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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쿠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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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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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5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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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쿠라스 46화-적응

DUMMY

그날 피투성이인 옷으로 들어간 벤하르트는 모두의 경악성을 자아내게 했다. 정작 피투성이가 된 채로 산에서 굴렀다 라는 벤하르트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리고 평소부터 영리했던 레니아는 그 상처가 넘어져서 난것이 아니라는것 쯤은 손쉽게 알아차릴수 있었다. 네르데르도 수년간 검을 다루며 살아 왔었기에 벤하르트가 당한것이 검흔이며 리드가 그것을 내었다는것 또한 알아 차릴수 있었다. 벤하르트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지 않으면서도 상처에 의문을 품었던것은 샤리네 뿐이었다.


"어쨋든 내일의 일에 지장이 없도록 잘 처신 하세요."


"아 네,"


벤하르트는 손을 머리 뒤로 옮겨 굽신 굽신 거리면서 말했다. 집을 나서기전의 음침한 분위기는 이미 온데 간데 없었다. 벤하르트는 옷을 정리하고 네르데르가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허기진 배는 벤하르트의 손을 쉬게 놔두지 않았다. 리베스에 와서 음식다운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것도 이유라면 이유였다.

식사가 끝난 후 다시 냉랭한 목소리로 샤리네가 말했다.


"취침 하도록 하죠. 내일을 위해 지금 자두는 편이 좋을겁니다. 그럼 레니아씨 따라 오세요."


"잠깐, 오늘은 나와서 잘게."


"??"


"할 이야기가 있거든. 저 얼빠진 바보에게."


샤리네는 슬쩍 벤하르트를 쳐다보고 레니아에게 싱긋 웃어 보이며 말했다.


"여자의 무서움을 확실하게 보여 주시기를."


"말 안해도 그렇게 해 줘야지."




벤하르트는 샤리네의 집의 문 밖의 턱에 앉아 있었다. 레니아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레니아."


"나 참 또 어디서 그렇게 몸을 굴려 온거야?"


벤하르트는 리드의 기술에 내심 감사하고 있었다. 싸울 당시에만 해도 살이 벗겨지는게 눈에 보일정도로 잔혹했었는데 어느샌가 아물어 있는 살을 보며 그에게 고마운 마음과 감탄의 마음이 뒤섞였다.


"아니 산에서 굴러서 이렇게 되었다니까,"


"산에서 굴러서 검에 베인 상처가 났다고? 벤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여?"


"아니 잘못했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는건 별로 원하는 바가 아니거든."


"밤에 리드와 연습하는게 뭐가 그렇게 원하는게 아닌건데?"


벤하르트가 움찔 거리면서 레니아를 돌아 보았다. 레니아는 조용히 팔짱을 낀채 벤하르트를 노려보고 있었다. 낮의 일때문에 아직도 화가 나 있다는것을 금새 깨달을수 있었다.


"알고 있었어?"


"매사에 실실대지만 그런걸 내가 아는것을 원하지 않는것 같아서 그냥 잠잨 있었던것 뿐이야. 명색이 신이라구? 오감이 남들보다 뛰어난건 당연한것 아냐?"


"그러고보니 처음에도 킁킁 거리면서 냄새로 레나스트를 판별 했던가.."


뒤에서 오싹거리는 살기가 느껴지자 벤하르트는 말을 멈추었다.


"쓸데 없는 이야기는 그만 해.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그게 말이지. 역시 이 이야기는 안하는게 좋을것 같아. 리드와 연습중에 사고가 났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벤하르트는 자신의 말이 거짓이라는것을 시인하면서도 레니아에게 방금전의 일을 말하기를 꺼려 하고 있었다. 자신이 검에 씌여 미쳤다는것을 레니아에게 어찌 설명해야 할까?

레니아는 레니아 나름대로 그것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 그녀는 신이어서가 아니라 총명했고 벤하르트에게 어떤 일이 있었든지 간에 벤하르트를 믿고 있었다. 자신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걸었던 벤하르트가 자신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아무리 유치하고 싱거운 일일지언정 해악이 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것은 어느 누구보다 그녀가 잘 알고 있었다.


