 레니아는 마음속으로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참 트레이야의 요리를 먹던 벤하르트는 문득 낮의 일을 떠올리고는 트레이야에게 물었다.
"그런데 트레이야 묻고 싶은게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팔힘이 센거야?"
"아 그건 말이지. 원래는 비밀로 하는것이지만 아버지도 원하는데로 하라고 했으니까,"
중얼거리는 트레이야의 말에 벤하르트가 고개를 갸웃 거리자 트레이야는 손을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말하면 '최면'이지."
"최면?"
벤하르트와 레니아는 동시에 입을 열었다.
"그래. 간단하게 할수 있는게 아니야. 나도 10년이나 걸쳐서 겨우 이정도인걸. '자기최면'이라는 건데 예를 들어서 벤하르트 잠시 악수좀 해볼래?"
트레이야가 손을 내밀자 벤하르트는 무심결에 그녀의 손을 잡았고 그와 동시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무지막지한 악력에 손이 부서지는듯한 통증을 느낀것이다.
"으아아아아악."
"엄살은. 그러니까 이런거지. 잡는다라는 것에 힘을 더 주고 더 주고 더 주어서 자신의 손이 박살날것 같도록 생각하는거야. 더 더 더 더 힘을 주면서도 더 라는것을 연상하는거지. 이해하겠어?"
"아야야. 그런거 이해할리가 없다고, 굳이 내 손으로 그런걸 실험해야 되는거냐."
연신 손을 흔들면서 벤하르트가 퉁명스레 말하자 트레이야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물론 몸으로 배우는게 가장 쉬우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그정도의 악력이 있다면 자신의 손도 아플것 아냐."
"그러니까 여기까지는 누구나 할수 있는 기초 단계. 두번째는 이중으로 최면을 거는거지."
"이중이라니?"
레니아가 흥미로운듯 묻자 트레이야가 손가락을 까딱 거렸다. 그녀에게 있어 누군가가 이런 비밀을 알게 된다면 화를 낼테지만 왠지 벤하르트와 레니아에게는 말해 비밀을 공유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한껏 고양된 기분으로 그녀는 마치 선생님이 된듯 연설하기 시작했다.
"힘을 연속으로 주는것을 첫번째 두번째는 자신은 안아프다 라고 최면을 거는거야. 최소 이 두가지 정도는 할수 있어야 '자기최면'을 사용한다 할수 있지. 말로는 쉽지만 사실 그렇게 간단한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이 이야기를 한것은 너희가 처음이지만,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한것은 비밀이다?"
이미 부모님은 돌아가셔서 없었지만 트레이야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기본적으로는 비밀로 하는것을 당부했다. 언젠가 꼭 말해주고 싶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면 말하지 않도록 트레이야에게 누누히 이야기 한것이다. 그런 비밀을 꺼냈건만 트레이야의 표정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벤하르트와 레니아에게라면 자신의 비밀을 털어 놓아도 될것이라고 깊이 믿고 있는 까닭이었다.
"말로는 쉽지만 정말 어렵겠는데 그건 그러면 아프지도 않은거야?"
"통증이 없다 라고 최면을 걸면 말이지. 요는 말야. 자신의 뇌 마저도 속이는 연상이야."
"그런가."
레니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뭔가를 알겠어?"
"사실 내가 만드는 약에도 그런건 있으니까, 자신의 잠재력이상의 힘을 발휘하거나 아니면 특수하게 힘을 불리거나 속도를 늘리거나 하는게 말이지. 지금은 만들수 없지만 그것과 다를게 없거든 트레이야의 말은. 다만 자신이 스스로 할수 있느냐 약에 의존하느냐의 차이겠지?"
"그래? 요즘 와서 생각하는건데 레니아는 신인것 같으면서도 신같지가 않아."
레니아는 그 말을 듣고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소리야?"
"그러니까 어쩔때는 정말 그냥 어디서나 볼수 있는 친구 같은데도 이럴때 보면 그래도 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인간같은데 사실은 신이라거나 그런 느낌이지."
"으으.."
"음 음 좋아. 자 자 거기까지만 해 둬. 음식 다 식겠다. 그건 그렇고 트레이야 악수나 한번 해볼까?"
"악수?"
선뜻 손을 내미는 트레이야에게 벤하르트는 트레이야가 말한것을 상기하면서 주먹을 꽉 쥐어냈다. 분명 예전보다 묵직한게 힘이 더 들어갔다고 생각한 순간 엄청난 힘에 의해 벤하르트는 다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아아.. 알겠어 항복 항복!"
"고작해야 몇분만에 할수 있다면 내가 그 고생을 했겠어? 나 참."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아쉽네."
"하여간 바보같기는 그렇게 간단하게 사용할수 있을리가 없잖아. 트레이야가 사용하는 저 기술은 내가 만드는 약에 필적할 정도로 고등 적인 기술이라구."
"그런거야? 그런데 트레이야 어떻게 그런걸 사용할수 있어? 혼자 익힌건 아닌것 같은데,"
"어. 역시 눈치 하나는 빠르네. 이 기술은 내 부모님이 가르쳐 준거야. 대르나드에서 살게 될것 같아 가르쳐준건 아닌것 같지만 말이지. 결과적으로 보면 참 배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가볍게 이야기 하고 있었지만 왠지 허전한 느낌이 트레이야의 가슴을 자극했다. 과거의 기억이 자연히 떠오른 까닭이었다.
"뭔가 놀라운데, 도대체 너희 부모님은 뭘 하던 사람인거야?"
"그건 나도 잘 모르지만 어쨋든 좋은 일은 아니지 않을까? 좋은일을 했다면 내가 대르나드에서 살게될 이유도 없었을테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를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잘도 하는구나."
"한두번 생각해본것도 아니니까."
약간 슬퍼 보이는 트레이야의 얼굴에 벤하르트는 손을 빠르게 움직이면서 말했다.
"진짜 식겠다. 어서 먹자고 자 자. 이건 레니아 이건 트레이야."
트레이야와 레니아의 손에 하나씩 음식을 쥐어 주고는 바쁘게 음식을 입가로 가져 갔다. 트레이야를 생각해서 말을 돌렸다는 것은 벤하르트의 행동에 다 들어났고 그렇게 티나는 벤하르트의 행동에 풋 하고 트레이야의 입에서 웃음이 튀어 나왔다.
'애초에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벤하르트. 서투르다니까 하여간.'
새삼스레 트레이야는 이 일행을 만난것을 하늘에 감사했다. 소란스러운 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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