"위험한 일은 아니겠지?"


그녀로서는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의 입에서 한가지만큼은 듣고 싶었다. 잠시 눈알을 굴리던 벤하르트가 대답했다.


"나 자신이 위험한 일은 결단코 아니야. 그렇기에 문제가 되는것이지만,"


"그럼 됐어. 그리고 벤. 나한테 할 말은 없어?"


"어 물론 있지. 레니아 잠시 이리로 좀 와줄래?"


레니아는 손짓하는 벤하르트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 벤하르트도 몸을 일으켜 레니아의 쪽으로 한걸음씩 접근했다.


"뭐 뭐하려고?"


"엉? 잠시 비켜봐 레니아."


레니아를 넘어선 벤하르트가 문을 열었다. 문에는 리드와 네르데르가 문에 귀를 맞대고 있었다.


"어이 리드씨 여기서 뭘 하고 있는겁니까?"


"아니 그러니까 이건, 뭐랄까 그렇지. 화해의 증인이 되어 줄까 해서. 아니 그러니까,,"


"얌전히 들어가서 제 할일이나 하시죠."


리드는 도움이라도 구하는듯이 레니아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곳에 존재하는것은 얼음장같이 차가운 레니아의 미소 뿐이었다.


"그 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벤하르트씨 레니아씨. 저희는 이만,,"


빨리 가라는 시늉과 함께 리드는 네르데르와 함께 거실로 돌아갔다.


"레니아. 오감이 뛰어 나다며?"


"글쎄, 보통 사람보다는 뛰어나다고 자부 하고 있었지만, 저 둘은 읽기가 힘들어서. 사실 내가 벤과 리드의 일을 안것도 벤의 소리 덕분이었으니까, 리드 때문은 아니었거든 그보다 지금 이런 이야기 할때가 아니잖아."


레니아는 불만 어린 눈초리로 발을 떨면서 벤하르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벤하르트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모를 그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아까 일은 미안."


"뭐가?"


몰라서 묻는게 아닌 확인을 위한 물음이었다.


"그러니까 아까 일을 할때 말했던것 말야."


"미안할 필요는 없는거잖아.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 나한테 미안하다고 느낄 필요는 없을텐데,"


"아니. 나는 그럴지 몰라도 레니아 너는 이런걸 싫어 하니까,,"


레니아는 답답하다는듯이 벤하르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면에서는 정말 둔감해. 너는 내가 화가나는건 그런 이유가 아니야. 애초에 말야. 정말 싫었다면 그 전에 거절 했어야지. 일단 시작을 했으면 최선을 다해야 하는거잖아. 태도가 어찌 되었던지. 벤 너는 너무 우유부단해. 거절할때는 확실히 하란말야. 그게 안되면 나에게 이야기라도 해. 네가 못하면 내가 말해줄테니까, 조금은 나에게 의지해도 되지 않아? 모든지 혼자 결정하려 하지 말고,"


"의지라, 책을 읽어서 그런가. 이제 무시하지도 못하겠는데, 아 꼭 책 때문은 아니려나. 어쨋든 지금까지는 조금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위 좋아하네. 정신적인 면으로 벤 너는 아직 멀었어. 어디서 나에게 명함을 들이대려 하는거야?"


콧대를 세우면서 그녀는 벤하르트를 내려보고 있었다.


"그럼 조금은 의지 하도록 해야겠군. 그래도 레니아 그때 당시에는 별로 후회한다거나 그런건 없었어. 오늘은 기분이 나빠져서 그렇게 행동했던것 뿐이야. 난 인간이니까 감정의 기복이 크거든,"


리베스 마을은 밤이 되면 극도로 어두워 졌다. 마을 이곳저곳에 걸려 있는 등불이 없다면 아마 한치 앞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레니아의 신체는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말야. 레니아 너는 왜 그렇게 반짝반짝이고 있는거야?"


"아 이거?"


레니아는 자신의 몸을 살짝 둘러 보더니 하늘에 떠 있는 달을 올려다 보며 손으로 가리켰다.


"공중에 달이 떠 있으면 이렇게 빛을 낼수가 있어. 신들은 각자 신성시 되기 위해서 조금 인간과는 특이한 성질을 지니거든, 두보엔의 경우는 어둠이 깔리면 주위에 검은 연기와 같은 뭔가 괴기 스러운 분위기를 낼수 있는것과 비슷한거지. 물론 이렇게 빛을 거둘수도 있어."


순식간에 레니아 주위에 퍼져 있던 은은한 빛이 사라졌다. 빛이 사라지자 마자 주위는 상당히 어두워져서 앞을 분간하기가 힘들어졌다.


"벤. 어쨋든 간에 우린 이제 여행을 같이 하는 사이가 되었잖아. 그러니까 혼자 모든것을 해결하려 들지는 마. 그렇게 짐을 씌우고 싶지도 않거니와 우선적으로 짜증나거든, 인간에게 보호 받는 신 이라는건 말이지."


"아 이해 했다. 레니아라면 그렇게 생각하고도 남지."


"뭐 그건 무슨 의미야?"


벤하르트의 마음은 복잡하면서도 단순했다. 순식간에 풀수 없을만큼 난해한 매듭이 되었다가도 한순간에 뭉턱 잘려나가 쉽게 풀어질 정도로 단순했다. 벤하르트 자신도 놀랄만큼 그는 타인에게 마음을 열고 있었다. 평상시의 자신이었다면 리드의 괴롭힘이나 부당한 일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속내를 그렇게 보여줄리가 없었다. 바뀌었다는것을 깨달았을때에는 이미 예전으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을 바꾸어 버린 눈앞의 여신을 바라보면서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은 까닭이었다.


'뭐 어떠냐.'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고 그는 생각했다. 어두운 하늘에 유일하게 빛을 뿌리는 초승달이 보였다.





"어이 거기 벤. 꾸물 대지 말고 빨리 치워!"


"으윽.."


언제나 그곳의 지휘자는 샤리네였다. 곱상한 외모와는 다르게 호쾌한 성격으로 그녀는 모두를 지휘했다. 계산 된듯한 지휘에 그녀의 말만 듣는다면 하루 정해진 분량의 일을 일사분란하게 끝낼수 있었다.


"하아 하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일의 분량이 많아졌지만 이정도는 리드와의 단련에 비하면 약과나 다름 없었다. 잠시 쉬는 틈만 생기면 어김없이 날라오는 돌 세례에 벤하르트는 잠시도 몸을 쉴 틈이 없었다.

잠시 숨을 쉬고 있을때 날아오는 돌을 아래에 놓여 있던 나무를 들어 막아내었다.


"이야. 이제 꽤 능숙해 지셧군요. 벤하르트씨,"


"그렇게 달달 볶는데 능숙해지지 않을수가 없죠. 리드씨가 여러 요령도 알려 주었으니까요."


"그래도 가르쳐 드린다 라고 했는데 무작정 실전만 고집할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하하 거리면서 웃음짓더니 리드가 벤하르트의 가슴으로 나무를 들이 대었다. 그것을 알고라도 있다는 듯이 벤하르트는 훌쩍 뛰어서 회피 한뒤 거리를 벌렸다.


"이런. 회심의 일격이었는데 아쉽군요."


"이런일이 한두번이라야 속지. 벌써 몇번째인데 걸릴정도로 어수룩하지는 않습니다."


아쉽다는듯이 입맛을 다시던 리드는 포기한듯 벤하르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리드씨 잠시만,"


"네? 벤하르트씨가 저를 부르다니 의외네요. 근데 무슨 일로?"


벤하르트는 리드에게 리드의 검을 보여주기를 청했다.


"이게 제 검입니다만 왜?"


"으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벤하르트는 잠시 리드의 검 이곳저곳을 보고는 한두번 정도 휘둘러 보았다. 단검이었기에 생소 했지만 검의 상태는 상당히 양호했다.


"검의 손질을 자주 하는 편이신가 보네요. 오래된 검인데도 아직 상태가 매우 양호한것을 보니."


"습관적으로 검을 만지게 되더군요. 검의 상태가 나쁜것은 곧 죽음과 직결되는 일상을 많이 겪다 보니 말이죠. 생각해보면 좋은 습관은 아니에요."


"실례가 되지 않으시다면 제가 이 검을 제련해도 될까요? 물론 검의 외관 모양 형태는 건들지 않겠습니다. 그냥 조금 검의 질을 높힐수 있을것 같아서요."


"그래 주신다면 저야 고마운 일이지요. 본래 용병들은 자신의 검을 남에게 맡기지 않지만 벤하르트씨는 남이 아니니 뭐 상관 없겠지요. 그런데 왜?"


"이제 이곳도 거의 완공이 되어 가고 있어서 일도 조금 적당해 졌으니 남은 시간을 할애해서 리드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려고요. 가진 재능이 검을 다루는것 밖에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리드는 벤하르트에게 검집째로 검을 넘겼다.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일주일이나 지나서 이미 예전의 폐허와 같았던 가게는 존재 하지 않았다. 정갈하게 마무리 지어진 가게를 보면서 벤하르트는 절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5월을 앞두고 있는 터라 날씨마저도 따듯하고 가게 보수작업도 완공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제련은 어떻게?"


"적당한 공방에 가서 하루 정도만 빌려달라고 하면 됩니다. 얼마 걸리지는 않을테니 걱정 하지 마세요."


"그럼 수고해주세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리드의 손이 벤하르트의 가슴으로 날아왔다. 벤하르트는 그의 불시의 습격에 가슴을 채이고 나서 신음성을 내었다.


"크하, 정말 이럴때마저도 실전 입니까?"


"저였다면 제가 넘긴 검을 들고 막았을텐데, 뭐 교훈이라고 생각하세요. 다음에는 이렇게 막겠다. 라던가 생각해두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싶네요. 그럼 검은 부탁드립니다 벤하르트씨."


리드는 총총걸음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공사장으로 들어갔다. 그런 리드를 보면서 벤하르트는 그가 얼마나 험난한 삶을 살아 왔는가를 생각했다. 리드가 항상 자신에게 보여주는 실전이란것은 분명 자신이 예전에 당했을지도 모를 법한 것들을 중심으로 벤하르트에게 그것에 대한 숙달을 시키게 하려는 행동이었다.

불시에 의한 습격 어떤 상황에서도 반응할수 있는 훈련을 위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군데 군데 알려주는 그의 기술들은 그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 상상할수 있게 해 주었다.


'덕분에 나도 꽤나 강해졌지만,,'


강해졌다는것은 상대방과 비교가 아닌 어디까지나 과거의 자신과 비교했을 때였다. 과거의 어수룩한 자신에 비해서 분명 그는 발전해 있었다. 자신이 보기에도 눈에 보일정도로 성장을 체감한 것이다.

이제 리베스에 머물 시간도 많이 남지는 않았다. 푸르다키아 2호지점이 완공 되고 나면 레니아와 그는 다시한번 여행을 떠나야 했다.




"어? 벤 어디가?"


공방으로 가기 위해 가게를 나서던 도중 레니아가 벤하르트에게 물었다. 일도 거의 끝났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일을 끝내 놓기만 하면 남은 시간을 자유롭게 보낼수 있었다.


"검을 제련하러 가는데, 음.. 같이갈래?"


"거기 엄청나게 덥지 않아?"


"글세 그저 그런 정도야. 그래도 약간 덥긴 하지."


레니아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이고 따듯한 느낌과 시원한 느낌 두가지 밖에 몰랐던 레니아였지만 신의 힘을 대다수 잃어 버린 후로는 더위나 추위 등을 느낄수 있게 되었는데 레니아는 추위나 더위를 아주 질색을 하며 싫어했다.


'왠지 미안한걸.'


벤하르트 자신에게는 공방의 더위가 익숙했기 때문에 적당했지만 레니아에게는 필시 엄청난 고역일 것이었다. 공방에 도착하자 몸이 좋아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모습을 들어냈다.


"무슨 일이오?"


"이 공방을 좀 이용했으면 해서 들렀는데,"


"지금 나랑 농담 하는 거오?"


"그럴리가요 진심입니다. 약 한시간 정도만 빌려 주시면 좋겠는데요. 그러니까 공짜는 아니고 1크닐 정도에 어떨까요?"


돌아가지도 않는 공방을 억지로 잡아 두느니 1크닐을 받고 한시간정도 빌려주는게 더 이득이라 생각한 대장장이는 미소를 지으면서 손짓했다.


"들어 오슈."


공방의 질은 나쁘지도 또 좋지도 않은 평범한 생김새였는데 화롯불에 불을 당기자 벤하르트는 묘하게 가슴이 띄는것을 느꼈다. 순식간에 더워진 공방안의 열기에 레니아는 기겁하며 공방의 밖으로 나가 얼굴만을 내밀고 벤하르트에게 소리쳤다.


"그저 그런 정도라며! 거짓말쟁이 같으니라구."


"글세 나한테는 그저 그런 정도라니까, 알았어 미안하다구."


한시간 정도 벤하르트는 여러번 망치를 휘두르고 검을 정리했다. 외관은 거의 달라진것이 없었지만 벤하르트는 검을 보며 결과에 상당히 만족스러워 했다. 비록 쇠를 무처럼 써는 명검이 아닐지라도 그런 명검에도 당하지 않을만큼 견고 하고 또 리드의 실력이라면 쇠까지도 끊을수 있을정도의 검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약간 더러워진 몸을 털며 벤하르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이 자네. 아니 잠깐."


벤하르트의 실력을 본 대장장이가 벤하르트를 불러 세웠다. 벤하르트의 실력을 보고 놀란 까닭이었다.


"무슨?"


"이런 귀인을 몰라보다니. 돈은 필요 없네. 나에게 자네 기술을 전수해 주게! 부탁허이."


"하아,,"


"벤 빨리와. 더 이상은 못있겠어."


이미 밖에서 불만 가득한 눈으로 벤하르트를 노려보는 레니아를 돌아 보고 벤하르트가 말했다.


"레니아 난 잠시 여기에 볼일이 있으니까 먼저 돌아가줄래?"


레니아는 한껏 으르릉 거리더니 공방의 안으로 들어왔다.


"기다려 줄테니까, 얼른 마무리 지어."


'이거 참.'


레니아가 이렇게 나왔다면 분명 돌아갈때 수많은 불평을 귀가 시릴정도로 들어야 했기 때문에 벌서부터 오한이 밀려왔다.

대장장이의 이름은 드란 브레이스 라고 했다. 드란과 함께 공방에 들어간 벤하르트는 30여분을 걸려 검하나를 만들어 내고는 드란의 앞에 내 놓았다.


"이 검을 드릴테니 이 검에 걸맞는 검을 스스로 만들어 보세요. 그 경지에 이르는 길을 찾는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스스로여도 스스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깨우치는것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도 안받아도 좋지만 이 검을 만들수 있는 경지는 자기 자신의 것이어야 합니다. 누가 도와 준다고 빠르게 얻을수 있는것도 아니고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 못얻는것도 아닙니다. 그 길에 들어서는것은 바보라 할지라도 가능한것이거든요. 저도 별로 재능있었던 편도 아니었고,"


알쏭달쏭한 벤하르트의 말을 이해한듯 이해하지 못한듯 그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 검에 걸맞는 검을 만들때가 당신의 실력이 향상 되었을 때일겁니다. 그럼 이만,"


"요는 제 스스로 얻을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언젠가 당신을 뛰어넘을수 있도록 오늘 부터라도 작업에 들어가야 겠군. 여하튼 고맙소!"


"네. 그럼 전 이만,"


벤하르트가 공방을 나섰을때 이미 레니아의 불만은 꼭대기 까지 올라와 있었다. 가뜩이나 싫어하는 더위에 기다리는 시간까지 더해졌으니 불만이 없는게 더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돌아가는 길 벤하르트는 한참동안 레니아에게서 귀따가운 말을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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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엔쿠라스 34화-무도회(1) +11 08.08.07 5,353 33 14쪽
33 엔쿠라스 33화-수도 셰이르(2) +5 08.08.05 5,745 36 23쪽
32 엔쿠라스 32화-수도 셰이르(1) +5 08.08.04 5,832 45 12쪽
31 엔쿠라스 31화-혈화(血花)의 길(3) +8 08.08.01 6,420 32 23쪽
30 엔쿠라스 30화-혈화(血花)의 길(2) +7 08.07.31 6,707 29 21쪽
29 엔쿠라스 29화-혈화(血花)의 길(1) +12 08.07.29 7,790 36 18쪽
28 엔쿠라스 28화-시작(3) +6 08.07.27 8,196 33 16쪽
27 엔쿠라스 27화-시작(2) +8 08.07.26 8,260 33 13쪽
26 엔쿠라스 26화-시작(1) +4 08.07.25 9,407 37 16쪽
25 엔쿠라스 25화-월야(月夜)의도주(禱走)(2) +7 08.07.23 9,280 43 22쪽
24 엔쿠라스 24화-월야(月夜)의도주(禱走)(1) +3 08.07.21 9,417 43 20쪽
23 엔쿠라스 23화-영검(靈劍) +3 08.07.20 9,339 36 11쪽
22 엔쿠라스 22화-일상(3) +4 08.07.19 9,377 35 19쪽
21 엔쿠라스 21화-일상(2) +4 08.07.17 9,712 29 13쪽
20 엔쿠라스 20화-일상(1) +6 08.07.16 10,463 34 15쪽
19 엔쿠라스 19화-신(神)의성지(聖地) +1 08.07.14 10,987 34 16쪽
18 엔쿠라스 18화-꿈의 끝 +2 08.07.12 10,354 29 15쪽
17 엔쿠라스 17화-균열(4) +5 08.07.11 10,388 30 11쪽
16 엔쿠라스 16화-균열(3) +9 08.07.10 10,349 32 20쪽
15 엔쿠라스 15화-균열(2) +6 08.07.09 10,324 29 19쪽
14 엔쿠라스 14화-균열(1) +2 08.07.07 10,912 35 12쪽
13 엔쿠라스 13화-연마(練磨)(2) +9 08.07.05 11,598 34 17쪽
12 엔쿠라스 12화-연마(練磨)(1) +8 08.07.04 13,252 37 15쪽
11 엔쿠라스 11화-아류(亞流) +5 08.07.03 12,548 33 10쪽
10 엔쿠라스 10화-자질(資質) +5 08.07.03 13,677 37 16쪽
9 엔쿠라스 9화-회상(2) +8 08.07.01 15,176 35 14쪽
8 엔쿠라스 8화-회상(1) +4 08.06.30 16,924 42 12쪽
7 엔쿠라스 7화-게임 +11 08.06.29 19,468 50 10쪽
6 엔쿠라스 6화-신벌(神罰) +49 08.06.28 20,913 46 16쪽
5 엔쿠라스 5화-감금 +10 08.06.28 21,162 46 11쪽
4 엔쿠라스 4화-조우 +7 08.06.28 23,360 47 15쪽
3 엔쿠라스 3화-외출 +14 08.06.27 27,142 63 15쪽
2 엔쿠라스 2화-연(緣) +30 08.06.27 34,473 79 20쪽
1 엔쿠라스 1화-프롤로그 +24 08.06.27 50,630 8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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